[연재_입문자교실]
고등어낚시

낚시어종 중 고등어만큼 저평가된 물고기도 드물 것이다.
감성돔, 벵에돔 등 ‘돔낚시’를 하는 낚시인들은 고등어가 낚이면 귀찮은 고기가 낚였다며 잡어 취급을 하곤 한다. 고등어는 낚으면 금세 죽고 죽으면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집으로 가져가기 꺼려하는 낚시인들도 있다.
다행인 것은 이 고등어에 대한 평가가 점차 나은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겨울에 방파제에 붙는 고등어 씨알은 커지고 있으며 한 번 붙으면 누구나 쉽게 많이 낚을 수 있기 때문에 인기어종으로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특히 릴찌낚시로 큰 씨알의 고등어를 걸면 작은 부시리 못지않은 손맛을 전해준다.
배낚시에선 마릿수 조과도 쉽게 거둘 수 있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낚시 대상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시즌과 낚시터
고등어는 신출귀몰한 존재다. 큰 어군을 지어 다니기 때문에 떼로 나타났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이 빈번하다.
시즌도 잘 알려진 것이 없다. 많은 낚시인들이 고등어 시즌을 여름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름에는 15cm 내외의 잔챙이가 많고 심지어는 손가락만한 씨알도 많이 잡히며 큰 것이 없다.
진짜 시즌은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다. 1월이 되면 부산, 제주도, 동해 등지로 30cm 내외의 고등어가 연안으로 붙기 시작하는데 최근에는 그 씨알이 40cm에 육박하기도 한다.
흔히 ‘슈퍼고등어’라고 부르는 특대 씨알의 고등어가 붙는 시기가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인 것이다. 참고로 시장에서 1년 내내 볼 수 있는 고등어는 냉동된 것을 해동해서 팔거나, 근해가 아닌 외해에서 그물로 잡아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연안낚시나 배낚시 모두 시즌은 같다. 고등어의 양이 적은 서해에서는 여름에 20cm 내외의 고등어를 잡는 경우가 많고 겨울에는 고등어가 낚이지 않는다. 반면 부산, 동해남부, 제주권에서는 여름에는 잔챙이만 낚이다가 늦가을부터 초겨울에 본격 시즌을 맞이하며 연안낚시와 배낚시가 모두 성행한다.
포인트는 다양하게 형성된다. 서해는 대형 방조제 주변이 포인트다. 따로 배낚시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작은 고등어가 서해로 들어올 시기에는 광어, 주꾸미, 갑오징어, 문어가 한창 시즌을 맞기에 작은 고등어를 낚기 위해 배낚시 출조를 하는 낚시인들이 없기 때문이다.
남해 역시 연안낚시는 주로 대형 방파제 주변으로 붙는 녀석들을 노린다. 갯바위도 좋지만 고등어를 낚기 위해 새벽에 갯바위까지 나가는 일은 잘 하지 않으므로 가까운 대형 방파제가 포인트가 된다.
부산의 오륙도방파제, 동방파제, 포항의 영일만항북방파제 등이 겨울에 고등어가 잘 붙는 대표적인 방파제다. 동해남부와 남해동부에서는 근해 배낚시도 활발히 이뤄진다.

장비와 채비
연안낚시
연안에서 고등어를 쉽게 낚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낚시방법은 릴찌낚시다. 감성돔낚시 장비와 채비를 그대로 쓰면 된다. 큰 고등어는 감성돔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바닥에 붙어 있는데, 릴찌낚시는 바닥 근처를 꾸준히 노리기 좋기 때문에 고등어낚시에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낚시하는 방법도 다르지 않다. 감성돔을 노릴 때와 같이 바닥을 집중적으로 노리면 된다. 구멍찌는 1호 내외를 쓰며 목줄은 2m 내외로 짧게 묶고 바늘은 볼락바늘 10호나 감성돔바늘 3호가 적당하다.
고등어는 주둥이가 약하기 때문에 너무 크고 강한 바늘을 사용하면 올리다가 주둥이가 찢어져서 떨어트리는 것이 많으므로 다소 물렁한 바늘이 좋다. 그리고 챔질할 때 너무 강하게 해도 주둥이가 찢어지기 때문에 가볍게 해주는 것이 요령이다.
배낚시
배낚시는 연안낚시와는 달리 한 번에 많은 양을 낚기 위해 릴찌낚싯대에 카드채비나 카고(떡밥망)를 달아서 사용한다.
릴찌낚싯대는 2~3호로 더 강한 것을 사용한다. 바다좌대나 소형 낚싯배를 타고 고등어를 낚는다면 4m 내외의 짧은 릴찌낚싯대를 사용하기도 한다.
원줄은 3호 내외로 조금 굵게 쓰는 것이 좋으며 찌를 달지 않고 맥낚시 스타일로 원줄에 카드채비나 카고를 바로 묶어서 낚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등어는 떼로 몰려들면 마구잡이로 입질을 한다. 채비보다는 밑밥이 중요한 낚시이기 때문에 장비와 채비를 조금 어설프게 준비해도 상관이 없다.
루어로 고등어를 낚는 낚시인들도 많다. 메탈지그와 스푼이 의외로 잘 먹히는데 루어대에 메탈지그를 달아주고 중층에서 액션을 주는 식으로 낚시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밑밥을 뿌려 고등어를 유인한다면 루어는 무용지물이 된다.
미끼
고등어는 미끼 활용에 있어 다른 물고기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지렁이를 잘 먹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로지 크릴만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크릴에 반응이 빠르다.
밑밥과 미끼 모두 크릴만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밑밥을 준비할 때도 집어제가 별 효과가 없기 때문에 크릴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집어제는 크릴을 뭉쳐서 멀리 던져야 할 경우에만 사용한다.





낚시방법
연안낚시
방파제에서는 감성돔낚시와 마찬가지로 채비를 흘리며 낚시를 하면 된다. 하지만 고등어가 잘 붙는 발판 높은 뜬방파제의 경우 채비를 흘리기보다는 릴대에 카드채비나 카고채비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이 고등어의 입질을 받는 데 더 효과적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개의 바늘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등어가 있는 수심층을 빨리 파악할 수 있고 20cm 내외의 고등어는 바늘 하나로 일일이 잡아내는 것보다 카드채비로 한 번에 여러 마리를 올리는 것이 조과를 빠르게 거두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한편, 카고는 카고에 담긴 크릴이 꾸준히 수중으로 빠져나가서 고등어를 빨리 유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과가 떨어질 때 사용하면 좋다.
뜬방파제에서 낚시할 때는 채비를 먼저 내린 후 그 자리에 밑밥을 조금 뿌린다. 밑밥을 뿌리고 채비를 내리면 채비가 내려가는 도중에 집어된 고등어에게 미끼를 빼앗기기 때문이다. 이 순서를 헷갈리면 안 된다.
밑밥에 고등어가 집어되면 곧바로 낚싯대를 통해 어신이 전달되는데 챔질을 한다는 생각으로 릴을 한 바퀴 감아주고 잠시 기다리면 나머지 바늘에도 고등어가 걸린다. 이런 방식으로 한 번에 서너 마리의 고등어를 올리면 금방 아이스박스를 채울 수 있다.
감성돔용 릴찌낚시 채비를 그대로 사용한다면 채비를 내린 후 밑밥을 뿌려주고 감성돔낚시와 마찬가지로 바닥에서 입질이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릴찌낚시는 마릿수 조과가 떨어지지만 바닥층에 있는 큰 씨알의 고등어를 낚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배낚시
고등어 배낚시는 밑밥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 이유는 고등어가 밑밥에 아주 빠르게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배낚시를 시작하기 전에 밑밥을 만든다. 보통 크릴 3장에 건식 집어제를 섞어 밑밥의 확산성을 좋게 만들어 고등어가 상층으로 피어오르게 한다. 가끔 고등어 밑밥에 빵가루나 곡물을 섞는 낚시인들이 있는데 고등어를 노릴 때는 식물성 빵가루가 효과가 없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곡물은 바닥으로 빨리 가라앉는데 고등어가 호기심을 가지고 곡물을 따라서 바닥으로 내려가면 입질을 받기 어려워진다. 집어제를 사용할 경우 어분향이 강한 집어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고등어가 빨리 모이고 일단 모이면 잘 흩어지지도 않는다.
밑밥을 뿌릴 때 주의할 것이 있다. 고등어를 빨리 모을 생각으로 밑밥을 너무 많이 뿌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고등어의 활성도가 너무 올라가서 오히려 고기를 낚기가 어려워진다. 고등어가 경계심을 가지고 수면에 보일 듯 말 듯 떠오를 정도만 뿌려야 효과가 있다. 만약 고등어가 잉어 떼처럼 수면에 물을 튀길 정도로 떠올라 모여 있다면 채비가 내려가기도 전에 미끼를 따먹히기 때문에 입질을 파악하기 어렵다.
밑밥을 뿌렸으면 고등어는 이미 낚은 것이나 다름없다. 밑밥에 고등어가 몰려들면 이때는 미끼를 따로 달지 않고 빈바늘의 카드채비만 넣어도 입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바늘에 크릴을 달아주면 더 빨리 입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개의 바늘에 일일이 크릴을 꿰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카드채비에 달린 어피만으로 고등어를 충분히 유혹할 수 있다.
1천원짜리 값싼 카드채비는 비닐로 어피를 만들어서 효과가 조금 떨어질 수 있다. 4~5천원짜리 고급 카드채비를 쓰면 천연어피가 달려 있어 미끼를 꿴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고등어는 가만히 있는 먹잇감에겐 흥미를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낚싯대를 움직여 채비를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미끼를 꿰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채비를 쓴다면 낚싯대를 털어주듯 액션을 주어 고등어의 입질을 유도한다.
밑밥을 뿌려도 고등어가 모이지 않는다면 고등어가 아직 붙지 않는 상태이므로 포인트를 옮기거나 고등어가 몰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주로 오후 4시가 지나면 고등어가 떼로 출현하는 시간대가 된다. 고등어는 해가 진 직후까지는 잘 낚이지만 완전히 해가 진 후엔 거짓말처럼 사라지곤 한다.


요리
고등어는 지방이 오르는 겨울이 가장 맛있다. 구이가 일반적인 고등어 요리이지만 겨울엔 회로 먹어도 좋다. 여름이나 가을에는 고등어 회를 먹고 가끔 배탈이 나기도 하지만 겨울에는 먹어도 문제가 없다. 단, 고등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만약 회를 먹은 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빨리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야 한다.
금방 낚은 고등어는 회를 쳐서 김, 파, 묵은지와 함께 먹으면 별미다. 제주에서는 간장에 절인 양파, 부추 등과 곁들여 먹기도 한다. 밥을 얹어 먹으면 신선한 고등어 초밥을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