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낚시터 현장]

드론으로 촬영한 포천 금주낚시터. 수상좌대가 있는 수면은 입구를 둑으로 막아 늘 일정한 수위가 유지된다.
찬바람이 불며 낚시하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하지만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며 초겨울이 온 듯 해 아쉬움이 스멀스멀 솟아나고 있었다. 더 추워지기 전에 한곳이라도 더 다녀오기 위해 출조지를 찾고 있을 때 마침 포천의 지인으로부터 금주낚시터를 소개받게 되었다.
이곳에서 조우 홍순진, 김복용 그리고 오래간만에 합류한 김형기 씨 등 모두 4명이 하룻밤 낚시를 즐겨 보기로 하고 오전 11시에 저수지에서 만나기로 했다.
지난 10월 6일 금주낚시터에 들어서자마자 웅장한 금주산 봉우리가 저수지를 병풍처럼 감싸 안은 장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수면에 길게 늘어진 산 그림자와 투명하게 속을 비추는 맑은 계곡수는 도심에서 지친 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기에 충분했다.
일행들을 만나 배정받은 상류권에 자리한 좌대로 향했다.
금주지는 상류 작은 골짜기에 둑을 쌓아 저수지를 나눠 놓았다. 윗저수지는 만수위를 이루고 있었다. 둑 덕분에 배수기에도 만수위를 꾸준하게 유지한다고. 향붕어 위주로 방류하기에 손맛 보기 좋은 낚시터로 소문이 나 있었다. 향붕어 외에도 미유기, 모래무지 등 1급수에 사는 물고기들이 살고 있으며 대물 향어도 있어 채비를 단단히 준비했다.
아래 저수지는 저수율이 70%대였다. 만수위에서 1.5m가량 수위가 내려간 상황이었다. 좌대 몇 동이 준비되어 있지만 매운탕집 앞과 관리실 앞 잔교 좌대에서 주로 낚시가 이루어지며 장대로 고기를 낚는 사람이 많았다. 나오는 물고기는 대형 잉어와 향어, 초어 그리고 대물 토종붕어였다. 금주산 청정 계곡수가 유입되어 물이 맑고 매우 깨끗하며 깊은 수심과 아늑하고 한적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포천권의 대표 힐링 대물낚시터였다.

필자와 동행했던 김형기(왼쪽), 김복용 씨가 4짜급 향붕어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홍순진 씨는 대물 향어로 큰 손맛을 봤다.
편의시설 잘 갖춘 수상좌대 인상적
상류 좌대에 도착해 주변을 살펴보니 좌대 앞으로 드문드문 수중 수초가 형성되어 있어 분위기는 좋아 보였다. 좌대는 4명이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아담한 사이즈였지만 방 안에 TV와 냉장고, 커피포트 그리고 에어컨 등의 편의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난방은 전기 패널방식이었다. 좌대는 모두 걸어서 들어 갈수 있는 연안 좌대로 2인용, 4인용, 특대형 등 모두 19동이 운영 중이었다.
낚싯대는 2대 정도만 편성해도 바쁘다는 지인의 말대로 필자는 상류를 보고 자리 잡았고 일행들은 정면으로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필자는 3.0칸과 2.8칸 등 2대를 편성하였고 일행들도 짧은 대 위주로 각자 3대씩 편성하였다. 수심은 상류권이라 1.8m가량 되었고 미끼는 어분 위주로 비중이 가벼운 글루텐을 조금 섞어 준비하였다.
향붕어 낚시는 집어가 중요하다기에 미끼를 큼지막하게 달아 부지런히 집어했다. 건너편 좌대에 앉으신 두 분은 가끔씩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오후가 되며 뒤쪽 높은 골짜기를 타고 골바람이 터지기 시작하였다. 채비 투척이 어려울정도로 강한 바람이라 애를 먹었다. 게다가 햇빛이 좌대 안으로 들어오며 눈이 부셔 낚시하기 어려웠다. 방으로 들어가 일찍 저녁 식사를 준비하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하류권에 놓인 좌대들.

노지 대물 포인트에 배치한 좌대들.
일제강점기 금광 산업의 역사가 남아있는 곳
포천 명산 금주산의 웅장한 산세 아래 5만여 평의 맑고 푸른 수면을 자랑하는 금주낚시터(금주저수지)는 수도권 대물꾼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계곡형 저수지다. 포천시 영중면 금주리에 있으며 농업용수를 목적으로 1982년 6월에 준공된 5만여 평의 계곡지이다. 금주산(해발 569m)에서 흘러내리는 1급수의 맑은 물을 자랑한다.
이곳에는 일제강점기부터 금을 캐내던 금광이 있었다. 지금은 뼈대만 남아 있는 광석의 가치를 선별하는 선광장이 남아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곳을 흔히 ‘금방앗간’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현재는 개인 사유지 내에 있어 가까이 접근하기는 어렵다.
금주산은 일제강점기 금광 산업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과거 금주산에는 10여 개의 금광굴이 존재했다고 전해지며 채굴된 금광석은 금주리 선광장으로 운반되어 선별되었다. 당시 생산된 광물은 해방 이전에는 함경남도 흥남 제련소로 보내져 제련되었고, 해방 이후에는 의정부를 거쳐 기차로 충남 장항제련소까지 운반되었다고 한다.
금주산에서 흘러내리는 하천은 포천천과 영평천으로 이어지는데 지금도 이 개울가에서는 사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종종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삽과 채반을 들고 하천의 모래와 자갈을 걸러내며 사금을 찾는 풍경은 이곳이 과거 금광 산업으로 번성했던 지역임을 떠올리게 한다. 금광의 흔적이 여전히 사람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저수지 중류권에 있는 금광골 매운탕은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특히 메기 매운탕 2인분이 3만8천원이고 4인분이 6만3천원으로 큰 부담 없이 낚시 중에 다녀올 수 있어 금주 낚시터를 찾는 낚시인들이 많이 찾고 있고 한다. 이전에는 오지나 다름없었던 이곳에 세종-포천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며 이제는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신북IC에서 약 10km 거리이기에 1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수상좌대에서의 새벽녘 낚시 모습.

촬영팀이 올린 풍부한 마릿수 조과.
계곡지 향붕어 손맛에 깜짝 놀라
저녁식사는 김형기 씨가 준비해온 오리와 옻을 넣어 푹 끓인 옻오리 백숙이었다. 찬바람이 부는 이때 몸보신 하라는 김형기 씨의 배려로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나니 뒷산으로 해가 넘어가 있었다.
해가 지며 바람은 잦아들어 낚시하기 좋은 날씨가 되었다. 서둘러 케미 불을 밝히고 밤낚시 준비를 하였다. 입질이 뜸해 낚싯대 한 대를 더 편성하여 모두 3대를 운영하기로 했다.
초저녁의 뜸했던 입질이 시간이 지나며 다시 붙기 시작했다. 김형기 씨가 붕어를 잡아내기 시작하였다. 나오는 붕어는 대부분이 향붕어였지만 씨알이 좋아 끌어내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필자가 앉은 곳은 낚시를 하지 않던 생자리라 그런지 입질이 뜸했다. 한차례 걸었지만 나오다 터지는 입질만 받았다.
잠시 눈을 붙였다가 새벽 1시에 일어나 나와 보니 김형기 씨와 김복용 씨가 낚시 중이었다. 지렁이를 미끼로 사용하고 있는 김형기 씨에게 입질이 집중되고 있었다. 낚시터 사장님의 말에 의하면 지렁이는 잘 먹히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날은 지렁이에 입질이 집중되었다. 필자도 알기로는 사료를 먹고 자란 향붕어들이 지렁이를 탐한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어 의아했다.
새벽 2시를 향해 가고 있던 시각, 고요를 깨고 마침내 기다리던 대물 신호가 찾아왔다. 오른쪽에 추가로 세워둔 3.2칸 대의 케미 불빛이 한 마디 깜빡하더니 이내 서너 마디를 밀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챔질하자 원줄이 찬 밤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피아노 소리를 내며 밤하늘을 갈랐다.
계곡지의 맑은 물속에서 파고드는 금주지 대물의 힘은 실로 엄청났다. 낚싯대가 비명을 지르며 팽팽한 호를 그렸고 손목을 경련시키듯 묵직한 손맛이 온몸에 전해졌다. 짧지만 강렬했던 밤중의 힘겨루기 끝에 물 위에 떠오른 녀석은 검붉은 체고와 늠름한 위용을 자랑하는 대물 향붕어였다. 하지만 뜰채를 대는 순간 마지막 바늘털이 끝에 유유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첫 붕어를 돌려보내고 자리에 앉아 새벽 낚시를 이어 갔지만 갑자기 떨어진 차가운 날씨에 견디기 어려웠다.
혹시나 하고 챙겨온 난로까지 사용하며 낚시를 이어 갔지만 입질도 뜸하고 추위를 견디기 어려워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일행들도 이제 그만 잡는다며 방으로 들어갔고 낚시는 아무도 하지 않았다.

도로변의 장대 포인트.

김형기 씨가 준비해온 옻오리 백숙으로 저녁식사를 즐겼다.

수상좌대의 내부.
의외의 치트키, 지렁이 미끼 준비하세요
동이 트기 전인 새벽 5시에 모두 일어나 새벽 낚시를 시작하였다. 이때 홍순진 씨가 물돼지급 향어를 걸었다. 옆에서 일행이 거들어 주어 겨우 끌어 올렸는데 50cm는 훌쩍 넘기는 대물이었다. 그리고 가운데 앉았던 김복용 씨는 20cm가 넘는 모래무지를 잡아내는 등 1급수에나 산다는 물고기를 확인시켜 주었다. 동이 틀 때까지 주로 지렁이 미끼를 사용하는 김형기 씨에게만 입질이 몰렸는데 전에 사용하던 지렁이라 모두 사용한 뒤에는 입질이 뜸했다.
동이 트며 물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멀리 금주산 자락으로 옅은 구름이 퍼지며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했다.
오전 8시까지 낚시를 이어 갔지만 몇 수 추가하고는 철수를 결정했다. 이때 도착한 지인이 ‘오전 입질이 활발한데 왜 벌써 접느냐?’고 물었지만 일행들은 잡을 만큼 잡아 더 이상 욕심은 없다며 대를 접었다.
살림망을 들어 밤새 잡은 붕어를 확인했다. 비록 향붕어였지만 4짜가 2마리에 대부분 월척 이상이었고 40여 수의 붕어와 대물 향어 1수가 들어 있었다. 대부분 지렁이 미끼를 사용했던 김형기 씨가 잡았으며 나머지 일행들은 낱마리에 그쳤다.
수려한 금주산 자연경관 속에서, 깊은 수심층이 안겨주는 묵직한 손맛과 차분한 휴식을 원한다면 이번 주말 포천 금주낚시터로 향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깊은 계곡수가 품어낸 대물과의 한판승부는 꾼의 가슴속에 평생 잊히지 않을 진한 울림을 남겨줄 것이다.
사장님이 지렁이는 안 먹힌다고 했지만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며 변화가 생긴 것 같으니 지렁이 한 통은 준비해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촬영팀이 낚시한 수상좌대.

윗 저수지의 수상좌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