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손태성의 유료터 탐방]
안성 회암낚시터
자생 새우로 만나는 대물 붕어낚시 신세계
손태성 군계일학 회원. 레박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며 유료터와 자연지를 두루 출조하는 붕어낚시인이다.]
▶가재와 여름철 반딧불이가 숨 쉬는 청정 3천 평 계곡지의 압도적 만수 풍광
▶뼛속까지 자연지를 닮은 낚시터, 자생 새우로 즐기는 생미끼 낚시의 진수
▶상주보 등지에서 공수한 사짜, 오짜 토종붕어가 뿜어내는 경이로운 찌올림
▶겨울철 물대포 낚시와 설경 속에서 마주하는 토종붕어의 근사함
조석으로 살을 파고드는 찬 바람이 꾼들의 외투 깃을 여미게 만드는 완연한 가을이다. 찬 이슬이 내린다는 한로(寒露)를 지나 수온이 뚝 떨어지는 이 시기가 되면, 대물꾼들의 심장은 오히려 뜨겁게 뛰기 시작한다. 깊은 수심에서 체력을 키운 대물 붕어들이 겨울을 앞두고 폭발적인 입질을 토해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조만간 오색 빛깔로 화려하게 물들 회암지의 수려한 풍광을 미리 머릿속에 그리며, 필자는 공기 좋고 물 맑기로 소문난 경기도 안성의 숨은 진주, 회암낚시터(회암지)로 향했다.
“앗싸 이번에는 쌍권총!” 상류 잔교에서 낚시한 진천의 이상진 씨가 낮 시간에 동시 입질을 받고 즐거워하고 있다.
가재와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청정 계곡지
안성시 삼죽면에 위치한 회암낚시터는 수면적 약 3,000평 규모의 아담한 준계곡지다. 낚시터에 들어서자마자 맑고 투명한 수질과 사면을 둘러싼 산세가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졌다. 1년 내내 거의 만수를 유지한다는 지기님의 말대로, 찰랑거리는 만수위의 수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들었다.
최근 보기 드문 청정 지역으로, 한여름 밤이면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계곡 초입에는 가재가 서식할 만큼 오염원 없는 깨끗함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은 수심이 3m 전후로 깊고 일정하여 붕어들의 당찬 손맛을 느끼기에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편의시설로는 남쪽과 북쪽 2개 면에 방갈로가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있다.
방갈로는 2인용 13동, 4인용 4동으로 구성되어 가족이나 동출객들이 아늑하게 머물 수 있다. 서쪽 라인에는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는 지붕 없는 부교(잔교) 좌석 약 30여 석이 길게 배치되어 노지 손맛을 즐기는 꾼들을 맞이하고 있다.
한 가지 미리 알아두어야 할 점은 이곳엔 매점이나 식당이 없고 주차 공간이 다소 협소한 편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건너편이나 노지 라인까지는 차량 진입이 불가능해 관리실에 비치된 손수레를 이용해 짐을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한여름이었다면 꾼들의 원성이 자자했을 터. 하지만 일단 손수레를 끌고 건너편에 진입하는 순간, 때 묻지 않은 고즈넉한 자연지 분위기가 온몸을 감싸며 ‘아, 이 고생을 할 만하구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특히 여름에는 남쪽 방갈로 라인이 꾼들에게 단연 가장 인기가 높은 일등 포인트로 꼽힌다.
회암낚시터에서 필자가 사용한 집어제와 밑밥용 떡밥들.
노지 포인트에서 엄청난 마릿수 조과를 기록한 낚시인. 2박 낚시로 100수 가량 올렸다.

산밑 방갈로. 한적하고 그늘이 져 시원하다.
함께 낚시해 허리급 토종붕어 월척을 올린 이목원(율포도프) 회원.
천혜의 생태계가 만든 ‘자생 새우 낚시’의 매력
회암낚시터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매력은 일반적인 유료터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리는 '자생 새우 낚시'가 완벽하게 구현된다는 점이다. 저수지 연안을 따라 뜰채를 슬쩍 담그기만 해도 기운찬 자생 새우가 가득 채집될 정도로 새우 자원이 어마어마하게 풍부하다.
보통 유료터에서 "자생 새우가 많다"고 하면 대다수 꾼들은 외래어종인 블루길이나 배스가 없다는 반증이기에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밤새 붕어 치어의 성화 때문에 찌가 마구 춤을 추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서기 마련. 하지만 회암낚시터에는 포식자인 쏘가리와 점농어, 메기가 수중 생태계의 균형을 절묘하게 잡아주고 있어 치어의 개체수가 완벽에 가깝게 제어되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지인과 함께 진행한 1박 2일 낚시 동안 치어의 성화는 단 한 마리도 구경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간혹 예민한 헛챔질이 있긴 했지만, 그것이 치어였는지는 붕어의 신만이 아실 일이다.
이 청정 생태계 덕분에 회암낚시터에서는 자연지 대물 낚시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생새우 미끼 낚시'와 '옥수수 미끼 낚시'가 기가 막히게 잘 들어맞는다. 현장에서 채집한 싱싱한 새우를 바늘에 꿰어 던지면, 떡밥 낚시 특유의 잔입질은 사라지고 오직 대물 붕어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환상적이고 중후한 찌올림이 연출된다. 유료터에서 자연지 대물 낚시의 손맛과 찌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꾼들의 파라다이스인 셈이다.
이곳 회암낚시터는 글루텐 계열 미끼가 잘 먹히지 않는 독특한 특성을 보인다. 한겨울에는 먹힐지도 모르지만 수온이 높은 계절에는 글루텐 미끼를 준비하는 단골은 거의 없을 정도이다. 풍부한 자생 새우의 영향 때문인지 이곳 붕어들은 어분 계열 미끼에 훨씬 빠르고 묵직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대물 토종붕어들은 새우 미끼를 확실하게 탐했으니 출조 시 미끼 운용의 핵심 팁으로 삼으시길 바란다.
맞은편 산밑 방갈로에서 바라본 도로변 방갈로.
회암지 토종붕어의 힘찬 용틀임. 물이 맑아서 그런지 힘이 장사다.
회암지에서 채집한 자생 새우.
사짜·오짜 쏟아지는 ‘가족 힐링 대물터’
회암낚시터는 향붕어를 비롯해 토종붕어, 떡붕어 등이 공존하는데, 출조 당일 낚아낸 붕어의 비율은 80~90%가 향붕어였다. 낚시터를 운영하는 여상엽 대표는 ‘가족과 함께 즐기는 대물터’라는 확고한 콘셉트로 터를 가꾸고 있다. 대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 대표는 붕어 좋기로 유명한 상주보 등 전국 각지의 유명 대물 자연지에서 4짜와 5짜 토종붕어를 끊임없이 공수해 아낌없이 방류하고 있다.
이날 필자와 함께 출조한 지인 이목원 씨도 밤낚시 도중 가슴을 졸이는 대물과의 사투 끝에 무려 43cm가 넘어가는 거구의 토종붕어를 자생 새우 미끼로 낚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뜰채에 담긴 녀석의 묵직한 체구와 위용에 주변 꾼들의 감탄사가 연신 터져 나왔다.
취재를 마칠 때쯤 여상엽 대표는 회암지의 진짜 매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귀띔했다. 찬 바람이 더 불어 수온이 내려가고 겨울이 다가올수록 향붕어 대신 토종붕어의 출현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회암낚시터는 겨울철에도 관리실 앞 방갈로 위주로 물대포를 쏘아 올리며 물낚시 영업을 계속 이어간다. 한겨울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회암지에서 물대포가 만든 열린 수면 위로, 토종붕어가 온 힘을 다해 밀어 올리는 묵직하고 중후한 찌올림은 그야말로 '말해 뭐해' 수준의 감동을 선사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겨울 출조 계획이 머릿속을 맴돈다.
낚시터의 제한사항은 매우 심플하면서도 신사적이다. 방갈로에서는 3.2칸 이하로 2대까지만 편성이 가능하며(단, 평일 한산할 때는 다대 편성 가능), 노지 부교석에서는 4.0칸 이하로 대수 제한 없이 장대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방갈로든 노지든 딱 하나의 절대 규칙은 바로 ‘옆 사람에게 방해를 주지 않는 매너 낚시‘다.
불편함을 핑계로 숨겨진 보물을 놓치기엔 너무나 아까운 곳. 올가을, 손수레 가득 낚시 짐을 싣고 청정 계곡지에서 싱싱한 자생 새우 미끼로 오짜 붕어의 꿈을 낚으러 안성 회암낚시터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회암낚시터에서 사용한 군계일학의 전자찌.
예민한 입질 파악에 유리했던 군계일학 스네이크 와이어 채비.
이목원(왼쪽) 회원과 필자가 1박 낚시로 올린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도로변 방갈로에서 붕어를 걸어 손맛을 즐기는 장면.

새우와 떡밥을 함께 단 짝밥 채비.

회암낚시터의 밤풍경. 도심, 민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조용하게 밤낚시를 즐길 수 있다.
[피싱 가이드 1]
토종붕어용 미끼 선택 요령
회암낚시터는 유료터임에도 블루길, 배스가 없어 자생 새우가 무척 많고 치어 성화가 적어 생미끼 낚시가 아주 잘 통하는 곳이다.
수온이 높은 시기에는 글루텐은 거의 듣지 않으므로 어분 계열을 진하게 운용하는 것이 유리하며, 한 방의 강력한 대물 토종붕어를 타깃으로 할 때는 자생 새우나 옥수수 미끼를 적극 활용해 보길 추천한다.

방갈로의 내부.

깔끔한 낚시공간.
상류 잔교좌대 포인트. 의외로 조황이 뛰어나다.
[피싱 가이드 2]
레박이의 실전 새우 미끼 사용 Tip
새우를 미끼로 쓸 때는 꼬리를 잘라내고 머리의 뿔과 더듬이를 말끔히 없앤 후 꼬리꿰기를 하면 입걸림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수온이 더 내려가는 저수온기에는 새우 껍질을 완전히 까고 부드러운 새우살만 이용하면 한결 빠른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안성 회암낚시터 프로필
위치 :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국사봉로 680
연락처 : 010-3852-4499
수면적 : 약 3,000평 (만수 유지 청정 준계곡지 / 잡이터)
어자원 보호 조치 : 대물 자원 확보 및 건전한 문화 조성을 위해 1인당 붕어 반출량 5마리 이하로 제한
수심대 : 전역 평균 3m 전후
주요 어종 : 향붕어(출조일 기준 80~90% 주종), 토종붕어(사짜·오짜 다수 방류), 떡붕어, 쏘가리, 점농어, 메기 등
낚싯대 편성 규정 : 방갈로는 3.2칸 이하 2대 제한 (평일 다대 편성 가능), 노지(잔교)는 4.0칸 이하 대수 제한 없음
(※ 공통 규칙: 이웃 조사에게 방해 금지)
방갈로 시설 및 이용료 : 2인 방갈로(13개 동)-1인 이용 시 평일 6만원, 주말 2인 기준 10만원. 4인 방갈로(4개 동) 평일 16만 원, 주말 20만 원
※겨울에는 관리실 쪽 방갈로 위주로 물대포 물낚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