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지난 9월 1일 기자와 함께 여수 화태도 개머리방파제로 출조한 최문기 씨가 가로등 아래에서 갈치를 노리고 있다.
통영, 거제, 남해, 여수 일대는 지난 8월 17일 내린 호우로 토사가 바다로 흘러들어 물색이 온통 황토색이었다. 심지어 통영, 거제는 항포구로 이어지는 길이 수해복구 작업 중이라 출조하기 힘든 상황. 그래서 여수권을 눈여겨보고 있는데 라팔라 최은석 프로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 8월 28일에 여수 화태도로 출조해 2지급 씨알이지만 갈치가 제법 붙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다른 출조가 잡혀 동행할 수 없지만 아직 소문이 나지 않아 충분히 손맛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현재 통영, 거제는 물론 부산권 역시 연안낚시 조과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지난 9월 1일 부산 낚시인 최문기, 김길수 씨와 여수 화태도로 출조했다.

밤 9시가 지나 4인치 분홍색 웜으로 갈치를 낚은 최문기 씨.
3인치 소형 갈치 지그헤드 채비. 갈치 주둥이에 잘 걸리도록 트레블훅을 달았다.
손가락 두 개 너비 씨알의 갈치. 9월 말이 되면 3지급으로 성장한다.
작은 갈치가 연안 방파제에 먼저 붙는다
가을 방파제 밤낚시의 백미는 갈치다. 시원한 손맛에 반하고 눈부시게 번쩍이는 은빛 어체에 놀란다. 게다가 맛은 어떤가? 방파제에서 낚이는 2~3지 씨알은 횟감으로 제격이다. 많은 낚시인들이 갈치 배낚시가 먼저 시즌을 시작한다고 오해하고 있지만 그전에 갈치는 연안에 먼저 붙는다. 8월 초가 되면 이미 손가락 한두 마디 굵기의 갈치가 연안 방파제나 항으로 들어와 입질하기 시작하며 그후로 배낚시 출조가 이어진다.
9월 1일 오후 3시. 남해고속도로 광양IC에서 빠져 여수로 진입, 화태도에 도착하기 전에 돌산도를 먼저 둘러보았다.
돌산도 최남단에 있는 항일암과 임포방파제에 가보니 낚시인은 없고 호우의 영향이 여전히 남아 있는 듯 물색도 탁했다.
곧장 화태대교를 건너 오후 6시쯤 화태도 북쪽 개머리방파제에 도착했다. 최은석 씨가 알려준 곳으로, 발판이 널찍해서 좋아 보였지만 너무 후미진 홈통에 자리 잡고 있어 낚시가 잘 될지 의문이었다. 우선 가로등 아래에 집어등을 켜고 채비 준비를 시작했다.
복어 등쌀에 작은 볼락웜은 사용불가
5~8g 내외 지그헤드에 4~5인치 야광 웜을 꿰고 목줄에 케미컬라이트를 달아 채비를 마쳤다. 원줄은 합사 0.5호, 목줄은 카본사 2호를 썼는데 최문기 씨는 갈치에게 채비를 뜯기지 않도록 와이어 목줄을 사용했다.
가로등 아래에 서서 멀리 캐스팅하니 입질이 없었다. 채비를 바닥으로 가라앉힌 뒤 전층을 탐색하듯 들었다가 내리기를 반복해도 반응은 무. 아마 갈치가 아직 붙지 않은 듯했다. 4~5인치 웜이 너무 큰 거 같아 2인치 볼락웜으로 교체했다. 해가 진 후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복어가 볼락웜을 갉아 먹어 금방 꼬리가 뜯겨 나갔다. 어쩔 수 없이 다시 4~5인치 웜으로 교체했는데 복어 때문에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시간이 흘러 만조가 지난 직후부터 갈치가 입질을 시작했다. 분홍색 야광웜을 쓴 최문기 씨가 손가락 두 마디 너비의 갈치를 먼저 올렸다. 마치 뱀처럼 수면에서 물을 튀기며 올라왔고 웜을 쫓아 뒤따라오는 녀석들도 보였다.
화태도 개머리방파제. 조류가 흐르는 타임에 갈치 입질이 들어온다.
트레블훅을 사용한 웜 채비에 걸려나온 갈치.

개머리방파제에서 갈치로 손맛을 본 낚시인들.
내만 갈치도 조류 안 가면 입질 뚝
한 번 입질을 시작한 갈치는 연이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10마리 정도 낚을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입질 빈도가 떨어졌다. 급기야 밤 9시가 넘어가자 반응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갈치 입질은 한 번 끊기면 적어도 두세 시간 후에나 다시 들어오기 때문에 차라리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화태도에는 문섬방파제, 월정리방파제 등 밤에 가로등이 켜져 있어 갈치낚시 하기 좋은 낚시터가 많기 때문에 한 자리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밤 10시를 넘겨 월정리방파제로 옮겼지만 입질 무. 만조 1시간 전이라 들물이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조류가 흐르지 않았다. 아무래도 조금물때에 가까워지니 조류가 약해진 듯했다.
내만 갈치는 의외로 조류 흐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내항에 있는 포인트라도 조류가 잘 흘러들어오거나 나가면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온다. 하지만 조류 흐름이 멈추면 거짓말처럼 입질이 끊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늦은 시간에 실례를 무릅쓰고 최은석 프로에게 전화해 당시 상황을 물어보니 “조류도 잘 흘렀고 입질도 시원시원했다.
개머리방파제의 경우 홈통에 위치해 있어 조류가 흐르지 않으면 입질도 끊긴다”고 말했다. 날짜를 계산해보니 최은석 프로가 출조한 8월 28일은 7물이라 조류가 잘 흘렀고 4일 뒤 취재팀이 방문했을 때는 12물이라 조류가 잘 흐르지 않는 듯했다.
아쉽지만 횟거리를 낚는 데 만족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 연안 갈치낚시는 이제 막 시즌을 시작했기에 물때만 잘 맞춘다면 여수권 어디서든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을 듯했다. 화태도와 연결되어 있는 돌산도 전역이 가을에 훌륭한 갈치낚시터가 되므로 여러 방파제를 돌며 낚시한다면 충분한 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내비 입력 남면 화태리 337-11

와이어 목줄에 지그헤드 채비를 달아 갈치를 낚았다.

이빨이 날카로운 갈치. 물리지 않게 집게를 사용한다.
작은 갈치는 수세미로 비늘을 제거 후 가위로 지느러미를 잘라 쉽게 손질할 수 있다.

최문기 씨 일행이 낚은 갈치. 대부분 2지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