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유료낚시터]
관리실 앞에서 걸어 들어가는 수상좌대.

김복용 씨가 첫 입질에 낚아 올린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6일 안면도 신야리수로를 찾아갔다. 밤에는 붕어낚시를 하고 낮에는 원산도로 이동하여 주꾸미를 낚을 계획이었다. 안면도에 오후에 도착해 낚싯대만 펴 놓고 첫날은 맛있는 먹거리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인 9월 7일, 주꾸미낚시를 하러 원산도 저두항을 찾았다. 김길수 씨와 함께 보트를 타고 원산도 앞바다로 나가니 물살이 죽는 시간인지 순식간에 몇 수의 주꾸미를 잡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보트의 공기가 조금씩 빠지는 것을 감지했다. 붕어용 보트이다 보니 외피가 얇아 펑크에 취약한 듯했다. 어쩔 수 없이 바로 철수해야 했다.
올해의 특징은 신야리수로의 붕어 조황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매년 주꾸미 금어기가 해제되는 9월 초에 이곳을 찾고 있는데 예년과 달리 7치 정도의 잔챙이 붕어만 이따금 나왔다. 자잘한 발갱이가 붕어보다 더 많이 올라왔다. 이에 더 이상 머무는 것은 무의미 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날 철수하기로 했다. 마지막 밤낚시를 밤 10시까지 했지만 8치 붕어 한 마리를 낚고는 대를 접었다.

안면도 신야리수로에 대를 펴놓고 바다로 나가 주꾸미낚시를 즐겼다. 주꾸미 채비에 굵직한 꽃게가 올라왔다.

김형기(앞쪽) 씨와 김복용 씨가 밤낚시를 준비하고 있다.
상류권에 배치한 수상좌대들.
안면도 붕어&주꾸미 출조는 포기, 유료터로 선회
다음날인 9월 9일 새벽 7시에 보트를 보관해 두었던 원산도 저두항으로 가니 바람이 여전히 강해 출조가 어려울 듯 했다. 동출한 김복용 후배와 상의 끝에 주꾸미낚시는 포기하기로 했다. 그래서 바람을 피할 수 있고 조황도 좋은 관리형 낚시터를 수소문 끝에 아산에 있는 산들낚시터로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있는 도고온천에 들려 전날 흘렸던 땀까지 말끔하게 씻어 내고 낚시터로 향했다.
충남 아산시 배봉면에 위치한 산들낚시터는 과거 낚시책에 ‘수철리지’로 많이 소개되던 아산의 유명 낚시터였다. 수려한 산세와 아늑한 경관, 깨끗한 수질, 잘 발달한 연안 수초 덕분에 많은 붕어꾼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망경산과 태화산이 저수지 전체를 감싸 안고 있고 오염원이 없고 청정 계곡수가 저수지로 흘러들고 있다. 또한 여름철 극심한 가뭄에도 항상 계곡수가 흘러들어 일정한 수심을 유지하며 환상적인 찌올림과 강한 손맛을 보장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적은 2만5천평. 아담한 준계곡형이며 도심의 소음에서 완벽히 벗어나 호젓하게 밤낚시를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가을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묵직한 손맛과 휴식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경치 좋고 가성비 좋은 수상좌대에 만족
오전 11시에 낚시터에 도착하니 저수지를 병풍처럼 둘러싼 푸른 산자락과 맑은 물빛이 먼저 가슴을 확 틔워주었다. 관리실에 들러 미리 예약되어 있던 좌대를 확인하고 뱃터로 향했다.
좌대는 배를 타고 들어가는 수상좌대 8동이 건너편과 상류에 배치되어 있었다. 관리실 앞으로는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좌대 10동, 잔교 좌대도 4곳 배치되어 있었다. 입어료도 잔교 좌대는 2만5천원, 가장 큰 특좌대(5인 기준)도 평일 17만원, 주말 20만원으로 다른 낚시터에 비하면 많이 저렴한 편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총무님을 만나 낚싯대 편성은 어떻게 해야하고 미끼는 무엇을 써야 할지를 물어보니 3.0칸부터 3.2칸까지 2~3대면 충분하고 미끼는 어분 계열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 주었다. 생각지도 않게 ‘그 짧은 대 몇 대로 낚시가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시키는 대로 3.0칸 2대와 3.2칸 1대 그리고 받침틀 등을 준비해 수상좌대로 향했다.
좌대는 건너편 산자락 앞에 놓여 있었고 우리가 탈 좌대는 특대2번 좌대였다. 5명이 타도 넉넉할 것 같은 큰 규모였다.
좌대에 올라 짐을 옮겨 놓고 방을 살펴보니 위성TV와 에어컨, 냉장고가 놓여 있었고 전자레인지와 커피포트도 준비돼 있었다. 난방은 전기패널 방식이었다. 찬바람이 부는 밤에는 난방을 켜놓고 잠을 자니 더 없이 따뜻했다. 화장실은 거품식으로 그런대로 깨끗했다.

고무보트를 타고 주꾸미를 노리는 장면.
안면도 신야리수로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필자가 올린 허리급 붕어.

산들낚시터의 뱃터.

옆좌대에서 낚시인이 거둔 풍족한 조과.

취재팀이 거둔 월척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33~36cm 잉붕어와 향붕어 잘 낚여
준비를 마치고 필자는 우측에 자리 잡고 김복용 씨는 좌측에 자리 잡아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가운데 자리는 잠시 후 도착할 김형기 씨를 위해 남겨 두었다.
수심은 3m가량 되었고 물색은 얼마 전 내린 비 탓에 조금 탁한 색을 띄고 있었다. 3.0칸 2대와 3.2칸 1대 등 모두 3대를 편성하고 미끼는 어분과 보리를 섞어 준비하였다.
산들낚시터는 외래어종 성화가 적고 깨끗한 수질 덕에 붕어의 당길 힘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밑밥용 어분 떡밥으로 바닥을 다지고 바늘에는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게 갠 떡밥을 달아 정성껏 투척을 이어갔다. 낮부터 부지런히 집어를 하라는 총무님의 말에 따라 열심히 미끼를 달아 투척하였다.
첫수는 오후 2시40분경 김복용 씨가 낚아냈는데 월척을 훌쩍 넘기는 잉붕어였다. 외래어종이 별로 없는지 보이지 않았고 주 어종은 토종붕어, 잉붕어, 향붕어라고 한다. 이따금 잉어와 메기 등이 손님고기로 나온다고. 낮에도 간간이 당찬 월척 이상급 붕어들이 얼굴을 내밀어 밤낚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오후 4시가 되자 김형기 씨도 도착하여 부지런히 대를 펴고 낚시를 시작하였다. 오후 3시50분에 필자도 첫수를 낚았다. 허리급 향붕어였다. 힘이 어찌나 좋던지 의자에 앉은 채로는 도저히 끌어낼 수 없어 일어나 한참을 씨름한 끝에 뜰채에 담을 수 있었다.
이후로 잊을만하면 한 마리씩 붕어가 나오는데 33cm부터 36cm까지의 잉붕어와 향붕어가 대부분이었다. 토종붕어 낚시를 주로 하는 우리들이지만 강한 손맛에는 모두들 만족하였다. 다만 무슨 이유에선지 헛챔질이 많아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이내 저수지에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낮부터 이어지던 강풍은 약해지지 않고 더욱 세차게 불었다. 하지만 수면 위에는 초록색 전자케미 불빛이 밤하늘의 은하수 마냥 저수지를 밝혀주고 있었다.
강하게 불어오는 찬 밤바람을 맞으며 찌 끝을 응시하던 중 다시 케미 불빛이 깜빡하더니 수면 위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마디, 두 마디, 세 마디…. 서두름 없이 몸통 끝까지 부드럽고 정직하게 밀어 올리는 환상적인 찌올림! 정점에서 멈칫하는 찰나 강하게 챔질을 하니 깊은 수심층으로 파고 들었다. 힘이 좋아 쉽게 끌어내지 못하고 한참 뒤에야 뜰채에 담을 수 있었다. 이번에 나온 붕어도 36cm의 씨알 좋은 향붕어였다.
필자는 무릎 수술의 여파로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어 밤 9시까지 모두 7마리를 잡아 놓고는 방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밤이 되며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었고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가을로 들어섰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방에 난방을 틀어 놓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필자 일행이 타고 낚시한 수상좌대.


수상좌대의 내부. 다양한 편의장비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작년부터 관리인 바뀌며 붕어 대량 방류
새벽 2시30분에 나와 보니 김복용 씨가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좀 쉬라고 했더니 붕어가 계속 나와 잘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필자가 들어간 밤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15수 정도는 잡은 듯하다며 팔이 아플 정도로 손맛을 보았다고 말했다.
아침 6시가 지나자 모두들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붕어들이 모두 빠져나갔는지 좀처럼 입질이 없었다. 몇 수의 붕어를 더 잡았지만 필자는 더 이상 추가하지 못했다.
동이 터 오며 저수지 수면 위로 뽀얗게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장관을 기대 했지만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바람도 강해서인지 그런 멋진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옆 좌대에서 낚시하던 두 분이 철수하신다기에 조황을 확인해 보니 70~80수를 올렸다고 말했다. 밤새 입질을 받아 잠을 잘 새가 없었다고. 사진 찍기를 거부하셔서 조황 사진만 찍고 말았다. 춥다고 느껴지는 아침 기온을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 준다. 바람막이라도 걸치지 않으면 밤낚시를 즐기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수온이 적당히 내려가면 붕어들의 활성도는 더욱더 살아나 여기저기서 파이팅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때가 최대 100수 이상의 붕어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시기가 된다. 특히 이곳 산들낚시터는 지난해부터 새 주인이 낚시터를 운영하면서 붕어를 듬뿍 방류한 터라 입질이 더 활발하다고 말했다.
아침 7시까지 낚시를 이어 갔지만 입질은 뜸했고 이후 아침 식사를 하고 바로 철수를 준비하였다. 낚은 붕어는 모두 30여 수는 넘었지만 바닥에 풀어 놓으니 이리저리 튀며 몇 수가 도망가 20여 수 정도만 촬영할 수 있었다. 사실 살림망을 낮게 걸어 놓은 탓에 밤에 튀어 나간 붕어도 몇 수 있었다.
오전 9시에 짐 정리를 마치고 배를 불렀다. 낚시란 많은 고기를 잡는 것보다 한 마리의 붕어를 기다리며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물 위의 찌를 바라보는 그 순간 자체가 즐거움이다.
대박 조과가 아니어도 좋다. 찌가 올라오는 순간의 긴장감, 붕어가 걸렸을 때의 손맛, 그리고 새벽 물안개 속에서 맞이한 고요한 아침. 그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출조였다.

상류권 수상좌대들. 조용하고 한적해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