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상류에서 바라본 제방. 제방에는 낚시인 2명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전남 함평 엘리체 골프장 인근에 규모가 아담한 소류지가 하나 있다. 세동지다.
4천평 남짓한 규모지만 좀처럼 입질을 허락하지 않아 낚시인들 사이에서 터 센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역에 마름이 빽빽하게 자라 있어 낚싯대를 펼 수 있는 자리가 몇 군데 되지 않는다. 붕어를 걸면 곧바로 마름 속으로 파고들기에 재빨리 머리 방향을 돌려야 한다. 낚싯대 탄성과 제압력이 특히 중요한 곳이다. 지금처럼 애매한 시기에는 ‘한방터’가 낫다는 생각에 지난 8월 24일 출조길에 올랐다.
대편성 중 대물 붕어 입질!
현장에 도착해 은성 조조맥스를 중심으로 낚싯대를 편성, 짧은 2.4칸 낚싯대는 갓낚시 스타일로 연안 마름 가장자리를, 5.6칸 장대로는 마름 너머를 노렸다.
대편성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일주일 전보다 수위가 1m 이상 올라간 것을 알 수 있었다. 물이 차오르면서 촘촘하게 붙어 있던 마름 사이가 벌어졌고, 일주일 전만해도 낚시할 수 없던 상류에도 새로운 포인트가 생긴 것을 확인했다.
새물이 들어오면 붕어도 상류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나는 새울 유입으로 새롭게 조건이 형성된 상류 포인트에 자리 잡고 조조맥스를 중심으로 2.0칸 대부터 5.6칸 대까지 펼쳤다. 다양한 길이의 조조맥스를 함께 편성하니 연안부터 마름 너머까지 상황에 맞춰 폭넓게 공략할 수 있었다. 미끼는 글루텐과 곡물성 떡밥을 혼합해 사용했다.
모든 낚싯대를 펼치기도 전에 여벌로 편 수파LT 3.2칸 대에 강한 입질이 들어왔다. 챔질 순간 묵직한 힘이 낚싯대를 타고 전해졌다. 대물 붕어라는 느낌이 확실했다. 하지만 대를 편성하던 중이라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붕어는 순식간에 마름 속으로 파고들었다.
수파LT의 탄성을 이용해 방향을 돌려보려 했지만 이미 낚싯줄이 마름 줄기에 깊이 감긴 뒤였다. 결국 첫 대물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채 채비를 끊고 사라졌다. 아쉬운 순간이었지만 수파LT 3.2칸이 대물 붕어의 입질을 받아내면서 이곳에 4짜급 붕어가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한동안 별다른 입질은 없었다. 첫 대물의 느낌을 떠올리며 다시 찌를 바라봤다.

첫 번째 43.5cm 붕어를 낚고 사진을 촬영한 필자.

지난 8월 24일 함평 세동지에서 필자가 낚은 43.5cm 붕어와 은성 조조맥스 2.4칸 대.

짧지만 강한 허리임과 빠른 대응력을 보여준 은성 조조맥스 2.4칸 대.
조조맥스 2.4칸 대에 찾아온 정직한 찌올림
기다리던 입질은 자정 무렵 찾아왔다. 오른쪽 연안 가까이 갓낚시로 붙여놓은 조조맥스 2.4칸 대의 찌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뒤 찌는 망설임 없이 몸통을 드러내며 끝까지 솟아올랐다. 붕어낚시인이 기다리는 가장 정직하고 시원한 찌올림이었다.
챔질하자 조조맥스 2.4칸이 크게 휘어졌다. 붕어는 곧바로 마름을 향했지만 짧은 대의 빠른 대응력과 탄성을 이용해 녀석의 머리를 돌렸다. 마름으로 파고들 틈을 주지 않고 안정적으로 뜰채에 담았다. 계측 결과는 정확히 43.5cm. 대편성 중 놓쳤던 첫 대물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멋진 4짜 붕어였다. 연안 가까운 곳에서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대형 붕어를 상대하며 조조맥스 2.4칸 대의 탄성과 제압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붕어를 낚은 뒤에도 밤새 찌를 지켜봤지만 더 이상 입질이 없었다. 날이 밝자 물색은 점점 맑아졌다. 상류는 수심이 얕은 데다 물까지 맑아져 붕어들의 경계심이 높아진 듯했다. 오전 8시가 지나도록 찌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이제 낚시를 마무리할 시간이었지만 그대로 철수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나는 마지막으로 대편성을 바꿔보기로 했다.
대물을 걸었다가 놓친 수파LT 3.2칸 대와 첫 43.5cm 붕어를 낚은 조조맥스 2.4칸 대를 걷었다. 그 자리에 조조맥스 4.8칸 대와 5.6칸 대를 새롭게 편성했다.
이번에는 마름 가장자리가 아닌 마름 너머의 열린 수면까지 찌를 넘겨 세웠다. 조조맥스 장대의 길이와 허리힘을 믿고 던진 마지막 승부수였다.

촬영을 마치고 철수하며 43.5cm 붕어 두 마리를 들고 포즈를 취한 필자.

필자의 대편성. 주로 좌측 연안 가까운 곳을 노렸고 5.6칸 장대로 마름 너머를 노렸다.

1주일 전에는 마름수초가 발앞을 가득 메우고 있었지만 수위가 상승해 넓게 퍼져 있었다.
마름밭에서 진가를 보인 조조맥스 5.6칸 대
승부수는 적중했다. 마름 너머에 세워놓은 조조맥스 5.6칸대의 찌에 입질이 들어왔다. 챔질하자 긴 낚싯대가 크게 휘어지며 대물 특유의 묵직한 힘이 손끝까지 전해졌다. 붕어는 곧바로 마름 속으로 파고들려고 했다. 자칫 여유를 주면 낚싯줄이 마름에 감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조조맥스 5.6칸 대의 탄성과 허리힘을 이용해 붕어의 머리를 돌렸다. 낚싯대가 붕어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받아주면서도 힘을 잃지 않았다. 덕분에 마름을 뚫고 나오는 대형 붕어를 무리 없이 제압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붕어 역시 정확히 43.5cm였다. 자정에 조조맥스 2.4칸 대로 낚은 첫 붕어와 길이가 똑같은 쌍둥이 4짜였다.
짧은 대와 긴 대로 대형 붕어를 낚으면서 조조맥스의 폭넓은 활용성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순간이었다.
대를 접다 만난 세 번째 43.5cm
4짜 붕어 두 마리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낚싯대를 접고 철수하려던 순간 마지막까지 남겨놓은 조조맥스 5.6칸 대에 다시 입질이 들어왔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었지만 침착하게 챔질했다. 이번 붕어 역시 강한 힘으로 마름을 향해 달렸다. 앞선 붕어를 상대하며 힘을 쓰는 방향을 파악한 덕분에 조금 더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었다.
조조맥스 5.6칸 대의 탄력으로 붕어의 힘을 받아내고, 허리 힘을 이용해 진행 방향을 바꿨다. 낚싯대가 안정적으로 버텨준 덕분에 이번에도 붕어를 마름 위로 끌어내 무리 없이 뜰채에 담을 수 있었다.
세 번째 붕어를 계측자에 올리는 순간 다시 한 번 놀랐다.
이번에도 정확히 43.5cm였다. 두 번째, 세 번째 붕어가 모두 조조맥스 5.6칸 대에 나왔고 크기까지 같았다. 대를 접는 순간 찾아온 마지막 붕어였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유난히 무덥고 습했던 올여름도 이제 끝을 향하고 있다. 이번 조행에서 내게 찾아온 세 마리의 43.5cm 붕어처럼, 올가을 물가를 찾는 모든 조사님께도 뜻밖의 행운과 가슴 뛰는 손맛이 함께하기를 바라며 조행기를 마무리한다.
내비 입력 함평군 학교면 곡창리 산72-10

쌍둥이 43.5cm 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