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입문자교실]

주꾸미, 낙지와 함께 다리가 여덟 개인 팔완목 두족류에 속하는 문어는 원래 어부들이 전통어로방식으로 낚아왔다. 남해와 동해의 어민들은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된 미끼판에 게나 인조 ‘게루어’를 묶어서 문어를 잡아왔는데 지금은 낚시 대상으로 발전해 가장 인기 있는 낚시 장르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문어는 참문어와 대문어 두 종류다.
돌문어, 왜문어라고 부르는 참문어는 우리바다 전역에 서식하며 다 자란 성체가 3kg급에 이른다. 암반이나 테트라포드 등 돌 속에서 잘 잡힌다고 해서 돌문어란 이름이 붙었다.
피문어, 물문어라고 부르는 대문어는 강원도 해역에서 주로 낚이며 돌문어에 비해 크기가 훨씬 큰 것이 특징으로 다 큰 놈은 무게가 30~50kg에 이른다. 햇볕에 말리면 붉게 변한다고 해서 피문어라고 부른다. 낚시인들은 두 종류의 문어를 정식 명칭 대신 이전부터 알고 있던 돌문어, 피문어라고 부르고 있다. 이 지면에서도 낚시인들에게 익숙한 돌문어, 피문어란 이름으로 문어낚시를 소개한다.
낚시인들이 문어를 낚시 대상으로 삼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대 중반부터로 오징어 에기에 돌문어가 덩달아 낚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특히 2007년 가을 서해 고군산군도에서 돌문어가 에깅에 대호황을 보인 것이 계기가 되어 문어낚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돌문어는 서해, 남해, 동해, 제주도에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어 쉽게 낚을 수 있는 게 매력이다. 돌문어는 배낚시를 많이 하지만 남해안의 항구 주변이나 선착장에서 에깅을 하는 낚시인도 늘어나고 있다.
피문어는 2010년대 중반부터 동해북부의 강원도 고성이나 양양에서 배낚시에 낚이기 시작해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 대왕문어라고 불리며 낚시인의 시선을 모은 피문어는 돌문어에 비해 마릿수는 적지만 한두 마리만 낚아도 ‘남는 장사’인 큰 씨알이 매력으로 통하고 있다.
돌문어는 5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2021년 현재 5.16~ 9.15 중 46일 이상 시도 별로 지정 가능)를 금어기로 정하고 있으며 피문어는 따로 금어기는 없지만 600g 이하를 포획금지체장으로 정하고 있다(2021년 현재).

시즌과 낚시터
돌문어낚시는 봄부터 초겨울까지 시즌이 이어지지만 가을에 씨알이 굵고 마릿수도 좋다. 진해만은 추석을 전후해서 12월 말까지, 남해도와 여수, 고흥, 완도 그리고 동해 남부지방에서는 7월 초부터 11월 말까지가 제철이다.
물색이 탁한 서해는 그동안 돌문어낚시 불모지로 남아 있었으나 2007년 군산 앞바다에서 9월부터 3개월 동안 문어가 떼로 낚여 새로운 문어낚시터로 떠올랐다. 2009년 가을에도 군산 앞바다에서 문어가 많이 낚였다. 고군산군도, 십이동파도, 격포 왕등도가 문어의 대량 서식지로 확인되고 있다.
포항을 비롯한 동해남부 지역에서는 거의 전역에서 돌문어가 낚인다. 포항에서는 신항만 뜬방파제가 문어 산지다. 매년 8~10월이면 마릿수 조과를 보인다. 부산 근해에서도 물살이 세지 않은 직벽형 방파제라면 문어가 모두 서식하는데 부산 암남공원방파제와 대변 뜬방파제 등에서 문어낚시를 많이 즐긴다.
남해권인 진해만 전역과 남해도 갈화리 일대, 여수 종화동 하멜공원과 돌산대교 아래 남산동 전남바다목장관리소, 수산시장 근처, 국동 어항단지 그리고 고흥 녹동항 물량장과 뜬방파제, 완도는 씨월드호텔 방파제부터 완도항선착장 전역, 신지도 남쪽 작은 포구에서 돌문어가 낚인다.
한편, 피문어낚시는 4월부터 시즌이 시작되어 7월부터 본격 시즌을 맞아 추석 전후에 피크를 맞다가 10월이면 마무리된다. 강원도 양양, 고성 앞바다에서 배낚시가 이뤄진다.


장비와 채비
돌문어낚시
배낚시는 6ft 길이의 선상문어 전용대나 라이트 지깅대와 같이 약간 빳빳한 낚싯대를 사용한다. 이 정도면 1~1.5kg 돌문어를 들어내는 데 충분하며 큰 씨알인 2~3kg도 제압할 수 있다. 파워로 분류하자면 미디엄헤비나 헤비대에 해당한다. 약간 빳빳한 대는 낭창한 대보다 입질을 파악하기도 더 쉽다. 채비를 내리고 올리는 식으로 낚시하고 강한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베이트릴대가 적합하다.
베이트릴은 바다용이면 어떤 것을 써도 상관없다. 원줄은 PE라인 3~4호를 쓴다. 채비는 에기나 애자 등을 중간에 스냅도래로 연결해 쓸 수 있는 기중둘채비를 쓴다. 에기는 3~4개, 봉돌은 10~20호를 연결한다.
연안낚시는 미디엄 파워 정도의 에깅대를 쓰면 된다. 1.5~2호 PE라인을 감은 2500~3000번 스피닝릴을 세팅하면 웬만한 씨알을 끌어 낼 수 있다.
좀 더 전문적으로 문어낚시를 하고 싶다면 베이트릴을 세팅할 수 있는 연안낚시용 문어 전용대를 추천한다. 원줄과 연결한 쇼크리더에 에기를 2~3개 달아 사용한다.
피문어낚시
피문어는 배낚시로 이뤄진다. 씨알이 크기 때문에 강한 대가 필요하다. 허리힘이 강한 우럭대가 적합하며 여기에 중형 전동릴을 세팅한다. 동해북부 바다에서 하는 피문어낚시는 100m 가까운 수심에서도 이뤄지기 때문에 전동릴은 필수다. 원줄은 PE라인 5호 이상을 써야 20kg 이상을 끌어낼 수 있다. 또 문어가 바닥에 붙어 있는 상태에서 뜯어내려 할 때도 이 정도 굵기는 써야 마음 놓고 당겨낼 수 있다. 돌문어낚시와 마찬가지로 기둥줄채비를 쓰되 4~6개로 에기를 더 많이 단다. 보통 위쪽에 2개, 아래쪽에 3~4개를 연결하거나 에기 2개를 빼고 애자나 총채처럼 생긴 술 대여섯 가닥을 달아 쓴다. 사용하는 봉돌은 20~60호.
미끼
돌문어와 피문어 모두 갑오징어용 에기인 스테를 쓴다. 배낚시에선 고가의 제품은 필요 없다. 갑오징어나 무늬오징어는 루어를 가리는 경향이 강하지만 문어는 루어만 보면 달려드는 강한 포식성을 갖고 있다. 1천원에 서너 개짜리를 써도 충분하다.
돌문어 배낚시에선 3~4개의 에기를 함께 달아 쓴다. 낚시 초반엔 4개를 달았다가 입질이 들어오면 3개로 줄인다. 머리 쪽이 붉고 몸통은 흰색인 것과 색동저고리처럼 색상이 화려한 에기가 효과적이다.
연안낚시는 2~3개의 에기를 달아서 쓴다. 원줄과 연결한 쇼크리더에 에기를 단다. 밑걸림이 잦은 곳에선 문어 전용 에기를 써볼만하다. 문어 전용 에기는 기존 에기 형태에서 바늘침 수를 줄이거나 바늘이 위로 솟게 하는 등 밑걸림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삼천포 근해에서 가을에 돌문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낚시방법
돌문어 배낚시
채비를 바닥까지 내린 후 한두 번 살짝 들어주거나 살살 끌어주는 식으로 입질을 기다린다. 그냥 놓아두는 것이 낫다라고 하는 낚시인도 있지만 조류가 약한 곳에선 액션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게 통설이다. 입질은 묵직한 무게감으로 들어오는데 문어가 바늘에서 빠지지 않도록 챔질을 강하게 한 뒤 끌어내는 게 요령이다. 챔질 후 강하고 빠른 속도로 감아 들이지 않으면 문어가 바닥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돌문어 연안낚시
루어를 캐스팅한 후 채비가 바닥에 닿으면 바닥을 살살 긁어주다가 멈추는 동작을 반복한다. 바닥에서 밑걸림이 생긴다면 루어를 살짝살짝 튀어 오르게 액션을 주면서 끌어준다. 입질은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형태로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입질이 감지되면 강하게 챔질한다. 챔질 후 강하고 빠른 속도로 감아 들이지 않으면 문어가 바닥에 달라붙거나 릴링 도중 빠져 버린다.
피문어 배낚시
마릿수가 적은 피문어낚시는 사실 입질을 유도하는 큰 테크닉은 없다. 테크닉보다 운이 더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다만 입질을 받았을 때 이를 파악하는 데서 조과 차가 난다. 피문어가 에기에 붙었음에도 저항하지 않아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채비가 바닥에 닿은 후엔 고패질을 하다가 한 번쯤 스윽 하고 들어보면서 무게감을 파악하는 할 필요가 있다. 이전보다 무겁다면 문어가 올라탔을 확률이 높다. 문어를 걸었을 때는 낚싯대를 세웠다 내리는 펌핑 동작 없이 전동릴을 최대 힘으로 올리지 않고 중간 속도로 올리되 속도는 일정하게 유지한다. 빠르게 올리거나 펌핑 동작을 하면 올리는 도중 문어가 빠져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