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한려, 다도해 등 남해, 서해의 해상·해안국립공원 내 갯바위를 대상으로 낚시계와 주민이 관리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낚시관리제도가 추진된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7월 23일 전남 여수시 전남문예회관에서 개최한 ‘2026 국립공원 낚시관리 정책포럼’에서 ‘2021년 말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거문도를 대상으로 시행한 갯바위 생태휴식제를 개선해 확대 시행하고 공원 생태환경보전을 위해 낚시계와 주민이 참여하는 자율관리체계를 마련한 뒤 이를 토대로 자연공원법에 낚시관리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안을 발표하고 낚시단체, 학계, 시민단체 등을 초청해 의견을 들었다.

2026 국립공원 낚시관리 정책포럼 포스터. 국립공원해양생태보전원이 주최했다.
국립공원형 낚시관리제도 논의 위해 낚시단체, 학계, 시민단체 초청
‘국립공원 해양생태계 보전과 지속가능한 낚시의 공존방안’이라는 이름의 행사는 국립공원해양생태보전원이 주최했다. 국립공원해양생태보전원은 해상·해안국립공원을 전문적으로 조사·연구·복원·관리하기 위해 2025년 말 신설된 국립공원공단 산하기관이다.
이날 행사엔 정장방 국립공원해양생태보전원장을 비롯해 국립공원공단, 해양경찰청, 여수시 등 8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종합 토론엔 좌장을 맡은 명정구 수산자원 생태연구소 연구자문위원을 비롯해 오계원 한국낚시진흥협회 사무총장, 정영찬 전국낚시어선연합회 회장, 박용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전문연구위원, 김병직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연구교수,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 필자 등 낚시단체, 학계,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행사는 기조강연, 주제발표,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정장방 국립해양생태보전원장은 개회사에서 “국립공원의 바다는 잘 보전할수록 더 오래 건강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민 모두의 자산이며 낚시인과 낚시어선 선주, 지역사회와 함께 보전과 이용이 조화를 이루는 국립공원형 낚시 관리체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정규 한국생태연구원장은 ‘해외 사례로 본 국립공원 낚시제도 방향’ 제목의 기조강연에서, “낚시는 소수의 취미가 아니며 폐납과 밑밥이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해양쓰레기, 어자원 포획으로 인한 어민과 낚시인의 마찰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낚시가 집중되어 있는 해상·해안국립공원에 적합한 낚시관리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낚시관리방안으로 낚시면허제가 거론되어 왔으나 30년째 논의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찬성 여론이 급등한 현재 낚시면허제를 시행하고 있는 해외 사례를 통해 국립공원형 낚시관리제도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오 원장은 독일, 미국,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일본의 낚시제도를 해외 사례로 소개했다.
거문도와 같은 유어장 연계형 갯바위 생태휴식제를 개선해 확대 시행하겠다
다음으로 최수인 국립공원해양생태보전원 정책사업부 계장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국립공원 해양생태계 보전과 지속가능한 낚시의 공존방안’이란 제목의 주제 발표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거문도 갯바위 생태휴식제는 성공적이었지만 개선 필요
- 2021년 말부터 거문도에 갯바위 생태휴식제 시범 적용
- 섬의 절반은 휴식구간(출입통제), 섬의 절반은 체험구간(낚시 등 관광)으로 나눠 1년간 운영한 결과 휴식구간의 생태 회복 효과가 뛰어났으며 2023년부터 5개 갯바위(거문도, 여서도, 모개·초양도, 연대도, 미륵도 연명해변)로 확대 시행하고 3년이 지난 2026년에는 휴식구간과 체험구간을 바꿔 교차·연장 운영
■ 갯바위 생태휴식제에 주민자율관리제 도입
- 국립공원 생태환경 보전을 위해 거문도와 같이 유어장을 연계한 갯바위 생태휴식제를 타 섬 갯바위로 확대 시행
- 유어장을 운영하는 섬을 대상으로 마을 주민이 요청할 경우 갯바위 생태휴식제 적용해 휴식구간, 체험구간으로 구분해 관리
- 유어장은 낚시어선, 낚시인, 마을주민이 관리 주체로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는 주민자율관리제 도입
■ 해상·해안국립공원 세 가지 관리 형태
① 선주자율관리제
- 갯바위 생태휴식제 적용 외 무인도, 먼바다 섬을 대상으로 하여 낚시어선 중심으로 환경보호, 어획관리를 하는 선주자율관리제 도입
- 시범사업으로 1개 공원을 정해 낚시어선, 낚시인, 공단,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광역협의체 구성
- 앱 활용해 환경보호, 어획관리 등 착한낚시 실천
- 갯바위·생태보호 개선 효과 뛰어날 경우 출입통제 섬을 개방하는 등 인센티브 적용
② 주민자율관리제
- 유어장 연계형이 기본
- 유어장은 낚시어선, 낚시인, 주민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해 제도 정비
- 주민이 현장 관리, 환경 정화·복원, 이용질서 및 불법행위 계도
- 주민이 요청할 경우 갯바위 생태휴식제 적용하고 휴식구간, 체험구간 운영
- 국립공원공단, 지자체, 해양경찰청 등이 행정 지원
③ 출입통제
-절대보전구역은 낚시인을 비롯해 일반인 출입통제
■ 단계별 시행 통해 법제화 계획
- 시범사업 등 단기, 중기 단계를 거쳐 제도가 정착되면 자연공원법 등에 낚시관리방안 근거 적용
7월 23일 전남 여수 전남문예회관에서 열린 2026 국립공원 낚시관리 정책포럼.
2026 국립공원 낚시관리 정책포럼 자유토론.
우로부터 명정구 수산자원생태연구소 연구자문위원(좌장), 오계원 한국낚시진흥협회 사무총장, 정영찬 전국낚시어선연합회 회장, 박용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전문연구위원, 김병직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연구교수,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 필자.
토론자들, 이용자 참여 제도엔 찬성하지만 유어장에 대해선 이견
주제발표 후 토론자들의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오계원 한국낚시진흥협회 사무총장은 “낚시계가 참여하는 자율관리제는 진전된 낚시제도라고 보고 있다. 국립공원 내 출입통제 섬 대부분은 과거 낚시가 잘 됐던 낚시터들로서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는 곳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완화를 검토해주기 바란다. 괭이갈매기 서식지인 경남 홍도는 출입이 전면 통제되어 있는데 철새의 서식지가 섬 높은 곳에 있으므로 물가 가까운 갯바위는 낚시인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정영찬 전국낚시어선연합회 회장은 “자율관리제 인센티브를 통한 출입금지 갯바위 개방 등은 매우 좋은 제도로 보고 있으며 환경 문제에 있어서는 낚시인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면서 “그러나 어촌계가 운영하는 유어장에 대해서는 반대하며, 거문도와 같은 유어장은 여수에서 낚싯배를 타고 가더라도 거문도항에 내려 어촌계가 운영하는 관리선을 다시 이용해야 하므로 낚시인의 비용부담이 큰 상황이고 낚시산업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양해를 구해 행사장에 참석한 채승기 전국낚시어선연합회 여수지부장이 유어장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다. 채 지부장은 “여수 낚싯배가 거문도 갯바위에 낚시인을 하선시키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유어장을 운영하는 어촌계의 관리선을 이용해야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목소리를 높인 뒤 “20명 승선 인원의 여수 낚싯배가 거문도항에 정박한 뒤 더 작은 규모의 관리선에 낚시인을 나눠 옮겨 탈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큰데 만약에 사고라도 난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하고 강하게 성토했다.
한편, 박용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전문연구위원은 자연공원법이 갖고 있는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박 위원은 “토론자들의 발표는 40년간 들어온 내용이지만 현재 개선된 것은 하나도 없으며 자연공원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1967년에 제정된 자연공원법은 국립공원 해역에 배를 띄우는 것 자체가 다 불법에 해당하는데 수산업, 낚시업, 관광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조건 보호를 해야 하는 자연공원법을 개정하는 등의 접근 방법이 불가피하다”하고 말했다.
김병직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연구교수는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낚시인은 국립공원 해역을 가장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이용자이기 때문에 국립공원 내 낚시를 잠재적 가해 행위라고 보는 기존의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오늘 행사의 주제는 책임낚시이지만 국립공원 입장에서는 최후의 보호공간을 어떻게 잘 보존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므로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 객관적인 자료 수집을 충실히 해야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하고 말했다.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갯바위 생태휴식제는 국립공원이 진행한 정책 중 가장 잘한 사업이라고 평가한다”면서 “유어장 관리규정을 살펴보면 환경보호와 상반되는 내용들이 많아 검토와 정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자는 인식 개선 등 낚시문화 정착을 통한 환경보호정책을 강조했다. “낚시를 위해 갯바위에 구멍을 뚫는 천공은 낚시인 스스로 하지 말아야 하는 행위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쓰레기 등의 환경보호는 아이디어 공유나 인식 개선 등 자정운동을 통해 접근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낚시라이선스에 대해선 최근 낚시계 찬성 여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규제는 그대로인데 비용만 지불하는 낚시라이선스에 대해선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책 입안자들은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절대 보전해야 할 섬은 엄격하게 관리하되 그 외는 자유롭게 이용하게 해야”
마지막 토론정리에서 명정구 수산자원생태연구소 연구자문위원은 “국립공원 내에서 어떤 행위를 할 때 많은 법과 제도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것 때문에 생업과 환경보전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많은 유·무인도가 있는 다도해·한려해상국립공원 특성상 경남 홍도와 같이 절대 보전해야 되는 섬은 엄격하게 관리하되 그 외 지역은 이용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독도는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이 다뤄지고 있지만 바닷속에 들어가 생태환경을 살펴보면 황폐화된 상태다. 생태환경보전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로, 국립공원은 절대보전구역의 원칙이 필요한 구역은 엄격하게 관리하고 그외 지역은 어업, 낚시 등 이용자가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해 관계자들이 협의해 나갈 수 있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모법인 자연공원법도 개정해서 체계적으로 잘 관리된 국립공원의 바다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2026 국립공원 낚시관리 정책포럼 참석자들이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했다.
[해상·해안국립공원이란?]
국립공원이란 국가를 대표하는 자연생태계와 자연문화경관을 보전하고 탐방객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국가가 지정하여 관리하는 공원을 말한다. 설악산, 오대산 등과 같은 육상형 국립공원이 잘 알려져 있지만 바다에도 오래전부터 해상·해안국립공원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해상국립공원은 남해에 한려, 다도해 2곳, 서해에는 해안국립공원인 태안해안국립공원 1곳이 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산과 바다가 함께 있는 국내 유일의 반도형 국립공원이다.
한려·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가장 규모가 크고 낚시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 공원의 특징은 유인도가 많고 어업, 낚시 등 이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거제 지심도부터 전남 여수시 오동도에 이르는 해역의 한려해상국립공원은 경남 전체 섬 중 20%가 공원에 속해 있으며, 전남 신안군 홍도부터 여수시 돌산면에 이르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전남 바다의 20%가 공원 해역에 해당된다.
[갯바위 생태휴식제란?]
해상·해안국립공원 내 갯바위를 일정 기간 출입을 통제하여 오염원을 제거하고 생태 회복을 유도하는 관리제도다. 2021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거문도 서도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해 정화 복구작업을 시행했다. 시범사업 후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 국립공원공단이 2023년부터 거문도를 포함해 거문도, 여서도, 모개도, 연대도 등 5개 섬으로 확대 시행했다. 갯바위 생태휴식제가 시행되는 섬은 전면 낚시금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회복이 필요한 구간은 휴식구간으로 정하고 체험구간은 낚시를 허용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23년부터 3년간 운영한 5개 섬은 2026년부터 휴식구간과 체험구간을 교차해 운영하고 있다.
[유어장이란?]
기존 어업수역의 일정 구역에 대해 지자체장이 허용하면 낚시나 체험학습 등의 관광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어업권을 갖고 있는 어촌계, 영어조합법인, 수협이 자신들이 면허를 받거나 허가를 받은 어업수역 중 일정 구역을 유어장으로 운영할 수 있다. 유어장을 운영할 경우 운영 주체는 낚시 등 유어 방법, 이용자 준수사항, 관리‧운영사항 등을 정해서 지자체에 보고해 지자체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수산업법엔 유어장에 대해 별도의 이용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근거가 마련되어 있다. 거문도 유어장의 경우 관리선 이용료를 포함해 5만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