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지난 7월 31일 삼천포 대풍1호를 타고 필자와 함께 출조한 부부 조사님이 선미에서 문어를 잔뜩 낚은 후 기념 촬영을 했다.
7월 9일, 많은 낚시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문어 금어기가 해제되었다. 금어기 해제 직후 이른바 ‘시즌 오픈 특수’는 어느덧 지나갔고, 연일 이어지는 가마솥더위와 높아진 수온 탓에 폭발적인 마릿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문어 특유의 그 묵직한 손맛을 잊지 못하는 필자의 본능은 폭염조차 막을 수 없었다.
이른 새벽 공기가 아직은 선선하게 느껴지던 지난 7월 31일 오전 5시, 경남 사천 삼천포항에 정박해 있던 대풍1호에 몸을 실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항구, 출항을 알리는 대풍1호의 힘찬 엔진 소리가 심장 박동을 함께 끌어올리며 본격적인 문어 선상낚시의 막이 올랐다.
폭염, 고수온 피해 미조권 깊은 수심대 공략
최근 바다는 연일 맹위를 떨치는 폭염으로 인해 수온이 급격하게 상승한 상태였다. 수온이 지나치게 오르면 문어들은 시원한 곳을 찾아 깊은 곳으로 숨어버리거나 바닥에 바짝 엎드려 활동을 멈추기 마련이다. 대풍1호 선장님은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삼천포 내만권의 얕은 수심보다는 다소 수심이 깊어 안정적인 수온을 유지하는 남해 미조권을 포인트로 잡았다.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달린 지 50여 분. 드디어 포인트에 도착했고 엔진 소리가 잦아들며 낚시의 시작을 알리는 경쾌한 신호음이 울려 퍼졌다. 채비를 내리는 손길에 기대감이 잔뜩 묻어났다.
포인트에 도착해 채비를 내렸지만 예상대로 높은 수온 탓에 문어의 활성도는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호기심 많게 에기를 덮치던 녀석들이 입을 꾹 닫은 상황. 이럴 때일수록 조류를 읽는 감각과 섬세한 테크닉이 조과를 좌우한다.

새벽 4시에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삼천포 대풍1호.

에기 등을 수납하기 좋게 설계한 필자의 태클박스.

선실에서 안전운항을 책임지고 계시는 대풍1호 문현철 선장님.

문어낚시에 입문하는 유튜버 김정아 씨가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유튜버 ‘먹는낚시김실장’ 채널은 운영하는 김정아 씨가 출조 당일 낚은 문어를 보여주고 있다.

선수에서 낚시한 대풍1호 회원의 문어 조과.

작은 사이즈 문어로 첫 수를 기록한 필자.
끈적함 느끼고 바로 챔질하면 놓치기 십상
문어낚시의 기본은 채비로 바닥 찍기다. 따라서 수심이 깊은 미조권에서는 조류 세기에 따라 봉돌 무게를 수시로 바꿔주는 부지런함이 필수다. 조류가 빨라 채비가 떠내려갈 때는 30호 내외의 무거운 봉돌로 교체해 바닥에 안착시켜야 하고, 반대로 조류가 죽는 물돌이 시간에는 15호 내외의 봉돌을 달아 에기의 액션을 자연스럽게 살리며 미세한 입질을 파악해야 한다.
채비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게 유지하며 꼼꼼하게 지형을 읽는 고패질을 진행했다. 고패질 후에는 에기가 조류에 자연스럽게 흔들리도록 충분히 기다려주는 스테이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무게감과 끈적함을 감지하고 로드를 살며시 들어 올렸을 때 봉돌 무게 이상의 묵직함이나 바닥에 걸린 듯한 특유의 끈적함이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입질이다.
입질을 느꼈다고 해서 바로 강하게 챔질하면 바늘이 제대로 박히지 않고 빠져버리기 십상이다. 입질을 감지했다면 대략 3초에서 5초 정도 여유를 두고 기다려야 한다. 문어가 에기를 다리로 완전히 감싸고 올라탈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그 후 아래에서 위로 하늘을 향해 ‘쭉’ 힘차게 문어를 들어 올리듯 챔질해야 완벽한 랜딩으로 이어진다.

킬로급 문어를 랜딩하고 있는 최태일 씨.

킬로급 문어도 종종 출현했다.

문어낚시 두 번째 출조에 출중한 실력을 보여준 여성 낚시인.

김정아 씨도 방송 내내 문어를 낚았다.

유튜버 뼈다귀삼촌 채널을 운영하는 김상훈 씨도 씨알 굵은 문어를 올렸다.
여름에는 폭염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
조류에 맞춰 수시로 봉돌을 바꿔주는 수고와 신중한 고패질, 인내심을 요구하는 3~5초의 기다림 끝에는 항상 시원한 챔질로 이어졌다. 이 패턴을 반복해 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문어들을 하나둘씩 갑판 위로 끌어올렸다. 아이스박스를 가득 채울 만큼의 엄청난 마릿수 조과는 아니었지만 에기를 꽉 부둥켜안고 올라오는 문어 특유의 묵직한 저항감은 그간의 더위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조과도 중요하지만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7~8월 선상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코 ‘건강’이다. 낚시에 집중하다 보면 탈수가 오기 쉬운데 땀으로 배출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얼음물이나 이온음료를 수시로 마셔야 한다.
배가 이동하는 시간에게는 그늘이나 에어컨이 가동되는 선실에 들어가 체온을 낮추고 체력을 보충해야 하며 챙이 넓은 모자, 쿨토시, 넥워머, 선글라스 등으로 피부를 보호해야 열사병을 예방할 수 있다.
마릿수에 대한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바다가 내어주는 만큼의 손맛에 감사했던 삼천포 대풍1호 조행. 기민한 채비 운용과 철저한 안전 수칙을 동반한다면 한여름 문어 선상낚시도 필자에겐 잊지 못할 짜릿한 피서가 되었다.
출조문의 삼천포 대풍1호 010-6344-4042

필자가 사용한 문어낚시 장비.

이동 중 그늘막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낚시인들.

선수에서 문어를 낚은 NH KOREA 이지호 대표.

깊은 수심에서 올라와 물을 뿜어내는 문어.
[피싱 가이드]
필자 히트 채비
로드 : NH KOREA 슈퍼옥토퍼스2 B172MH
릴 : NH KOREA 코어스피드 비볼 5.7:1
라인 : MACHO PE 2.5호 8합사
쇼크리더 : 카본 4.0호
에기 : 문어전용 왕눈이 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