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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 태클의 기원 (45회) ‘메이드 인 저팬’의 도약 (3) –료비(RYOBI)의 베이트캐스팅
202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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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 태클의 기원 (45회)


‘메이드 인 저팬’의 도약 (3)

– 료비(RYOBI)의 베이트캐스팅릴


조홍식

편집위원, 이학박사. 「루어낚시 첫걸음」, 「루어낚시 100문1000답」 저자. 유튜브 조박사의 피싱랩 진행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낚시책을 썼다. 중학교 시절 서울릴 출조를 따라나서며 루어낚시에 깊이 빠져들었다. 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지깅 보급과 바다루어낚시 개척에 앞장섰다. 지금은 미지의 물고기를 찾아 세계 각국을 동분서주하고 다.



1970년대를 지나며 일본제 낚시도구 중흥기에는 다이와, 시마노뿐 아니라 우수한 종합 낚시도구 제조업체가 여럿 있었다. 그중의 하나가 료비(RYOBI). 료비 역시 릴의 발달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릴들을 탄생시켰다. 브랜드 자체가 소멸해버린 지금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더라도 당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걸작 베이트캐스팅릴을 만들어냈다.


1981년에 등장한 Lew Childre의 신형 Speed spool BB-1N. RYOBI가 만든 세계최초 원피스 프레임을 갖춘 걸작 베이트캐스팅릴이다.




료비(RYOBI)는 시마노(SHIMANO)의 경우처럼 대기업이 경영 다각화를 목적으로 1970년대에 조구 제조업에 뛰어든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료비는 원래 다이캐스팅(주물 주조) 전문업체로 낚시도구 제조를 시작하자마자 성능 좋은 릴을 만들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일본 최대 조구업체였던 올림픽(OLYMPIC)에 OEM 공급을 담당하기도 했으나, 1975년부터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고 자사 브랜드를 론칭했다.

일본 국내에서는 1980년대 초반에 발표한 ‘프로 스카이어7(Pro Skyer7)’이라는 원투용 고성능 스피닝릴 덕분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료비의 릴은 당시에는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릴에 접목하는 시도가 많았는데, 모회사의 기술력과 스카우트된 릴 제조 기술자들의 융합이 시너지효과를 올리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같은 시기에 미국 시장으로 OEM 수출한 루칠드레(Lew Childre, 현재의 Lew’s)의 신형 베이트캐스팅릴을 통해 단숨에 릴 제조의 강자로 인정받았다.




RYOBI의 1982년 미국판 카탈로그. AD5000V의 원피스 프레임, V형 스풀 등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1980년대 낚시 잡지 광고. 세계최초로 핸들좌우 교환이 가능한 Ceratec Regno LR-400(좌)와 세계최초의 컴퓨터 제어 베이트캐스팅릴 Ceratec Regno Censor(우).




대기업이 낚시도구 제조업에 들어온 두 번째 사례

미국 루칠드레는 시마노와 손잡고 개발해 높은 인기를 누리던 ‘스피드스풀BB-1(Speed spool BB-1)’의 신형을 1981년에 발표했다. 모델명 ‘스피드스풀BB-1N(Speed spool BB-1N)’. 이 베이트캐스팅릴은 루칠드레가 시마노와 결별한 후 새롭게 료비와 손잡고 생산한 것으로, 겉모습은 구형과 거의 비슷했지만 당시의 기술을 총동원해 만든 모델이었다. 료비가 문을 닫은 2000년까지 무려 20년 가까이 생산되어 미국에서 팔린 베이트캐스팅릴의 걸작 중의 걸작이었다.

이 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릴 몸체를 구성하는 프레임이 나사로 결합한 것이 아닌 ‘원피스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프레임(1-piece aluminum diecasting frame)’이었다는 점이었다. 최신 베이트캐스팅릴의 구조, 이런 내구성 탁월한 릴 프레임의 원조는 바로 료비였다.

당시 료비는 루칠드레의 OEM 공급만 한 것은 아니었고 료비 브랜드로도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었다. 같은 모델을 조금 다른 외모와 개성을 부여한 모델로 생산해 판매했는데, V형 스풀이 부착된 모델도 그중의 하나였다. V형 스풀은 캐스팅할 때 백래시가 더욱 줄어드는 효과를 보이는데 대표적인 모델이 ‘캐스프로5000V(Caspro 5000V)’.

1980년대에 료비는 제품 개발 외에 광고에도 힘을 많이 기울였다. 일본에서는 공중파 TV 광고가 빈번하다 보니 다이와나 시마노보다 료비가 더 큰 조구업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였다고 한다. 료비의 광고 중 인기 있던 것은 미국에서 ‘트릭 캐스팅(trick casting)’이라고 불리는 묘기 캐스팅의 달인, ‘섀그 섀히드(Shag Shahid 본명, Wadere Simon Shahid Jr.)’ 씨가 등장해 금발미녀가 들고 있는 컵 속으로 루어를 떨어드리는 광경으로 료비의 V형 스풀의 릴 홍보 영상이었다.




RYOBI의 1999년 카탈로그. Flying Arm 브레이크와 Shaft less 스풀 등 특허를 보유한 IXORNE F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RYOBI의 1999년 카탈로그. 알루미늄과 티타늄으로 구성된 풀메탈 모델인 VARIUS F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걸작 베이트캐스팅릴 제조

료비가 생산하는 스피닝릴과 베이트캐스팅릴은 모회사가 가진 공학기술을 바탕으로 해서인지, 릴 개발팀의 아이디어를 모두 수용해서인지 그때까지 없던 새로운 기능을 부여한 모델이 차례로 등장하곤 했다. 스피닝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언급하기로 하고 우선, 베이트캐스팅릴만 살펴봐도 원피스 프레임이나 V형 스풀 외에도 신기한 것이 많았다.

1986년에 등장한 ‘세라텍 레그노LR-400(Ceratec Regno LR-400)’은 베이트캐스팅릴 최초로 핸들을 좌우교환 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이어서 1988년에는 UFO 이미지를 광고 카피로 사용한 ‘세라텍 레그노 센서(Ceratec Regno Censor)’를 발표했다. 세계최초의 컴퓨터 제어 베이트캐스팅릴로 DC 릴의 원조에 해당하는 모델이었다. 다만, 자체 충전이 아니라 배터리팩을 부착해야 하는 릴이었다. 비록 두 모델 다 조용히 퇴장해 버려 새로운 도전으로만 남았다.

1990년대 말에는 독자 설계의 원심 브레이크인 ‘플라잉암(Flying Arm) 브레이크’라는 획기적인 브레이크시스템과 ‘샤프트리스(Shaft less) 스풀’ 특허를 출원, 그 기능을 갖춘 베이트캐스팅릴, ‘익시오네F(IXORNE F)’ 시리즈와 풀메탈 구조의 ‘바리우스F(VARIUS F)’ 시리즈를 발표했었다.

이 브레이크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적인 원심 브레이크가 릴의 외부에서 브레이크의 세기를 조절하지 못하는 데 비해 플라잉암 브레이크는 릴의 외부에서 마치 마그네틱 브레이크를 조절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다이얼을 돌려 브레이크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어서 인기가 높았다.




1986년에 등장한 Ceratec Regno LR-400. 세계최초의 핸들 좌우 교환식 베이트캐스팅릴이었다.


1988년에 등장한 Ceratec Regno Censor(미국 수출명 E-1). 세계최초의 컴퓨터 제어 베이트캐스팅릴이었다.


IXORNE F300의 Flying Arm 브레이크와 Shaft less 스풀의 구조. RYOBI의 특허였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품에 적용한 료비

료비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타 브랜드와 구별되는 릴을 생산하는 모습을 보이며 낚시도구 제조업계에서 하나의 축으로 성장하길 모두가 기대했었다. 그러나 경영면에서 최대 낚시시장인 미국으로의 진출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료비는 1980년대 말에 미국 버클리(Berkley)와 합작해 ‘핀택(Fin tech)’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지지부진했다. 1990년대에 일본 국내의 배스낚시, 루어낚시 붐에 편승해 품질 좋은 베이트캐스팅릴과 스피닝릴을 생산하면서 인기도 올라갔지만, 결국 2000년에 낚시도구 사업을 유통회사인 조슈야(上州屋)에 양도하고 조구업계에서 물러났다. 현재 ‘RYOBI’ 상표를 달고 있는 제품은 과거 료비와 관련 없는 중국제 중저가 릴이다.

최신 베이트캐스팅릴에 적용되고 있는 몇몇 기능이 과거 료비라는 회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브랜드 자체가 없어진 현재, 기억하는 이도 거의 없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IXORNE F300(좌)과 VARIUS F200 SPECTRUM(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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