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입문자 교실]

갯바위의 흑기사 벵에돔은 비호같은 몸놀림에서 뿜어내는 폭발적 손맛이 일품인 고기다. 아름다운 흑갈색 어체와 에메랄드빛 눈동자는 신비로움까지 자아낸다. 벵에돔은 돔 중에서 가장 난류성 어종이다. 그래서 물이 맑고 수온이 높은 제주도와 남해안 원도, 남해동부와 동해남부 연근해, 울릉도에 주로 서식하고 물이 흐리고 수온이 낮은 서해와 남해서부 연근해에는 서식하지 않는다. 원래 ‘제주도 물고기’로 통했으나 90년대 후반부터 ‘제로찌낚시’ 등 벵에돔낚시 기법이 전파되면서 거제, 통영, 여수에서도 35cm가 넘는 중형급 벵에돔이 확인되고 감성돔 못지않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벵에돔은 원투낚시로도 낚을 수 있는 감성돔, 참돔, 돌돔과 달리 오로지 찌낚시로만 낚을 수 있는 돔으로서 구멍찌낚시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어종이다. 또한 밑밥에 쉽게 떠오르므로 초보자도 쉽게 낚을 수 있다. 반면 입질이 예민할 때는 봉돌 무게, 목줄 굵기, 바늘 크기 등의 미세한 차이로 조과차가 현격히 벌어진다. 벵에돔낚시가 인기를 끄는 것은 파워풀하면서도 이처럼 섬세한 기교가 복합된 낚시이기 때문이다.
시즌과 낚시터
보통 제주도는 5월 하순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가 벵에돔 시즌이다. 남해동부는 5월 중순부터 10월까지가, 동해안은 6월부터 11월까지가 벵에돔 시즌이다.
호황기는 (장마기를 전후한) 초여름과 겨울이다. 그중 최고의 마릿수 피크시즌은 6~7월이다. 이때는 제주도부터 울릉도에 이르기까지 남동해 전역에서 25~40cm 벵에돔이 마릿수로 낚여 즐거움을 준다. 한편 수온이 높아짐에 따라 벵에돔보다 더 난류성인 긴꼬리벵에돔의 출현 빈도도 높아지는데 씨알은 35~40cm가 주종을 이룬다. 이 장마기 호황은 약 한 달 정도 이어지는데 수온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잡어 성화도 덩달아 심해지는 단점이 있다.
겨울은 씨알과 마릿수를 모두 기대할 수 있는 시기다. 특히 45cm가 넘는 대형 벵에돔은 겨울에 잘 낚인다. 12월 초부터 본격 시즌이 시작돼 2월 중순까지 이어지는데 45~50cm 긴꼬리벵에돔 출현 확률도 매우 높다. 긴꼬리벵에돔은 12월과 1월에 잘 낚이며 2월에 접어들면 5짜급 일반 벵에돔 출현빈도가 높다. 남동해 연안은 초여름이 피크 시즌인 반면, 제주도는 씨알과 마릿수 모든 면을 종합해볼 때 겨울이 피크시즌이다.
한편 가을(9~10월)은 추자도, 여서도, 거문도, 사수도 등 남해 원도에서 35~45cm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이는 시기다.
남해와 동해 연근해의 25~30cm 벵에돔이 막바지 입질을 보내는 시기이기도 하다. 추자도 등 남해 원도의 긴꼬리벵에돔은 11월 중순이면 사라지고, 이후 12~2월엔 40cm 안팎의 일반 벵에돔이 잘 낚인다.
벵에돔 낚시터는 서해안을 제외한 남해와 동해가 모두 포인트다. 단 물빛이 탁한 남해서부(진도, 해남, 완도, 고흥)는 내만에서는 벵에돔이 낚이지 않고 30분~1시간 이상 배를 타고 나가야 되는 먼 바다 섬에서 여름~가을에만 벵에돔이 낚인다. 씨알은 먼 바다로 갈수록 굵다. 근해는 20~25cm가 주로 낚이고 간혹 30cm급이 얼굴을 비치지만, 좌사리도, 국도, 욕지도, 갈도, 매물도, 거문도, 여서도 등 먼 바다에선 35~50cm를 노려볼 수 있다. 동해안에서는 20~25cm가 평균 씨알이며 30cm 이상은 가끔씩 올라온다. 다만 울릉도에선 35cm급 벵에돔과 40cm가 넘는 긴꼬리벵에돔이 종종 낚인다.

장비
낚싯대
찌낚싯대의 표준은 사실 벵에돔낚싯대다. ‘1호 5.3m’ 릴대는 일본에서 30~40cm 벵에돔을 대상으로 설계한 휨새인데 한국에선 40~45cm 감성돔용으로 쓰고 있다. 1호 릴대는 남해안 또는 제주 근해에서 30~40cm 벵에돔을 노릴 때 쓴다. 1~3호가 적정 목줄. 0.8호 릴대는 벵에돔용으로는 너무 연질이다. 1.2~1.5호 릴대는 남해 원도 또는 제주 먼 바다에서 40cm 이상의 대형 벵에돔을 노릴 때 쓴다. 2~4호가 적정 목줄. 1.7~2호 릴대는 일본 남녀군도 등 원정낚시에서 45cm 이상의 대형 긴꼬리벵에돔을 노릴 때 쓴다. 한국에선 벵에돔보다 참돔낚시나 부시리낚시용으로 주로 쓰인다. 3~5호가 적정 목줄.
낚싯대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꼭 빳빳한 낚싯대가 대물용 낚싯대라 할수는 없다. 일본의 경우 허리가 빳빳한 끝흔들림대(선조자)는 수중여 속으로 잘 박히는 일반 벵에돔을 빠르게 제압하기 용이한 경기낚시용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고, 원도용 대물 긴꼬리벵에돔낚싯대는 오히려 허리가 부드럽지만 질긴 복원력을 갖고 있어서 본류에서 거세게 내달리는 긴꼬리벵에돔의 초반 저항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허리흔들림대(동조자)가 많다. 대체로 굵은 목줄을 선호하는 낚시인이라면 끝흔들림대가, 가는 목줄을 선호하는 낚시인이라면 허리흔들림대가 알맞다.
릴
1호, 1.2호, 1.5호 릴대엔 3호 원줄이 150m 감기는 3000번이나 2500번 릴이 알맞고, 1.7호 이상의 릴대엔 4호 원줄이 150m 감기는 4000번이 알맞다. 그러나 이 규격은 개인의 낚시취향에 따라 달라진다. 가령 참돔낚시나 선상찌낚시를 즐기는 낚시인이라면 3호 원줄보다 4호 원줄을 많이 쓰므로 1.2호 릴대에도 4000번 릴을 장착해서 쓰는 것이 편하다. 그러나 갯바위에서 벵에돔낚시나 감성돔낚시를 즐긴다면 3호 원줄이 적합하므로 3000번 릴이 적합하다.
그래서 대개 벵에돔 전문 낚시인들은 릴 하나에 스풀 두세 개를 더 구입해서 현장마다 바꿔가며 사용한다. 일단 감성돔용과 함께 범용으로 쓰는 2.5~3호 원줄을 감아놓고, 예비 스풀엔 근해낚시 또는 섬세한 낚시가 요구될 때는 1.7~2호 원줄과 대형어를 노릴 때 쓸 수 있는 4호를 감아두는 식이다.
드랙릴과 LB릴 중에서는 수동으로 드랙을 조절하는 LB(레버브레이크)릴을 많이 쓴다. LB릴은 벵에돔의 순간 저항으로 낚싯대가 급격히 꺾였을 때 순간적으로 원줄을 방출하여 대의 각도를 세울 수 있고, 벵에돔의 질주 방향에 따라 잡았다 풀었다를 맘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형급을 낚을 때는 LB릴보다 드랙릴이 유리하다는 견해가 많다. 드랙릴은 (미리 설정해놓은)낚싯줄의 인장강도보다 강한 힘이 전달되면 저절로 스풀이 역회전하며 낚싯줄을 보호하지만 사람의 감각은 아무리 뛰어나도 기계보다 정확할 수는 없어서 필요 이상으로 줄을 많이 풀거나 풀어야 할 때 잡음으로써 목줄이 터지는 사례가 잦다. 그래서 대형 긴꼬리벵에돔이나 참돔을 노릴 때는 LB릴보다 드랙릴을 쓰는 사람들이 더 많다.


채비
구멍찌
벵에돔낚시는 주로 중상층 띄울낚시이므로 감성돔낚시보다 필요한 찌의 종류가 적다. 일단 입문자라면 구멍찌는 크게 다섯 개 호수만 준비하면 충분하다. 제로(0), 투제로(00), 제로C 등 ‘제로찌 계열’과 G2, B 부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본류낚시용 기울찌와 야간낚시용 전지찌도 갖추면 좋다.
찌의 크기는 중요하다. 수심이 깊은 포인트라면, 근거리에서 입질이 잦으므로 작고 가벼운 찌가 착수 소음과 입수 저항을 줄일 수 있어 유리하고, 제주도처럼 원투가 필요한 곳에서는 크고 무거운 찌가 요구된다. 최근엔 벵에돔들이 점점 멀리서 입질하면서 크고 무거운 찌의 사용도가 늘고 있다.
제로찌(0)는 잔잔한 상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찌다. 목줄에 봉돌을 하나도 안 물리고(혹은 G5 정도 극소봉돌을 물리거나) 사용할 때 적합한 찌다. 밑밥에 활발하게 반응한 벵에돔이 수면 밑 3~4m 수심에서 입질할 때 주로 쓴다. 부력은 G5 정도 봉돌을 견딜 수 있는 미세 부력을 갖고 있다.
투제로찌(00)는 찌 자체만으로 수면에 뜨지만 목줄채비가 가라앉아 정렬되면 바늘과 미끼, 카본사 목줄의 무게를 못 이겨 수면 아래로 서서히 잠기게 부력을 설정한 찌다. 여기에 봉돌을 달면 더 빨리 가라앉는다. 그러나 한없이 가라앉는 건 아니고 수면 아래 50cm~2m 수심에 머무는데, 그 이유는 물에 떠 있는 원줄의 부력과 수압 때문이다. 제로찌에도 이물감을 느끼는 경계심 높은 벵에돔을 낚아낼 때 유리하다.
G2찌는 파도가 일거나 어느 정도 조류가 있는 상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찌다. 제로찌들처럼 속조류에 쉽게 말려들지 않아 채비가 항상 상층에 머물러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G4~G2 봉돌 한두 개를 물려서 3~5m 수심층을 노릴 때 적합한 찌다.
B찌는 큰 너울파도가 일거나 조류가 빠른 상황에서 B 안팎의 (벵에돔낚시에선)큰 봉돌을 물려서 사용할 때 적합하다. 또한 겨울에 8~12m 수심까지 전유동으로 가라앉혀 대형 벵에돔을 노릴 때도 자주 사용한다.
기울찌는 빠른 조류에서 주로 긴꼬리벵에돔을 노릴 때는 G2~B 부력의 기울찌가 구멍찌보다 편리하다. 수평 방향의 줄빠짐이 좋은 기울찌를 사용하면 급류 속에서도 미끼를 가라앉히기가 더 쉽다.
전지찌는 제주도 등의 얕은 여밭에서 해거름에 벵에돔을 노릴 때 쓴다. 또 여름엔 밤낚시에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이기 때문에 전지찌 한두 개는 필수로 사용한다. 전지찌는 부력이 너무 약하면 어신을 판별하기 불편하므로 B 부력이 좋다.

원줄
호수에 관계없이 벵에돔낚시용 원줄은 가라앉는 싱킹 타입이나 세미플로팅 타입보다 물에 뜨는 플로팅 타입이 좋다. 벵에돔낚시는 반유동보다 전유동을 위주로 하기 때문이다.
전유동채비의 하강 과정에서, 원줄이 수중을 통과할 때 받는 저항보다 수면 위를 미끄러질 때 받는 저항이 작기 때문에 플로팅 원줄이 가벼운 채비를 가라앉히기에 더 용이하다. 그러나 플로팅 원줄도 오래 쓰면 부력을 가진 코팅이 벗겨져 점점 가라앉게 되고 강도도 저하되므로 5~6회 출조 후엔 새 원줄로 갈아주는 것이 좋다.
목줄
벵에돔은 눈이 밝아 목줄을 타는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잔잔한 날 상층부에 떠서 낚이는 벵에돔은 심하게 목줄을 탄다. 그래서 근해에서 입질 예민한 잔챙이 벵에돔을 노릴 때는 최저 1~1.2호나 0.8호 목줄을 사용한다. 대체로 30cm 이하급을 노릴 때는 1.2~1.5호, 35~40cm급을 노릴 때는 1.5~2호를 사용한다. 한편 45~50cm급을 노릴 경우, 일반 벵에돔은 2.5~3호로도 끌어낼 수 있지만, 긴꼬리벵에돔은 4~5호는 써줘야 안전하다.
바늘
다른 어종과 달리 벵에돔바늘은 고기가 크다고 바늘도 크게 쓰진 않는다. 가장 많이 쓰는 호수는 벵에돔바늘 6~7호이며, 소형어를 노릴 땐 5호, 대형어를 노릴 땐 8~9호를 많이 쓴다.
봉돌
벵에돔낚시에선 큰 좁쌀봉돌은 쓰지 않는다. 가장 많이 쓰는 호수는 G5~G2의 극소형 봉돌이다. 만약 빨리 가라앉히고 싶다면 B 봉돌 하나를 물리지 말고 G2 봉돌 두 개를 물리는 식으로 대처한다. 이처럼 작고 가벼운 봉돌을 쓰는 이유는 벵에돔의 독특한 습성 때문이다.
우선 감성돔은 미끼를 바닥에 가깝게 붙일수록 입질 받을 확률이 높지만 벵에돔은 수심보다 채비의 각도가 더 중요하다. 밑밥으로 띄워 올린 벵에돔의 눈높이에 미끼를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봉돌은 목줄이 현격하게 꺾이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무게를 지니면서, 현재 벵에돔이 왕성하게 먹이활동 하는 수심층에 미끼를 맞출 수 있는 무게가 필요하다. 물론 예외는 있다. 급류대의 중하층에서 벵에돔이 입질할 때는 B 봉돌을 2~3개 달아야 할 경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극한의 예외적 상황이다.
찌멈춤봉
벵에돔낚시에서 원줄과 목줄을 직결할 때 필수 소품이다. 찌멈춤봉은 직결매듭 바로 위에 고정시켜 구멍찌가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게 주요 역할이다. 찌멈춤봉 위치를 올리고 내림으로써 찌밑수심을 조절할 수 있다. 마름모꼴의 소형 찌멈춤봉부터 수중찌 형태의 큰 찌멈춤봉까지 다양한 형태가 판매되고 있다. 그중 수중찌 형태의 큰 찌멈춤봉은 가라앉으며 속조류를 타기 때문에 특히 바람이 부는 날 쓰면 효과적이다. 찌멈춤봉은 대개 미세한 부력을 갖고 있지만 일부 제품 중에는 -G2나 -B의 침력을 갖고 있음을 표시한 제품도 있다.

낚시방법
잡어 분리
‘벵에돔낚시의 기본은 밑밥과 미끼의 동조’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그렇지 않다. 잡어가 증가하면서 밑밥의 중심엔 늘 잡어가 먼저 꼬이기 때문에 미끼를 밑밥에 바로 동조시키는 것보다 밑밥의 후방이나 측면에 놓아야 벵에돔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그를 위해 먼저 고려해야 될 것이 잡어 분리다. 만약 잡어가 전혀 없다면 찌 주변에 밑밥을 바로 던져도 되지만 대개의 벵에돔낚시터에는 잡어가 바글대기 마련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찌 주변에 밑밥을 던지면 잡어 천국이 돼 벵에돔낚시가 불가능해진다.
포인트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발밑에 밑밥을 뿌려 잡어의 유무와 극성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잡어가 새까맣게 몰려든다면 채비 주변에 던지는 밑밥보다 발밑에 던지는 밑밥의 양이 더 많아져야 한다. 예를 들어 발밑에 서너 주걱 준다면 채비 주변에는 한 주걱만 주는 식이 기본 요령이다. 만약 그래도 너무 많은 잡어가 몰려든다면 발밑뿐 아니라 좌우로 밑밥을 던져 잡어를 분산시키거나 찌 주변엔 전혀 밑밥을 뿌리지 않는 방법도 있다. 벵에돔은 잡어들의 와글와글한 움직임을 보고 ‘먹이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여 밑밥군 주변으로 접근하므로 밑밥을 발밑에만 계속 뿌려도 먼거리에서 벵에돔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채비 변화
잡어 성화가 거의 없거나 적어 미끼가 살아있는데도 입질이 없을 때는 채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잡어가 없다는 건 대개 수온이 낮은 상황으로 벵에돔도 깊이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봉돌을 더 달아서 5~6m 이상 깊이 가라앉히는 시도를 한다. 또 미끼가 살아 있는데도 입질이 없으면 좀 더 근거리를 노려보거나 역시 더 깊이 가라앉혀본다.
만약 미끼의 일부만 따먹거나 입질이 미약하다면 바늘 크기를 조절해 본다. 벵에돔바늘 7호를 썼다면 6호나 5호로 바꿔 주고, 봉돌도 G2를 썼다면 G5나 G7으로 교체해 본다.
아예 봉돌을 떼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목줄도 더 가는 것으로 교체해본다.
한편 찌에 미동도 없이 미끼만 자꾸 따먹히는데, 그 거리가 잡어의 활동범위를 벗어나 있다면 목줄의 중간에 목줄찌(G2나 B 부력)를 달아볼 필요가 있다. 벵에돔들이 50cm~1m 표층에 완전히 떠서 먹이활동을 할 때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구멍찌엔 나타나지 않던 어신이 목줄찌를 시원스레 끌고 들어가는 어신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수심 변화
처음엔 기본 수심인 두 발(약 3.5m)부터 노려본다. 즉 목줄만 내려서 낚시하는 것이다. 입질이 없다면 반 발 정도씩 수심을 더 깊게 내리면서 입질을 유도해본다. 그러나 8m 이상의 깊은 수심까지 노려볼 필요는 없다. 만약 그 수심에서조차 입질이 없다면 벵에돔 활성이 매우 나쁜 상태로서 깊이 노려도 입질이 없기 때문이다.
벵에돔이 수면 가까이 떠올라 먹이활동을 하는 게 포착된다면(밑밥을 뿌렸을 때 언뜻언뜻 보인다. 물속의 벵에돔은 몸통은 회색이며 꼬리는 흰색으로 보인다) 이번엔 얕은 수심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 벵에돔이 수면 가까이 부상하면 깊은 수심에 놓인 미끼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는 찌멈춤봉을 직결 아래 목줄까지 내려 보내면서 수심을 단계적으로 얕게 조절하면 된다.
견제 요령
낚싯대에서 찌까지 늘어진 원줄을 팽팽하게 잡아주는 동작을 ‘견제’라고 표현한다. 수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감성돔이나 참돔낚시에서는 원줄을 여유 있게 풀어줘도 입질 받는데 큰 지장이 없지만 벵에돔만큼은 견제를 해줬을 때 입질이 잘 들어온다. 이것은 수많은 밑밥 크릴 속에서 미끼 크릴을 돋보이게 만들어 벵에돔의 눈에 잘 띄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조류가 활발하게 흐르는 상황에선 강한 견제가 필요 없다.

벵에돔낚시용 구멍찌. 원줄이 들어가는 구멍의 크기가 제각각 다르다.
구멍이 크면 조류가 천천히 흐르는 곳이나 굵은 원줄을 써도 채비가 빨리 내려가고 구멍이 작으면 채비가 천천히 내려가는 반면 예민한 어신도 쉽게 잡아낼 수 있다.


밑밥 품질 요령
벵에돔 밑밥은 ‘조금씩 자주’ 주는 게 원칙이다. 조금씩 줘야 벵에돔끼리 먹이에 대한 경쟁심이 유발돼 입질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며 자주 줘야 밑밥이 상층부와 포인트 주변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밑밥 주걱도 작은 사이즈가 좋다. 벵에돔 전용 밑밥주걱은 주걱 용량이 50cc 정도인데 70~80cc에 이르는 감성돔용의 3분의 2 수준이다.
입질시간대
벵에돔낚시에서 최고의 입질 시간대는 해뜰녁과 해질녘이다. 이 두 시간대는 물때, 날씨에 관계없이 활발한 입질이 들어오는 시간대라 놓쳐서는 안 된다. 만약 수심 깊은 직벽 포인트라면 이 두 시간대에 모두 입질을 받을 수 있고, 해가 중천에 뜬 낮에도 깊은 수심을 노리면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해가 완전히 떠올라 주위가 밝아져도 깊은 수심 속의 어둠이 벵에돔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포인트로는 제주도에서는 우도, 남해에서는 거문도, 대삼부도처럼 수심이 깊은 직벽형 낚시터들이다. 이런 직벽형 포인트들은 10m 수심에서도 벵에돔이 입질하므로 깊은 수심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
제주도처럼 벵에돔의 부상력이 좋은 곳이라면 여명과 일몰 무렵에는 띄워 낚고, 낮에는 B~2B 찌를 이용한 저부력 전유동낚시로 중하층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 반면 남해 원도에 서식하는 벵에돔은 주로 바닥층에서 활동하므로 감성돔을 노리는 고부력(0.5~1.0호) 채비에도 벵에돔이 곧잘 걸려드는 특징을 갖고 있다.
수심 얕은 여밭은 여명보다 일몰 무렵에 폭발력이 강하다. 경계심이 높은 벵에돔은 자신의 존재가 노출되는 걸 매우 부담스러워 하는 고기여서 여명 무렵에는 연안 접근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어둠살이 깔리는 일몰 무렵에는 겁 없이 얕은 곳으로 나오는 습성을 갖고 있는데 이때는 대형급 출현 확률도 매우 높다.
대표적인 곳이 제주도의 지귀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의 여밭이다. 이런 곳에서는 채비와 장비를 깊은 직벽 포인트보다 강하게 쓸 필요가 있다. 45cm급 벵에돔이라면 적어도 4~5호 목줄은 써줘야 여쓸림에 대비할 수 있다. 낚싯대도 연질대보다 1.5호 대 이상의 경질대를 사용하는 게 좋다. 이런 거친 여밭에서는 느긋하게 손맛을 즐기기보다 빠르게 끌어내는 게 여러모로 안전하다.

[목줄찌 활용술]
목줄찌는 말 그대로 목줄에 부착하는 소형 어신찌다. 형태는 원형과 막대찌형 등 다양한데 0호나 00호보다 G2~G5의 부력을 써야 한다. 입수저항이 작아서 예민한 입질에도 빨려든다. 목줄찌는 벵에돔이 상층으로 떠올랐을 때 사용한다. 그래서 부상력이 좋은 25cm 안팎의 소형 벵에돔이 잘 낚이는 내만에서 자주 쓰인다. 만약 벵에돔이 수면 아래 30cm 지점에서 입질한다면 목줄찌를 바늘 위 30cm 지점에, 1m 수심에서 입질한다면 1m 지점에 고정시키면 된다. 만약 벵에돔 입질이 다시 가까이로 깊어진다면 목줄찌를 떼어내면 그만이다.
기왕이면 목줄을 자르지 않고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탈착식을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의 차이]
같은 길이의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을 함께 들어보면 벵에돔이 훨씬 무겁다. 그래서 벵에돔의 파이팅에는 중량감이 넘치고 긴꼬리벵에돔은 빠르다.
손맛의 우열을 가린다면? 벵에돔이 한 수 위다. 불도저처럼 끝까지 내리박는 지구력이 짜릿한 손맛을 선사한다. 한편 긴꼬리벵에돔은 딱딱한 이빨에 목줄이 잘 끊어지기 때문에 벵에돔보다 더 굵은 목줄이 필요하지만 초반 스퍼트만 제압하면 오히려 벵에돔 보다 끌어내기 쉽다. 항간에 긴꼬리벵에돔이 더 힘세다고 알려져 있는 것은 녀석들이 목줄을 쉽게 터뜨리는 데서 비롯된 약간의 오해다.
벵에돔은 이빨 대신 칫솔처럼 부드러운 융모가 있지만, 긴꼬리벵에돔은 단단하고 까끌까끌한 톱니형 이빨이 있어서 목줄이 쓸려 잘 끊어진다. 또 긴꼬리벵에돔은 먹이를 물고 반전하는 스피드가 대단하여 챔질 순간의 충격이 강하다. 그래서 챔질과 동시에 목줄이 허무하게 날아가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방지하려면 릴의 베일을 열어둔 상태로 입질을 받아 낚싯대를 천천히 세우면서 베일을 닫으면 챔질의 충격을 줄여서 ‘순간 줄 터짐’을 방지할 수 있다.
간혹 ‘긴꼬리벵에돔이 바늘 위의 목줄까지 삼키지 못하도록 재빨리 챔질하면 줄터짐을 막을 수 있다’고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순식간에 찌가 사라지는 긴꼬리 입질보다 더 빨리 챈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아무리 큰 바늘을 써도 삼켜버리기 때문에 목줄이 이빨에 쓸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특히 ‘무조건 강제집행’은 금물이다.
“벵에돔은 드랙을 주면 안 된다”는 건 명백한 오류다. 벵에돔이 여로 파고들거나 벽으로 몸을 붙이는 습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감성돔낚시를 할 때처럼 드랙을 적절히 풀어주며 제압할 때 오히려 여에 덜 박히며 급하게 당겨내려면 오히려 더 파고드는 습성을 보인다. 무엇보다 벵에돔이 45cm가 넘으면 드랙을 주지 않고는 굵은 줄도 견디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