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무늬오징어 에깅 인구 때문에 최근에는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낚시할 자리를 확보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방파제는 물론이고 등산을 해야 진입할 수 있는 후미진 갯바위까지 낚시인들로 가득하다. 이러한 혼잡을 벗어나고 싶다면 비교적 한산한 모래해변이나 자갈밭 연안을 노려보면 어떨까? 일명 ‘서프(Surf) 에깅’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연안을 빠르게 이동하며 포인트를 탐색할 수 있고 조과도 좋다.

농소몽돌해변에서 낚은 무늬오징어.

농소몽돌해변에서 낚은 무늬오징어를 보여주는 필자.

지난 7월 3일 거제 장목면 농소몽돌해변으로 출조해 캐스팅을 하고 있는 필자. 수심이 얕은 해변에서도 쉽게 에깅을 즐길 수 있다.
냉수대 밀려드는 6~8월이 찬스
서프(Surf) 에깅을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모래사장이나 자갈밭 연안을 걸으며 런&건(Run&Gun) 방식으로 캐스팅과 이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롱캐스팅이 필요하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포인트가 형성되어 새로운 포인트를 찾는 데도 유용하다.
서프 에깅은 산란철부터 늦가을까지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두 번의 큰 찬스가 있다. 첫 찬스는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다. 이때는 연안으로 냉수대가 종종 들어와 수온이 큰 폭으로 하락한다. 그런데 냉수대는 외해의 차가운 물이 올라오는 것이라 의외로 얕은 만의 수온 변화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냉수대가 밀려오면 외해에 머물던 무늬오징어가 연안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가 찬스다. 그리고 산란을 준비하는 무늬오징어도 내만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서프 에깅이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다음 찬스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다. 이때도 외해의 수온이 먼저 떨어지는 시기인데 앞서 설명과 마찬가지로 수온 변화가 적은 내만으로 무늬오징어가 몰려들어 또 한 번 찬스가 생긴다.


고구마급 씨알도 올라왔다.

킬로급 무늬오징어를 낚은 박정운 씨.
민물 유입되는 수심 얕은 곳이 명당
서프 에깅이라고 해서 별도로 장비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 기존 에깅 장비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롱캐스팅이 핵심 테크닉이라 되도록 8.7ft 이상 긴 낚싯대를 사용해야 하고 라인은 0.5호 합사를 추천한다. 단, 쇼크리더를 조금 짧게 묶는 것이 유리하다. 서프 에깅 특성상 얕은 곳이 많기 때문에 쇼크리더가 길면 밑걸림 등으로 불편하기 때문이다.
포인트를 찾을 때는 편견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8월부터 9월 초까지는 민물이 조금 유입되는 곳도 매우 좋은 포인트가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속설에는 무늬오징어가 염도에 민감해 민물이 유입되는 곳으로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지만 제주도만 보더라도 용천수가 흘러드는 곳으로 무늬오징어가 잘 들어오며 대마도 역시 개울이 흘러내리는 마을 연안으로 무늬오징어가 몰려들므로 속설에 개의치 않아도 좋다.
아울러 민물이 유입되는 곳은 잘피가 무성하게 자라 있는 경우가 많고, 베이트피시도 많으므로 더 큰 무늬오징어가 있을 확률이 높다. 수심은 만조 시 1m 이하인 곳도 추천한다. 만약 해안에 얕고 민물이 유입되며 잘피가 자란 곳이 있다면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그 외 연안 가까운 곳에 1차 브레이크 라인도 필수로 노려야 한다. 완만하게 수심이 변하다가 갑자기 수심이 떨어지는 구간은 에깅 명당일 확률이 높다. 이곳까지 무늬오징어가 들어와서 사냥을 하는 경우가 많기에 수심이 얕다고 섣불리 지나치지 말고 발앞까지 꼼꼼하게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제 농소몽돌밭에서 킬로급 히트!
지난 7월 3일, 최근 거제도 동쪽 연안에서 무늬오징어 소식이 들려 박정운 씨와 함께 서프 에깅에 도전했다. 거제 팔랑포부터 농소몽돌밭까지 골고루 무늬오징어가 나온다고 했지만 정작 현장에 가보니 스킨 해루질족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갯바위보다는 농소몽돌밭쪽이 나을 것 같아 그곳으로 포인트를 정하고 만조 2시간 전에 도착했다.
저녁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니 7월 3일이라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물놀이 시설이 들어차 있었다. 해수욕장 시설이 없는 곳으로 이동해 거기서부터 낚시를 시작. 방파제에서 이어져 나온 석축에 자리를 잡은 후 해변쪽으로 캐스팅 하니 전부 잘피밭이었다. 만조가 되어도 수심이 2m가 넘지 않았다.
비거리를 늘이기 위해 야마시타 에기왕K 3.5호 슈퍼 섈로우를 세팅했다. 며칠 동안 낮에 비가 오락가락하여 물색이 흐릴 것이라 생각해 매드헌터 색상과 그린에너지로 대응했다. 열심히 탐색했으나 석축 주변에서는 입질이 없었다.
포인트를 자갈마당쪽으로 옮긴 후 다시 캐스팅을 시작했다. 먼저 다녀간 낚시인들이 캐스팅을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듯해 만조 후 물돌이가 끝날 때까지 포인트를 비워 두었다. 30분 정도 지나 다시 캐스팅을 시작하니 두 번째 캐스팅에 킬로급에 육박하는 씨알 굵은 수컷 무늬오징어를 올릴 수 있었다.
한 마리를 낚은 후에는 좀 더 얕은 곳으로 이동하여 캐스팅을 이어 갔다. 한 자리에서 두어 번 캐스팅한 후 입질이 없으면 5m 정도 이동을 반복했다. 만조 후 1시간이 지났을 때 고구마급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었다. 함께 출조한 박정운 씨도 킬로급 무늬오징어를 히트해 호황 무드가 조성되었다.
그런데 이때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스킨 해루질꾼 두 명이 포인트로 진입했다. 그 이후 전혀 입질이 없었고, 해루질꾼들이 1시간 정도 포인트를 돌며 무늬오징어를 7~8마리 잡아내는 것을 목격했다. 에기에 반응하지 않았지만 무늬오징어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해루질꾼만 만나지 않는다면 모래해변이나 자갈밭 연안이 새로운 무늬오징어 포인트로 부상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출조였다.
내비 입력 거제시 장목면 송진포리 86(농소몽돌해변)

무늬오징어를 히트 후 의자에 앉아 릴링하고 있는 필자. 이처럼 서프 에깅은 갯바위보다 여유 있게 낚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