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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123)_수산보조금이 반환경 보조금이 된 이유 - 과잉 어획
202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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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123)


수산보조금이 반환경 보조금이 된 이유 

- 과잉 어획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과 명예교수, 전 한국하천호수학 회장




2022년 세계무역기구(WTO)에서는 과잉 어획을 유발하는 수산보조금을 규제하는 국제협약이 맺어졌다. 많은 어류가 과잉 어획으로 인해 감소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어류를 보호하여야 하며, 과잉 어획을 부추기는 수산보조금을 금지해야 한다는 협정이다. 20여 년간 논의 끝에 성사된 바람직한 결과다. 무역협정이기는 하지만 환경학자의 눈으로 볼 때는 생태계 파괴를 막는 보호조치가 무역관리라는 규제 도구와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는 협정이라고 생각한다.


과잉 어획 어류, 40년 사이 10%에서 35%로 증가

그 시작은 50여 년 전부터 일부 어류가 과잉 어획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경고에서 시작되었다. 넓은 바다의 어류가 인간의 어획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았고, 국가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보전을 위한 규제에도 소극적이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과잉 어획은 점점 더 심해져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발표에 의하면 1974년에 과잉 어획되는 어류가 10%였는데 2021년에는 35%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세계적으로 어업 기술이 발전하고 어선이 증가하고 있으니 과거에 비해 빠른 속도로 어류가 감소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수산학에는 지속가능한 최대어획량(Maximum Sustainable Yield)이라는 개념이 있다. 어류의 개체군 크기를 유지하면서 포획할 수 있는 최대량이다. 돈으로 비유하자면 원금을 잠식하지 않는 수준에서 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의미한다. 어획 강도로 말하자면 적정 수준에서는 어획 강도가 증가할수록 어획량이 증가하지만, 최적 수준을 초과하면 오히려 어획량이 줄어든다. 즉, 어선 200척일 때보다 300척이 어획하면 오히려 어획량이 적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어선 수가 늘었는데 왜 어획량이 감소할까? 그것은 어류의 성장량 이상으로 과잉 어획하여 어류 개체군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원금 잠식 상태라는 뜻이다.




지속가능 어획강도의 개념. 최적강도를 초과하면 오히려 어획량이 감소한다.




공공재를 규제 없이 무료로 사용하면 고갈

문제는 어획량을 규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 바다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어류는 국경을 넘어 회유하니 우리나라에서 잡지 않더라도 옆 나라에서 과잉 어획하면 어류감소를 막을 수 없다. 일부 국가는 어류 보호에 협조하지 않고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과잉 어획을 서슴지 않는다. 게다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며 과잉 어획을 부추기고 있다. 지금처럼 방치하면 50년 후에는 더 이상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먹을 수 없을 정도로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공공재를 규제 없이 무료로 사용하면 곧 고갈된다는 경제학의 ‘공유지의 비극’이 현실이 되고 있다.

여기에서 세계무역기구가 수산보조금 규제라는 방법을 들고 나온 것이다. 지속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은 어업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금지하자는 것이다.

정부 보조금을 통해 덤핑 수출을 하는 것이 불공정무역인 것처럼, 과잉 어획을 지원하는 보조금 역시 세계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 불공정 행위로 본 것이다. 개별 어선의 어획량을 전 세계적으로 감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비교적 쉽게 관리할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도 새로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금을 줄이는 것이므로 시행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과잉 어획은 호수에서 더 심각

환경생태학적 관점으로 본다면 수산보조금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를 지원하는 ‘반환경보조금(environmentally harmful subsidy)’에 해당한다. 정부 지원금 가운데에는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들이 있다.

UN, OECD, WTO 등의 국제기구에서는 많은 보조금들을 반환경보조금으로 규정하여 홍보하고 있으며 자국의 반환경보조금을 찾아내어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반응이 소극적이다. 그중 수산보조금은 단골로 등장하는 반환경보조금 사례다. 예를 들면 여러 나라에서 어선에 면세유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어획강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며 현재 많은 어류가 과잉 어획되고 있으므로 반환경적이라고 평가된다. 어구를 값싸게 구입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반환경적으로 평가한다. 반대로 폐어구 수거비용 지원, 어선 감축 보상금 등은 친환경보조금으로 평가한다.

과잉 어획의 영향은 호수에서 더 심각하다. 넒은 바다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은 호수에서는 어류 개체군이 쉽게 고갈될 수 있다. 쏘가리, 동자개 등의 값비싼 고유종 물고기는 집중적으로 어획 대상이 되고, 어획량 규제도 없다. 반면 배스와 블루길처럼 상품가치가 없는 물고기는 잡지 않으니 점점 더 우점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육상에서는 상품성 있는 동물만 포획하는 상행위는 오래전부터 금지되어 있는데 호수에서는 여전히 허용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정도의 작은 호수에서는 상업적 대량 어획을 허용하지 않는다. 민물고기는 식량보다는 레져관광자원과 생태계 보호가치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하천호수에서는 전국적으로 약 1,200 명이 어업허가 면허를 가지고 대를 물려가며 물고기를 포획하고 있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는 확실히 후진국이 맞다.

우리나라 호수 어류 가운데 상업적 어획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종은 쏘가리일 것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어느 지방에서 쏘가리 낚시대회를 해오다가 쏘가리가 낚이지 않아 중단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하류의 댐으로 월동하러 내려갔다가 어부의 그물에 걸려 죽는 것도 감소 원인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호수에서는 상업적 어획을 중단하고, 수산보조금은 친환경보조금으로 전환하여 세금을 절약하면서 생태계를 보호하는 개선이 있기를 희망한다.




상업적 가치가 높은 어류는 집중적으로 과잉어획의 피해 대상이 된다. (쏘가리, 사진; 낚시춘추)


세계 어류의 35%는 과잉 어획으로 인하여 감소 상태에 있으며 수산보조금은 반환경보조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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