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올해는 반짝 호황 아니네?
마산 구산면,
이제는 산란 임박한 호래기가 덤비네!
김진현 기자
올해 호래기 조황이 심상치 않다. 작년 12월부터 경남 고성, 거제, 진해에서 낚이기 시작하더니 6월 초가 지난 지금까지도 간헐적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마니아들은 호래기 개체 증가를 두고 “내만은 물론 외해에도 갈치가 들어오지 않아 먹잇감인 호래기 자원이 고스란히 남았다”고 말한다. 낚시인들의 경험을 통한 추측이지만 꽤 설득력 있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가을~겨울에 갈치 위를 갈라보면 죄다 호래기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단, 올해는 호래기뿐 아니라 한치, 무늬오징어, 갑오징어, 살오징어가 모두 호황을 보이고 있으므로 호황의 이유를 갈치 하나로 들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유야 어쨌든 지금까지 호래기가 잘 낚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철 산란 호래기 호황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월 20일에 출조한 마산 구산면 옥곡방파제 옆 선착장. 산란을 준비하는 호래기가 낚이고 있다.

오동통한 호래기를 낚은 여용균 씨.

지퍼백에 담은 호래기. 동그라미 안에 있는 초록색이 호래기 알집이다.
통영 풍화리는 호래기보다 낚시인이 더 많아
지난 5월 20일 통영 풍화리 일대에서 호래기가 꾸준히 출현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루어낚시 전문가 여용균 씨 일행과 출조했다. 오후 4시,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한 곳은 통영 풍화리 궁항 일대. 궁항 일대 선착장에는 이미 많은 낚시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낚시해보니 해가 져도 호래기가 입질하지 않았다. 벌써 시즌이 끝난 것일까? 여용균 씨는 “지금은 간조라 호래기가 들어오지 않은 모양입니다. 자정 무렵이 만조이니 그때까지 기다려 보시죠”라고 말했다.
밤 8시가 되니 호래기가 한두 마리씩 낚이기 시작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게다가 이미 많은 낚시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주변에 마땅히 옮길 곳도 없었다. 호래기보다 낚시인이 많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최종 목적지로 마산 구산면을 택했다. 산란에 임박한 호래기가 연안으로 많이 붙었다는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통영 궁항에서 출발해 고성을 지나 마산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현장에 도착하니 마을 방파제마다 서너 명의 낚시인이 있었고 대부분 호래기를 노렸다. 구산면 남동쪽에 있는 원전항, 남포항 일대에는 유명한 포인트라 그런지 낚시인이 많았고, 구산면 남서쪽으로 이동하니 낚시인이 드문드문 보였다.

2단 채비 중 상단 민물새우에 입질한 호래기.
호래기의 활성이 좋아 상단에는 말랑한 옵빠이스테, 하단에 에기를 사용해 2단 채비를 꾸렸다.

오렌지 컬러 에기에 입질한 호래기.
구산면 원전항 앞에 떠 있는 유료 좌대낚시터. 이곳에서도 호래기를 낚을 수 있다.
여용균 씨가 거둔 호래기 조과. 약 20마리다.

산란 앞둔 호래기들, 먹성도 좋아져
우리는 밤 10시경 구산면 내포리에 있는 욱곡방파제에 자리를 잡았다. 호래기의 입질이 예민할 것 같아 2단 채비를 구성, 상단에는 민물새우 미끼를 쓰고 하단에는 2.5호 호래기 전용 에기를 달았다. 에기가 천천히 가라앉으면서 전층을 탐색하게 해주고 민물새우로 입질을 받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욱곡방파제 호래기의 활성이 좋은지 첫 입질이 에기에 들어왔다. 다른 컬러에는 잘 반응하지 않고 오렌지 컬러 에기에 반응이 좋았다.
여용균 씨는 방파제 전역을 돌며 낚시했는데 조과는 내항 주변 어선이 정박한 자리가 가장 좋았다. 가로등 아래로 형성되는 어선 그림자 주변에 호래기가 숨어 있는 듯했다. 의외인 것은 출조 당일은 천천히 가라앉는 채비보다 빠르게 가라앉는 채비에 입질이 빨랐다는 것이다. 불과 지난 달에도 민물새우 미끼만 써서 천천히 가라앉혀야 입질했는데, 5월 중순이 지나자 에기도 과감하게 덮치기 시작한 것이다. 낚은 호래기를 자세히 보니 몸통에 알집이 생긴 것들이 몇 마리 보였는데 아마 산란을 준비하기 위해 먹성이 좋아진 것으로 보였다.
산란철에는 깊은 곳으로 이동
자정까지 낚시한 결과 욱곡방파제에서는 20여 마리의 호래기를 낚을 수 있었다. 호황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했지만 짧은 시간에 20마리 정도면 만족할 조과였다. 여용균 씨는 “호래기가 본격적인 산란을 준비하면 그때는 깊은 포인트를 탐색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2단 채비를 쓰되 채비 맨 아래에 싱커를 달아 바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씨알 굵은 호래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산란을 준비하는 호래기는 연안 깊은 곳으로 모이는 습성이 있는데, 그런 포인트를 만나면 초여름에도 호래기 호황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호래기는 구산면 내포리 전역에서 낚이고 있다. 욱곡방파제 옆 글로리아캠핑장 앞 해안도로도 좋고 반동방파제, 장구선착장도 추천할 만한 포인트다. 앞으로 호래기의 산란이 임박하면 장구선착장처럼 수심이 깊은 곳이 유리하다. 참고로 산란을 마친 호래기는 죽으므로 개체수가 줄어들지만 모든 호래기가 산란에 참가하지 않으므로 초여름 호황이 터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다.
내비 입력 구산면 내포리 1368-12

밤에 합류한 최문수 씨가 욱곡방파제에서 낚은 호래기를 보여주고 있다.

자정 무렵이 되자 많은 낚시인들이 찾아온 욱곡방파제.
호래기가 잘 낚이고 있는 구산면 반동방파제(위)와 장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