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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현장] 홍성 봉서지에서 인생붕어 만났다 자라로 착각한 47cm 혹부리
202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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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현장]


홍성 봉서지에서 인생붕어 만났다


자라로 착각한

47cm 혹부리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태흥 필드스탭



지난 5월 27일, 홍성 봉서지에서 대물 붕어가 잘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홍성으로 향했다. 오전에 봉서지 제방에 도착해 보니 맞바람이 강해 제방권은 포인트가 마땅치 않아 보였다. 출조 때마다 찾았던 상류로 올라가 보니 특급 포인트임에도 달랑 한 분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전날 도착해 하룻밤 낚시 했다고 하는데 단 한 번 목줄이 터지는 입질만 있었다고 한다.

주변을 살피니 배수 중이었고 수위는 이미 1m가량 낮아진 상황. 그 탓에 상류 1번 자리는 낚시가 불가능했다. 이곳은 산자락을 따라 4군데의 포인트가 있는데 낚시인들이 1~4번까지 순서대로 이름을 붙여 놓았다. 상류에서 모서리를 돌아가면 다시 서너 자리가 나오지만 저수지 규모로 볼 때 포인트가 너무 한정적인 게 봉서지의 단점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봉서지 전경.


필자의 대편성.


두 마리의 대물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사진상 왼쪽 고기가 필자가 올린 47cm 혹부리 붕어다.




5월 5일에는 52cm까지 낚였다는 소문

주변을 둘러본 후 필자는 4번 자리에 앉았고 동출한 친구 박희설은 3번 자리에 대를 폈다. 포인트에는 말풀이 가득했고 그 위에는 개구리밥이 붙어있었다. 물속 말풀 주변으로는 청태까지 잔뜩 붙어있어 어느 정도 ‘바닥 정리’가 필요했다.

찌 설 공간을 어느 정도 만들고 3.4칸부터 4.2칸까지 모두 11대를 편성했다. 수초를 걷어내며 찌를 세우다 보니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대편성을 마칠 수 있었다. 수심은 오른쪽이 1.5m, 왼쪽은 다소 깊어 2m 정도 나왔다. 찌 세우기가 쉽지 않아 미끼는 옥수수만 사용하기로 했다.

대편성을 마치고 주변을 살펴보니 그사이에도 배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도로변으로 나가 보니 저수지 옆 뽕나무에 달린 오디가 까맣게 익어 우리를 유혹하고 있었다. 매년 6월이면 이 오디를 따 먹는 재미도 참으로 쏠쏠하다.

다시 자리에 앉으니 물색이 너무 맑아서인지 낮에는 전혀 입질이 없었다.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낚시에 돌입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밤 8시40분쯤, 오른쪽 낚싯대의 찌가 살며시 솟아올랐다. 적시에 챔질하니 수초에 걸린 것인지, 아무런 감각도 없이 마치 자라가 걸린 것 마냥 뭔가 묵직한 것이 끌려 나왔다.

바로 그때 중간쯤 끌려 나오던 무언가가 물보라를 튀기며 정체를 드러냈다. 어마어마한 체구의 붕어였다. 크기에 비해 의외로 힘은 없어 그냥 수초 덩어리 끌려 나오듯 올라왔는데 그 무게가 너무나 힘겹게 느껴졌다.

뜰채에 담긴 붕어는 거의 5짜 붕어로 보였다. 등이 툭 튀어 오른 혹부리! 거대한 체구의 붕어라 한 손으로는 잡기 어려웠고, 두 손으로 잡아 계측자에 올리니 무려 47cm가 나왔다. 필자로서는 처음 만나는 대물 혹부리 붕어였다. 낚시를 40여 년 넘게 다녔지만 이런 괴물 붕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붕어를 너무나 쉽게 만나고 나니 은근히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대물터라면 5짜도 잡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 현지 낚시인이 찾아와 이번 봄에만 여러 수의 5짜 붕어가 나왔다며 지난 5월 5일에 올라온 52cm의 대물 혹부리 붕어 사진을 보여 주었다. 사진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씨알이었다. 하지만 첫 붕어가 나온 이후로는 더 이상의 입질이 없었고 결국 밤 11시경 침낭 속으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도로변에서 바라본 촬영팀의 포인트.


옆자리에 앉았던 낚시인이 낚아온 48.5cm 붕어.


취재일 올라온 대물 붕어들. 길이가 살림망 폭과 엇비슷하다.




소음, 진동 상황에서도 대물이 낚여 의아해

새벽 2시 무렵 옆자리에서 낚시하고 있던 박희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깜짝 놀라 일어나니 “찌 올라온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재빨리 텐트 문을 열었으나 이미 상황은 끝이 나 있었다. 허탈했지만 이왕 일어난 김에 새벽낚시를 이어 가기로 했다.

새벽 3시40분쯤 옆자리의 낚시인이 찾아왔다. ‘자신은 살림망이 없다’며 들고 온 붕어는 48.5cm짜리였다. 이 붕어 또한 씨알이 어마어마했다. 그 낚시인의 자리는 발밑에서 양수기가 돌아가 소음과 진동이 있는 곳임에도 대물 붕어가 올라왔다.

추가적인 새벽 입질을 기대해 보았지만 더 이상은 입질이 없었다. 그사이 배수가 이어지면서 15cm가량 수위가 내려가 있었다. 진동과 소음 그리고 배수의 악조건에서도 대물 붕어가 낚였다는 것은 기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가지게 만들었다.

낮에는 입질이 전혀 없었다. 그때 낮에 도착한 한 낚시인이 붕어를 구경하고 싶다며 찾아와 이참에 나도 다시 한 번 붕어를 구경했다. 밤에 보던 붕어와는 또 다른, 괴물 같은 풍체에 또 한 번 놀랐다. 48.5cm 낚았던 분이 사진 촬영을 고사하셔서 결국 나 혼자 두 마리를 모두 들고 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무거워 한동안 팔이 아파 죽는 줄 알았다.

입질이 없는 틈을 이용해 수초를 조금 더 걷어내고 포인트를 정리했다. 뿌리가 삭은 말풀이 떠오르며 바람에 밀리자 포인트를 덮어 버렸기 때문이다.

오후가 돼 간월호에서 낚시하던 김종선, 김길수 씨가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김종선 씨는 포인트가 마땅치 않아 대를 펴지 않았고 김길수 씨만 2번 자리에 대편성을 했다.



상류 펜션 앞 포인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불법 알박기 좌대.




예당지 유명세에 가렸던 비운의 대물터 봉서지

봉서지는 충남 홍성군 금마면 봉서리에 있는 만수면적 2만7천평의 준계곡형 저수지다. 상류 골이 두 개로 나뉜 Y자 형태이며 상류에 말풀이 가득 자라있다. 일부에는 뗏장수초와 부들이 약간 분포하고 있다. 중상류 연안으로는 부들은 없고 뗏장수초가 잘 분포되어 있다. 수초가 있는 지역은 대부분 청태가 너무 찌들어 찌 세우기가 쉽지 않다.

지금은 봉서지가 대물터로 유명하지만 과거에는 존재 자체를 모르는 낚시인이 많았다. 인근에 100만평이 넘는 예당지 그리고 천태리지(행정리지)가 버티고 있어 존재감이 적었다.

원래 봉서지는 잔챙이 붕어 성화에 낚시가 쉽지 않던 곳이 었으나 언제부턴가 배스가 유입되면서 터 센 대물터로 바뀌었다. 그리고 10여 년 전 봄 산란기에, 최상류에서 월척이 마릿수로 쏟아진 것이 낚시춘추에 소개되면서 본격적인 대물터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한동안 별다른 호황 소식이 없던 봉서지가 다시 대물 낚시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 일이다. 인터넷에 “봉서지에 다시 대물 붕어가 붙었다”는 소식이 뜨면서 평일에도 포인트 경쟁이 치열해졌다. 하지만 저수지 규모에 비해 포인트가 한정적이라 좀처럼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필자가 낚시했던 상류에 5자리, 상류 중간 지점의 4~5자리, 그리고 진입로에 있는 통나무펜션 앞에 3자리 정도가 있다. 제방 좌측 도로 아래에 몇 자리, 제방 우측 무넘기 부근에 몇 자리 등 저수지 전체를 통틀어 20여 명이 앉기에도 부족한 곳이다.

한편 봉서지는 사연도 많은 곳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제방 좌안 상류에 있던 돼지 축사에서 오염수가 흘러 들고 인근 홍성 추모공원에서 화장한 뼛가루를 저수지에 뿌린다는 소문이 있어 낚시인들이 선호하지 않던 곳이었다.

여기에 밤이 되면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축사에서 나오던 오염물이 차단되었고 화장한 뼛가루를 뿌린다는 것 또한 헛소문으로 알려지자 낚시인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

가깝게는 지난달 낚시 방송에 4짜 후반의 붕어가 낚였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지난해 낚시춘추 8월호에 47cm와 49.7cm의 대물 혹부리 붕어가 소개되며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물터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드론으로 촬영한 필자 일행의 낚시 자리.




추가로 올린 41cm가 잔챙이처럼 보였다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둘째 날 밤낚시를 준비했다. 대물 낚시를 좋아하지 않아 대편성을 하지 않았던 김종선 씨가 필자 자리에 잠시 낚시하겠다고 해 자리를 비워주었다. 그리고 필자는 김종선 씨 차로 가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한숨 자고 일어나 보니 새벽 2시였다. 포인트로 찾아가 김종선 씨와 교대 했다. 김종선 씨는 그사이 한 번의 입질이 있었지만 챔질이 늦어 놓쳤다고 말했다.

새벽낚시를 이어갔지만 이렇다 할 입질은 없었다. 다만 동이 터올 무렵 미끼를 갈아주기 위해 일어나 있을 때 찌 하나가 몸통까지 올라왔지만 이번에도 챔질이 늦어 놓치고 말았다. 채비를 확인해 보니 옥수수를 대부분 잘라 먹고 끝부분만 조금 남아 있었다.

둘째 날 밤도 아무 일 없이 지나고 말았다. 이날 주변에는 모두 6명이 있었는데 그 누구도 붕어를 만나지 못했다.

오후가 되자 48cm를 낚았던 옆자리 낚시인도 철수했고 그 자리를 친구 박희설이 옮겨가 자리를 잡았다. 김길수 씨도 하룻밤 낚시에 입질이 전혀 없었다며 철수했다. 비어 있는 그 자리를 다른 낚시인이 들어와 다시 대를 폈다.

해가 지기 전 바람이 터지며 말풀이 밀려오는 바람에 찌 세울 공간이 사라지는 등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나 밤이 깊어지자 바람도 잦아들었고 낚시 여건은 한결 좋아졌다. 하지만 이날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겨울 점퍼를 입고도 추위가 느껴질 정도였다.

밤 10시가 지날 즈음 오른쪽 2번 대의 찌가 살며시 솟아올랐다. 챔질에 성공하니 강하게 저항하며 쉽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한참을 버티던 녀석이 말풀을 감고 끌려 나와 뜰채에 무사히 담겼다. 이때 나온 붕어는 41cm의 4짜 붕어였지만 이미 47cm의 대물 붕어를 만난 이후라 잔챙이처럼 보였다.

휴식을 취한 후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낚시를 이어 갔지만 더 이상은 입질이 없었다. 다만 날이 밝아오던 새벽 5시 쯤 미끼를 갈아 주기 위해 일어나니 다른 찌 하나가 몸통까지 올라와 있었다. 뒤늦게 보고 챔질했으나 빈바늘만 날아왔다. 채비를 살펴보니 바늘 끝에 옥수수가 조금 남아 있었고 대부분을 잘라 먹은 상태였다. 친구 희설이가 앉았던 포인트에서는 37cm의 붕어가 한 수 나왔고 인근의 5명은 입질도 보지 못했다.

정리해 보면 우리가 들어가기 전부터 배수가 진행 중이었고 이날도 15~20cm의 배수가 이어졌다. 이대로 장마 전까지 배수가 이어진다면, 6월 중순경이면 우리가 낚시했던 곳은 물이 없어지고 하류 도로변으로 새로운 포인트가 형성된다.

이곳에서도 씨알 좋은 붕어와 혹부리 붕어가 낚인다고 알려져 있다.



친구 박희설의 포인트.

탐스럽게 열린 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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