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낚시]

상대마 니시츠야 본섬 갯바위에서 벵에돔낚시 도중 43cm 돌돔을 올린 우리들펜션 최용운 대표. 상대마도 본섬은 대부분 얕은 여밭이지만 의외로 굵은 돌돔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40cm에 달하는 벤자리를 보여주는 최용운 대표. 수온이 낮은 상황에서도 큰 벤자리들이 붙어 이채로웠다.
지난 4월 20일 상대마도 히타카츠를 찾았다. 출발 전부터 ‘최근 대마도 벵에돔 조황이 부진하다’는 소식은 들었으나 오히려 그 점이 더 취재 욕구를 상승시켰다. 산란을 마친 큰 벵에돔들은 깊은 바다로 빠졌겠지만 해창에 낚시해 보면 웬만큼의 조황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예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번에 찾은 상대마도 히타카츠 일대는 하대마도의 유명 포인트에 비해 손이 덜 탔고 붙박이 벵에돔 자원도 풍부한 터라 의외의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취재에는 하대마도 히타카츠 사스나에 있는 우리들펜션 최운용 대표가 동행에 나섰다. 우리들펜션은 흔히 말하는 도보낚시 전문 민숙으로, 패키지 출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낚시를 즐기고 싶어 하는 낚시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패키지 대비 30~40% 경비가 덜 드는 것이 장점. 그러나 비용도 비용이지만 출조지와 시간을 자유롭게 정해 움직이고 싶어 하는 개인 플레이어들이 주로 도보낚시 전문 민숙을 찾고 있다.

호수처럼 맑고 잔잔한 슈시만 풍경. 하대마도 아소만과 더불어 봄감성돔낚시 명소로 유명하다.

너울이 치는 니시츠야 갯바위에서 벵에돔을 공략 중인 최용운 대표.

취재 첫날 해창에 올린 벤자리와 돌돔. 벵에돔도 낚였으나 씨알과 마릿수 모두 부진했다.
벤자리는 여름고기? 저수온기에 더 굵게 낚여
첫날 민숙 도착 후 간단히 점심식사를 해결한 우리는 사스나마을에서 10분 거리에 떨어진 니시츠야 갯바위로 출조했다. 지난 겨울 시즌에 많은 양의 벵에돔을 배출한 곳으로 조황이 크게 떨어진 4월 중순 들어서는 출조 자체가 뜸했다고 한다. 과연 연중 최저 조황을 보일 시기인 4월 말에는 어떤 상황으로 달라져 있을 것인가!
오후 4시경 현장에 도착한 우리는 원투 찌낚시와 잠길낚시 등을 시도하며 벵에돔을 노렸다. 그러나 오후 6시가 될 때까지도 벵에돔 입질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오후 5시경 최운용 대표가 대물 긴꼬리벵에돔으로 착각하게 만든 43cm 돌돔을 걸어 한바탕 소동을 벌인 것 외에는 이렇다 할 큰 입질은 받을 수 없었다. 이후 나에게 해창 무렵 28, 32cm 벵에돔이 낚여 기대가 됐으나 이후로 연타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예상 못한 손맛 잔치가 벌어진 것은 전자찌로 교체한 직후였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완전히 넘어간 시점부터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왔는데 긴꼬리벵에돔으로 예상했던 고기는 의외의 벤자리였다. 작은 놈은 35cm, 큰 놈은 45cm에 달할 정도로 굵었다. 이 정도면 돗벤자리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씨알이었다.
저녁 7시부터 8시까지 약 1시간 동안 우리가 올린 벤자리는 10마리. 이중 몇 마리는 들어뽕 하다 놓친 터라 놓친 놈들까지 합하면 13마리 이상은 되는 마릿수였다.
일반적으로 벤자리는 장마철부터 얼굴을 비추는 여름고기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장마철은 커녕 수온이 연중 최저로 낮은 영등철의 끝자락에 벤자리 떼를 만나자 우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일부 낚시인들은 ‘해수온이 상승한 결과’라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지만 수온만으로는 이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 낚시 당일 수온은 장마철 수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았기 때문이었다. 즉 수온 변화로 인한 결과라기보다는 ‘(큰)벤자리 서식에 맞는 조류’가 대마도 해역에 형성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더불어 특이했던 점은 입질 수심이었다. 방금 해가 진 밤낚시임에도 거리에 관계없이 벤자리들이 모두 8m 정도의 깊은 수심에서 입질했다. 처음에는 제로찌 전유동, 투제로 잠길찌낚시 등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입질을 받지 못했다. 이후 최용운 대표가 2B 봉돌을 단 B찌 전유동으로 8m 이상의 깊은 수심을 노려 입질을 받아낸 직후 나도 채비를 교체해 연타를 받아낼 수 있었다.
4월 20일에 만난 돗벤자리떼, 8m 이상의 깊은 수심을 노려야만 받아낼 수 있었던 입질 등은 시간이 갈수록 변해가는 최근의 바다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방증하고 있었다.

취재 둘째 날 오후 슈시만에서 올린 5짜 감성돔들. 대마도 감성돔 특유의 거무튀튀한 체색이 인상적이다. 취재일 올라온 감성돔은 모두 수놈이었다.

슈시만 감성돔낚시 도중 첫수로 55cm급 참돔을 올린 기자.

감성돔을 히트한 최용운 대표. 굴껍질이 많은 슈시만에서는 마지막 처리에 주의해야 한다.
수심 10m에서 입질한 슈시만 봄감성돔
이튿날은 푹 자고 감성돔낚시에 나섰다. 대마도에서는 하대마도에 있는 아소만이 가장 유명한 봄감성돔낚시터로 알려져 있다면 상대마도에서는 슈시만의 명성이 높다. 규모는 아소만의 10분의 1 규모로 작지만 그에 못지않은 대물 봄 감성돔터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참고로 일본에는 감성돔 금어기가 없다)
우리들펜션에서 15분 정도 차를 타고 달려 슈시만 갯바위에 도착했다. 도로변에 주차하고 25m만 내려가면 바로 바다가 나오는 포인트였는데 연안에 석축을 다져 흙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한 곳이었다. 내려가는 길에 계단까지 조성한 것을 보니 한때는 산책로로도 사용됐던 것 같았다.
최용운 사장은 과거에 한두 번 정도 와봤지만 감성돔보다는 벵에돔을 노리러 왔었고, 생각보다 잘게 낚이는 벵에돔 씨알에 더 이상 이곳으로는 출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최용운 사장은 벵에돔낚시 마니아인 터라 감성돔낚시와 포인트 개발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았다.
아무튼 시기가 시기인지라 이 포인트에도 분명 대물 감성돔이 입성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첫 캐스팅에 큰 입질이 받혔다. 나는 5짜는 훨씬 넘는 감성돔으로 예상했으나 정작 올라온 녀석은 55cm급 참돔이었다. 이후 입질한 녀석은 30cm 남짓한 방어 새끼였으며 내만에서는 처음 낚는 다금바리 새끼까지 올라왔다.
처음 1시간 동안은 혼란이 왔다. 아소만의 경우 수심이 깊어지는 5~6m 수중턱을 노리는 것이 감성돔낚시의 정석이건만 이곳은 발밑부터 바로 깊어지는 급심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목표했던 감성돔은 안 낚이고 참돔, 방어 새끼, 다금바리 등이 낚이자, 감성돔 보다는 깊은 수심을 좋아하는 고기들이 주로 낚이는 포인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전날 통화한 대마도 낚시가이드 김동률 씨와의 통화가 떠올랐다. 내가 아소만의 감성돔 조황을 묻자 “아직 수온이 낮아서인지 아소만에서도 감성돔이 깊은 곳에서 뭅니다. 주로 12m 이상의 깊은 곳을 노려야 입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답했던 것. 그래서 수심을 10m 정도로 조절해 공략하려던 찰라, 최용운 사장이 갑작스러운 입질을 받자마자 목줄을 터트렸다. 멀리 30m가량 장타를 때려 10m 가까운 수심을 노린 결과였다.
이에 서둘러 같은 지점을 같은 수심으로 공략하자 감성돔이 걸려들었다. 첫 번째로 올라온 녀석은 48cm짜리. 이후 48~53cm급을 둘이서 2시간 동안 7마리나 올릴 수 있었다. 중간에 목줄이 터져 놓친 놈도 3마리나 됐다. 입질이 한창일 때 혹시나 싶어 찌밑 수심을 5~6m로 줄여 수중턱을 노려봤으나 그 수심대에서는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부산-대마도를 운항하는 노바호의 선실.

우리들펜션으로 가기 전 마트에 들러 구입한 먹거리들.

슈시만에서 올린 감성돔과 참돔 조과를 보여주는 최용운(왼쪽) 대표와 기자.
취재일 낚은 7마리의 감성돔은 모두 수컷
둘째 날 슈시만에서의 감성돔낚시 결과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몇 가지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는 수온이 낮은 봄에는 산란 감성돔(정확히는 포란 감성돔)이 10m 이상의 깊은 수심대에서 입질한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대마도 산란 감성돔은 5~6m의 수중턱을 노리는 것이 상식처럼 알려져 왔으나 적정 수온에 미치지 못한 시기에는 그보다 훨씬 깊은 곳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두 번째는 산란 적정 수온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는 포란 상태의 암컷보다는 수컷이 낚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취재일 우리가 올린 7마리의 감성돔은 모두 수컷이었는데 포란 상태의 암컷 감성돔은 훨씬 깊은 곳 또는 있어도 먹이활동을 왕성히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았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관점은 우리가 낚시한 포인트 유형이었다. 아소만과 같은 내만이지만 발 앞에서부터 급격히 깊어지는 급심 포인트인 만큼 평소 깊은 수심을 좋아하는 여름고기들이 주로 회유하는 것이 아닌가 예상됐다. 참돔, 방어새끼, 다금바리 새끼 같은 고기가 올라온 것이 대표적인 예였고, 감성돔도 깊은 수심에서 입질했다는 점에서 봄 포인트보다는 영등철 포인트에 더 가깝지 않을까라는 추측도 할 수 있었다.
특히 참돔으로 예상되는 큰 입질에 채비를 3방이나 터트린 것으로 보아 고부력 채비를 사용한 참돔낚시를 시도해볼 필요도 있어 보였다.
하대마도로 가는 뱃길보다 1시간 이상 가까운 상대마도. 그동안 상대마도는 벵에돔낚시와 돌돔낚시로만 유명세를 떨쳤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내만 감성돔낚시터로도 부족함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슈시만의 경우 히타카츠 시내에서 가깝고 감성돔은 물론 참돔도 더불어 노릴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새삼 발견할 수 있었던 취재길이었다.
문의 상대마도 히타카츠 우리들펜션 010-5515-5250

상대마도 사스나마을의 한적한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