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손태성의 유료터 탐방]
손태성 군계일학 회원. 레박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며 유료터와 자연지를 두루 출조하는 붕어낚시인이다
경기도 포천 왕방산 자락에 위치한 초원낚시터는 꾼들 사이에서 ‘깊은 수심과 맑은 물’의 대명사로 통한다. 수면적 1만평 규모인 이곳은 1969년 준공 이후 주변 오염원 없이 1급 계곡수 만을 담아왔다. 수려한 풍광은 물론 발밑에서부터 수직으로 떨어지는 깊은 수심이 주는 긴장감은 초원낚시터만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이다.
상류권에 있는 1~2인용 방갈로. 사진상 우측이 최상류 새물 유입구이며, 봄철 산란기와 비오는 날에 특급 포인트가 된다.
최기묵 씨가 아침에 낚아 올린 튼실한 향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40cm에 육박하는 대물 향붕어의 자태. 5짜 이상급도 종종 낚이곤 한다.
향붕어 1톤 ‘폭탄 방류’ 소식에 비바람 뚫고 출조
출조일인 5월 3일은 종일 비바람이 예보된 좋지 못한 기상이었다. 하지만 필자는 망설임 없이 포천으로 향했다. 전날 1톤의 향붕어가 방류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비가 예보된 상황에서 대량 방류가 겹쳤다면 포인트는 단연 상류권이다. 상류권 일부 자리는 3m 이내로 다른 곳에 비해 수심이 얕은 편. 필자는 바로 이 수심대를 공략 포인트로 잡았다. 이번 출조는 오랜만에 붕어낚시를 함께한 최기묵(닉네임 포천젊은조사) 씨와의 동행이었다. 우리는 상류 2인 방갈로에 자리를 잡고 대를 폈다.
첫 입질부터 원줄이 팅~
이날 필자는 2.5칸 외대를, 최기묵 씨는 2.9칸 대를 주력으로 편성했다.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초원낚시터 향붕어의 매운 손맛이 전해졌다. 특히 최기묵 씨는 첫 입질을 받자마자 낚싯대를 제대로 세워보지도 못한 채 원줄이 터져나가는 경험을 했다. 예상치 못한 강력한 힘에 당황한 것도 잠시, 곧장 채비를 정비하고 낚시를 이어갔다. 그리고 강력한 힘의 향붕어를 낚고는 이렇게 말했다.
“역시 초원낚시터 향붕어는 사이즈도 좋고 힘도 최고네요.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재미있는 낚시를 합니다!”
맑은 물속에서 단련된 향붕어 특유의 당길 힘은 꾼의 팔목을 기분 좋게 압박했고, 비바람을 뚫고 온 보람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수면으로 끌려나온 향붕어. 커다란 몸통만 봐도 힘이 느껴진다.
어분당고에 새우 분말 첨가제인 슈퍼아미를 섞어 집어 겸 미끼로 사용했다.
노리텐 펠렛에 슈퍼아미, 딸기 물약을 섞어 미끼 전용으로 사용했다.
최기묵 씨와 필자의 조과. 둘이 합쳐 98마리를 낚았다. 최기묵 씨는 다음날 팔과 어깨가 아팠다고 한다.
예민한 입질 ‘노리텐 펠렛’과 ‘물성 조절’로 극복
비바람으로 기온과 수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붕어의 활성까지 예민해진 상황이었다. 찌올림 또한 시원스럽기보다는 한두 마디 정도로 짧았다. 하지만 노리텐 펠렛 미끼를 먹고 올라오는 입질은 비록 한 마디일지라도 묵직하게 솟구쳐 챔질 타이밍 잡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집어 겸 미끼로 사용한 어분당고에도 붕어들이 자주 반응했다. 다만 평소보다 예민한 상태를 고려해 어분당고에 물성을 더 주어 작고 찰지게 다는 것이 확실히 유리했다. 저수온 상황에서는 미끼 크기보다는 이물감을 줄여주는 부드러운 물성 조절이 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고가의 낚싯대를 단숨에 뺏어간 괴력에 깜놀
다시 강조하지만 초원낚시터의 가장 큰 특징은 수심이다. 상류권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3m를 훌쩍 넘고 중하류권은 5m 이상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1m 이상의 장찌를 사용하는 마니아들도 이곳을 즐겨 찾는다. 필자 역시 이날 초원 향붕어의 힘을 실감하다 못해 아찔한 경험을 했다. 오후 5시경 이미 30마리를 넘어서며 조황이 절정에 달했을 무렵, 잠시 방심한 사이 붕어가 낚싯대를 차고 나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필자가 아끼던 고가의 낚싯대, 그리고 정성을 들인 채비가 순식간에 수중으로 사라진 허망한 순간이었다. 비바람 속이라 회수는 엄두도 못 내고 그저 돌아다니는 전자찌 불빛만 쳐다보는 상황. 꾼에게 분신과도 같은 장비를 잃은 마음은 굵은 빗줄기보다 무거웠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기적이 일어났다. 관리실을 찾으니 필자의 낚싯대와 찌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게 아닌가. 한 단골 조사님이 밤사이 필자의 장비를 건져 관리실에 맡겨준 덕분이었다. 소중한 장비를 되찾은 기쁨에 아침에 그분을 만나 감사 인사와 함께 아끼던 찌를 선물했다. 이 에피소드 하나 만으로도 초원낚시터 향붕어의 괴력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할 듯싶다.

동출한 최기묵 씨가 씨알 좋고 당길힘 강한 향붕어를 랜딩하고 있다.

향붕어가 끌고 갔던 낚싯대를 간신히 찾았다.

낚시터 식당에서 저녁식사로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향붕어가 차고 나간 낚싯대. 대물이 많은 초원낚시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필자가 올린 마릿수. 밤사이 낚싯대를 빼앗긴 이후 흐름이 꺾였다.
누구나 대물 만나는 게 오영길 대표의 목표
초원낚시터 오영길 대표의 운영 철학은 명확했다. ‘누구나 진한 손맛을 볼 수 있는 낚시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물 향붕어만 고집하며 꾸준한 방류를 이어가고 있다. 시설 역시 꾼들의 편의에 집중했다. 특히 가족이나 동료와 함께 찾는 조사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화장실은 모두 깔끔한 수세식이다. 낚시터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노지 20석을 비롯 에어컨 등 편의시설이 완비된 1, 2인용 방갈로가 90석에 달하며, 4인 방갈로도 12동이 마련되어 있다. 방갈로는 1인용 5만원, 2인용 10만원. 4인 방갈로는 옵션에 따라 7~20만원이다. 노지 입어료는 4만원이지만 살림망은 펴되 고기를 가져가지 않는 조사에게는 3만원으로 할인해주는 합리적인 운영도 돋보인다.
왕방산의 푸른 정기와 1급 계곡수가 만나는 초원낚시터는 풍광과 손맛을 동시에 추구하는 조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명소다. 맑은 물속에서 단련된 향붕어의 강력한 뒷심과 밤새 이어지는 시원한 찌 올림을 경험하고 싶다면 서둘러 초원낚시터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문의 031-535-4800, 경기도 포천시 자작로3길 85
비 온 뒤라 그런지 상류권에서 오전 시간에 폭발적인 조황을 보였다.

2인 방갈로의 내부. 1~2인 방갈로의 실내 공간(특히 좌, 우 폭)은 국내 최고를 자랑한다.

4인 방갈로의 실내. 냉장고, TV, 에어컨 등이 갖추어져 있다.
제방권 깊은 수심에 배치한 1~2인용 방갈로. 가장 깊은 곳은 5m가 약간 넘는다.
좌측이 제방권이며 사진상 정면으로 해가 넘어간다. 우측 노지에 텐트형 20석짜리 부교가 보인다.
[피싱 가이드]
비바람이나 배수 등의 영향으로 입질이 약할 때는 이물감 없는 떡밥이 유리하다. 이때는 가급적 작고 찰지게 다는 게 좋다. 가끔씩 5짜 이상의 향붕어가 낚이므로 채비는 튼튼하게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