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지난 4월 9일 출조 마지막날 제주도 한경면 신창리 해안 갯바위에서 넙치농어를 노리고 있는 취재팀. 파도가 높게 치는 날이라 넙치농어를 여러마리 낚을 수 있었다.
찬바람이 따듯하게 바뀌는 봄이다. 그러나 아직 바다의 수온은 차다. 이맘때 연안에서 무늬오징어와 넙치농어가 호황을 보이는 제주도 역시 연안 수온은 16도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수온이 아직 차지만 지금이 대물을 노리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낮은 수온 덕분에 잔챙이는 적고 대물이 많기 때문이다.
파도 낮은 날엔 영락없이 입질 무
지난 3월 중순에 퓨어피싱코리아로부터 촬영 제의가 들어왔다. 작년에 빅게임 홍보영상을 촬영 후 추가로 영상을 만들자는 내용이었다. 대상어는 어떤 것이 좋을까 의논한 끝에 제주도 넙치농어로 결정했다. 넙치농어낚시 현장 촬영은 여러 가지 요건으로 인해 영상을 찍기 쉽지 않기에 노련한 PD가 필요했다. 그래서 FTV 출신으로 낚시영상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레종팩토리 이성호 감독께 의뢰했다.
4월 7일 오전 6시, 루어테크 이종수, 김도윤 회원, 이성호 PD와 김포에서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들려 낚시복으로 갈아입고 제주도 서쪽에 있는 포인트로 향했다.

이번 취재를 함께한 루어테크 회원들. 좌측부터 김도윤, 이종수, 필자.

이종수 씨가 씨알 굵은 무늬오징어를 낚았다.

퓨어피싱코리아 영상 촬영을 위해 함께한 필자(좌)와 레종팩토리 이성호 감독.

김도윤 씨가 넙치농어를 올리자 이종수 씨가 그립으로 잡아내고 있다.
처음 간 곳은 서귀포 대정읍 신도리에 있는 신도포구. 고블린 123F(ver.2) 미노우로 채비한 후 포인트로 진입. 이곳은 포구 옆으로 갯바위가 넓게 펼쳐서 항상 포말이 일어 넙치농어가 잘 낚이는 곳이지만 입질을 받지 못했다.
제주시 한경면에 있는 신창포구로 이동했으나 역시 입질 무. 바람이 적당히 불었지만 파도가 생각보다 약해서 넙치농어가 붙을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은 듯했다.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니 거의 ‘장판’일 정도로 바다가 잔잔한 곳도 있었으니 넙치농어가 입질하지 않을 만했다. 첫날은 일찍 철수해서 휴식을 취했고 다음날을 기약하기로 했다.
서귀포 표선에서 50cm 넙치농어로 첫수
다음날은 제주도 서귀포의 남쪽 포인트로 나갔다. 남원읍과 이어지는 표선면 일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아침 일찍 포인트로 진입했으나 일출 무렵에는 입질이 없었고 표선면 세화리에 있는 가마수산 아래 갯바위에서 내가 50cm 넙치농어를 첫수로 올렸다. 50cm라고는 해도 넙치농어치고는 씨알이 잘아 바로 방생.
그 후로 바람이 거세지고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폭풍으로 바뀌어 더 이상 낚시를 진행할 수 없었다. 사실 낚시야 바람을 피해 이어갈 수 있지만 촬영이 안 되니 낚시를 해도 의미가 없을 거 같아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숙소가 있는 제주시에 와서는 이종수 씨가 짬낚시를 해 무늬오징어로 손맛을 보기도 했고 자잘한 록피시도 낚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목적한 넙치농어가 아니라 아쉬울 따름이었다.

서귀포 표선면 가마수산에서 첫 넙치농어를 낚은 필자.

이번 취재에서 주력으로 사용한 루어테크 고블린123F ver.2.

촬영 마지막날에 신도포구에서 낚은 넙치농어 3마리. 씨알이 50~60cm로 굵지 않다.

혼자서 넙치농어 3마리를 낚은 이종수 씨.
포말지대 생기자 낮에도 입질 러시
촬영 마지막 날은 분위기가 달랐다. 어제 불었던 거센 폭풍우가 잠잠해졌고 바람은 불지 않았지만 일명 뒷너울이 남아 있는 환상적인 조건이 만들어졌다. 넙치농어는 갯바위 얕은 곳으로 접근해 멸치나 숭어 등을 숨어서 사냥하는데 물색이 맑으면 연안 가까이 진입하지 않으며 포말이 넓게 형성되어 자신이 쉽게 노출되지 않을 때 접근한다. 그래서 포말이 중요하다.
우리는 최종적으로 신도포구에서 승부를 보기로 결정. 첫날과 달리 적당히 포말이 이는 곳을 찾아 캐스팅하니 50cm 내외의 넙치농어가 입질하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신도포구에서 50cm 넙치농어를 올렸고 김도윤 씨가 연이어 3마리를 히트, 시원한 바늘털이를 만끽하며 랜딩에 성공했다.
이종수 씨는 신창해안도로에서 60cm 넙치농어를 한 마리 추가했으며 김도윤 씨도 두 마리 더 낚을 수 있었다. 낚은 것은 모두 넙치농어였고 일반 농어는 한 마리도 없었다. 첫날과 같은 포인트를 노렸는데 불과 하루 사이에 이렇게 조과가 달라지는 것을 보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우리는 80cm가 넘는 대형 넙치농어를 노리고 마지막으로 해질녘을 노렸으나 오전과 비슷한 씨알이 낚일 뿐 큰 녀석은 입질하지 않았다. 넙치농어가 워낙 신출귀몰한 탓도 있겠으나 곧 산란을 앞두고 있는 넙치농어의 이동 패턴(깊은 곳과 얕은 곳을 수시로 드나든다)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 넙치농어의 피크 시즌은 4~5월이다. 많은 낚시인들이 한겨울에 넙치농어가 잘 낚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12월 초에 마릿수 조과를 보이다 기상이 나쁜 1~3월에는 낚시할 수 있는 날도 적지만 조과도 좋지 않다. 오히려 남풍이 불어 자연스럽게 포말지대가 형성되는 4~5월에 낚시하기 좋고 이번 취재처럼 낮에도 쉽게 넙치농어를 만날 수 있다. 단, 대형 넙치농어는 제주도 부속섬인 지귀도나 차귀도 등지를 노리는 것도 좋고 낚시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유명한 포인트보다는 인적이 드문 생자리를 노리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손을 탄 자리’에는 넙치농어가 잘 붙지 않는데, 이런 점을 감안해 포인트를 선정한다면 우리보다 더 나은 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문의 일산 루어테크 010-3685-6892

2박3일 제주도 넙치농어 촬영을 함께한 일행들. 좌측부터 김도윤, 필자, 이성호 감독, 이종수 씨.

이종수 씨가 신도포구에서 낚은 넙치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김도윤 씨가 60cm급 넙치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신도포구에서 넙치농어를 히트해 손맛을 즐기고 있는 김도윤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