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지난 3월 20일, 거제 안경섬에 도착해 부시리 폽핑을 즐기고 있는 취재팀. 앞에서부터 문진구, 신재호(래퍼마닷), 임인빈 씨.
3월 중순이면 남해 먼바다 홍도, 안경섬, 거문도, 여서도 등지에서 부시리 빅게임이 시작된다. 산란을 준비하는 부시리가 많은 양의 먹잇감을 섭취하기 때문에 입질 확률이 높고 급격하게 체중을 불려 ‘기록어’를 낚을 수도 있다.
지난 3월 20일 오전 5시, 일산 루어테크 이택근 대표와 유명 래퍼 신재호(마닷, 현재 유튜브 입질왓따 운영), 임인빈(임빠따피싱 대표), 문진구 그리고 문진구 씨 부친과 거제 구조라항에서 뉴대송호를 타고 안경섬 부시리 빅게임을 나갔다. 목적은 단 하나. 캐스팅 게임으로 130cm 오버 부시리를 낚는 것이다. 부시리의 활성이 낮아 바닥층에서 입질할 경우를 대비해 지깅 장비도 준비했다.
임인빈 씨가 거제 안경섬에서 낚은 70cm 부시리를 보여주고 있다. 뒤에서 익살스런 표정을 짓는 사람은 래퍼 마닷(신태호 씨).
신재호 씨의 폽퍼 캐스팅. 래퍼 마닷으로 유명한 그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고향에서 청새치, 참다랑어, 황다랑어 등 다양한 어종을 낚은 전문 빅게이머다. 현재 서울에서 음악 작업을 하는 동시에 유튜브 ‘입질왔다’를 운영하고 있다.
거제 안경섬 남여도 주변으로 부시리를 노린 낚싯배들이 몰려 있다.
부시리 입질이 없어 타이라바를 시도해 씨알 굵은 참돔을 낚은 임인빈 씨.
기자가 사용한 빅게임 장비. 엔에스 보카S 폽핑 S-84 로드에 오쿠마 14000번 스피닝릴, 합사 8호, 쇼크리더 150lb.
이택근 대표의 빅게임 장비. 펜 슬래머 캐스팅 SLCS-83XH 로드에 펜 어솔리티 스피닝릴, 합사 8호, 쇼크리더 200lb.
전동릴 지깅에도 입질이 없어?
구조라항에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거제 안경섬(남여도). 나는 빅게임 전용대인 엔에스 보카S 폽핑 S-84 로드에 오쿠마 14000번 스피닝릴, 합사 8호, 쇼크리더 150lb를 준비했다. 이택근 대표는 펜 슬래머 캐스팅 SLCS-83XH 로드에 펜 어솔리티 스피닝릴, 합사 8호, 쇼크리더 200lb를 사용했다. 예전에는 빅게임 낚시인들이 고가의 수입 용품을 즐겨 썼지만 최근에는 ‘가성비’ 높은 국산품이나 가격이 합리적인(?) 수입품도 즐겨 쓰고 있다.
함께 출조한 신재호, 임인빈, 문진구 씨도 폽핑 장비와 지깅 장비를 동시에 준비했으며 문진구 씨의 부친은 전동릴 지깅을 시작했다. 액션이 빠른 전동릴 지깅에 가장 먼저 입질이 올 것이라 예상했으나 생각과 달랐다. 폽핑에는 전혀 반응이 없었고 지깅에 가끔 자잘한 방어가 올라왔다.
부시리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임인빈 씨가 타이라바도 시도했지만 올라온 것은 쏨뱅이뿐. 수온, 조류, 물색 등이 모두 좋았으나 이상하리만치 부시리의 반응이 없었다.
마력(?)의 반짝이 비닐 미끼
오전 들물을 허무하게 보내고 오전 10시에 일찍 점심을 먹었다. 아침에 낚은 방어를 손질해 회를 곁들였는데 씨알이 잘아도 맛이 좋았다. 방어로 마릿수 조과를 올려도 ‘본전은 건지겠다’ 생각했는데 오후에는 방어마저 입질하지 않았다.
정오가 지나 썰물이 시작하자 거센 조류가 안경섬을 휘감아 돌았다. 폽핑에 반드시 찬스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신재호 씨가 열심히 캐스팅했지만 폽퍼를 따라올 뿐 끝내 덮치지 않았다.
상황이 좋지 않자 보다 못한 뉴대송호 지복수 선장의 아들이 어부용 ‘반짝이 비닐 어피 채비’를 꺼내 부시리낚시에 도전했다. 일반 어피 외줄 채비보다는 바늘도, 반짝이 비닐도 몇 배 더 큰 형태라고 보면 된다. 최근 제주도 어부들이 부시리와 방어를 낚을 때 많이 쓰는 채비다. 이런 ‘허접한’ 채비에 부시리가 입질할까 싶었지만 의외로 반응이 아주 빨랐다. 60~70cm 부시리를 연달아 올렸는데 보다 못한 신재호 씨가 폽핑 장비를 내려놓고 어부용 채비로 바꾸었다. 그러자 금세 부시리가 입질했다.

취재 당일 부시리에게 잘 먹힌 반짝이 비닐. 제주도에서 즐겨 쓰는 어구로 갈치를 형상화 한 것이다.

외줄낚시에 올라온 부시리.

방어를 손질해 점심을 먹었다.

문진구 씨가 회뜨는 모습을 촬영 중인 신재호 씨.
썰물이 시작하자 안경섬 주변으로 급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거제 구조라에서 안경섬으로 빅게임 출조를 나가는 유대송호.
빠른 액션 고집보단 느린 액션도 병행해야
마음만 먹으면 반짝이 비닐로 부시리를 마구 낚을 수 있었겠지만 한계 씨알이 70cm 내외라 저녁에 먹을 양만 낚고 그 낚시는 그만두었다. 그 후에도 폽핑과 지깅에 반응이 없자 김부식 씨에게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물었다.
그는 “작은 갈치가 부시리의 미끼가 되는 것은 지깅이나 반짝이나 동일합니다. 하지만 이맘때 부시리는 빠른 액션에 잘 반응하지 않고 느리고 리드미컬한 액션에 반응합니다. 그래서 외줄낚시 고패질에 더 바른 반응을 보입니다. 그래서 지깅을 할 때는 수직으로 가라앉는 지그가 아닌 좌우로 크게 지그재그를 그리며 하강하는 액션이 유리하며 빠른 전동릴 액션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빠른 액션에 부시리가 입질하지 않는다면 지그를 교체해 슬로우 피치 혹은 슬로우 저킹 액션을 했어야 했는데 스피드 위주로 계속 액션을 주니 입질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오후 5시까지 안경섬을 계속 돌았지만 폽핑과 지깅으로는 한두 마리를 낚은 것이 고작이며 나머지 부시리는 모두 반짝이 비닐로 낚았다. 그야말로 비닐 조각에 참패를 당한 것이다. 하지만 입질이 없으면 액션 스피드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것은 다행이었다.
4월 초 현재 안경섬 부시리는 꾸준한 호황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빅게이머들이 원하는 폭발적인 ‘한방’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 조과를 더 지켜봐야 하겠다.
출조문의 거제 구조라 뉴대송호 010-4586-1103
임인빈 씨가 반짝이 비닐로 낚은 부시리를 보여주고 있다.

전동릴 지깅을 하다가 쏨뱅이를 낚은 문진구 씨의 부친.
철수 때 촬영한 부시리 조과. 대부분 반짝이 비닐로 낚은 것이다.
취재 당일 가장 씨알이 굵은 부시리를 들고 촬영한 이택근 대표.
취재를 함께한 낚시인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문진구, 임인빈, 신재호, 이택근, 문진구 씨의 부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