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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 태클의 기원 (41회) 스러지는 릴의 명가 – 스웨덴 ABU 100주년과 공장 폐쇄
202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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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 태클의 기원 (41회)


스러지는 릴의 명가 – 스웨덴 ABU 100주년과 공장 폐쇄


조홍식

편집위원, 이학박사. 「루어낚시 첫걸음」, 「루어낚시 100문1000답」 저자. 유튜브 조박사의 피싱랩 진행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낚시책을 썼다. 중학교 시절 서울릴 출조를 따라나서며 루어낚시에 깊이 빠져들었다. 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지깅 보급과 바다루어낚시 개척에 앞장섰다. 지금은 미지의 물고기를 찾아 세계 각국을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 세계 낚시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릴 브랜드를 하나 들어보라고 말한다면, 현시점에서는 아마도 일본제 브랜드 중의 하나일 확률이 높지만, 조금만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유럽제 릴 메이커 중 하나를 들 것으로 확신한다. 그중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스웨덴의 ABU를 빼놓을 수가 없다. 거의 사라져버린 여러 유럽제 릴 브랜드 중에서 그나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 바로 스웨덴의 ABU였다.




ABU Ambassadeur 5000. 초기모델과 같은 형태의 모델이다. 1962년 제품 추정.




1921년, 스웨덴의 한 시계공장 공장장이었던 칼 아우구스트 보르그스트롬(Carl-August Borgström)이 아들인 이에테(Göte Borgström)와 함께 연어 낚시터로 유명한 모럼(Mörrum)강 부근 스뱅그스타(Svängsta) 지역에 새로이 창업한 회사가 바로 ABU(AB Urfabriken)였다.

ABU라는 명칭의 유래에는 2가지 설이 있는데, 앞 두 글자 AB가 창업자의 이름 첫머리 글자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Aktiebolag(스웨덴어로 주식회사라는 뜻)의 줄임말이라는 설도 있다. 마지막 글자 U는 Urfabriken, 스웨덴어로 시계공장이라는 뜻이다.

애초에 ABU는 회중시계, 계수기, 택시미터 등을 제조하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주요 생산품이던 택시미터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당시 2대 사장이었던 이에테가 낚시 취미를 사업과 연결, 낚시용 릴 제조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고 한다. 정밀기계 생산의 경험을 살려 1941년에 처음 개발한 릴이 ‘레코드(RECORD)’라는 이름의 베이트캐스팅릴인데, ABU의 릴은 스칸디나비아에서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부품의 정밀성과 우수한 성능으로 정평이 났다. 1951년부터는 공식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아 스웨덴 왕실 납품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생산제품 모두에 왕실 문장이 로고로 사용되어 오고 있다.

처음 제조된 레코드 릴은 몇 년 후, ‘앰배서더(AMBASSADEUR)’라는 이름의 릴로 진화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수출되는 인기 상품이 되는데, 이 릴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1952년에 세계최초로 ‘원심(遠心) 브레이크’를 발명, 릴에 설치한 덕분이었다. 당시까지의 베이트캐스팅릴은 캐스팅할 때 회전하는 스풀의 회전 관성을 제어하는 기술이 없던 시절로 사용자가 손으로 직접 마찰을 주는 방법 이외에는 그렇다 할 수단이 없어 미숙련자가 캐스팅하는 경우 당연히 백래시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ABU의 빨간색 ‘Record Ambassadeur 5000’ 모델은 완전한 프리스풀 기능과 자동적인 원심 브레이크 기능을 통해 캐스팅이 쉬워지고 여기에 더해 스웨덴의 강철 공업이 세계 최고란 당시의 여론도 한몫하면서, 이후 30년 정도 앰배서더라는 이름은 최고급 베이트캐스팅릴의 대명사가 되었다.



스웨덴 Blekinge Svängsta에 위치한 ABU 공장 전경. 2025년에 폐쇄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ABU의 주요 생산품이었던 택시미터. ABU 박물관 전시품 중 일부다.(Taximeters made by ABU by Entheta, wiki CC BY)


1950년대 Svängsta 공장의 Ambassadeur 릴 제조 공정 사진. (ABU 100주년 기념 홍보자료 발췌)




원심 브레이크 발명과 ABU 앰배서더 릴


ABU는 급성장을 거듭해 베이트캐스팅릴만이 아니라 스피닝릴, 클로즈드페이스릴을 순차적으로 만들었고 릴만이 아니라 로드, 루어, 각종 액세서리를 생산, 세계에 판매하는 대형 종합조구업체가 되었다.

낚시도구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ABU의 제품은 미국의 종합조구업체인 가르시아(Garcia)가 1950년대부터 미국 내 판매권을 획득, 수입 판매하고 있었다. 1979년에 가르시아가 방만한 경영으로 도산하자 ABU는 직접 가르시아를 매수합병하여 1983년에 ABU가르시아(ABU Garcia)가 되었다. 결국, 본사가 스웨덴이 아니라 미국으로 옮겨온 형상이 되었다.

마침 이 시기, 1980년대 초반, 일본제 베이트캐스팅릴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그때까지 세계 최고의 릴은 스웨덴 ABU였지만 시대는 바뀌고 역전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ABU가르시아는 릴 디자인 혁신, 제3국을 통한 제조국 다변화 등 대응에 나섰다. 한편으로 스웨덴 국내의 스뱅그스타에 위치한 공장의 가동도 계속했다. ABU의 뿌리라고 말할 수 있는 이 공장에서 전통을 이어가는 클래식 모델의 생산을 멈추지는 않았다.

세월이 흘러 1995년에 ABU가르시아는 퓨어피싱(Purefishing)이라는 기업에 매수되어 대기업 소속의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지만, 그 와중에도 스웨덴 공장에서 클래식 모델의 생산은 지속했다. 2021년에는 창업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품 앰배서더 릴과 루어, 액세서리가 생산된 적이 있었다.

창업 100주년을 넘긴 낚시도구업체는 얼마나 있을까? 1920년대 이전에 창업해 아직 살아남아 있어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라면? 유럽, 미국, 일본을 통틀어도 몇몇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바로 1년 전, 2025년에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ABU의 뿌리인 스웨덴 스뱅그스타의 공장이 폐쇄된다는 소식이었다. 창업 100주년이 지났지만, 이제 스웨덴 제조 제품이 없어지면 ABU가르시아의 정통성은 사라진다는 의미였다.




1951년부터 모든 ABU 제품에 부착되기 시작한 스웨덴 왕실 문장.


1952년에 세계최초로 발명된 원심 브레이크. 베이크라이트 블록을 이용하는 2점식 구조다.


2021년에 생산된 ABU 100주년 기념 한정판 Ambassadeur CDL 릴 세트.




정통성을 잃은 창업 100주년 이후


기업의 관점에서 이익이 없는 자회사 공장의 폐쇄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낚시인 개인으로서는 아쉬움이 크다. 일본제 아니면 중국제가 대부분인 다양성이 사라진 낚시도구 시장에서 그나마 남아있던 유럽 브랜드가 종지부를 찍고 또다시 이름만이 남게 된 것이 아닌가.

ABU 릴의 동호인이 많은 일본에서는 회사에서 낚시점에 대해 본사 공장 폐쇄예정으로 추후 클래식 모델 A/S 부품공급이 불가하다는 통보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 소식은 SNS를 통해 클래식 모델 앰배서더 릴 사용자에게 널리 퍼졌고 또한, 스뱅그스타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 모델을 소량 수입했다거나 최후의 생산품을 예약하라든가 하는 낚시점의 광고성 정보도 나타났다.

스뱅그스타의 공장 폐쇄 직전에 최후로 딱 100대의 ‘ABU 앰배서더 6500CDL 스뱅그스타 에디션(Svängsta Edition)’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한정판 모델을 구했다는 스웨덴 낚시인의 기념사진이나 재판매한다는 광고도 인터넷에 가끔 보인다. 원래 ABU 앰배서더 릴은 릴풋 뒷면에 제조 일자를 알 수 있는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는데, 이 최후의 기념 모델은 일련번호 대신 ‘001~100/100’ 이런 식의 번호가 새겨 있는 모양이다.

어떻든 이제 ABU는 스웨덴과 관련 없는 브랜드가 됐다. 물론 ABU가르시아 브랜드가 없어진 것이 아니므로 다양한 모델의 릴과 로드 등은 계속 생산 판매될 것으로 기대한다. ABU 제품의 뿌리였던 유럽제, ‘스웨덴제’ 앰배서더 릴이 사라진 것이 아쉬울 뿐.



2025년 Svängsta 공장 폐쇄에 앞서 나타난 일본의 낚시점 광고. 본사 공장 한정 모델, 최후의 상품이라며 홍보하고 있다.


Svängsta 공장에서 최후로 100대만 생산했다는 ABU Ambassadeur 6500CDL Svängsta Edition 1925-2025. (trade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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