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 직구도에서 인생 3번째 6짜
붕장어고랑 높은자리에서 62cm 올렸다!
정충화 정충화피싱클럽 대표, FTV 선굵은낚시 진행자

추자도 붕장어고랑에서 올린 62cm 감성돔을 자랑하는 필자. 필자가 올린 3마리째 6짜 감성돔이다.
추자도는 내가 20년 전부터 다닌 곳으로 42개의 섬 중 내려 보지 않은 섬이 없을 정도이며 민박집 주인은 물론 마을 주민들까지 두루 친한 곳이다. 겨울에는 거의 추자도에 살다시피 하는데 와이프보다 민박집 사장님을 더 자주 볼 정도다.
최근의 추자도는 유난히 수온이 높아 초등철이 길어지는 느낌이다. 1월 하순까지도 수온이 13~14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출조 때마다 마릿수 손맛을 볼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2월에 접어들자 잦은 주의보와 한파로 인해 수온이 급락했다. 평균 수온이 9~10도까지 떨어지면서 대부분 출조객들이 빈손으로 철수하는 일이 흔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변함에 따라 이제부터는 감성돔이 다소 깊고 수온이 안정된 곳에 은신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좀 더 멀고 깊은 곳 특히 본류대를 직공해야 입질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살림통보다 큰 62cm 감성돔의 위용.
3.5호 목줄 터진 후 4호로 교체
2월 13일, 명절을 앞두고 변함없이 추자도를 찾았다. 물때는 4물(추자도 물때로는 3물). 추자도 겨울 감성돔낚시 물때로는 다소 약한 시기였다. 이럴 때는 사리물때에는 낚시가 불가능했던 조류가 센 포인트를 찾아들어가면 된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곳은 직구도 붕장어고랑이었다.
날이 밝고 아침 시간이 지나 만조 무렵인 10시가 되자 기다리던 초썰물 조류가 형성됐다. 들물 시간에 다른 낚시인들에게 연락해보았으나 들물에는 별다른 입질을 받지 못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참고로 붕장어고랑은 지대가 높아 고기를 걸면 아래에 있는 사람이 대신 뜰채를 대주는 것이 안전하다.
‘썰물이 시작되면 내려오는 물에 큰 녀석이 문다’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채비를 본류의 상단에 던진 후 채비와 밑밥을 투척해 본류를 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방 30m 지점의 큰 수중여 인근에서 스멀스멀 구멍찌가 잠기기 시작했다. 밑걸림과는 다른 분명한 입질이었다. 그러나 챔질과 동시에 감당할 수 없는 힘을 자랑하던 녀석은 무참히도 3.5호 목줄을 끊고 달아나버렸다. 허무했다.
목줄을 4호로 바꿔 낚시를 이어나갔다. 생각보다 썰물이 약해 밑걸림이 잦았다. 그렇게 한 두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중썰물이 되자 좌측의 전갱이 코지 즉 본 붕장어 쪽에서 썰물이 묵직하게 내려오기 시작했다. ‘기회는 이때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류가 강한만큼 더 멀리, 반대편으로 밑밥과 채비를 던져 넣고 채비를 안착시키려 노력했다. 조류가 묵직하고 강해 밑밥이 한도 끝도 없이 떠내려가는 상황. 실제 수심은 가까운 곳이 13m, 먼 곳은 15m였으나 나는 채비가 날리는 것까지 감안해 18m의 수심을 주고 100m 이상까지도 채비를 흘렸다.
그렇게 반복하던 중 멀리 흘러간 찌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원줄이 미세하게 20cm 정도 와라락 풀려나갔다. 입질이었다. 입질 지점이 먼만큼 완벽한 걸림을 위해 두 번을 크게 챔질하고 녀석과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올라온 놈은 45cm 감성돔이었다.
두 번째로 찾아온 썰물 찬스
그렇게 강렬했던 썰물이 끝썰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약해지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 찾아온 찬스였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3시경. 철수까지는 1시간 정도가 남은 상황이었다. 집중하며 최대한 밑밥과 채비를 흘려가며 낚시를 재개했다.
우측 붕장어 벽을 타고 아주 멀리 돌아서 흘러간 구멍찌가 보이지 않았다. 70m 쯤 흘러간 것 같았다. 그 순간 방금 전 45cm를 낚았을 때와 비슷한 입질이 들어왔다. 슬며시 원줄이 풀려나간 것이다.
챔질과 동시에 입에서 “욱~”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대물임을 직감할 정도의 무게가 낚싯대에 실렸다. 1.2호 릴대가 어느새 제로대(0호대)가 되어 버티기에 들어갔다. 멀리 흘린 터라 자칫 우측의 직벽에 원줄이 쓸릴 수도 있는 상황. 그나마 목줄이 튼튼하기에 강제집행으로, 먼바다로 녀석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떴다” 뜰채를 든 일행의 외침과 동시에 거대한 갈색 빛 도는 물체가 수면에 엎어졌다. 우리는 동시에 고함을 질렀고 고기는 안전하게 뜰채에 담겼다. 나는 아래 상황을 잘 볼 수 없어 길이가 궁금했다. 곧이어 “길이가 세 뼘이 훨씬 넘는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지름 60cm인 뜰채 프레임보다 크다는 것이다. 부랴부랴 아래로 내려가 길이를 확인했다. 분명한 6짜 오버 감성돔이었다. “육짜다~ 육짜~” 고함 소리가 붕장어고랑에 울려 퍼졌다. 62cm를 올린 릴대는 1.2호, 원줄은 3호, 목줄은 4호, 구멍찌 3호, 순강수중 -3호, 감성돔바늘은 5호였다.
인생 3번째 6짜 감성돔을 낚다
빠른 계측을 위해 낚싯배를 불렀다. 철수하는 낚싯배에 탄 낚시인들이 내가 올린 감성돔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항구에 도착해 계측을 하니 62cm가 나왔다. 무게는 4.42kg. 2차로 철수하는 우리 일행들에게도 또 한 번 감성돔을 계측하는 팬서비스도 해주었다. 모두가 놀라워하며 필자의 감성돔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뜰채를 대주신 분부터 축하해준 모든 낚시인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참고로 이번에 올린 감성돔은 지난 겨울 시즌에 올렸던 62cm와 동일한 크기이며 필자의 통산 3번째 6짜이자 2026년도 추자도 첫 6짜 감성돔이었다. 낚은 고기는 어탁을 떠 추자도 민박집에 걸어들 예정이다.

62cm 감성돔 어탁. 2장을 떠 1장은 민박집에 기증했다.

항구로 철수해 바로 계측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