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호수에서 내 마음 내키는 대로,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는 보트낚시는 연안낚시에선 맛볼 수 없는 호젓한 낭만이 있다. 손길을 타지 않은 저수지 안쪽의 생자리를 노릴 수 있어 좋고,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나만의 낚시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 반면 그런 자유로움이 자칫 다른 연안 낚시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다.
보트낚시에 입문하기에는 서울 등 수도권의 여건이 가장 좋다. 수도권에는 보트낚시 노하우를 20년 넘게 쌓은 전문 낚시점이 많아 보트낚시의 전 과정을 지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트낚시 인터넷 동호회를 찾는 방법도 있다. 다음카페 보트낚시방, 입큰붕어 보트낚시교실, 비바붕어 등이 있다.

시즌과 낚시터
보트낚시 시즌도 연안낚시 시즌과 다를 바 없다. 즉 봄철의 붕어 산란기에 가장 잘 되고 여름철 오름수위와 늦가을 붕어의 월동준비 기간에 호황을 보인다. 그러나 연안낚시가 거의 막을 내리는 겨울에도 보트낚시는 얼음만 얼지 않으면 붕어가 은신한 깊은 물골과 연안에서 떨어진 수초대를 노려서 굵은 붕어를 낚을 수 있다.
오히려 보트낚시가 가장 안 되는 시기는 여름으로 장마철의 반짝 오름수위 찬스를 제외하면 6월부터 9월까지는 큰 호황을 만나기 힘든 비수기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보트낚시의 주 무대인 수초 많은 평지지가 여름엔 고수온과 잦은 탁수, 모기 성화로 악조건에 처하기 때문이다.
보트낚시터는 연안낚시터와 약간 다르다. 연안낚시가 잘 안되는 곳이 보트낚시의 명당인 경우가 많다. 보트낚시가 잘 되는 곳은 5만평 이상의 큰 저수지나 간척호, 댐 같이 넓은 수면이다. 오름수위의 충주호와 소양호, 춘천호, 의암호, 대호, 평택호, 부남호, 부사호, 보전호, 군내호, 사초호, 고흥호, 완도호 같은 서남해안의 간척호가 대표적인 보트낚시 명소이다.
겨울~초봄의 동절기엔 전남 해안지방의 개초지, 봉암지(진도), 백포지, 둔전지, 점암지 등이 보트낚시 명당으로 떠오른다. 1만평 이하의 소류지나 좁은 수로는 보트낚시터가 아니다. 설령 그런 곳에서 보트낚시가 잘 될지라도 연안낚시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게 좋다. 그런 곳이 아니라도 보트낚시를 즐길 장소는 많다.
장비
보트 가격에는 에어매트리스, 텐트, 앞치마, 링, 폴대, 노가 기본 세트로 포함돼 있다. 에어펌프, 받침틀(밥상) 등은 별매 사양인 옵션 품목이다.


보트
붕어낚시 보트 본체는 공기를 주입하여 펼치고 공기를 빼면 접어서 차 트렁크에 실을 수 있다. 트레일러 없이는 운반하기 어려운 배스보트나 바다낚시용 보트와는 다른 점이다.
값싼 제품도 있기는 하지만 가장 널리 쓰이는 하이파론 제품의 경우 소형급은 기본세트 300만~400만원, 중형급은 기본세트 400만~600만원, 대형급은 기본세트 600만~800만원이다. 거기에 받침틀, 에어펌프 등의 옵션을 추가하면 100만원 이상이 추가로 드는 비싼 장비이므로 선배 낚시인이나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구매정보를 충분히 얻은 다음 무엇을 살 것인지 결정하는 게 좋다.
보트의 가격은 원단에 따라 달라지는데 하이파론(Hypalon)이 가장 비싸고, 폴리염화비닐(PVC), 합성고무(CR) 제품 순으로 싸다. 튼튼하고 안전한 하이파론 보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합성고무 제품은 장애물에 부딪치면 잘 찢어지며 뜨거운 여름에 공기가 팽창하면 보트의 튜브가 터질 수 있어 위험하다.
작은 보트는 가벼워서 운반하기 편하지만 공간이 좁아서 피로감을 느낀다. 반면 너무 큰 보트는 무겁고 바람을 많이 타는 게 단점이다. 일단 보트의 크기는 바닥에 누웠을 때 자신의 키보다 조금 넉넉해야 낚시하다가 편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다.
텐트
텐트는 비바람과 추위, 햇볕을 막아주는 장비다. 각 보트 회사마다 텐트의 모양과 성능이 다른데, 텐트 천이 두꺼워서 열 차단효과가 뛰어나고 텐트 내부가 넓어서 보트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모델을 사는 것이 좋다.
폴대
보트를 고정하는 폴대는 알루미늄 제품과 두랄루민 제품이 있는데 강풍에도 휘어지지 않는 두랄루민 제품이 좋다. 직경 25mm 기준 알루미늄 폴대는 10개 한 세트에 20만~26만원, 두랄루민 제품은 10개 한 세트에 35만~40만원이다. 직경 30mm짜리는 25mm 폴대보다 10만원 정도 더 비싸다.
폴대는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이므로 가급적 두랄루민 제품을 사기 바란다. 알루미늄 폴대는 강풍에 크게 휘면 링에 걸려서 뽑히지 않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데 그 상황에서 강풍을 계속 받으면 보트가 전복될 위험도 있다. 폴대는 약 100cm 길이 10개(양쪽 5개씩 2조 구성)가 기본사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바람이 강할 땐 폴대를 3조 또는 4조씩 박아야 보트가 흔들리지 않으므로 최근에는 기본 사양 외에 추가로 폴대를 구입하고 있다.
링
보트 튜브에 끼운 후 폴대를 끼울 수 있도록 만든 장비다. 링 2개는 기본 사양에 포함돼 있지만 강풍에 대비해 링을 추가로 구입하는 게 좋다. 보트의 튜브 직경에 따라 추가 2조에 20만~40만원이다.
매트리스
보트의 기본세트에 포함돼 있다. 체중을 받쳐주고 안정감 있는 낚시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매트리스를 절단해보면 수만 가닥의 실이 위아래 원단을 붙잡고 있다. 그래서 바람이 들어가면 얇고 평평하면서도 빳빳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 매트리스가 없다면 바닥이 출렁거려 낚시를 할 수가 없다. 매트리스는 방바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각종 이물질이 떨어지고 낚시의자의 하중과 마찰을 받는 부분이므로 재질이 튼튼하고 두께가 충분히 두꺼워야 한다.
에어펌프
보트에 공기를 주입하는 장비다. 12V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터펌프는 콤프레셔(마지막 단계에서 고압으로 바람을 넣는 기능) 기능이 있는 것으로 중국산과 유럽산 공히 16만~20만원, 배터리 내장형은 22만~24만원이다. 콤프레셔 기능이 없고 배터리도 내장이 안 된 제품은 4만~6만원이다. 콤프레셔 기능이 없으면 마지막 과정에 발펌프로 추가로 압력을 가해야 돼 매우 불편하다. 처음부터 발로 주입하는 발펌프가 기본 사양에 포함돼 있지만 발펌프로 공기를 주입하기는 대단히 고되기 때문에 에어펌프는 사실상의 필수품이다.
밥상과 받침틀
보트의 앞쪽에 낚싯대를 거치하고 미끼와 소품을 놓는 판으로 보트낚시의 모든 것이 이 ‘밥상’ 위에서 이뤄진다. 취사와 식사도 이 판에 놓고 하므로 흔히 ‘밥상’이라고 부른다. 저가 제품 중에는 나무판에 8~10대를 거치할 수 있는 대물낚시용 받침틀이 세팅돼 있다. 나무판의 질과 받침틀의 가격에 따라 10만원부터 40만원까지 있다. 최근 많이 쓰는 알루미늄 밥상은 30만~35만원, FRP 소재 밥상은 18만~26만원이며 여기에 받침틀을 추가하면 된다.
받침틀은 8구보다는 10구가 좋다. 그 이유는 낚싯대를 10대씩 펼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4~5대만 사용할 경우에도 10구짜리의 간격이 넓어서 대를 다루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보통 8단~10단이 50만~100만원이다.


구명조끼
구명조끼는 보트를 살 때 반드시 구입해야 한다. 안전이 최우선이며 더불어 수상레저안전법 제17조에 의해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보트를 타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기 때문이다. 구명조끼는 유사시 가스튜브를 터뜨려서 팽창시키는 팽창식이 있고, 부력재가 안에 들어 있는 고정식이 있는데, 착용하기엔 팽창식이 편하지만 갑작스런 사고에 대처하는 안전성에선 고정식이 낫다. 가격은 팽창식이 10만~20만원, 고정식은 2만원부터 30만원까지 다양하다.
배터리
보트낚시에서 배터리는 필수품이나 다름없다. 대부분 전동 펌프를 쓰는 데다 전기방석, 전기요를 보트 바닥에 깔고, 전기모터(트롤링모터)를 달기도 하는데 이것들은 모두 배터리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여름에는 소형 선풍기도 사용하고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므로 핸드폰 충전을 위해서도 배터리는 늘 보트에 싣고 다닌다. 용량이 큰 배터리가 좋지만 너무 무거우면 싣기 부담스러우므로 보트 크기에 맞는 배터리를 구입해야 한다. 전동펌프, 핸드폰 충전 등에만 쓰려면 15A(암페어) 용량이면 충분하지만 전기방석이나 전기모터를 가동하려면 60~100A 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15암페어 제품 가격은 6만~7만원, 60암페어 제품 가격은 8만~9만원.
파워뱅크
파워뱅크는 배터리의 단점, 즉 무겁고 크며 수명이 짧은 점을 보완한 제품이다. 모든 면에서 배터리보다 우수하지만 비싼 것이 흠이다. 차량용 배터리보다 5~10배 비싸지만 한 번 장만해놓으면 1000번 이상 충전해 사용할 수 있으므로 거의 반영구적이라 할 수 있다.
파워뱅크도 두 가지 종류가 출시되는데 리튬이온 파워뱅크와 인산철 파워뱅크다. 인산철이 리튬이온에 비해 안전도가 높지만 너무 비싸고 무게가 무거우므로 인산철보다는 리튬이온 파워뱅크를 사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전압이 13.5V 이상 올라가지 않게 전압조절장치가 된 파워뱅크를 구입해야 모터, 펌프 작동 시 과전압으로 인한 고장이 나지 않는다.

보트 혼자 들고 나르기
완전히 세팅을 마친 보트는 무거워서 보통은 둘이 함께 들어 물에 띄우지만, 혼자서도 지그재그로 들어서 물가로 옮길 수 있다. 즉 처음엔 꽁무니만 들어서 물가 쪽으로 끌어다 옮기고 다음엔 머리 쪽만 들어서 끌어다 옮기기를 반복하면 10m 거리는 쉽게 옮길 수 있다.


노젓기
노가 물속에 깊이 잠기게 노질을 하면 힘만 들고 보트가 잘 나가지 않는다. 또 너무 얕게 잠기게 하면 힘은 덜 들지만 추진력이 떨어져 역시 잘 나가지 않는다. 적당한 노의 깊이는 노의 70~80%가 잠기게 노질할 때 가장 힘이 덜 들면서도 빠르게 나간다. 다만 심한 바람을 안고 이동할 경우나 물흐름을 거슬러 이동할 때는 노를 깊게 넣어서 저어야 한다. 그 경우 차의 1단 기어를 넣는 것처럼 속도는 느리지만 강한 추진력을 얻어서 쉽게 전진할 수 있다.
앞으로 젓기
뒤로 젓는 것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시야가 확보되기 때문에 근거리 이동이나 야간 이동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상체를 많이 움직이지 말고 팔과 어깨를 이용해 가볍게 노질하는 것이 편하다.
뒤로 젓기
장거리 운항이나 강풍에 대응할 때 강한 추진력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상체를 숙이면서 팔을 쭉 뻗어 노를 최대한 뒤로 보낸 다음 팔을 당긴다기보다 상체를 뒤로 시원스레 젖히면서 노를 앞으로 밀어 추진력을 얻는다.
방향 전환하기
원하는 방향의 반대쪽 노를 저으면 보트의 방향이 원하는 쪽으로 전환된다. 더 빠른 방향 전환을 원하면 반대쪽 노를 저으면서 원하는 방향 쪽의 노는 물속에 담그면 저항이 발생하여 더 빠른 방향 전환이 가능하고, 한쪽 노는 앞으로 젓고 반대쪽 노는 뒤로 엇갈리게 저으면 제자리에서 팽이처럼 회전도 가능하다.

채비
보트낚시에선 수초직공낚시와 스윙낚시를 병행하는데 그 비율은 대략 5:5다. 직공낚시를 주로 하는 이유는 역시 수초 속에 큰 붕어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초대라도 부들, 연, 마름에선 수초구멍을 노려 직공낚시를 하지만, 뗏장수초, 갈대처럼 외곽에서 입질이 잦은 수초대에선 스윙낚시도 많이 한다. 또 수초가 없는 맨바닥에선 당연히 스윙낚시를 즐긴다.
그래서 낚싯대는 수초직공낚시용과 스윙낚시용을 따로 준비하는 게 좋다. 보트를 수초대 포인트에서 맨바닥 포인트, 다시 수초대 포인트로 옮길 때마다 일일이 채비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수초직공낚시용은 3칸~4.5칸대로 8대 정도, 스윙용은 3칸~4.5칸으로 8대 정도 준비하면 적합하다. 보트에서 스윙낚시를 할 때 짧은 대는 금물이다. 맨바닥의 붕어는 보트에 경계심을 가지므로 보트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초대의 붕어는 보트 바로 앞에서도 입질할 만큼 보트에 대한 경계심이 약하다. 보트에선 5칸대 이상은 잘 쓰지 않는다. 먼 포인트라도 보트로 접근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무거운 대를 쓸 필요성은 없다.
보트는 잦은 이동이 따르는 낚시이므로 지나친 다대편성은 금물이다. 스윙낚시와 수초직공낚시 모두 6~7대가 적당하다.

폴대를 이용해 수심 측정하기
폴대 1개의 길이가 약 100cm이기 때문에 1.5m 이내의 수심을 주로 노리는 보트낚시에선 폴대 3개(300cm×3=3m)를 가장 많이 세팅한다. 폴대 3개 길이 3m가 1.5m 수심보다 1.5m 더 길지만 땅속에 박히는 폴대 길이가 10~50cm쯤 되고 수면 위에 드러난 길이가 1m는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2m 수심이라면 폴대 3~4개가 필요하며, 3m 수심이라면 폴대 4~5개가 필요하다. 그러나 폴대를 6개씩 연결하여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즉 3.5~4m 이상의 수심을 보트로 노리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이다.
폴대를 쓸데없이 길게 쓰면 휘청거림이 많아져 보트의 좌우 요동이 심해진다. 폴대 내부의 공기가 부력으로 작용해 바닥에서 폴대가 잘 빠지기 때문이다. 한편 1m 안팎의 얕은 수심에선 폴대 2개만 있어도 충분하지만 그때도 3개를 쓰는 게 좋다. 수초대에선 노 대신 폴대로 물속 땅을 밀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폴대가 3개는 되어야 긴 삿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낚시방법
보트낚시는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붕어 은신처 바로 앞까지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보트가 접근할 때의 파장과 노를 젓는 과정의 소음, 육중한 폴대가 바닥에 떨어질 때의 진동은 오히려 붕어를 쫓아낼 수 있다. 따라서 보트낚시의 성공은 ‘조용한 운항과 은밀한 침투’에서 출발한다.
일단 보트에 올라 운항하기 전 짐을 정리하고 받침대까지 펼쳐서 꽂은 다음 낚싯대만 펴면 바로 낚시가 가능한 상태로 만든다. 노는 물속 깊이 넣지 말 것. 노 주걱은 1/3만 물 속에 넣어야 보트가 잘 나간다.
이동할 땐 바람을 등지고 가야 포인트에 정확히 자리 잡을 수 있다. 따라서 노리고자 하는 포인트보다 바람의 상류 쪽으로 먼저 이동한 다음 바람을 등지고 천천히 미끄러지듯이 포인트로 진입한다. 바람이 강하면 바람을 덜 타는 가장자리를 끼고 이동하는 게 편하다.
포인트에 접근해서는 노 젓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붕어는 노 젓는 소리에 크게 놀라기 때문이다. 수초가 밀생한 곳에선 노 대신 폴대를 빼내 물속에 집어넣고 삿대질을 하듯이 밀면서 들어가면 소리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웬만한 밀생 수초대도 쉽게 넘어갈 수 있다.
포인트에 접근하면 폴대를 내려 보트를 고정시킨다. 센 바람을 등지고 갈 땐 포인트에 약간 못 미친 지점에서 먼저 한 쪽 폴대를 내리고 보트의 방향을 정돈한 다음 다시 폴대를 올려 조용히 다시 진입한다. 폴대를 내릴 때는 손으로 살짝 브레이크를 걸어서 “쿵”하고 바닥을 찍지 않도록 조심한다. 폴대가 바닥을 찍는 진동에 붕어들이 크게 놀라기 때문이다.
줄풀, 연, 부들, 뗏장수초, 갈대 순으로 공략
‘보트낚시=수초낚시’라 할 정도로 보트낚시에서는 거의 수초를 노린다. 그런데 수초도 노려야 할 순서가 있다. 보통 깊은 수심의 수초부터 얕은 수심의 수초 순으로 노리는데 그 이유는 보트는 연안낚시와 반대로 저수지 안쪽에서 가장자리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보통 줄풀, 연, 부들, 뗏장수초, 갈대 순으로 수심이 얕아지기 때문에 공략순서도 그에 따른다. 이때 어떤 수초든 수초 중앙부부터 노리지 말고 수초 외곽부터 서서히 야금야금 탐색해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처음부터 성급히 수초 중앙부부터 노리면 외곽의 붕어들은 달아나버리므로 공략 포인트가 축소된다. 더구나 밀생한 수초 중앙부보다 듬성한 수초 외곽에서 낚이는 붕어 씨알이 더 굵다. 갈대나 연보다는 줄풀과 부들 속의 붕어 씨알이 굵다. 그리고 뗏장수초는 수초대 안쪽보다 외곽 언저리에서 씨알과 마릿수 모두 우세하다. 두 종류의 수초가 만나는 접경지점은 대개 상급 포인트다.
한편 수초대의 수심에 따라 보트를 놓는 방향을 달리해야 한다. 수초대의 수심이 80cm~1m 이상으로 깊다면 큰 붕어들이 수초 안에 있을 공산이 크기 때문에 수초대 밖에 보트를 놓고 수초대 안을 바라보며 낚시하는 게 좋다. 그러나 수초대의 수심이 30~50cm로 얕다면 큰 붕어들이 수초 안에 있지 않고 수초 밖의 깊은 맨바닥에 있다가 먹이를 찾으러 수초대 끝선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트를 수초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고 반대로 돌려서 수초 바깥쪽을 보고 낚시하는 것이 낫다. 특히 밤낚시에선 후자의 포인트와 낚시방법이 잘 먹힌다.

폴대 안 박히는 마사토 바닥을 찾아라
보트낚시는 연안낚시에 비해 포인트가 넓기 때문에 포인트 탐색시간도 길어진다. 연안낚시는 물가를 따라 평면적으로만 이동하지만 보트낚시는 연안을 따라 횡으로 이동하는 것 외에 중심부까지 종으로 오가면서 포인트를 입체적으로 탐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트낚시 포인트의 입체적 탐색에서 가장 큰 기준은 바닥의 ‘토질’과 ‘경사도’다. 보트낚시에선 폴대가 낚시인의 더듬이 역할을 한다. 폴대를 내렸을 때 부드럽게 들어간다면 뻘바닥, “퍽”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딱딱하면 마사토 바닥이다.
그 경우 마사토 바닥이 포인트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다. 수초 주변은 으레 뻘바닥이지만 그중에도 단단한 마사토 바닥이 섞여 있다. 마사토 포인트는 퇴적물이 적고 바닥이 깨끗하기 때문에 입질이 잦고 찌올림도 좋다. 특히 밤낚시에선 마사토 포인트의 조과가 두드러진다.
바닥 경사도 역시 폴대로 파악할 수 있다. 폴대가 갑자기 쑥 들어가는 지역은 물골이다. 그런 물골에 도착하면 긴 낚싯대로 사방을 돌아가며 던져보아서 각 방향의 수심을 파악하면 경사도를 읽을 수 있다.
물골지역에선 중심보다 가장자리를 노린다. 붕어가 깊은 물골에선 잘 낚이지 않고 가장자리의 벽을 타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심 편차가 큰 물골 주변보다 야트막한 평지가 넓게 분포한 곳, 수중의 평탄한 고원지대가 보트낚시에선 좋은 포인트가 된다.
보트낚시에 입문하면 대개 눈에 보이는 수초대만 공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박은 오히려 수초대보다 맨바닥에서 자주 터진다는 것을 유념하고 늘 눈에 보이지 않는 수심과 토질을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포인트 선정법
보트낚시의 장점은 내가 원하는 포인트에 맘껏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장점을 살리기 위해선 다양한 포인트를 효율적으로 탐색하는 ‘스케줄링’이 필요하다.
아무데나 내키는 곳에서 낚시하다가 입질이 없으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식의 낚시를 해선 실패하기 십상이다.
먼저 보트를 띄우기 전에 차를 타고 돌면서 저수지 전역의 포인트를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10만평 이상의 큰 수면이라면 보트를 타고 가로지르기엔 쉽지 않은 거리다. 처음부터 포인트 주변에서 보트를 띄우는 게 중요하다. 특히 바람이 불 때는 더욱 그러하다. 일단 보트부터 띄우고 싶어서 허겁지겁 들어갔다가 엉뚱한 지역에서만 낚시를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보트낚시도 저수지 한가운데에선 잘 안 된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붕어는 오히려 깊은 중앙부보다 얕은 물가에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연안의 포인트부터 파악해야 한다. 가령 물가지만 연안낚시의 사정거리를 살짝 벗어난 수초대, 수풀과 잡목이 우거져서 연안낚시인이 진입하기 힘든 물가가 명당이다.
일단 보트를 띄우면 수심과 바닥의 경사도부터 파악한다. 연안부터 15m-30m-45m 거리의 수심을 폴대로 각각 체크해보면 물속 경사도를 알 수 있다. 수심이 완만하다면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안쪽에서 붕어가 낚일 가능성이 크지만 수심이 급격히 깊어진다면 오히려 연안으로 붙어야 승산이 있다. 그래서 깊은 계곡지에선 보트낚시가 잘 안되는 것이다. 보트낚시에 가장 적합한 수심은 1~1.5m 수심이다. 다만 한여름이나 겨울엔 2~3m 수심에서 호황을 만날 수 있다.
오후, 밤, 아침 포인트를 미리 선정
어떤 포인트부터 노릴까? 일단 수초가 있으면 수초부터 노리는 게 좋다. 그러나 수초대 수심이 너무 얕거나 물색이 맑으면 큰 씨알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때는 얕은 수초대는 밤낚시터로 미뤄두고 낮에는 깊은 물골을 찾아 공략해보는 것이 좋다.
보트낚시는 이동을 전제로 한 낚시임을 염두에 두고 미리 오후낚시터, 밤낚시터, 내일 아침낚시터를 선정한 뒤 각각의 포인트를 둘러본 다음에 낚시를 시작한다. 통상적으로 낮낚시터는 깊은 수심이나 밀생수초대 안쪽이 해당되며, 밤낚시터는 얕은 수심이나 성근 수초대 또는 수초 외곽선이 해당된다.
만약 밤낚시 예정지가 밀생 수초대라면 낮에 미리 수초제거작업을 해두는 게 좋다. 이처럼 노릴 포인트가 많기 때문에 보트낚시는 연안낚시보다 더 부지런함을 요한다.
만약 이른 아침에 저수지에 도착했다면 전체적 탐색은 뒤로 미루고 가장 확률이 높아 보이는 포인트부터 들어간다. 수초가 없는 저수지라면 1~1.5m 수심의 상류 완경사지역부터 공략하고, 수초가 있는 저수지라면 1m 정도의 수심이 확보되는 부들, 줄풀, 뗏장수초대부터 공략한다. 겨울에는 1.5~2.5m로 깊은 수심에 바닥 말풀이 자라는 곳이 명당이다.
연안낚시는 밤에 잘 되지만 보트낚시는 낮에 잘 된다. 그 이유는 붕어들이 낮엔 저수지 안쪽에 있다가 밤에 연안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중 피크타임은 계절 불문하고 아침이다. 아침엔 한 포인트에서 20분 이상 입질이 없으면 바로 옮겨야 한다. 여러 명이 한 저수지에 들어갔을 경우엔 한 곳에 몰리지 말고 다양하게 흩어져야 붕어 어군이 형성된 지역을 빨리 찾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