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30일 남해 미조로 볼락 선상낚시 출조를 나간 전창현 프로가 씨알 굵은 볼락을 낚아 보여주고 있다.
1월 30일 오후 5시. 해가 완전히 기울고 항구의 불빛이 물결 위로 길게 번져갈 때, 필자와 지인 6명은 경남 남해 미조항에 도착했다. 겨울 볼락낚시는 날씨가 조과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 출조 당일은 기온이 무난했고 바람 영향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모두 큰 기대를 품고 출항을 준비했다.
지그헤드 최적의 무게를 찾는 것이 전략
미조항에는 볼락낚시 전문 낚싯배 토토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탑승 후 선장님께 간단한 브리핑을 듣고 각자 채비를 점검했다. 채비도 채비지만 특히 방한장비를 신경 썼다. 바다 바람이 칼처럼 파고드는 겨울에는 체온이 떨어지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면 볼락의 미세한 입질을 놓치기 때문이다.
출조 당일의 핵심 테크닉은 명확했다. 일단 미끼는 웜이 아닌 청갯지렁이를 선택했다. 청갯지렁이를 지그헤드에 꿰어 쓴 지는 15년이 넘었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패턴으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저수온기 때 효과적이며 볼락뿐 아니라 다른 어종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남해 미조항에서 볼락 선상낚시를 전문으로 출조하는 토토호(5톤급).

토토호 서토정 선장.

남해 쏠비치 리조트의 야간 전경.

가로등이 밝게 켜진 방파제 포인트로 접근하고 있다.

필자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마탄자 크레타 록피시. 742UL, 762UL 2가지 모델이 있다.
다음은 지그헤드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저수온기 볼락은 입질이 극도로 예민하고, 활성이 낮을수록 아주 짧고 가벼운 ‘툭’하는 입질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입질이 바닥에서만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예민한 입질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채비를 바닥에 안정적으로 붙이되, 바닥걸림을 피하면서도 입질을 재빨리 읽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지그헤드 무게를 다르게 세팅했다. 1g부터 3g까지 서로 다른 지그헤드를 사용한 후 수심과 조류에 따라 입질이 잘 들어오는 무게로 교체하는 것이 전략이었다.
‘툭’하면 바로 챔질!
남해 조도 인근에 도착해 채비를 내렸다. 라인이 풀리는 속도, 바닥에 지그헤드가 닿는 느낌, 지그헤드를 살짝 들어 올렸을 때의 저항감 이 3가지가 맞아떨어지는 것이 중요하므로 바닥을 찍은 후 지그헤드를 10~30cm 띄워 주고, 아주 짧은 템포로 탐색을 이어갔다. 크게 저킹하거나 과한 액션을 주면 오히려 볼락의 경계심이 올라갈뿐.
입질 패턴은 예상대로였다. 로드를 끌고 가는 시원한 입질이 아니라, ‘툭’하는 짧은 느낌이 전해왔다. 문제는 입질이 너무 약해 바닥을 긁는 느낌과 구분이 어려울 때가 많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챔질은 입질이 의심될 때 바로 했다. ‘툭’하는 입질이 왔다면 멈칫하지 말고 손목 스냅으로 짧게 로드를 세워 바늘이 볼락의 입에 걸리게 했다. 챔질이 늦으면 볼락은 미끼를 뱉어버리거나 바늘 끝만 건드리다 돌아선다.
출조 당일에는 지그헤드 무게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수심이 얕거나 조류가 약한 구간에서는 1g이 가장 자연스러웠고, 조류 흐름이 조금만 강해도 2g이 안정적이었다. 3g은 바닥을 빠르게 찍거나 조류가 빨라 채비가 떠버릴 때 ‘최후의 카드’로 유효했다. 단, 지그헤드가 무거울수록 액션이 둔해지고 입질이 더 짧게 들어오는 경향이 있어 챔질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중요했다.

볼락의 입질 패턴을 빨리 파악해 굵은 씨알로 손맛을 본 낚시인들. 좌측부터 해룡피싱 김송삼 대표, 최태일, 박연정 씨.

마탄자 필드스탭 김영석 프로가 볼락을 랜딩하고 있다.

마탄자가 출시한 신규 재킷을 입고 기념 촬영했다.
웜의 과도한 액션보다 청갯지렁이의 작은 움직임에 반응
또 한 가지 염두에 둘 점은 웜보다 청갯지렁이에 반응이 확실히 좋다는 것이었다. 저수온기 볼락은 먹이를 적극적으로 쫓지 않고 바닥에서 먹잇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날엔 웜의 ‘유혹’보다 생미끼가 더 효과적이다. 청갯지렁이의 움직임만으로도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고 미끼를 쉽게 삼켜 후킹 확률도 올라간다. 피딩과 같은 상황이 오면 웜이 잘 먹히는 타이밍도 있지만 출조한 당일에는 청갯지렁이가 유리했다.
우리는 자정까지 총 4곳의 포인트를 공략했다. 한 자리에서 계속 버티지 않고 포인트를 옮기며 볼락이 반응하는 수심층과 템포를 찾아갔다. 포인트마다 수온, 바닥 지형, 조류 방향이 다르므로 볼락의 활성 또한 달랐다. 그래서 포인트를 이동하다 입질이 없으면 과감히 이동했다. 철수해서 조과를 확인하니 대부분 25cm 내외의 볼락으로 마릿수 조과를 거둔 것을 확인했다. 30cm급도 더러 있었는데 한겨울 조과치고는 호황이라고 할만 했다.
겨울밤 바다는 차갑다. 하지만 그 차가움 속에서 볼락이 건네는 아주 작은 신호를 읽어내면, 손끝으로 전해지는 생생한 진동이 마음을 뜨겁게 한다. 호황이 아니어도 좋다. 한 마리 한 마리가 ‘낚시’가 되는 계절, 그게 겨울 볼락이다. 다음 출조에서는 오늘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빠르게 정답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출조문의 남해 토토호 서토정 선장 010-4172-6784

철수 후 서토정 선장이 김밥에 볼락회를 얹어 야식으로 제공했다.

집어등을 밝힌 토토호.

필자가 거둔 볼락 조과.
[피싱 가이드]
필자 장비&채비
로드_마탄자 크레타 락피시 S742UL-S
릴_2000번 소형 스피닝릴
라인_마탄자 펜타곤 브레이드 0.4호 8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