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촬영한 학산천. 좌안을 따라 길이 나고 자갈길 포장이 돼 진입 여건이 좋아졌다.

42.5cm 붕어를 자랑하는 필자.
좌안 연안에 자리를 잡은 촬영팀.

39.5cm급 대물 인근의 올린 강민승 씨.
하천재해예방사업으로 도로 나고 자갈 깔려
학산천이 전남권의 최고 대물터로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낚시춘추 김중석 편집위원의 꾸준한 기고와 비바보트 운영자 박현철 씨의 출조가 소문이 나면서 겨울철 대물터로 거듭난 것이다. 이곳은 제방으로 진입하는 도로가 논 가운데 몇 곳 있을 뿐 접근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해부터 시작된 학산천 하천재해예방사업으로 인해 접근이 쉬워졌다.
이날 학산천에 도착해 보니 하류부터 좌측 제방의 논을 일부 메워 만든 도로가 형성되어 있었다. 공사가 잠시 중단된 것인지 공사 관계자들은 보이지 않았고 공사 사무실도 비어 있었다.
이 공사는 지난 2021년 집중호우로 제방이 유실되며 대규모 농경지를 침수시켰던 사고 이후 시작됐다. 지방하천 정비사업으로 지난해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이 하천 범람 지역은 집중호우 때마다 범람과 유실이 반복되자 개인이 1945년에 제방을 축조하고 학파농장이라 명명한 지역이다. 학산천 하천재해예방사업에 해당하는 구간은 총연장 18km 구간 중 하류 3.6km에 해당하며, 학파농장 조성 당시 축조된 곳이다 보니 제방 높이가 낮아 수시로 범람했다.
이에 영산강 배수갑문 개방으로 수위가 조절될 때까지 저류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천 폭을 넓히고, 제방을 높여 저류량 증가로 반복되는 침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공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21년 1,550억원의 예산이 책정되었으나 지난해 예산이 줄어들며 공사가 중단되었다.
드론으로 촬영한 양장리수로.

강민승 씨의 39.5cm 붕어 계측 장면.

필자의 42.5cm 붕어 계측 장면.
방치된 폐정치망이 옥의 티
자갈이 깔린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전기훈 씨가 마중 나와 있었다. 공사가 중단된 덕에 우리 낚시인 입장에서는 좋은 점이 많아졌다. 일단 포인트 접근이 쉬워지고 앉을 자리도 많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부지런히 짐을 옮기고 좌대를 설치하고 텐트까지 올린 후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앞쪽은 뻘이 깊어 좌대를 물속 깊은 곳까지 집어넣지 않고 연안에 걸쳐 설치했다. 그러다 보니 긴 대 위주로 대편성을 하였고, 3.4칸부터 4.4칸까지 모두 11대를 편성하였다. 수심은 전기훈 씨가 말한 대로 60cm 정도로 얕았지만 물색이 좋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았다.
아침부터 서둘러 달려온 탓에 몸도 피곤하고 시장해 대편성 후 곧바로 점심식사를 준비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와 보니 찌 하나가 앞쪽으로 끌려와 있었다. 그 사이 그 님이 다녀간 듯했다. 수로에 남아 있던 얼음도 모두 녹아 있었다.
이날은 출조 후 처음으로 기온이 영상 10도까지 올랐고 바람도 거의 없어 최고의 여건이었다. 그래서일까? 약간 상류에서 낚시하던 신성철 씨가 오후 3시 무렵 37.5cm의 대물 붕어를 낚았다. 준척급도 몇 마리 올렸다고 알려왔다. 대낮에 붕어가 나왔고 다음날 아침까지 바람도 없고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기에 기대가 커졌다.
옆에 앉았던 강민승 씨는 폐정치망 그물과 이어진 밧줄에 채비가 계속 걸리며 고전하고 있었다. 결국 낚시가 어려울 것 같아 필자가 가지고 왔던 도선용 보트를 띄워 밧줄을 잘라내 주었다. 상류 쪽에 앉았던 한 분도 폐정치망에 애를 먹고 있어 내 보트를 빌려주었다. 수로 전역에 남아 있는 폐정치망들이 환경은 물론 수중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는 듯해 빠른 시간 안에 제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성철 씨는 37.5cm 붕어를 올렸다.

필자의 밤낚시 모습. 밤에는 특별난 입질이 없었다.

공사장 입구의 안내판.

진입 여건이 좋지 못한 건너편 연안은 보트낚시인들이 자리를 잡았다.
배수 때문에 중단된 4짜 행진
첫날 오후 5시까지 낚시를 이어 갔지만 그 누구도 붕어를 낚아내지 못했다. 입질도 없으니 일찍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낚시를 준비했다. 해가 지자 바람도 자서 낚시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입질이 전혀 없자 불안해졌다. 그리고 밤 7시경 어디선가 나타난 수달 한 마리가 연안을 따라 이동하며 찌를 건드리고 지나갔다. 수달이 한 번 지나가면 30분가량은 입질이 없다고 봐야 한다. 수달에게 놀랜 붕어들이 모두 빠져 버리기 때문이다.
자정쯤 일어나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여전히 입질은 없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낚시를 이어갔지만 여전히 말뚝 같은 찌만 바라보았다. 이곳은 블루길과 배스등 잡어들이 많은 곳인데 수온이 낮아서인지 잡어 입질조차 없었다.
새벽 동이 틀 무렵 옆자리의 강민승씨 자리에서 날카로운 챔질 소리가 들렸다. 큰 물소리가 나며 대물 붕어가 나오는 것 같았다. 잠시 후 물 위에 떠오른 붕어는 4짜로 보였다. 어렵게 올라온 붕어는 39.5cm! 아침 낚시가 잘된다고 했던 전기훈 씨는 준척급을 한 수 낚았다.
아침 8시가 지날 즈음 필자의 찌가 살짝 올라오며 옆으로 끌렸다. 손끝에 전해지는 느낌은 분명 대물급 붕어였다. 제압이 쉽지 않았고 옆 낚싯대를 건너뛰며 저항했다. 잠시 후 뜰채에 담긴 붕어는 42.5cm급. 열흘 동안의 피로를 풀어주는 최대어였다.
그러나 어렵게 대물 붕어를 한 수 만났기에 하루를 더 머물기로 했지만 오전 9시가 지나며 배수가 시작돼 불안해졌다.
결국 60cm보다 더 수심이 얕아지면서 낚시를 이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 철수를 결정했다.
우리가 앉아 있던 건너편에서 보트낚시를 했던 군산에서 온 이영석 씨는 최대 37cm까지 모두 15수 정도를 낚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낚는 족족 방류하는 바람에 사진에 담을 수는 없었다.
기온이 따뜻해지는 설 연휴에 또 다시 남도를 찾기로 하고 철수를 서둘렀다.
내비 입력 전남 영암군 군서면 양장리 1623-12

자갈이 깔린 좌안 도로.
학산천과 양장리수로의 경계. 왼쪽 수면이 학산천이다.
좌안 상류 쪽 연안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