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현장]
당진 대호大湖 얼음낚시
대산수로, 올 겨울도 최고의 블루칩 입증
이영규 기자
대호 대산수로에서 얼음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연안 수초대라도 수심이 80cm 이상 확보되는 구간에서 입질이 활발했다.
대산에서 온 박대준 씨가 허리급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맹추위가 몰아치자 1월 말을 기해 얼음낚시가 활기를 띠었다. 1월 중순경부터 얼음낚시가 시작된 경기 화성권을 비롯, 충남북과 경북지방에서도 얼음낚시가 시작됐다.
지난 2월 1일, 충남 당진시 대산읍에 있는 대산수로를 찾았다. 흔히 대산1번수로로 불리는 이곳은 대호 얼음낚시의 신호탄이자 가장 양호한 조황을 보이는 곳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특히 수로의 하류권 초입 양수장 부근에 있는 일명 영(0)번수로는 초봄 수초직공낚시에 월척이 잘 낚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겨울을 맞은 이 대산수로 물줄기에 크고 많은 붕어가 몰려있다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너무 빼곡한 수초구멍은 피하세요~
1월의 마지막 날 밤, 유튜브 가온붕어낚시TV 진행자인 강원식 씨로부터 “내일은 대호 대산수로로 들어갈 예정이다”라는 소식을 듣고 이튿날 카메라를 챙겨 대호로 향했다. 대산수로는 매년 봄 영번수로에서의 직공낚시 취재 때나 찾았을 뿐 얼음낚시 취재를 위해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전 12시경 강원식 씨가 알려준 내비 주소대로 찾아가니 50여 명이 넘는 낚시인이 빙판 위에서 얼음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초입부터 살펴보니 조황은 썩 좋지 못했다. 1인당 7~9치급 한두 마리가 전부였고 월척은 귀한 편이었다. 강원식 씨는 “최근 굵은 씨알이 낚인 포인트는 이미 현지꾼들이 선점한 상태이다. 우리는 차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발 빠른 현지꾼들은 어둠속에서도 랜턴을 켜고 얼음 구멍을 파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꾼들이 자리한 곳은 대산수로의 동쪽 연안으로 갈대와 부들, 마름이 고루 어울린 포인트였다. 수초의 밀집도, 수심 모든 면에서 한눈에 봐도 A급 포인트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월척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낚시인. 비교적 긴 대에서 입질이 잦았다.
대산수로에서 낚인 붕어들.
강원식 씨가 얼음낚시에 사용한 군계일학의 굿바디히트 낚싯대.
유튜브 가온붕어낚시TV 운영자 강원식 씨가 취재일에 올린 중치급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옹기종기 한 곳에 모여 붕어낚시를 즐기고 있는 운칠기삼 동호회 회원들.
대체로 얼음낚시 역시 수초의 밀집도와 수심이 조황 편차를 낳는 요소로 작용한다. 너무 얕은 수심은 당연히 불리하지만 과도하게 밀집된 수초는 더 치명적이다. 아직 붕어낚시 연륜이 적은 낚시인들은 ‘수초가 빼곡하게’ 밀집만 하면 무조건 좋은 포인트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특히 큰 붕어일수록 수초와 수초 사이 공간이 넉넉해야 그 사이로 회유하며, 너무 비좁은 곳에서는 몸이 수초에 닿기 때문에 아예 접근하지 않는다.
이는 물낚시 때도 유사한 특징이다. 따라서 수초는 다양하되, 채비를 넣었을 때 한 방에 찌가 설 정도로 듬성듬성 수초가 나있어야 얼음낚시에서도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
얼음낚시 최강 전술은 장대+다대편성
낮 12시면 낚시인들이 서서히 철수를 준비할 때라 서둘러 빙판을 누비며 조황을 살폈다. 다행히 월척에서 허리급에 이르는 붕어를 올린 낚시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확실히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장 큰 특징은 포인트였다. 한눈에 봐도 수초의 다양성, 80cm~1m에 이르는 수심, 그리고 가장 좋은 여건인 물밑 수초가 듬성듬성한 수초구멍이었다. 역시 대물은 적당한 회유공간이 확보되는 곳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증명하는 듯 했다.
또 한 가지는 약간 이견이 있을 수 있는 특징인데 어느 낚시터에서든 가장 많이 낚고, 굵은 씨알을 올린 낚시인일수록 낚싯대가 길고 다대편성이 기본적이라는 점이다. 즉 2.4칸부터 3.6칸 정도의 짧은(?) 대를 편 사람보다 3.5~5.0칸까지의 긴 대 위주로 편성한 사람, 특히 10대 가까이 다대편성한 사람일수록 조과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낚시인 중에는 “입질이 없을 때는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것이 한 자리 고수보다 유리하다”고 말하지만 이는 너무 오래된 통념이다. 많아야 서너 대만 펴는 동일 조건이라면 그 방법이 맞아떨어질 수 도 있지만, 10대 이상 편성하는 ‘긴 대+다대편성’ 조합을 능가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년에 비해 수위가 줄어든 대산수로. 약간이라도 깊은 곳을 노리는 게 유리했다.
낚시터 초입에 주차한 낚시인들의 차량.
어묵과 삼겹살로 추위를 녹이고 있는 낚시인들.
빙판에 버려진 블루길.
갈매기가 빙판에 버려진 블루길을 잡아먹고 있다.
박태준 씨가 월척을 걸어내는 장면.
촬영 도중 턱걸이 월척을 올린 한기필 씨.
대산수로를 찾은 유명 붕어낚시 유튜버. 왼쪽부터 ‘시리의 일상탈출’ 진행자 조훈희 씨, ‘마스터 우’ 진행자 이우제 씨.
빙질 좋아 설날 이후로도 얼음낚시 가능할 듯
한편 이번 겨울 얼음낚시 초반 부진의 원인으로 지난 늦가을의 강수량 부족이 꼽히고 있다. 즉 10월까지는 그런대로 많은 비가 왔지만 가을 추수 이후 가뭄이 심해져 수위가 낮았진 것이 주요 요인이라는 것. 수위가 낮으면 핫 포인트인 수초대 수심도 얕아져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특히 대호처럼 포인트 수심이 1m에도 못 미치는 수로낚시터에서는 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간혹 올 겨울은 추위가 늦게 찾아와 얼음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했고 이때 발생한 냉수가 수온을 떨어뜨린 게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어느 겨울이건 얼음이 한 순간에 꽁꽁 어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며, 얼음낚시가 최고로 잘 되는 해빙기에는 초빙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양의 빙수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빙기 때는 전반적 수온이 오를 때라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도 있지만 좋아지는 여건에 ‘찬물을 끼얹는 것’만큼 낚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조건도 없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아무튼 2월 첫째 주 현재 충남 서산과 태안권의 얼음 두께는 중앙부가 20cm, 수초대가 10cm 이상으로 두껍게 유지되고 있다. 이 정도 빙질이라면 구정연휴를 지나서까지도 얼음낚시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서산 낚시인 홍성근 씨의 설명이다. 지난 2월 초까지 호황을 보였던 얼음터로는 이번에 소개하는 대호 대산수로 외에도 팔봉수로, 도내리수로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확실히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받는 간척호가 저수지보다 결빙 상태가 좋았고 조황도 앞섰다고 한다. 특히 팔봉수로의 경우 지난해 늦가을의 가뭄 탓에 연안낚시 조황이 크게 부진했고 씨알도 뒤졌었는데 막상 얼음이 얼자 중앙부 물골 지대에서 큰 붕어가 마릿수로 올라왔다. 다만 같은 중앙부라도 맨바닥보다는 수초가 적당히 밀생한 곳을 찾는 게 관건이었다.
문의 서산 일번지낚시 041-664-5598
내비 입력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 1512
얼음판에 만들어 놓은 살림통. 사진처럼 한쪽에 별도의 물 유입구를 만들고 붕어를 담는 공간은 따로 두어야 한다.
붕어가 있는 곳에 바로 구멍을 내면 지느러미질에 구멍이 커져 붕어가 빠져나갈 수 있다.
장대 위주의 대편성. 확실히 얼음낚시에서는 장점이 많다.
전동드릴로 얼음구멍을 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