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원정 둘째 날에도 도보낚시에 나섰다.
메카로 향하는 순례자처럼, 에프마켓 윤상만 대표와 우리들펜션 최용운 대표가 사고 직벽 포인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원정 첫째 날 사오자끼 포인트에서 48cm 벵에돔을 올린 에프마켓 석수점 윤상만 대표.
사고 직벽 포인트에서 벵에돔과 파이팅을 벌이고 있는 윤상만 대표.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도보낚시는 장단점이 분명히 구분되는 낚시 방법이다. 도보낚시는 낚싯배를 이용하지 않아 경제적이지만 그만큼 육체 피로를 감내해야 한다. 무거운 밑밥과 낚시 짐을 들고 수십 분 걷는 건 기본이고 군사훈련을 방불케 하는 유격코스도 많아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
조황도 변수가 많다. 일단 섬 포인트 조황을 넘어서기란 불가능하다. 산란기 같은 특정 시즌을 제외하면 수심 깊고, 조류도 원만하며, 회유하는 고기도 많은 섬 포인트를 앞지르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낚시천국 대마도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몸이 힘든 것은 한국과 다를 게 없지만 조황만큼은 받쳐주기 때문이다.
도보낚시 전문 히타카츠 우리들펜션
지난 12월 18일, 에프마켓 석수점 윤상만 대표와 함께 대마도 히타카츠로 도보낚시에 나섰다. 아침 5시30분에 광명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 오전 8시40분에 출항하는 여객선을 이용하는 코스.(수서역 출발 SRT도 가능)
KTX는 오전 7시50분에 부산역에 도착하며, 서둘러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로 걸어가면 빠듯하게 여객선을 탈 수 있다. 그러나 오전 8시20분 출항 여객선은 타기 어렵다. 이때는 전날 부산에 내려와 하루 자고 출발해야 한다.
상대마도 히타카츠항에 도착한 건 오전 9시40분 무렵. 도보낚시를 전문으로 가이드 하는 우리들펜션 최용운 사장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우리들펜션은 히타카츠항에서 20분 거리 사스나라는 동네에 있으며 2층짜리 작은 모텔 형태의 숙소다. 코로나 전까진 한국에서 온 단체 등산객과 자전거 동호회도 자주 찾았으나 현재는 낚시인이 주 고객이다.
숙소로 가는 길에 대형 마트에 들러 2박3일 동안 먹을 먹거리를 장만했다. 숙소 인근에도 상점이 있지만 다양성이 떨어지고 신선식품도 적어 보통은 대형 마트에서 대강의 먹거리를 사간다.
쯔리겐의 엑스라이너 헤비 투제로(00) 찌. 원투력이 뛰어난 가성비 벵에돔 찌다.
윤상만(왼쪽) 대표와 최용운 대표가 사오자끼 포인트에서 올린 대물 벵에돔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월 5일에 또 다시 히타카츠를 찾은 윤상만 대표와 이광호 씨가 사오자끼 포인트로 진입하고 있다.

상대마도 히타카츠 사스나에 있는 우리들펜션.
장보기를 마치고 우리들펜션에 도착하니 며칠 전 들어와 낚시한 부산팀이 철수를 준비 중이었다. 백경진, 염정균, 지정락 씨로, 3박4일간 낚시해 푸짐한 조과를 거뒀다. 낚은 지 오래된 고기는 손질해 냉동고에 보관 중이었고 부산으로 나가는 날 챙겨갈 횟감은 살림망에 살려 인근 포구에 살려둔 상태. 살림망을 꺼내러 갈 때 따라 가봤는데 대부분 4짜가 넘는 벵에돔이었다. 본섬 도보 포인트 씨알이 이 정도면 확실히 대물 시즌에 돌입한 느낌이었다.
몇 년 째 우리들펜션 단골인 백경진 씨 일행은 렌터카를 타고 낚시를 다녔고 숙박은 우리들펜션을 이용했다. 과거에는 갯바위에 텐트를 치거나 차박하며 잠을 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속이 심해지고 쓰레기 발생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잠만큼은 정식 숙소를 이용하자는 분위기가 조성 중이다.
백경진 씨 일행은 식사는 마트에서 사온 먹거리로 해결했는데 펜션 주방을 개방해 놓아 필요한 조리기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었다.
사오자끼 포인트에서 맞는 해창. 이 시간이 되면 수심 얕은 발밑까지 대물 벵에돔이 접근한다.
윤상만 대표가 밤낚시로 올린 48cm 벵에돔.

윤상만 대표가 두 번째 원정 당시 사오자끼 포인트에서 밤낚시로 올린 긴꼬리벵에돔을 보여주고 있다.

1월 초 출조 당시 사스나 등대 포인트로 진입 중인 이광호(왼쪽) 씨와 윤상만 대표.
저렴한 식사와 숙박 요금
우리들펜션의 이용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하루 자는 데 드는 비용은 5천엔이다. 여기에 1끼 식대가 1인당 1천엔(저녁식사는 2천엔). 따라서 1박2일을 묵는다면 첫날 점심, 저녁, 이튿날 아침, 점심까지 총 4식을 먹게 되고 여기에 숙박비 5천엔이 추가된다. 즉 한국돈으로 총 10만원 정도가 드는 것이다.
약간 신경 쓸 점이 식사인데 많은 손님을 한꺼번에 받는 패키지 민숙처럼 식사가 성대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공깃밥과 국이 기본으로 나오고 김치, 나물, 멸치조림 같은 반찬 서너 가지를 제공한다. 즉 집에서 간단히 한 끼 먹는 수준의 식사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여기에 저녁식사 때 인원수에 맞춰 삼겹살 또는 닭볶음을 제공하는 정도다. 직원 없이 혼자 운영하다보니 패키지 민숙 같은 서비스는 제공이 어렵다. 그래서 우리들펜션을 찾는 단골들은 일정 내내 먹을 먹거리를 별도로 준비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나는 죽어도 패키지 상차림처럼 거하게 먹어야 만족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맞지 않는 코스다.
이에 대해 윤상만 대표는 “패키지라고 해서 식단이 엄청나게 좋은 것은 아니다. 낚아온 회와 매운탕, 구이 등을 메인 음식으로 내놓는 집이 많고 그 밖의 반찬들이 늘 내 입에 맞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전체 비용을 감안하면 내가 좋아하는 먹거리를 구입해 숙소에서 자유롭게 요리해 먹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마도 마트에서 팔고 있는 다양한 회.

갓포레 레스토랑의 돈까스 세트와 나가사키 우동 세트. 히타카츠 사스나에서 반드시 들러볼 맛집이다.

사스나 갓포레 레스토랑 인근 시골 개천가 전경. 일본 분위기 흠뻑 나는 숨은 포토죤이다.
렌터카 이용해 출조하는 단골들 많아
패키지처럼 일률적인 스케줄대로 움직일 필요가 없으니 시간 활용도 자유롭다. 우리는 오후 3시부터 밤 8시까지만 낚시했다. 특히 히타카츠의 본섬 포인트는 수심 얕은 여밭이 대부분이라 낮낚시는 큰 재미가 없다. 밤낚시 후 다음날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 맛집과 온천을 찾아다녔다.
포인트까지는 렌터카를 타고 최용운 사장이 알려준 곳까지 가능 방법이 일반적이다. 핸드폰 구글맵에 한글로 지명이 나오기 때문에 찾아가기 쉽다. 내비에 한번 찾아간 곳을 저장해 놓으면 다음번에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렌터카 비용은 보통 1일에 10만원. 서너 명이 동출해 갹출하면 부담도 없고 자유로운 이동도 가능하다. 낚시용 렌터카 업체가 따로 있다. 렌터카 없이 오는 낚시인들은 최용운 대표가 직접 데려다 주고 픽업도 해온다. 그 경우 소정의 교통비를 지불하면 된다. 보통 서너 명 단위의 한두 팀까지는 커버가 가능하지만 그 이상으로 손님이 많아지면 애로사항이 생긴다. 물때에 따라, 포인트에 따라 각각의 철수 시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출조에 앞서 최용운 대표와 상의를 해볼 부분이다.
사오자끼 포인트 해창에 만난 대물 입질
점심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첫날 오후낚시를 나갔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히타카츠 동쪽의 일명 사오자끼 포인트. 인근에 사오자끼 공원이 있는 곳이다. 주차 후 도보로 25분 거리인데 직벽 같은 난코스는 없지만 큰 몽돌과 바위가 많아 약간은 힘이 드는 곳이다. 평소 배만 탔던 사람 또는 도보낚시가 처음인 사람은 약간 힘들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도보낚시를 많이 다녀본 사람에게는 거뜬한(?) 코스다.
포인트에 도착해 보니 한눈에 보기에도 전형적인 밤낚시 포인트였다. 사방 30~40m 안쪽에 몇 개의 큰 수중여가 잠겨있고 그 사이 사이로 바닥이 보이지 않는 거뭇거뭇한 골자리가 있었다. 골자리 옆은 물빛이 밝은 것으로 보아 깊어야 3~4m 수심 같았다. 이런 곳도 밤이 되면 큰 벵에돔이 기어들어온다. 그러나 수심이 얕다고, 낮이라고 방심은 금물. 낮에는 커야 20~25cm급 잔챙이 벵에돔이 주로 물지만 대마도가 워낙 대물원이 많은 곳이라 언제 대물이 물고 늘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대마도에서 낮에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원투 찌낚시다. 일단 밑밥이 날아갈 수 있는 최대 거리까지 날린 후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방식. 이날도 이 방법이 맞아떨어졌다. 첫 입질에 대도 못 세우는 강력한 입질을 받은 것. 파이팅도 제대로 못하고 원줄이 수중여에 쓸렸는데 순식간에 처박는 것으로 보아 대물 돌돔으로 추측됐다. 이후 20~25cm급과 35~40cm급이 뒤섞이며 살림망이 채워졌다.
5시30분이 되면서 해가 지기 시작했다. 대물 벵에돔낚시의 최고 대물 찬스인 해창 타이밍. 이때부터는 채비와 장비에 변화를 줘야했다. 즉 낚싯대는 1.5~2호, 원줄은 4~5호, 목줄 역시 4~5호가 좋고 바늘도 감성돔바늘 기준 5호 정도로 무장해야 했다.
강한 낚싯대가 필요한 이유는 ‘들어뽕’ 때문이다. 해창 피크는 길어야 1시간 남짓이라 뜰채를 사용하면 뒷처리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즉 단숨에 뒤편으로 들어내 고기를 처리해야 마릿수 조과가 가능하다. 그래서 들어뽕에도 안전한 강한 원줄과 목줄, 큰 바늘이 동시에 요구된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밤 8시 무렵까지 48cm 벵에돔 1마리, 35~43cm급 5마리 등을 추가할 수 있었다. 더 낚시했으면 훨씬 많은 고기를 낚을 수 있었지만 횟거리는 충분했던 터라 미련 없이 철수했다. 낚은 고기 중 일부는 철수 때 횟감으로 가져가기 위해 숙소 인근 포구에 살려두었다.
사오자끼 포인트에서 벵에돔을 공략 중인 촬영팀.
초겨울 히타카츠 본섬 포인트에서 낚이는 벵에돔들. 원투 찌낚시를 하면 낮에도 35cm 내외급을 마릿수로 낚을 수 있다.
둘째 날 오전에 찾은 고네오방파제. 낚시 여건은 좋았으나 아침 조황은 부진했다.
사고 직벽 갯바위에서 벤자리 타작
이튿날은 오전 늦게까지 쉬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사스나의 숨은 맛집 갓포레를 찾아갔다. 나가사키 짬뽕 세트와 돈까스 세트 등을 파는 곳인데 맛은 기본이고 양도 많아 인기를 끌고 있다. 아들과 노모 단 둘이 운영하는 곳으로 SNS를 타고 한국 관광객에게까지 알려져 유명해졌다. 이런 게 패키지 출조에서는 맛보기 힘든 여유이다.
점심식사 후 찾아간 포인트는 사고 직벽 포인트. 숙소에서 20분 거리였고 사오자끼로 가는 길목에 있었다. 주차 후 10분 정도만 걸으면 진입이 가능한 곳으로 사오자끼보다 거리도 가깝고 진입로도 양호했다.
단점은 만조 때도 4~5m로 얕고 조류까지 약하게 흘러 주로 밤낚시 위주로 낚시가 된다는 점이다. 하필 이날은 바람, 파도 모두 전무해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 탓일까? 주간에는 잔챙이 벵에돔과 잡어만 낚였다. 다행히 밤이 되자 큰 고기가 앞다퉈 올라왔는데 이곳에서는 벵에돔보다 벤자리의 비중이 높았다. 세 명이 낚은 벤자리만 15마리가 넘었고 씨알은 40~45cm가 주종. 벵에돔은 30~42cm까지 고루 낚였다.
이곳에서도 우리는 밤 8시까지만 낚시하고 미련 없이 대를 접었다. 이날 낚은 고기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철수 때가 만조라 이동로가 끊겨 잠시 당황했으나 경사진 직벽 갯바위를 염소처럼 이동하니 그런대로 빠져나올 만 했다.
밤낚시, 들어뽕 대비한 1,5호대 이상 필수
대마도 본섬낚시는 밤낚시가 메인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밤낚시용 릴대는 40cm 벵에돔도 무리 없이 들어뽕 할 수 있는 질긴 1.5호대 이상을 추천한다.
밤낚시용 릴대는 고급대를 쓸 필요도 없다. 무거워도 밸런스가 잘 맞으면 좋고 막 쓰는 용도이기 때문에 부러지거나 긁혀도 부담 없는 중저가 제품을 추천한다.
간혹 ‘1호대로도 5짜 벵에돔을 무리 없이 끌어냈다’며 으스대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뜰채를 사용하는 낮낚시 때의 얘기이다. 밤에는 뜰채를 사용하면 오히려 불리하기 때문에 강한 릴대와 더불어 강한 원줄과 목줄이 필수인 것이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렌턴 사용법. 밤이 되면 벵에돔이 갯바위 가까이로 접근하기 때문에 절대 수면에 렌턴을 비춰서는 안 된다. 렌턴은 뒤돌아서서 고기의 입에서 바늘을 빼낼 때, 미끼를 꿸 때, 채비를 정비할 때만 쓴다고 보면 된다. 밤낚시 때 렌턴을 켠 채로 뜰채를 대는 행위는 ‘어장’을 망치는 패착임을 명심해야 한다.
문의 상대마도 우리들펜션 최용운 대표 010-5515-5250
“고진감래라더니 이 재미로 도보낚시 옵니다.” 윤상만 씨가 사고 직벽 포인트에서 올린 밤낚시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1월 초 사스나등대 출조에서 큰 손맛을 본 이광호 씨.

우리들펜션 최용운 대표가 사고 직벽에서 낚은 벤자리를 보여주고 있다.
전자찌 부력은 0~B가 적당
케미 꽂는 구멍찌도 효과적
밤낚시에 사용하는 전자찌 부력은 0~B면 충분하다. 보통의 날씨라면 0호, 파도와 바람이 강한 날은 B면 충분하다. 전자찌들은 대게 표기 부력보다 센 여부력을 보유해 더 이상 큰 부력의 전자찌는 불필요하다. 전자찌에 삽입하는 배터리는 1개만 넣어도 충분하다.
보통은 2개가 들어갈 수 있는 홀이 나 있으나 1개만 삽입해도 충분히 밝고, 너무 과하지 않아 밤낚시에 유리하다. 구멍찌 상부에 화학 케미를 꽂을 수 있는 구멍찌도 효과적이다. 찌 상단에서 불빛을 발산하므로 벵에돔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린다. 파도에도 덜 묻혀 시인성도 좋다. 간혹 낚시점에서 오래됐거나 저렴한 중국산 케미꽂이 구멍찌를 판매 중인데 이런 제품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