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대부시리가 호황을 보이는 부산 나무섬. 남쪽 콧부리가 필자가 내린 2번자리며 9번 자리는 우측 위쪽 등대 아래다.

나무섬에서 110cm 부시리를 낚은 필자.
이제야 쇼어 플러깅 시즌이 온 듯하다. 기온이 떨어져도 수온은 20도가 넘는 지금에서야 조황 소식이 점점 들려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폭발적인 마릿수보다는 10kg이 넘는 대형급이 잘 낚인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부산권, 특히 나무섬의 경우 날물에 조황이 더 좋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들물에 조황이 더 좋다는 점이다.
새벽 출조하려면 두세 시간 일찍 나가야
지난 10월 20일, 나무섬 출조에 앞서 조류가 약해지는 물때를 골라 부산 생도로 쇼어 플러깅을 나갔다. 생도의 경우 사리물때는 조류가 너무 빠르다. 그래서 찬스가 오더라도 짧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 조류가 조금 느려지는 조금물때에 출조한다. 원래 두 척의 낚싯배가 생도로 출조했으나 지금은 한 곳만 남았고 그래서 출조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 예약은 불가능, 출조 당일 선착순으로 인원을 관리한다. 하루에 두 번 출조하고 있는데 새벽 2시 첫 출조는 오전 10시30분에 철수하며 두 번째 타임인 오전 10시30분에 출조하면 오후 4시에 철수를 한다. 주말에는 원하는 시간 때 사람이 몰리면 출조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서두르는 편이 좋다. 평일은 2시간, 주말은 3~4시간 일찍 가야 출조가 가능하다.
필자는 실제로 출조 당일 사람이 많아 순서가 밀렸다. 그래서 다대포항에서 6시간을 기다렸다. 하지만 전화위복으로 생도에서 쇼어 플러깅을 하기에 최고의 자리 중 하나인 2번 뜰여 포인트에 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포인트가 비어 있는 이유를 하선 후에야 알게 되었다. 전날 풍랑주의보로 인해 너울이 높았는데 너울파도가 포인트에 넘어와 낚시를 못할 정도로 위험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일단 내렸으니 채비를 마치고 찬스를 기다렸다. 너울파도가 낚시자리로 계속 넘어와서 두 시간 동안은 캐스팅을 할 수 없었고 수위가 어느 정도 내려간 후 낚시를 시작했다. 만새기가 사방에 뛰었지만 멀리 있었고 간혹 가까이에서 뛰는 찬스가 2번 정도 있었지만 펜슬베이트를 쳐다보지 않았다. 철수 길에 다른 곳에 내린 분에게 물어 보니 새벽 해 뜰 때 들물에 찬스가 많았다고 한다. 최대어는 134cm고 부시리가 총 5마리 정도 나왔다고 했다. 해가 뜨고 한 시간 안에 물었고 해가 뜨고 난 뒤에는 부시리가 만새기만 쫓아 펜슬베이트를 쳐다보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10월 20일에 출조한 부산 생도. 너울파도가 높이 올라와 제대로 낚시할 수 없었다.

필자가 사용한 마리아 레가토F190.

나무섬 2번자리에서 캐스팅하고 있는 필자.
파도 높을 땐 다이빙 액션 확실한 ‘레가토’ 추천
다음날 곧장 나무섬으로 출조했다. 9번 자리에 내리려고 했으나 대기한 사람들이 많아 양보하고 2번자리에 내렸다. 해가 뜨자마자 들물에 110cm에서 130cm 가량의 부시리가 입질했다. 짧은 찬스임에도 2명이서 10마리를 낚았다. 문제는 생도를 제외하면 나무섬이나 형제섬에서는 날물 때 포인트를 공략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들물에 고기가 물어 준다면 어차피 날물에도 반응이 있을 것이라 믿고 낚시를 계속했다.
시간이 흐르며 들물이 약해진 후 잠시 휴식을 취하니 한 시간쯤 지나자 조류의 방향이 바뀌며 찬스가 왔다. 옆바람이 강하게 불어 파도가 제법 높았다. 이럴 땐 다이빙 액션을 할 때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파도가 높은 날에는 마리아 레가토F190과 같은 다이빙 능력이 좋은 펜슬베이트가 필수다. 다이빙 실수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펜슬이 잠수할 때 생기는 ‘에어 터널’로 인해 파도가 만들어 내는 거품과 다르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선명하고 짙은 거품을 만들어 내면 파도가 높은 날 부시리가 베이트피시의 움직임을 식별하기 좋다고 한다.
조류가 날물로 바뀌고 30분가량 지났을 때 드디어 첫 체이스가 들어왔다. 하지만 미스바이트. 3번 정도 더 따라와서 덮쳤으나 바늘에 제대로 걸리지 않았다. 5분 후 다시 찬스가 왔다. 발앞 20m 지점에서 입질이 들어왔는데 이상한 움직임을 보였다. 보통 펜슬베이트에 입질하면 곧바로 먼바다로 차고나가기 마련인데 이놈은 차고나가지 않고 멈춰 있었다. 강제로 먼다로 차고나가도록 수평으로 챔질해도 요지부동. 하지만 갑자기 강하게 밑으로 들어가더니 라인이 터져 버렸다. 기괴한 경험에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다시 한 번 심기일전을 하고 캐스팅, 30분이 지난 후 입질이 들어왔다. 3번 정도 미스바이트 이후 바늘에 걸렸고 별다른 저항 없이 랜딩에 성공했다. 무게를 재니 10kg이 조금 넘었다. 마침내 날물에도 부시리를 만날 수 있었고 찬스는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가을이 아직 많이 남은 상황이므로 12월 초까지는 연안에서 빅게임 시즌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출조문의 다대포 호진호 051-262-2292

함께 출조한 지인이 낚은 부시리를 계측하고 있다. 오전에는 대부분 100~110cm가 낚였다.

필자가 낚은 110cm 대부시리 계측.

무게를 재니 10.15kg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