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스로 마릿수 손맛을 본 대호 당진포리 연안. 배가 있는 자리 앞으로 물골이 있다.
유난히 비가 자주 내린 가을. 대부분의 논이 추수를 마친 11월 1일, 입동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날 아침에 대호 당진포리를 찾았다. 최근 몇 주간 이곳에서 많은 수의 런커급 배스가 배출됐기 때문이었다. 이곳에는 갈대와 부들을 비롯해 뗏장수초가 곳곳에 분포하고 있고 어부의 배가 드나드는 물길이 있어서 바닥에 물골도 형성되어 있어서 포인트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전날 밤에 약간의 비가 내렸지만 많은 양은 아니었다. 그러나 비의 영향으로 바람이 예보되어 있었다. 오전 7시, 이제 해가 뜬 시각에 이승혁, 강민경 부부와 함께 당진포리 새섬 매운탕 앞 포인트를 찾았다.

필자가 스피너베이트로 낚은 4짜 배스를 보여주고 있다.

스피너베이트로 갈대 연안을 공략해 손맛을 본 이승혁 씨.

필자가 사용한 안티리그.

강민경 씨가 플로리다리그로 브러시 뒤쪽을 공략하고 있다.

대호 당진포리에서 배스를 히트한 강민경 씨.
아쉽게 끝나 버린 아침 피딩
포인트 도착과 동시에 수면에서 빅배스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탐색용 루어로 버즈베이트를 운용했다. 이승혁 씨는 스피너베이트로 브러쉬 구간을, 강민경 씨는 플로리다리그로 커버 공략을 시작했다. 머지않아 이승혁 씨가 스피너베이트로 마수걸이를 했다. 뒤를 이어 나 역시 교체 운용한 스피너베이트로 마수걸이를 했다. 강민경 씨는 커버에서 플로리다리그로 마수걸이를 했다. 그러나 이른 아침이었고 배스의 피딩타임에도 불구하고 빅배스는 반응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바람이 거세졌고 처음에 수면에서 보였던 빅배스의 사냥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버즈베이트에도 전혀 입질을 받지 못했다.
바람은 어느새 강풍으로 바뀌었고 수면이 흙탕물로 변했다.
드물게 갈대 군락으로 넣은 플로리다리그와 안티리그에 입질이 들어왔다. 그러나 오래 기다려 훅셋해도 입걸림이 되지 않았다. 오전 10시까지 일행이 낚은 것은 작은 배스 여섯 수. 우리는 아쉽게 첫 포인트를 떠나야 했다.
내비 입력 당진시 고대면 당진포리 2194
당진포리 연안에서 찾은 마릿수 패턴
첫 포인트에서 상류 방향으로 700m쯤 이동했다. 이곳에도 수로가 하나 있다. 이 수로는 물색이 맑았기 때문에 나는 본류부터 탐색을 시작했다. 본류 물색은 아니나 다를까 바람의 영향으로 흙탕물로 바뀌어 가고 있었는데, 연안의 갈대 군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배스라면 분명히 이런 곳으로 들어와 있으리라. 스피너베이트로 천천히 갈대 군락에 붙여 운용하는데, ‘덜컥!’하더니 로드가 휘었다. 배스를 낚은 후 부리나케 일행에게 달려와 소식을 전했다. 계측 결과 42cm. 오늘의 첫 4짜 배스였다.
이승혁 씨와 나는 이때부터 당진포리 연안을 타고 이동하며 탐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과 동시에 이승혁 씨는 호그 계열의 소프트베이트(KGOOD – 트러블 메이커 3.5인치)를 사용한 플로리다리그로 마릿수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나는 텐덤 블레이드 스피너 베이트 3/8oz로 마릿수를 뽑아냈기 시작했다.
이쪽 연안은 사방공사용으로 심어놓은 족제비싸리나무 때문에 이동하려면 나뭇가지들을 뚫고 지나야 했다. 게다가 쇠무릎과 도깨비풀, 도꼬마리가 분포하고 있어서 옷과 장갑, 가방에 많은 풀씨가 달라붙는 고충이 있었다. 또한 마릿수는 만점인데 반해, 사이즈가 아쉬웠다. 아까 내가 낚은 4짜 외에 이렇다 할 사이즈의 배스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옥현리까지 이동하며 탐색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플로리다리그로 씨알 굵은 배스를 낚은 이승혁 씨.

필자가 사용한 바낙스 에스파다 C681M 로드와 BKK 매드 맥스 3/8온스 스피너베이트.

이승혁 씨가 연안 갈대 브러시를 공략할 때 사용한 플로리다리그를 보여주고 있다.
갈대 브러시만 넘기면 ‘덜컥’
생각해보면 이 시기에 빅배스를 만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최근에 런커급 배스들을 계속 만나긴 했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취재당일은 강풍이 내내 불어서 상황도 여의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마릿수라도 고마워해야 할 일이긴 하다. 그리고 강풍의 여파인지 점점 입질도 끊겨가고 있었다. 오후 2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대호 상류에 있는 해창저수지로 이동했다.
일행은 하류를 따라 내려가며 우안 갈대 군락을 공략했다. 약 1시간 후 나와 이승혁 씨는 나란히 갈대군락에서 소프트베이트 채비(안티리그와 플로리다리그)에 입질을 받았다. 그러나 둘 다 훅셋 실패. 어렵게 받은 입질인데 훅셋 또한 쉽지 않았다. 그리고 오후 3시 무렵, 이승혁, 강민경 부부는 선약이 있어 먼저 철수길에 올랐다.
입질을 받았다는 것에서 희망이 생겼다. 나는 안티리그를 체결한 로드만 들고 이동하며 빠르게 탐색을 반복했다. 그러나 오전의 대호처럼 어렵사리 입질을 받고 오래 기다려 훅셋을 해도 입걸림이 되지 않았다. 배스는 예민하거나 작은 개체로 추정됐다. 상황을 바꿀 채비가 필요해보였다. 오후 4시, 다시 스피너베이트로 교체했다.
교체한 스피너베이트의 첫 캐스팅에 배스가 반응했다. 드디어 패턴을 찾은 것이었다. 갈대 브러쉬를 넘겨 캐스팅 후 천천히 리트리브 하면 ‘덜컥!’하는 입질이 왔다. 정말이지 이렇게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한 포인트에서 몇 마리를 낚아낸 후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다음 포인트로 이동해서 또 낚아내길 반복했다. 오후 6시까지 스피너베이트로만 꽤 많은 배스를 낚아 올렸다.
오후 6시 이후에는 해창지 최하류로 이동해서 펜슬베이트를 운용했다. 빅배스를 만나기 위해서 톱워터를 운용한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 입질은 받지 못했다. 어느새 해가 완전히 졌다. 시계를 보니 6시40분을 넘기고 있었다. 철수길에 올랐다. 집으로 돌아와 걷기 앱을 확인하니 17,000보가 기록되어 있었다. 강풍 속에서 부단히 노력했다는 방증이었다. 함께 고생한 이승혁, 강민경 부부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송년호 현장취재기를 줄인다.
내비 입력 당진시 석문면 초락도리 2406

오후에 잠시 들른 당진 옥현리 교각. 30cm 내외의 배스를 만날 수 있었다.

필자가 스피너베이트로 낚은 41cm 배스를 계측했다.

필자가 사용한 스피너베이트와 로드.

해가 진 후 사용한 톱워터 채비.

포인트를 이동하다가 붙은 도깨비풀.

필자와 함께 마지막까지 해창지를 탐색한 이승혁(우) 씨와 기념사진을 남겼다.
[피싱 가이드]
취재당일 히트 채비
■안티리그
*소프트베이트 | 게리 야마모토 - 3." 팻 야마센코
*싱커 | KGOOD - 브래스 비드 싱커 타입 I (1.3g)
*훅 | KGOOD - 웜 훅 2/O
*라인: 아미고 - 대물 16LB (플루오르 카본)
*릴: 바낙스 - 아폴로 SV 111GL
*로드: 바낙스 - 에스파다 C701H GAE BOLG
■ 스피너베이트
*BKK - 매드 맥스 3/8oz
*라인: 아미고 - 대물 14LB (플루오르 카본)
*릴: 바낙스 - 아폴로 SV 111GL
*로드: 바낙스 - 에스파다 C681M ARONDIGHT(대호)
*로드: 바낙스 - 에스파다 C691MH GUNGNIR(해창저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