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하류 도로변 앞에 자리를 잡은 필자.

최상류에서 바라 본 관동지 전경.

우안 하류 도로변에서 28cm 붕어를 낚은 강재갑 회원.
초가을 날씨치곤 밤낮 기온차가 심했던 지난 10월 18일. 오랜만에 창녕권으로 출조 코스를 잡았다. 가을이 되니 저수지마다 대물낚시인들이 붐벼 인산인해를 이룰 때라 일찍 출조하기로 마음 먹었다.
필자는 하룻밤 먼저 출조한 로즈피싱 박석규 회원에게 답사를 부탁하였다. 아닐까 다를까 금요일 오후 4시쯤 현장에 도착한 박석규 회원이 이미 낚시인들이 대다수 자리를 선점하였다고 알려왔다. 어쩔 수 없이 다른 낚시터로 방향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른 저수지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결국 작년에 제방 공사를 한 저수지를 떠올렸다. 창녕군 계성면 명리에 있는 관동지였다.
관동지는 약 4천5백평짜리 준계곡지로 작년까지만 해도 월척이 심심치 않게 잘 낚였던 곳이다. 2024년 3월 초에 답사를 하였을 때 저수지 확장 및 종대, 무넘기 등을 대대적으로 공사하면서 이 소문을 들은 낚시인들의 발길이 끊겼다. 가끔씩 지나다 보면 현지 어르신이 떡밥낚시로 잔챙이를 올릴뿐 별다른 호황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박석규 회원에게 이곳에도 가 봐달라고 부탁했다.
30여 분 뒤 박석규 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관동지에는 낚시인이 한 명도 없다는 것. 이에 토요일 오전에 강재갑 회원과 함께 관동지로 향했다. 가는 길에 여러 곳의 저수지을 덩달아 답사했는데 답사 도중 일기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제방 중앙에서 상류를 바라 본 모습.

필자가 1박2일 낚시로 올린 붕어들.

로즈피싱 회원들과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을 즐기고 있다.

제방 초입 박석규 회원의 포인트.

필자가 고향 친구에게 부탁해 구입한 송이버섯. 향이 엄청 좋았다.
8치 붕어 힘이 월척 뺨쳐
오후 2시경 저수지 답사를 마치고 하룻밤 낚시 장소인 관동지에 도착하였다. 먼저 도착한 두 회원이 낮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오후 3시경에 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들 때 쯤 서둘러 내려 대편성을 시작했다. 그러는 도중 또 비가 내렸다. 이 비가 과연 호재일지 악재일지 몰라 약간 걱정이 되었다.
대편성을 끝내고 나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오후 5시경 본부석에 모여 준비해 온 음식과 필자가 고향 지인에게 부탁해 가져온 봉화 송이버섯과 고기를 함께 요리해먹으며 맛있는 저녁식사 시간을 가졌다.
저녁식사를 마친 뒤인 저녁 6시30분경부터 각자 자리로 돌아가 밤낚시를 준비하였다. 옥수수와 옥수수글루텐떡밥으로 낚시를 시작했는데 첫 입질은 떡밥 미끼에 들어왔다. 랜딩 도중 힘을 쓰는 것이 월척급은 되어 보였다. 챔질 순간 잡아 째는 힘이 장사였다. 피아노줄 소리가 날 만큼 손에 전해오는 전율은 가히 계곡지 붕어다웠다.
힘겨루기 후 계측해보니 28cm급 붕어였다. 힘은 월척처럼 느껴졌으나 사이즈가 조금 아쉬웠다. 체고가 예상보다 높아 손으로 꽉 잡아야했다. 입질은 계속 되었고 비슷한 사이즈가 연타로 올라왔다. 옆자리의 두 회원이 올린 붕어도 씨알은 비슷했다.
사진 촬영 후 낚은 붕어 모두 방류
야식 시간이 되어 본부석에 모두 모인 우리는 남은 송이버섯과 고기를 볶아 허기진 배를 채웠다. 추위를 달래고자 한잔의 술도 음미하며 시간을 보냈다.
자정 무렵 야식을 끝내고 나니 추위가 점점 심해졌다. 낚시텐트 없이는 밤을 샐 수 없을 것 같아서 가스난로를 챙겨 본적격인 가을 밤낚시에 돌입했다.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꾸준한 입질을 받으며 낚시했지만 씨알은 모두 비슷해 형제 붕어들 같았다.
날이 밝을 때 쯤 저수지를 지나가는 동네 주민의 말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올 봄에 저수지 공사가 끝난 뒤 농어촌공사에서 21~29cm급 붕어를 엄청나게 많이 방류했다는 얘기였다. 비슷한 개체가 너무 많다보니 큰 놈이 입질할 틈이 없었던 것 같았다.
자원 증대를 위해 애써 방류한 붕어인 만큼 낚은 붕어는 다시 방류할 것을 권한다. 필자 일행 역시 사진 촬영을 마친 후 낚은 붕어를 모두 방류했다.
내비 입력 경남 창녕군 계성면 명리 1035-84

박석규 회원이 밤낚시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밤새 개구리밥이 밀려와 낚시가 어려웠다고 한다.

필자가 붕어를 방류하기 전에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무넘기에서 바라 본 도로변 앞 포인트.

필자가 초저녁에 첫수로 올린 중치급 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