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낚시터]
광양 수어천
겨울 앞두고 5번 천에 이목집중
김중석 편집위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천류 사외이사
몇 년 전부터 광양 지역 대물터로 각광을 받은 수어천. 광양과 순천꾼들의 안방터로 불리는 이곳이 이제는 대구, 울산, 사천은 물론 서울 낚시인까지 찾는 붕어낚시의 명소가 되었다. 그 만큼 붕어 자원이 많고 씨알도 크기 때문이다. 필자가 지난 22년 10월호 낚시춘추에 소개한 후 수어천을 찾는 외지 낚시인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비가 온 후 아침에 맞은 수어천 전경. 깃대봉 자락 골짜기를 가득 채운 안개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웠다.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수어천 붕어.
수어천에서는 4짜와 허리급도 낚이지만 취재일에는 29.5cm급이 많이 낚였다.
수어천은 강낚시 개념의 낚시터로 여름에는 무성한 마름수초 탓에 낚시가 약간 불편하지만 4계절 붕어가 낚이는 곳이다. 상류에 있는 ‘수어댐’은 오랫동안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는데 불법어로 행위도 없기 때문에 엄청난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다. 큰 비가 와 수어댐 방류 시 보조 여수로를 통해 빠져나온 물고기들이 수어천으로 유입되고 있다.
수어천은 여러 개의 보가 있어 포인트가 5곳으로 나뉜다. 1번 천부터 5번천이 있는데 보통은 최상류가 1번 천, 최하류가 5번 천으로 부른다. 5번 천 아래는 광양만으로, 밀물 때는 바닷물이 5번 천 하류의 보(洑)에까지 밀려들어 온다. 바닷물에는 붕어가 살 수 없으므로 5번 천 위쪽이 마지막 붕어낚시터인 셈이다.
5번 천, 주차 여건 불편하나 조황은 최고
11월 9일 현재 수어천은 여름에 무성했던 마름이 삭으며 낚시 가능 구간이 많아졌다. 그동안 수어천은 최상류에 있는 1번 천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진입이 수월하고 포인트가 광범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잔 씨알의 붕어와 작은 잉어만 낚일 뿐 허리급 월척과 4짜 붕어는 귀한 구간이다. 하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출조 시 놓쳐서는 안 될 구간이 1번 천이다. 출조 당일 붕어의 활성도가 높다면 부들 수초 언저리를 공략해볼 것을 권한다.
11월 초순 현재는 5번 천의 붕어 조황이 가장 빼어나다. 낚이면 월척 또는 약간 길이가 빠지는 29.5cm급이 주류이며 4짜도 간간이 낚이고 있다. 다만 5번 천은 주차 여건이 불편해 멀찌감치 주차 후 진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수어천 월척 붕어. 평균 씨알이 굵게 낚였다.
노트북을 갖고 와 현장에서 기사를 작성한 필자. 앞서 다녀온 고흥 내대지 기사를 작성했다.

밤새 비가 내렸지만 뚜껑이 있는 ‘붕어 도시락’에 글루텐을 보관한 터라 원래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
수어천 5번 천 보. 밀물 때 바닷물이 보 왼쪽까지 밀려온다.
비바람을 속에서 월척 붕어를 올린 촬영팀. 왼쪽부터 김종오, 심상철, 이광희, 김진상 회원이다.
얕고 물빛 맑지만 낮에도 월척 간간이 낚여
지난 11월 8일, 일행들과 5번 천으로 출조해 6명 모두가 월척급 붕어를 마릿수로 올리며 손맛을 즐겼다. 5번 천 양 연안에는 간척지 양수형 저수지처럼 생긴 보조 제방이 있는데, 6칸 이상의 장대를 사용할 경우 1.5m 이상의 수심이 나오지만 연안 수심은 70cm로 균등하다. 그래서 제방에서 내려다보면 바닥이 훤하게 보일 정도다. 하지만 수어천은 물색과는 상관이 없는 낚시터다. 물이 맑아 바닥이 보여도 붕어가 입질을 하기 때문이다.
5번 천에는 연안에 부들과 어리연이 자생하고 있다. 여름철 무성했던 마름은 이미 삭아서 가라앉았다. 마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삭은 어리연 줄기는 아직도 푸른빛을 띠고 있다. 갈수록 일교차가 심해지므로 차츰 어리연 줄기도 힘을 잃어 좋은 포인트 구간이 될 전망이다.
취재일에는 맨바닥보다는 드문드문 어리연이 자생한 곳에서 입질이 빨랐다. 수심이 얕은 관계로 작은 빈구멍에도 찌를 세우기 쉬웠다. 반면 어리연이 서식하지 않고 밋밋한 자리에서는 수중에 부분적으로 말즘이 자라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말즘 무더기 속에 붕어가 은신해 있다가 밖으로 나와 먹이 활동하는 게 목격되기도 했다.
미끼는 글루텐이 단연 돋보였다. 물론 옥수수도 잘 먹혔지만 글루텐에 입질이 빨랐다.
낮에도 빈번하게 입질하지만 최고의 피크 타임은 오후 5시부터 2시간 정도이고, 아침에는 새벽 5시부터 8시까지 입질이 활발했다. 지난 11월 5일에는 대낮인 오후 3시30분경 38cm의 허리급 붕어가 낚이기도 했다.
내비 입력 전남 광양시 진상면 청암리 225-4
필자가 밤낚시로 올린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 33cm였고 대부분 29.5~30cm가 올라왔다.
광양 수어천 5번 천의 제방길. 콘크리트 농로 포장이며 갓길이 없어 주차가 어려웠다.
연안에 어리연이 잘 발달한 필자의 포인트. 삭기 시작하면서 자연 포켓이 많아져 채비 안착에 좋았다.

11월 중순 이후의 수어천 낚시는?
광양 지역은 겨울에 비교적 따뜻한 지역으로 눈이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겨울에도 영하5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 날씨가 유지된다. 다만 수온이 떨어지면 물색 또한 맑아지므로 그때는 가급적 긴대를 활용해 부들이나 갈대 등의 정수수초대를 노리는 게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