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양 지천으로 출조한 이학춘 씨와 그가 직접 개조한 낚시차량.
봉고 트럭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좌대까지 설치되어 있다.

함께 출조한 지인이 수초를 제거하고 있다.
한 주 동안 일에 몰두한 끝에 맞은 금요일 밤. 책상 위에 쌓인 일거리 대신 낚싯대를 떠올리는 순간, 마음은 이미 저수지로 향해 있었다. 이학춘 씨(유튜브 노지고)는 다음날 붕어와의 만남을 꿈꾸며 설레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11월의 첫날 토요일 아침, 구독자의 “왜 아직 안 오세요?”라는 전화가 알람이 되었다. 급히 짐을 꾸려 차량에 싣고 달려간 곳은 충남 청양읍 청양IC 인근의 지천. 도로 옆 넓은 공터가 있어, 평소에도 낚시인들의 발길이 잦은 접근성 좋은 포인트다. 특히 만수위가 유지되는 가을철에는 도롯가 연안 수심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중단척낚시에 유리한 곳이기도 하다.
도착하니 이미 지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그의 차량, 봉고3 파워게이트가 눈에 띄었다.
‘노지고의 이동식 낚시 아지트’로 불리는 이 차량은 캠핑과 낚시 장비를 동시에 실을 수 있는 구조로 개조되어 있다. 그는 차량 뒤 문을 열고 낚시장비를 꺼내며 분주히 세팅을 시작했다.
먼저 전자찌를 세워 찌맞춤을 마쳤다. 올해 들어 전자찌는 조사들 사이에서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청양의 한 낚시점 사장이 추천한 지렁이 미끼로 낚시를 시작했다.

밤에 낚은 준척을 보여주는 이학춘 씨.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릿수 조과를 거두었다.
올해 초 출시한 ‘조조맥스’ 역시 물건이네
이날 사용한 낚싯대는 총 9대. 조조맥스(40, 38)와 NT수향II(48, 44, 44, 40, 40, 36, 32) 조합으로 구성했다. 은성사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그는 “두 모델 모두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낚싯대”라며 미소를 지었다.
“NT수향II는 다이아플렉스 공법이 적용되어 경질성이 탁월합니다. 강하게 써도 불안하지 않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문제를 겪은 적이 없어요.” 그의 손끝에서 낚싯대가 나란히 세팅되며 찌톱이 세워진다.
그는 이어 “조조맥스는 올해 초 출시된 신형 모델인데, 가격·성능·디자인 세 가지 균형이 완벽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써보면 손에 착 감기는 맛이 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조조맥스는 낚시인들 사이에서 반응이 뜨거운 제품이다.
모든 채비를 마치고 낚싯대가 전부 펼쳐 질 때쯤 주변에는 고요한 낚시터의 정취가 감돌았다. 바람 한 점 없는 잔잔한 수면 위로 가을 햇살이 은빛으로 반사되어 찌톱을 비췄다.
그는 의자에 몸을 기대고 “이 맛에 낚시한다”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학춘 씨가 준비한 조개구이.

이학춘 씨가 본인의 차량에 올라 조조맥스 받침대를 보여주고 있다.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 준척으로 손맛
낚시를 시작할 무렵엔 완연한 가을 날씨였다. 그러나 정오가 지나자 상황이 급변했다. 초속 7m/s의 강풍이 불기 시작하더니 찌가 제대로 서지 않을 정도로 물결이 일렁였다. 결국 낮낚시를 포기하고 지인들과 준비해온 음식으로 식사와 담소를 즐기며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해질 무렵, 바람이 잦아들고 어둠이 내리자 본격적인 밤낚시를 시작했다. 지렁이 미끼에는 동자개와 꾸구리, 참마자가 번갈아 달려들었다.
잡어 성화에 그는 미끼를 옥수수글루텐으로 바꾸고, 집어를 위해 밑밥을 뿌리기를 반복했다. 그 순간 전지찌의 녹색 불빛이 서서히 붉게 변하며 찌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찌가 천천히 수면 위로 솟는 순간, 기다리던 손맛이 전해졌다.
첫수는 7치 붕어. “왔다!”라는 외침과 함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 후 4~6치 붕어 5마리, 7~8치 3마리, 9치 2마리까지 총 10수의 붕어가 그의 살림망에 들어갔다. 비록 월척은 없었지만 가을밤의 손맛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조과였다.
하지만 밤 11시를 넘기자 또다시 날씨가 변덕을 부렸다. 폭우와 번개, 강풍이 몰아쳤다. 파라솔이 부러지고, 의자와 텐트가 날아가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는 급히 장비를 챙기고 차량으로 피신했다. 젖은 옷을 갈아입으며 “그래도 붕어 얼굴은 봤으니 됐다”며 웃었다.
“월척은 없었지만 붕어 얼굴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게다가 지인 셋이 꽝을 친 가운데 혼자만 조과를 올렸으니 그걸로 충분하죠.” 그의 웃음에는 고된 밤을 이겨낸 뿌듯함이 묻어 있었다.
새벽에는 우박까지 쏟아져
새벽녘, 비바람은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고요 속에서 들려오는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와 새소리가 어우러지며 낚시터는 다시 평화를 되찾았다. 그는 천천히 살림망을 확인했다. 밤새 고생한 붕어들은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침낚시를 이어가려는 순간 이번에는 우박이 내리기 시작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하얀 얼음 알이 물 위를 두드리며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낚시는 여기서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장비를 정리하며 말했다. “낚시란 고기도 기다리지만, 자연의 허락도 기다려야 하는 일인 것 같아요.” 그 말처럼 낚시는 늘 변수와 마주하는 여정이다. 비록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 고생은 했지만 지인들과 함께한 1박2일의 시간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잘 먹고, 잘 놀고, 좋은 추억 하나 만들었다는 게 낚시의 참맛 아닐까요.” 그의 미소엔 피곤함보다 만족감이 더 짙었다.
이학춘 씨는 마지막으로 청양의 들판 너머로 떠오르는 햇살을 바라보며 말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게 노지 낚시의 진짜 매력이죠.”

청양 지천으로 출조한 이학춘 씨의 구독자.

해가 질 무렵이 되자 밝게 빛을 내는 전지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