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제주 비양도 해상에서 한치 폭발?!
반짝 호황이라도
한치라면 무조건 가야지~
김진현 기자
“집 나간 한치가 돌아왔습니다.” 제주 한림에서 승룡이호를 타고 이틀 연속 출조한 성민관 씨가 한치를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18일, 제주시에서 갈치낚시 채비, 미끼를 제작하는 타스코피싱 김덕한 사장과 갈치 텐빈 취재에 나섰다. 갈치가 꾸준히 호황을 보였고 씨알도 좋아 김덕한 사장이 개발한 갈치 텐빈용 미끼와 최신 트렌드를 소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오전 11시 제주시 도평동에 있는 타스코피싱에 도착하자 김덕한 사장이 “어제 한림항의 정치망 어선이 한치를 700kg 잡아 온 걸 봤어요. 비양도 인근에 엄청 많이 들어온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갈치 텐빈 출조를 계획했기에 한치는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승룡이호 황광석 선장이 손님들에게 동의를 구해 한치로 대상어를 바꿨다는 것(최근 갈치와 한치 조항이 비슷해 전날 조황을 보고 다음날 대상어를 결정하기로 미리 통보)이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승룡이호 황광석 선장이 17일 밤에 한치로 대박을 쳤고 그것을 유튜브로 생중계한 결과 한치 예약이 줄을 이었다고 했다. 얼른 다른 갈치 낚싯배를 알아보니 이미 만석. 기왕 이렇게 된 거 한치로 대박을 치는 게 낫다고 판단해 우리는 한치 출조 동행을 선택했다.
가방을 열었더니 갈치 텐빈 로드가!?
오후 5시. 한림항에서 승룡이호를 타고 한치가 호황을 보이고 있는 비양도 앞바다로 향했다. 오후 5시30분에 비양도 인근에 도착, 물풍을 내리고 조류에 낚싯배를 흘렸다. 출조 당일에는 한치낚시를 처음 하는 낚시인이 10명 넘었는데, 승룡이호 황광석 선장이 물풍을 내린 후 10분 정도 친절하게 낚시방법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제주로 관광 온 사람들이 갈치, 한치 체험낚시를 많이 즐기는 추세라 이런 서비스는 기본이라고 한다.
낚싯배 맨 뒤에는 전날 출조한 낚시인들이 연속 출조해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김덕한 씨와 나는 맨 뒷자리 옆에 자리를 잡고 채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한 가지 실수한 것을 눈치챘다. 갈치 텐빈 로드를 그대로 챙겨 온 것이었다. 최근에는 한치와 갈치 텐빈 로드를 겸용으로 쓰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한치 전용을 쓰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더구나 갈치 텐빈에 맞추어 합사도 1호 내외로 굵어 조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동릴 장비에는 이카메탈 2단 채비를, 베이트릴 장비에는 오모리그 채비를 체결했다. 우선 스테 대신 돼지껍데기포와 전갱이포를 감은 삼봉 에기를 달아 선장님이 알려준 수심 30m를 노렸다. 바닥 수심은 50~60m며 전날 한치가 주로 30m권에서 입질해 30m에서부터 낚시를 시작했다.
제주 한림항에서 출항하는 승룡이호에 승선해 한치를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갈치, 한치를 주로 출조하며 시즌에 따라 방어, 타이라바 등도 출조한다.
승룡이호가 출항하는 한림항.
승룡호(승룡1호)도 한치를 노리고 비양도로 함께 출항했다.
승룡이호 황광석 선장이 한치낚시를 처음하는 낚시인을 위해 낚시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타스코피싱에서 출시한 이카메탈(맨좌측) 채비와 오모리그(가운데) 채비. 우측은 삼봉 에기에 묶은 돈피포(돼지껍데기)와 새로 출시한 전갱이, 만새기포다.
비양도 해상에 도착해 물풍을 내리는 황광석 선장.
해가 진 후 살오징어와 한치로 손맛을 본 낚시인들. 취재 당일에는 한치와 살오징어가 반반 비율로 낚였다.
기자가 사용한 한치낚시 장비. 좌측 베이트릴은 오모리그, 우측 전동릴은 이카메탈 채비다.
한치의 활성을 돋우기 위해 스테나 삼봉에 도장처럼 찍어 바르는 마루큐 이카라이다.
이틀 연속 출조한 고수들은 대부분 100마리 오버
채비를 내린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내 옆에 선 정재희(서귀포 화순) 씨가 가장 먼저 살오징어를 낚았다. 그 후 반대편 배 후미에 선 낚시인이 살오징어를 올리더니 연속으로 정재희 씨가 한치를 올렸다. 정재희 씨는 “어제는 한치가 9, 살오징어가 1 비율로 낚였다고 했는데 하루 사이에 씨알 굵은 살오징어가 붙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선수에는 한치낚시를 처음 하는 낚시인들이 많아 초반에는 조과가 부진했다. 게다가 대부분 오모리그 한 대만 사용했기 때문에 배 후미에 자리 잡고 낚싯대 두 대를 사용한 낚시인들에 비해 조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인 것은 오모리그를 단순히 거치하고 있어도 자동으로 한치와 살오징어가 걸렸고 액션 후 스테이 동작에 익숙해지니 지루하지 않게 한치와 살오징어를 올릴 수 있었다.
출조 전날에 비해 살오징어가 많다는 것이 흠이었지만 밤 9시가 되자 배 뒤에 선 낚시인들은 50마리 넘는 조과를 거두었다. 반면 김덕환 씨와 나는 좀처럼 한치의 입질을 잡아내지 못했다. ‘자동빵’을 기다린 이카메탈에는 거의 입질이 오지 않고 오모리그를 흔들어 전층을 탐색하니 한치가 삼봉을 붙들고 가만히 있는 형태의 입질이 들어와 챔질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감을 못 잡아서 그런가 싶었지만 내 옆에 선 정재희, 성민관 씨 부부는 ‘자동빵’ 입질은 물론 오모리그로 연신 입질을 받아냈다. 나도 가만히 오모리그 로드를 들고 천천히 입질을 느끼니 한치가 삼봉에 살짝 붙었다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 텐빈 전용 로드와 1호 합사 원줄은 감도가 떨어져 한치낚시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열심히 노력해 한치 13마리를 낚았지만 정재희, 성민관 씨 부부는 100마리 이상 낚은 상태였다.
한치 활성 떨어진 땐 전용 로드 필수, 라인은 가늘게 사용
새벽 1시까지 낚시한 결과 처음 한치낚시에 도전한 초보들도 20마리 이상 낚은 것을 확인했고 배 뒤에 자리 잡은 고수들은 150마리에 가까운 한치와 살오징어를 낚은 것을 확인했다. 초대박이라고 하기엔 조금 떨어지지만 새벽 한시까지 낚시해 100마리가 넘는 조과를 거둔 것은 분명 호황이었다.
승룡이호는 밤샘 낚시도 하지만 여름 시즌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1부(오후 5시~밤 12시30분), 2부(새벽 1시~아침 6시, 일출몰 시각에 따라 시간 변동)로 나누어 출조하고 있다.
김덕한 사장과 나는 2부도 예약했지만 장비의 벽을 도저히 넘지 못할 것 같아 2부는 포기하고 다른 낚시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다시 한 번 요약해보면 한치의 활성이 높은 경우에는 이카메탈이나 오모리그를 일정 수심에 거치해두기만 해도 입질이 잘 들어온다. 수심 30m부터 수심 5m까지 활발하게 입질을 하는데, 그런 경우에는 ‘장비빨’이 덜 탄다. 하지만 출조한 당일처럼 큰 호황 후 조과가 시들해지는 시기에는 한치가 일정 수심에서 재빠르게 입질하고 움직임의 폭이 적으므로 되도록 한치낚시 전용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합사는 0.6호 내외를 추천하고 오모리그나 이카메탈 채비의 기둥줄도 3호 이하로 가늘게 써야 자잘한 입질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9월 중순 현재 제주 한림 일대는 한치가 사라지고 다시 갈치가 붙었다. 갈치는 3지급이 1인당 50마리 정도 낚이며 가을이 깊어 갈수록 씨알도 굵어지고 있다.
제주 승룡이호 010-8060-0342 cafe.naver.com/seungryong
승룡이호에서 가장 먼더 살오징어를 올린 정재희 씨.
바구니에 담긴 한치.
철수할 무렵 아이스박스에 가득 담긴 한치와 살오징어를 보여주는 성민관 씨.
승룡이호 황광석 선장이 한치를 넣은 비빔밥을 야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바구니 길이 만한 씨알 굵은 한치.
이카메탈에 사용한 바낙스 전동릴 카이젠Z 150W. 수류탄형 배터리를 장착해 사용하면 액션을 주기 쉽다.
한치 입질이 없자 텐빈 채비로 갈치를 낚은 김덕한 사장.
한치 비빔밥에 넣을 조과를 보여주는 승룡이호 사무장.
“오늘은 어제보다 살오징어가 많이 붙어 아쉬웠습니다.” 150마리에 가까운 조과를 거둔 정재희(좌), 성민관 씨.
첫 출조에 봉지가 묵직해질 정도로 조과를 거둔 여성 낚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