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7일 동해 묵호항에서 록피싱을 나갔다가 웜 채비로 문어를 낚은 필자.
묵호항 연안을 따라 포인트를 이동하고 있다. 멀리 나가지 않고 수심 20~30m 포인트를 오간다.
완연한 여름을 맞아 올해 동해에서 호황을 보이고 있는 록피싱 출조에 나섰다. 지난 5월 출조에서는 낮은 수온으로 인해 저조한 조과를 거두었지만 6월 들어 수온이 크게 상승해 6월 17일 팀루어테크 회원들과 함께 묵호항으로 향했다.
냉수 예보에도 출조 강행
출조 전날 속초에 거주하고 있는 회원에게 ‘속초 지역은 현재 냉수대가 들어왔다’는 정보를 입수해 출조를 취소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선비를 모두 지불한 상태라 낚싯배 선장의 동의가 없으면 현실적으로 출조 취소가 쉽지 않아 예정대로 강행했다.
17일 오전 5시, 생활낚시를 즐기는 황인호, 두족류낚시 전문가 황갑선, 동해가 주 필드인 주선호, 심지환 회원과 함께 묵호항에서 영재호를 타고 근해로 나갔다. 동해에서 록피싱 낚싯배를 타면 먼바다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근해를 돌면서 라이트 태클에 1~2온스 지그헤드 채비를 사용해 대상어를 노린다. 특이한 점은 서해에서는 주로 우럭이 낚이지만 동해에서는 일반 우럭을 비롯해 참우럭(띠볼락), 광어, 성대, 양태까지 다양하게 낚인다. 참우럭은 양식이 쉽지 않아 낚시가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어종으로 맛이 좋아 인기가 높다.
묵호항에서 출항 후 15분 정로 달려 포인트에 도착해 낚시를 시작했다. 웜은 루어테크가 새로 출시한 버클리 스위밍 뮬렛 4.5인치 중 스모크, 화이트, 핑크샤인 컬러를 주력으로 사용했고 지그는 26g짜리와 42g짜리 두 종류를 사용했다.
냉수의 영향인지 아무도 입질을 받지 못했다. 불안한 기운이 감돌며 포인트를 헤매기를 1시간, 내게 첫 입질이 들어왔다. 주변이 어두울 때는 입질이 없더니 해가 완전히 뜨고서야 첫 입질이 온 것이다. 수심 30m 포인트에서 올린 녀석은 30cm급 참우럭. 연이어 황인호 씨와 황갑선 씨도 비슷한 씨알의 참우럭을 낚아냈다.
대구, 문어, 참우럭 골고루 낚여
냉수 영향으로 조과는 좋지 않았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연안에서는 보기 드문 붉은 삼세기가 올라오는가 하면 뭔가 묵직한 것이 걸려서 채비를 걷어보니 문어가 올라오는 게 아닌가. 내가 먼저 문어를 한 마리 올려서 우연이라 생각했는데, 조금 있으니 황인호 씨가 뮬렛 웜 채비로 문어를 올렸고, 심지환 씨도 문어를 올렸다. 문어의 입질에 어리둥절했으나 모두 뮬렛 웜에 올라온 것으로 보아 아마 문어가 웜을 물고기로 착각하고 먹으려 했던 모양이다.
문어와 더불어 대구도 여러 마리 낚였는데 수온이 낮아서 낚인 듯하다. 대구와 문어 덕분에 손맛도 보고 조과도 채울 수 있었고 웜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한 것 같아 뿌듯했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지만 일본에서는 전용 지그헤드에 웜을 감아 문어를 낚는 기법이 유행했다고 알고 있는데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문어 전용 지그헤드를 구입해 도전해볼 계획이다.
오후 3시에 철수해 조과를 확인하니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마치 어판장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조과가 인상적이었다. 참우럭, 대구, 문어, 광어가 주로 낚였고 손님고기도 많았는데 이 많은 어종을 웜 채비 하나로 낚았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앞으로 동해안의 록피싱 대상어가 더 늘어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출조문의 묵호항 영재호 010-9855-2676
루어테크가 새로 출시할 예정인 버클리 뮬렛 핑크샤인 4.5인치.
버클리 뮬렛 스모크 컬러로 낚은 참우럭.
붉은 삼세기를 낚은 심지환 씨.
황인선 씨가 40cm가 넘는 참우럭을 낚아 기념 촬영했다.
웜 채비로 문어를 낚은 심지환 씨.
웜에 큰 양태도 입질했다.
기괴하게 생긴 붉은 삼세기. 등가시에 독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1온스 지그헤드에 체결한 버클리 뮬렛 웜.
흰색 웜을 물고 나온 문어.
철수 때 확인한 조과. 대구, 우럭, 광어, 문어 등 다양한 어종이 낚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