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어 플러깅 현장]
너무 일찍 서둘렀나?
추자도 쇠코 부시리
80cm 급만 낚여 허탈
박상욱 야마시타 프로스탭
박신형 씨가 추자도 쇠코에서 부시리를 노리고 펜슬베이트를 캐스팅하고 있다.
추자도 쇠코 직벽자리에 내린 필자와 일행들.
어찌된 영문인지 올해는 계속해서 수온이 말썽이다. 평년보다 2도나 낮아 5월 중순이 지나서야 16도를 오르락내리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파른 상승세는 보이지 않고 완만한 오름세다. 부시리 쇼어 플러깅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온이 16도 이상이어여 한다. 아직 갯바위에서 부시리를 만나기는 힘들지만 산란을 마치고 회복하며 왕성한 식욕을 보이는 부시리를 좀 더 일찍 만나보기 위해 추자도로 출조 계획을 세웠다.
처음엔 구을비도와 추자도를 놓고 고민했지만 포인트가 더 넓은 추자도로 결정했다. 이번에는 사정상 당일치기로 출조했기에 한 번의 찬스를 놓치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대형 부시리를 노리기 위해 최대 150g까지 캐스팅이 가능한 9.8ft 로드와 130g까지 캐스팅이 가능한 11ft 로드 2대를 준비하고 14000번 릴과 합사 8호 쇼크리더 150, 130lb를 세팅했다. 펜슬베이트는 140mm부터 240mm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필자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야마시타 펜슬베이트. 리라이즈, 레가토, 로디드 등 이다.
해가 뜨기 직전에 80cm가 넘는 부시리를 낚은 필자.
필자와 일행의 쇼어 플러깅 장비.
40cm급 붉바리를 낚은 최문기 씨.
씨알은 잘아도 호쾌한 액션 만끽
지난 6월 6일 밤 11시, 부시리 빅게임 멤버인 최문기, 박신형 씨와 함께 해남 땅끝마을 송호항에서 퍼스트호를 타고 바로 추자도 갯바위로 달렸다. 1시간30분을 달려 추자도에 도착. 원하는 포인트 두 곳은 전날 출조한 야영객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원하는 포인트에 내리지 못하고 선장님이 추천한 쇠코에 새벽 2시에 내렸다.
쇠코는 들물과 날물에 모두 낚시가 가능한 포인트였고 물때를 보니 해가 떠오르기 딱 30분 전부터 들물이 가는 장소라 일출에 맞춰 공략하면 부시리를 낚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해가 뜨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휴식을 취했다 .
새벽 4시30분, 아직 해가 뜨지 않았지만 주변 지형이 보이기 시작했고 조류의 움직임이 점점 강해지는 것이 보였다.
아직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기에 다이빙 폽퍼인 덕다이브190을 세팅해 낚시를 시작했다. 같이 간 일행이 옆에서 던지자마자 바로 부시리가 쫓아오기 시작했다. 이내 3번째 캐스팅에 필자의 펜슬베이트를 쫓아오는 부시리를 목격했고 입질이 왔지만 제대로 바늘에 걸리지 않았다. 이에 액션을 바꾸어 조금 길게 다이빙 액션을 주고 슬랙라인을 최대한 남지 않게 했더니 챔질에 성공했다. 올려보니 80cm가 조금 넘는 부시리였다.
랜딩하는 중 바로 옆에서도 부시리를 낚아냈다. 이후 계속해서 체이스는 들어왔지만 챔질이 잘되지 않는 상황다. 그리고 어체를 완전히 드러내는 공격적인 모습보단 대부분 공격이 물속에서 이루어지는 소극적인 형태가 많았다. 이에 깊이 가라앉고 빠른 액션에도 다이빙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마리아의 레가토 펜슬베이트로 바꾸니 효과가 즉시 나타났다. 이때부터 해가 완전히 떠서 주위가 밝을 때까지 캐스팅 한 번에 부시리 한 마리가 낚이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비록 씨알은 2~3kg 수준이지만 부시리가 빠른 액션에 시원한 입질을 보여주어 위안이 되었다.
조류 느릴 땐 붉바리로 손맛 대신
해가 완전히 뜨자 조류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이때부터는 패턴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더욱 빠른 액션을 해야 반응을 보였다. 이에 논스톱 저크를 하여 스테이 동작 없이 물속에서 플러그가 빠르게 'Z'로 움직이게 로드를 움직였다. 이 액션에 반응이 매우 좋았다. 큰 녀석들은 없었지만 70~80cm 부시리들이 심심치 않게 물어 주었다.
물이 조류가 죽어 가는 시점이 되자 입질과 체이스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필자는 날물이 움직일 때까지 휴식을 취했지만 같이 간 일행은 붉바리를 잡아냈다. 씨알이 굵은 붉바리를 노렸지만 올린 것은 30cm 전후가 주종이었다.
날물로 바뀌자 이제는 반대편으로 넘어가서 낚시했다. 반대편은 직벽이라 캐스팅이 많이 불편했지만 조류 방향에 맞춰 자리를 잡아야 하니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조류의 흐름이 점점 좋아지자 부시리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수심이 상대적으로 얕아서인지 멀리 던져야만 부시리가 펜슬베이트를 쫓아왔다. 멀리 캐스팅 후 펜슬베이트를 끌어오면 브레이크 라인 주변에서 덮치는 형태의 입질이 굉장히 많았다. 그러나 큰 펜슬베이트에는 입질하지 않고 190mm 이하에만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는 대부분 방어가 입질했고 부시리는 없었다.
큰 부시리를 기대하고 조금 일찍 출조에 나섰으나 80cm 부시리가 최대어였고 씨알이 작아서인지 작은 펜슬베이트에만 입질했다. 대신 빠른 템포의 액션에도 시원하게 입질을 보여 6월 이후 수온이 오르면 더욱 박진감 넘치는 낚시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되었다.
드론으로 촬영한 쇠코. 맨우측 여에 내렸다.
펜슬베이트에 끊임 없이 올라온 부시리.
박신형 씨가 70cm 부시리를 올렸다.
갯바위로 부시리를 올린 필자. 오전 8시까지 폭발적인 입질을 보여 지루할 틈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