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어울린 광주 황룡강의 아침.
얼레붕어낚시 정기출조에 참가한 회원이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낚이면 무조건 월척 아니면 4짜 붕어입니다.”
이종환(안빈낙조, 왼쪽) 고기운(꼬기) 회원이 월척과 4짜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연중 붕어낚시가 가장 잘 된다는 시기를 맞아 호남지역 곳곳에서 호황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붕어 산란이 끝나고 회복기를 거친 붕어들이 왕성한 먹이활동이 시작된 듯하다.
이번 출조는 개인 낚시가 아닌 낚시 행사장 취재를 위해 광주로 향했다. 목적지는 ‘얼레채비’ 고안자 장영철 씨가 운영하는 얼레붕어낚시(https:cash.daum.net/fish2000) 카페의 2025년도 정기출조 행사장.
정기출조 행사는 한 달 여 전인 4월 12일로 정해졌었으나 당일 초속 16m에 달하는 강풍과 비바람 탓에 일주일 연기되었다. 운영진들이 다시 고심해 지정한 날짜는 4월 19일. 황룡강 송산유원지 일대에서 화창한 봄 날씨를 만끽하며 100명이 참가한 가운데 행사가 열렸다.
카페지기 장영철 씨는 광주에서 ‘얼레붕어낚시’라는 상호로 낚시점을 운영 중이다. 또한 FTV의 ‘강호 얼레꾼’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시청자들에게 확연한 조과 차이를 선보이며 인기리에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대회 시작 전부터 44, 45cm 낚여
오전 11시. 행사장인 송산유원지 일대를 둘러봤다. 벌써 많은 낚시인들이 포인트를 구축하며 오늘밤 결전을 기다리는 듯 했다. 어젯밤 먼저 들어와 대를 폈던 광주의 고기운, 이선주 부부의 조과가 두드러지게 좋았다. 살림망에 44, 45cm의 4짜 붕어가 두 마리나 들어 있었다. 그러나 고기운 씨가 낚아낸 붕어는 대회 시작 전이라 계측 대상이 되지는 않았다.
고기운 씨는 “1년에 서너 번 황룡강을 찾지만 좀처럼 붕어 낚아내기가 힘든 곳인데 벌써 두 마리나 낚인 것을 보면 오늘밤에는 아마도 회원들마다 대박이 터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라고 희망적인 말을 했다.
오후 4시. 회원들이 본부석에 운집한 가운데 유튜브 ‘붕어 잡는 곰’ 운영자 정호철 씨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카페 운영자 장영철 씨는 인사말을 통해 “얼레붕어 카페를 개설한 지 어언 9년이 지났습니다. 그간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카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주셔서 오늘날 카페가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는 건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라고 말하며 카페 회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가장 먼 경기도 이천에서 참여한 윤준상 씨는 “카페 가입한 지 7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얼레채비를 사용하면서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호황도 누려봤습니다. 이번 정출에는 붕어도 좋지만 회원들을 만나보며 친목을 낚아내고 싶어서 한걸음에 참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중학생 때부터 카페에 가입해 5년째 활동 중인 이세준 씨와도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세준 씨는 이제 20살로 요즘 보기 드문 젊은 붕어 낚시인이다. 중학교 때 양어장 낚시로 낚시에 입문했는데, 붕어를 걸었을 때 탈탈거리며 옆으로 째는 힘 그리고 낚싯대를 통해 손목에 전해 오는 느낌 때문에 낚시에 빠져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레채비를 우연하게 접했고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낚시를 배워 볼 요량으로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행사 시작 전 참가자의 이름표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얼레붕어낚시 카페지기이자 FTV ‘강호얼레꾼’ 진행자인 장영철 씨가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인기 유튜버 정호철(붕어잡는곰) 씨가 행사 진행을 맡았다.
개회식에 참여한 회원들이 진행자로부터 유의사항을 전달받고 있다.
정기출조에서 4짜 붕어를 낚아든 회원들.
왼쪽부터 국남훈(용전붕어조사), 신지훈(즐거울낚), 고기운(꼬기), 김경준(맑은물), 김성근(악마조교) 회원.
정기출조에서 4짜 붕어 마릿수로 신기록을 세운 국남훈(용전붕어조사) 회원.
밤새 15마리의 월척을 낚았는데 그 중 7마리가 4짜였다.
송산유원지 인근에서 대회 종료 직전까지 입질을 기다리는 얼레붕어카페 회원들.
밤새 울리는 월척 카톡음
저녁식사 후 모두 포인트에 앉아 입질을 기다렸다. 참가자에 한해 단톡방이 개설되어 있었다. 낚시 시작과 동시에 첫번째로 단톡방에 올라온 사진은 오후 5시49분에 이세준 씨가 낚아낸 39.5cm 월척 사진이었다. 송산유원지 주변에 앉은 이세준 씨는 우측 두 번째 4.6칸 대에 경원사의 옥수수어분글루텐을 바늘에 달아 찌를 세웠다. 바닥 안착과 동시에 찌가 한 마디 올리는가 싶더니 옆으로 살살 끌고 가는 입질을 보고 챔질했다고. 그러자 육중한 무게의 고기가 사정없이 옆으로 끌고가 잉어로 판단했다고 한다.
“앙탈을 부리며 바늘털이를 하던 녀석을 뜰채에 담는 순간 붕어라고 확신했는데 크기가 4짜 이상의 붕어로 보였지만 계측자에 뉘인 붕어는 39.5cm였다”고 말했다. 첫 고기가 4짜에 육박하는 붕어라니, 아무래도 오늘은 조짐이 좋았다.
이후 7시16분에 첫 4짜 붕어가 낚였다. 주인공은 윤준상 씨로 씨알은 40cm였다. 윤준상 씨 포인트로 사진 촬영을 가려는 사이 또 다시 김경준 씨가 42.7cm를 낚았다는 카톡 사진이 올라왔다. 연거푸 4짜가 낚이는 상황이었다. 완전하게 어두워지면서 여기저기에서 월척이 낚였고 카톡 알람음은 끊이지 않았다. 정출행사 땐 으레 마릿수가 적은데 이번에는 예외였다.
밤 11시. 야식타임에 맞춰 회원들이 본부석에 모였지만 일부 회원들은 계속되는 입질을 놓칠세라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월척붕어는 제외하더라도 이때까지 올라온 4짜 붕어만 12마리나 됐다. 야식시간이 끝나자 후다닥 각자의 포인트로 향하는 발걸음이 분주했다.
혼자 4짜 7마리 낚은 국남훈 씨 45.9cm로 우승 차지
밤새도록 카톡 알람음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아침 8시에 계측을 위해 본부석으로 가져 온 붕어 마릿수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장 돋보이는 회원은 국남훈 씨였다. 국남훈 씨는 황룡강에서도 남들이 들어가지 않는 생자리 포인트를 뚫었다. 황룡강 본류와 골 자리가 나뉘는 콧부리에 자리했는데 어리연이 올라오고 있었고, 어리연 일부는 수면 위까지 자라 올라와 있었다고. 바로 이 어리연 사이사이에서 집중적인 입질을 받았다고 말했다.
개회식이 끝날 무렵인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12시간 동안 국남훈 씨가 낚아낸 월척 붕어만 15마리. 놀라운 것은 낚아낸 붕어 중 최고 씨알이 45.9cm나 됐고 4짜 붕어만 총 7마리였다. 나는 그 포인트가 궁금해 사진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포인트 진입을 시도해봤지만 막상 가보니 진입로가 험해 엄두도 못 냈다. 주최측에서는 단 한 마리만 계측하기 때문에 월척 마릿수는 의미가 없어 4짜 붕어만 살림망에 남겨두고 나머지 허리급 월척들은 낚는 즉시 방류했다고 말했다.
집계 결과 밤새 얼레붕어낚시 카페 회원들이 낚아낸 붕어 중 4짜 붕어는 20마리, 허리급 이상 월척붕어도 50마리가 넘었다. 4짜 붕어만 20마리라니…. 정기출조 역사상 가장 많은 4짜 마릿수를 낚아내는 신기록이 세워지는 순간이었다. 얼레붕어낚시 회원들이라서 그런지 대부분의 붕어를 얼레채비로 낚아냈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했던가? 7마리의 4짜 붕어를 낚아낸 국남훈 씨가 자신의 최대어인 45.9cm짜리를 계측해 1등을 차지했다. 상품으로 천류사의 최고급 낚싯대 운명 한 세트를 받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은 총 30등까지 했으며 천류사와 동일레저 등에서 협찬해준 상품이 전달됐다.
초저녁에 40cm를 낚아 순위 안에 ‘안전빵’으로 들어갈 줄 알았던 김동관 씨는 고작 11등에 머물고 말았다. 그 외 참가한 모든 회원들에게는 행운권 추첨으로 푸짐한 상품이 전달 되었다.
장영철 카페지기는 인사말에서 “얼레채비를 전파한 지 몇 해가 되지 않았지만 낚시인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낚시를 즐기자는 뜻이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얻어 기쁩니다”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카페지기 장영철 씨의 부인과 친구들이 회원들의 식사를 준비 중인 장면.
모처럼 만난 회원들과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는 얼레붕어낚시카페 회원들.
아이들이 어려 정기출조에는 참여 못했지만 부인과 쌍둥이 아이들을 데리고 행사장을 찾은 이완진(막둥이) 회원.
참가한 회원들에게 돌아갈 푸짐한 상품들. 주식회사 천류와 동일레져 등 수 많은 조구업체에서 협찬한 상품들이 넘쳐났다.
밤새 20마리가 넘는 4짜 붕어로 손맛을 봤던 회원들 중 상위 1등부터 5등까지 수상자를 카메라에 담았다.
왼쪽부터 5등 김성근(악마조교), 4등 김경준(맑은물), 1등 국남훈(용전붕어조사), 2등 신지훈(즐거울낚), 3등 고기운(꼬기) 회원.
35.8cm 등 두 마리의 체고 좋은 붕어를 낚아낸 한권채(일번) 회원이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 섰지만 23등에 머물렀다.
부부가 함께 정기출조에 참여한 회원이 부지런히 채비를 던져넣고 있다.
매년 정기출조 때마다 참여해 부부애를 과시한 강대규(왕버들), 김정아(설이) 부부.
환경정화 활동도 하고 4짜 붕어도 낚아 본부석으로 향하고 있다.
2025년도 정기출조에 참가한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1백 명의 회원이 참가해 황룡강을 뜨겁게 달구었다.
계측이 끝난 붕어는 모두 황룡강에 방류했다.
고기운(꼬기), 이선주 부부가 밤새 두런두런 사랑이야기 꽃을 피우더니 4짜 붕어까지 낚아내는 행운을 안았다.
정대필(황금물고기) 회원이 얼레채비로 올린 80cm 잉어. 아쉽게도 잡어상만 수상했다.
‘1mm라도 더!’ 장영철 카페지기가 많은 회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확한 계측을 하고 있다.
김해연(얼레강쇠) 회원이 맨 마지막 행운상의 주인공이 됐다. 필자(우측)가 천류에서 협찬한 설화수 골드 48대를 수여 했다.
황룡강 낚시에서 위력을 발휘한 경원사의 옥수수어분글루텐과 얼래채비.
계측의 편의를 위해 월척과 4짜를 분류해 놓았다. 오른쪽 두 개의 통에 든 고기들이 모두 4짜 붕어다.
시상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행운상에 당첨돼 기뻐하는 회원들.
황룡강 천변에 늘어선 참가자들의 차량.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 주최측이 나서서 최대한 갓길 주차를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