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5일 울산 동구의회 이수영 구의원이 구내 방파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발의한 낚시통제구역 조례안이 낚시계의 거센 반발에 잠정 보류됐다.
울산광역시 동구의회 이수영 구의원이 발의한 울산광역시 동구 낚시통제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이수영 구의원이 발의한 ‘울산광역시 동구 낚시통제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하 낚시통제구역 조례안)’은 구내 슬도, 화암(꽃바위), 동방파제 등에 대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는 기초자치단체의 자치법규로서, 시, 군, 구의회의 의원이 조례안을 발의하여 의회에서 통과되면 법적인 효력을 발휘한다. 이수영 구의원의 낚시통제구역 조례안 발의가 알려지자 현지에선 비상대책위가 조직되는 등 반발이 이어졌다. 이어서 전국적으로 조례안 철회를 요구하는 민원과 서명운동이 전개됐다.
이수영 구의원은 낚시통제구역 조례안에 대한 낚시계의 반발이 현지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자, 3월 18일 울산 동구의회 의원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마련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낚시협회, 울산생활낚시연합 등 5개 낚시단체와 울산 낚시인들은 조례안 철회를 요구했다.
그 결과, 다음날 19일 열린 동구의회 임시회의에 낚시통제구역 조례안은 상정되지 못하고 잠정 보류됐다. 2월 5일 낚시통제구역 조례안 발의부터 3월 19일 동구의회 잠정 보류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일지는 아래와 같다.
울산 동구의회 이수영 구의원, 구내 방파제 대상 낚시통제구역 조례안 발의
▶2월 5일 울산 동구의회 이수영 구의원, 동구 내 방파제를 대상으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낚시통제구역 조례안 발의
▶울산생활낚시연합 김나경 대표가 이 사실을 알고 현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조직
▶2월 12일 울산 동구의회 정기회의에 조례안 상정됐으나, 의장 등 타 의원들이 지역 내 낚시인의 반대 여론을 들며 낚시인의 의견 수렴 요청, 표결 보류. 이수영 의원, 의견 수렴 후 조례안 상정 재추진 의지 표명
▶3월 8일 낚시하는시민연합 김욱 대표, 울산생활낚시연합과 함께 전국반대서명운동 시작
▶3월 11일 한국낚시협회, 낚시금지대책회의에 안건 상정, 공론화 전개와 철회운동 시작
▶3월 13일 낚시인 서정은, 안지연 씨를 시작으로 울산 동구의회에 낚시인들의 조례안 반대 민원 글 게시 쇄도
▶3월 16일 낚시하는시민연합, 울산생활낚시연합, 현지 낚시인 등과 함께 울산 동구 슬도방파제에서 쓰레기줍기 캠페인 전개
▶3월 18일 이수영 구의원, 울산 동구의회에서 간담회 개최해 낚시계와 면담
▶3월 19일 울산 동구의회 임시회의에 낚시통제구역 조례안 상정 보류
3월 18일 간담회에서 한국낚시협회, 울산생활낚시협회 등 5개 낚시단체, 조례안 철회 요구
3월 18일 간담회엔 한국낚시협회 김오영 회장, 울산생활낚시연합 김나경 대표, 울산낚시점주협회 박종완 이사, 울산광역시중구낚시협회 박원필 전 회장, 울산은어클럽 김재윤 전 회장 등 5개 낚시단체와 울산 낚시인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수영 구의원은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조례안은 낚시통제란 규제가 들어가 있기에 낚시인의 의견을 들어보라는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김오영 회장은 “현재 낚시를 금지시키고 있는 규제법은 제정된 지 오래된 낡은 법으로 낚시계는 개정안을 발의하고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안전이 중요하지만 낚시인의 권리와 자유를 빼앗는 조례안을 보류 또는 철회해달라”고 말했다.
울산생활낚시연합 박소윤 간사는 “울산이 고향이 아니지만 이곳에서 거주하면서 아름답고 좋은 낚시 환경에 반했다. 방파제낚시를 막기보다는 더 개발해 낚시관광객을 더 유치하는 지혜를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울산 털보낚시 황나겸 대표는 “울산 화암방파제 앞에서 낚시점을 운영하고 있다. 방파제낚시터를 찾는 낚시인의 안전을 위한다면 무조건 통제보다 사다리 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울산광역시중구낚시협회 박원필 전 회장은 “법을 이용해 규제를 앞세우기 전에 낚시인이 자율적으로 방파제낚시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울산 낚시인 김용운 씨는 “방파제 안전은 설계부터 따져봐야 할 문제다. 동구 내 방파제 보충공사를 할 때 주민들은 안전을 위해 테트라포드를 더 촘촘하게 놓아달라고 했지만 모두 묵살됐다”고 말했다.
낚시통제구역 조례안 폐기를 요구한 낚시계의 의견에 대해 이수영 구의원은 주민 등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 보완할 때까지 상정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9일 열린 울산 동구의회 임시회의에 낚시통제구역 조례안은 상정되지 않았으며 간담회 결과와 조례안 보류 소식을 경상일보 등 현지 언론들이 비중 있게 다뤘다.
울산생활낚시연합 김나경 대표 “낚시진흥 조례안 마련 중”
낚시통제구역 조례안이 보류된 가운데 동구의회 내에선 낚시진흥 조례안을 마련하고 현지 낚시계와 의견을 조율 중이다. 낚시통제구역 조례안 철회운동을 이끌었던 울산생활낚시연합 김나경 대표는 “울산 동구청과 의회는 낚시통제구역 조례안에 대한 낚시계의 반발이 거세고 잠정 보류에 이르게되자 낚시정책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있다. 조례안 보류를 계기로 구내 낚시 여건을 개선하고 낚시산업 활성화를 위한 낚시진흥 조례안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이곳 낚시계와 협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하고 말했다.
울산 동구 방어동의 슬도방파제.
3월 16일 낚시하는시민연합이 울산생활낚시연합 등 울산 낚시인들과 슬도방파제에서 쓰레기 줍기 캠페인을벌인 뒤 단체 촬영했다.
3월 18일 울산 동구의회 이수영 구의원 사무실에서 개최한 낚시통제구역 조례안 낚시계 간담회.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낚시협회 김오영 회장과 울산생활낚시연합 김나경 대표.
조례안을 발의한 이수영 구의원에게 철회를 요구했다.
울산 동구 낚시통제구역 조례안 간담회에 참석한 낚시인들이 동구의회 앞에서 조례안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