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3월 말까지 한파의 영향이 미쳐 평년과 비교하면 영남권 수로낚시가 늦은 편이다. 낙동강 하류에는 3월 초만 지나도 매화꽃이 피었지만, 올해는 3월 중순이 지나 매화꽃이 피었다. 시즌이 늦게 시작하는 것에 맞춰 지난 3월 23일 느지막이 낙동강 하류권에 해당하는 서낙동강 수안리로 출조했다.
수안리 포인트에서 지렁이 미끼로 낚은 4짜 붕어. 아직 산란 전이라 배가 빵빵했다.
서낙동강 하류 수안리 포인트. 6명 정도 낚시할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며 연안에
뗏장수초와 연수초가 자라고 있어 채비가 바닥까지 안착하는 곳을 찾아야 한다.
오전 10시경 연수초 사이에 드리운 2.6칸 대로 올린 36cm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산란 붕어에겐 지렁이 미끼 효과
낙동강 하류에는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며 잉어, 붕어를 비롯해 강계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어종이 서식한다. 3월 중순까지 붕어 산란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으며 조황도 낱마리가 전부였다. 서낙동강 수안리는 필자가 2년 전 낚시춘추에 추천 낚시터로 소개했다. 낙동강 하류에서도 붕어 산란이 빠른 곳이라 이곳이라면 붕어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출조를 나갔다.
예전 경험에 따르면 수안리 포인트 중앙에는 뗏장수초가 있고 하류와 상류에는 연수초가 물속에 잠겨있다. 붕어가 산란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짧은 낚싯대를 사용해 얕은 곳을 공략하면 씨알 굵은 붕어를 만날 수 있다. 주로 2월 중순경에 시즌을 시작하며 날씨가 좋을 때는 4짜 붕어도 더러 낚이는 것이 매력이다.
그럼에도 수안리는 평소에 낚시인이 자주 찾지 않는 곳이다. 도로에 주차하고 100m 정도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낚시인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강 연안에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길을 따라 이동할 때 농작물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해야 한다. 접근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조금 불편을 감수하면 씨알 굵은 붕어를 만날 수 있다.
첫 붕어가 36cm 월척!
이번 출조에는 울산 김경운 씨와 경남 양산 박명수 씨와 함께했다. 동이 틀 무렵에 포인트에 도착해 자리를 잡았는데 수로에 낚시하는 사람이 없었다. 포인트로 진입해 상류에는 박명수 씨가 중류에는 김경운 씨가 자리를 잡았고 하류에 필자가 앉았다.
낚싯대를 펴니 수심이 80cm~1.2m가 나왔다. 낚싯대는 3.2칸 대 이하 짧은 대 위주로 편성했으며 뗏장수초와 수중에 있는 연수초 사이에 채비를 내렸다. 아침 7시에 대편성을 마치고 지렁이 미끼를 사용하여 낚시를 시작했다. 첫 입질은 블루길. 수온이 낮은 겨울에는 지렁이 미끼를 써도 블루길 성화가 심하지 않지만 수온이 올라가는 3월부터는 블루길이 빨리 달려든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미끼를 바꿀 수도 있지만 이맘때는 지렁이 미끼가 가장 잘 먹히기 때문에 낚시를 못할 정도는 아니라서 그대로 지렁이 미끼를 사용했다.
첫 붕어는 김경운 씨가 글루텐 미끼로 낚은 36cm 월척 붕어였다. 낚싯대를 펴다가 입질을 받았다고 했다. 오전 8시가 넘자 나에게도 입질이 왔다. 2.8칸 대 찌가 스멀스멀 올라와 챔질하니 허릿급 월척 붕어가 걸려 실컷 손맛을 즐길 수 있었다. 낚은 붕어는 모두 알을 가지고 있었고 씨알도 굵은 편이었다.
밤 보다 낮 조황 월등
오전 10시경 2.6칸 대로 다시 입질을 받아 4짜 붕어를 한 마리 더 추가했다. 짧은 대에 4짜 붕어가 입질하니 손맛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오전 11시가 지나자 입질이 뜸해졌고 오후에는 바람이 불어 휴식을 취하며 일찍 밤낚시를 준비했다. 밤에는 입질이 가끔 들어왔으며 낮에 비해 전반적으로 입질이 없었다. 그래서 밤에는 쉬고 다음날 아침부터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은 구름이 끼어 해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어제와 다르게 전혀 입질이 없었다. 거기에다 비도 조금 내려 입질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출조는 날씨로 인해 다소 아쉬웠지만 전날 낚은 36cm와 4짜 붕어로 위안이 되었다.
이번 출조에서 낚은 조과는 월척 붕어 6마리. 4월 6일 현재 낙동강 하류에는 대부분 붕어가 막바지 산란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후에는 회복기에 접어든 붕어를 노릴 수 있다. 수온이 올라가는 시기에 붕어를 노릴 때는 지렁이 미끼보다 글루텐 미끼가 유리하다. 수온이 올라가면 블루길 성화가 심해져 지렁이 미끼로는 도저히 낚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므로 반드시 글루텐 미끼를 준비해야 한다.
내비 입력 김해시 대동면 수안리 23-1
서낙동강 수안리 포인트 우측에 자리 잡은 필자.
뗏장수초가 발달해 있고 물 속에 연 수초가 있어서 채비가 잘 내려가는 곳을 찾아야 한다.
취재팀이 낚은 월척 붕어 6마리.

오전 7시에 수안리 중류에서 낚시한 김경운 씨가 글루텐 미끼로 낚은 36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상류에서 낚시한 박명수 씨가 오전에 지렁이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수로 옆 주말농장에서 재배하고 있는 양파.
서낙동강 연안에 피는 매화. 올해는 평년보다 7일 이상 늦게 폈다.
지렁이 미끼에 낚인 블루길. 수온이 더 올라가면 글루텐 미끼로 교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