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드론으로 촬영한 당진 삽교천 선장수로 포인트. 좌측 연안에서 낚시하며 석축 구간 전체가 붕어, 배스 포인트다.
엔에스 메두사 배스 로드로 선장수로에서 낚은 40cm 배스.
윤혁, 고재호 씨가 석축 연안에 자리를 잡고 배스를 노리고 있다.
당진 삽교천은 붕어, 배스, 떡붕어낚시로 유명한 곳으로 곡교천, 무한천, 남원천 등 인근 하천과 합류해 항상 수량이 풍부한 곳이다. 특히 겨울에도 수면이 잘 얼지 않고 얼어도 금방 녹기 때문에 수도권 붕어 낚시인들의 ‘안방터’ 같은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겨울 배스낚시터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지난 1월과 2월에 5짜 배스 소식이 들려오더니 2월 중순이 지나자 어렵지 않게 배스를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현장 취재에 나섰다.
동력 보트낚시 금지로 연안낚시만 가능
지난 2월 22일 10시, 가물치 전문낚시인 윤혁, 현지 낚시인 고재호 씨와 당진 삽교천 선장수로(아산시 선장면 소재) 아래로 출조했다. 선장면 주민자치센터 바로 아래에 있는 석축 연안 포인트로 흔히 선장수로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곳은 10여 년 전부터 배스 보트낚시가 성행했지만 삽교천 하류와 곡교천 일대에서 동력 보트낚시가 금지되면서 지금은 보트낚시인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보니 예전과 달리 연안에서 소소한 손맛을 즐기는 붕어낚시인과 워킹배스낚시인들이 추천하는 포인트가 되었다.
현재 삽교천 선우대교 하류는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낚시를 할 수 없으며 선장수로 일대에서는 동력 보트낚시를 금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무동력보트를 타고 낚시할 수 있으나 이동할 때 가이드모터 등을 사용할 수 없는 탓에 보트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줄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아산시는 2025~2026 아산 방문의 해를 지정해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난데없는 불길에 식겁
삽교천은 여러 하천이 유입되기 때문에 물색이 적당히 탁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수위가 높거나 농번기가 되면 많은 물을 방류하기 때문에 유속이 강할 때는 낚시가 힘들다. 더구나 봄에 강풍까지 불면 대책이 없는 것은 단점이다. 고재호 씨는 “오늘은 만수에서 조금 낮은 수위라 낚시하기 적당하지만 물이 천천히 흐르고 있습니다. 멀리 노리면 라인이 떠내려가기 때문에 석축 가까이 붙는 작은 배스를 노리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프리리그, 스물러버지그, 노싱커리그를 사용해 가까운 곳을 노렸다. 배스는 해가 뜬 후 수온이 오르면 석축 브레이크라인으로 올라붙는데 그때가 찬스라고 했다. 날씨가 화창해서 해가 뜨고 기온이 올라 금방이라도 배스가 입질할 것 같았지만 입질 받기가 쉽지 않았다. 채비를 여러 번 교환하고 계속 자리를 바꾸며 포인트를 탐색했다. 하지만 오전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어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포인트를 옮겼다.
신암면 신택리에 있는 구양교 아래와 하평리 연안을 모두 돌았지만 입질이 없었다. 그런데 하평리 연안에서 배스를 노리고 있는데 들판에서 작은 불이 나더니(농민이 들불을 놓은 것으로 추정) 크게 번지기 시작했다. 낚시하는 자리에서 200m 넘게 떨어진 곳에서 불길이 솟았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강풍이 불자 순식간에 불길이 번졌다. 매케한 연기와 함께 재가 날리고 급기야 뜨거운 열기가 느껴져 급하게 자리를 피하니 순식간에 우리가 낚시하던 자리까지 태워버렸다. 만약 붕어낚시인이 텐트를 치고 있었더라면 모두 불에 탔을 것이다. 이맘때 지역 들불축제를 하다가 종종 사고가 난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논두렁의 작은 불이 삽시간에 번지는 것을 보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수온 오르는 늦은 오후가 찬스
오후 4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맨 처음 탐색한 선장수로로 진입했다. 그런데 연안 곳곳에서 아침에는 보이지 않던 배서들이 낚시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현지인들은 정오가 지나 수온이 충분히 오른 타임을 노렸고, 우리는 조금 더 일찍 자리를 잡기 위해 아침부터 서둘렀던 것이다.
오전에 사용한 노싱커리그를 사용해 바닥을 노리자 ‘툭’하는 반응이 왔다. 무려 6시간 만에 받은 입질이라 감탄하는 찰나, 챔질 타이밍이 늦었는지 배스를 놓치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윤혁 씨가 입질을 받아 30cm급 배스가 올라왔다. 연이어 고재호 씨도 4짜급 배스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입질이 계속 이어질 것 같았지만 주변에 낚시인이 많으니 빠르게 소강상태를 보였다. 고재호 씨는 “삽교천은 겨울에 손맛을 볼 수 있어서 좋지만 낚시인이 많은 선장수로 같은 곳은 아무래도 입질이 빨리 사라집니다. 그래서 주변에 후보 포인트를 둘러보고 자리를 옮기며 낚시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3월 중순이 지나면 물어볼 것도 없이 선장수로 일대는 낚시인으로 가득 찬다. 현장에는 보트낚시 금지 현수막이 붙어있어 당분간 보트낚시가 어려울 것 같으며 대신 연안에는 낚시인들이 넘쳐날 것으로 보인다. 주말에 출조를 계획한다면 조금 일찍 길을 나서거나 전날 미리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내비 입력 아산시 선장면 군덕리 473-7
석축 연안을 노리기 위해 사용한 스몰러버지그. 3인치 소형 스트레이트웜을 꿰었다.
윤혁 씨의 배스 장비. 엔에스 타란튤라(좌), 메두사 ML 타입을 사용한다.
선장수로에서 40cm 배스로 손맛을 본 윤혁 씨.
선장수로 연안을 따라 포인트를 이동하고 있다.
선우대교 아래. 이 주변은 동력 보트낚시가 금지다.
강풍이 불어 삽시간에 번진 들불. 취재팀은 사진 연안 우측 콧부리에서 낚시했다.
배스를 랜딩 후 바늘을 제거하고 있다.
구양교 아래에서 석축 주변을 노렸지만 입질 받지 못했다.
삽교천 취재에 동행한 낚시인들. 좌측부터 윤혁, 홍성기, 고재호 씨.
KTX 노선과 선인대교가 만나는 곡교천 하류. 멀리 보이는 곳이 삽교천 본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