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광장

사이드메뉴
이전으로
찾기
[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115] 분수가 호수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을까?
2025년 04월
공유
[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115]

분수가 호수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을까?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명예교수, 전 한국하천호수학 회장



작년부터 강릉 경포호에 분수대를 설치하려는 계획에 대해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분수가 관광 증진과 수질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강릉시의 주장에 대해 생태학자들은 자연경관을 훼손한다고 반대한다. 그렇다면 분수는 정말 수질개선에 효과가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하자면 약간 효과는 있겠지만 소비하는 에너지에 비하여 가성비는 매우 낮다는 것이다.


수중 산소 공급엔 공기 펌프가 최적

호수에서 수면의 물을 교반하거나 펌프로 산소를 공급하여 수질을 개선하는 사례는 많이 있다. 수족관에는 항상 공기 펌프가 설치되고, 하수처리장에서도 많은 양의 공기를 넣어 주고 있다. 어류 양식장에서도 수면에 수차를 돌리거나 펌프로 산소를 공급한다. 유기물이 많아 미생물이 많거나 산소를 소비하는 동물이 밀집한 곳에서는 산소부족이 발생하는데, 수질분석에서는 이런 곳을 산소요구량(BOD)이 높다고 표현한다.

산소가 부족하면 어류를 비롯한 동물과 대부분의 미생물이 살지 못하며, 혐기성 박테리아만 남아 황화수소, 암모니아 등의 냄새가 나고 유해한 가스가 생성된다. 이런 물을 우리는 썩었다고 표현한다. 이런 곳에 공기를 불어 넣어 주면 대기 중의 산소가 녹아 들어가 수질과 수생태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하수처리장에서 하는 일이 대부분 물속에 산소를 넣어 주어 미생물이 활발하게 살면서 유기물을 분해하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수중에 산소를 공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펌프로 공기를 넣어 주는 것이다. 산소부족으로 어류폐사가 발생하는 화진포나 우포늪 같은 호수에도 공기 펌프를 설치한다면 어류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의 석촌호에서는 오래전부터 공기 펌프를 가동하고 있으며 시화호에서도 펌프를 설치한 사례가 있다. 공기펌프의 끝부분에는 구멍이 뚫린 산기판을 연결하여 기포를 만든다. 이때 기포의 크기가 작을수록 물과의 접촉 면적이 넓어 산소공급이 빠르다. 반면에 기포가 크면 물을 위로 밀어 올리는 부력은 강하지만 산소가 미쳐 물에 녹지 못하고 곧바로 수면으로 확산되어 에너지 낭비가 크다. 그러므로 산소공급 효과를 위해서는 기포가 작은 것을 사용하고, 물순환을 위해서는 기포가 큰 산기판을 사용한다. 요즘은 산소공급 효과를 높이기 위해 1~100 마이크론 크기의 미세기포를 만드는 장치를 사용하기도 하며 1마이크론 이하의 초미세기포 장치도 있다. 미세기포는 부력이 작아 수중에 오래 머무르면서 산소를 효율적으로 공급한다.



경포호의 분수대 설치 계획 조감도. 자연 경관과 철새 서식을 방해할 수 있다는 논쟁이 일고 있다.

(자료 강릉시, 연합뉴스)


대청호 수면의 물순환을 위해 가동한 수차.(자료 중부매일)


물속에 공기를 공급하는 산기 장치.(자료 Airmax)



분수는 심수층 산소공급에 부적

분수도 뿜어 올린 물이 대기와 접촉하면서 수중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분수의 물이 정작 산소가 결핍된 심수층으로 들어가지 않고 표면에 떨어지므로 심수층 산소공급 효과는 작으며, 물을 뿜어 올리는 데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므로 공기펌프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외국에서는 공기펌프 대신 순수산소를 공급하기도 한다. 영국 런던의 테임즈강에서는 산소고갈이 발생하면 산소탱크를 실은 배가 찾아가 산소를 공급하기도 하였다. 산소를 미세기포로 공급하면 수중에서 모두 물에 녹아 물을 교란하지 않고 미관상 장애 없이 산소를 공급할 수 있고 한 번에 좀 더 높은 농도로 넣어 줄 수도 있다.

수차를 회전시켜 물을 순환시키는 방법도 있는데 수심이 얕은 양식장에서 주로 쓰인다. 태양광 발전판을 수면에 띄워 놓고 그 전기로 나선형 수차를 회전시켜 심층수를 위로 끌어 올리는 순환 장치도 개발되어,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지역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바람에 의해 회전하는 풍차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바람이 불지 않으면 산소공급이 중단되는 단점이 있다.

물순환 장치도 산소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산소고갈이 심한 곳에서는 약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기물은 적고 식물플랑크톤이 과잉 증식하는 녹조발생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질 수 있다. 적당한 교반이 저질의 영양분을 표수층으로 확산시켜 조류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경포호는 현재 해수가 많이 유입하여 해조류가 과잉 증식하는 상태인데 물순환이 이를 더 가중시킬 수 있다.



달방댐에서 사용한 인공폭기에 의한 호수의 성층파괴 방법.

심층수를 표면으로 끌어 올려 혼합한다.



달방댐의 녹조현상 저감 사례

물순환이 플랑크톤과 녹조현상을 저감하려면 수심이 30미터 이상 깊어야 하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여 충분히 교반해 주어야 한다. 깊은 호수에서 교반하면 플랑크톤이 어두운 심수층으로 들어가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빛부족으로 성장이 억제된다. 특히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는 강한 빛을 필요로 하는 종류라 빛이 부족하면 경쟁력이 약해져 규조류에게 우점종의 자리를 내어준다. 이를 인공폭기에 의한 성층파괴기법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달방댐, 대청댐 등에 설치한 사례가 있으며 달방댐의 수심이 깊어 녹조현상 저감효과가 있었다. 큰 원통을 설치하고 아래쪽에서 공기를 뿜어 주어 물을 끌고 올라가 심수층이 표면으로 운반되고 혼합되었다. 그러나 대청댐에서는 수심이 깊지 않은 곳에 설치하였고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아 효과가 별로 없었다.

결국 분수 설치의 목적은 수질개선보다는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조류학자들은 동해안 석호와 습지가 철새 이동의 중요한 경유지라 분수가 새들의 서식을 방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공구조물의 관광가치와 잘 보전된 자연과 철새를 관찰하는 관광가치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 숙고하여야 한다. 미래의 가치관으로 본다면 후자의 경우가 더 가치 있을 것 같다.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애독자 Quiz

매월 30가지 특별한 상품이 팡팡~~

낚시춘추 애독자Quiz에 지금 참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