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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평산의 한 뼘 다가가는 붕어낚시(88) 옛 선배들의 자료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낚시용어의 통일
202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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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평산의 한 뼘 다가가는 붕어낚시(88)


옛 선배들의 자료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낚시용어의 통일


송귀섭

FTV 제작위원, (주)바낙스 고문. 방송 : FTV 붕어낚시 프로그램 진행(2002~2025, 현재 낚시선비 프로그램 진행 중) 연재 : 낚시잡지 연재(1998~2025 현재 낚시춘추 붕어낚시 이론 연재 중) 저서 :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질문1 방송이나 인터넷 글을 보면서 헷갈립니다. 정확한 낚시용어는?


안녕하세요, 질문이라기보다는 한 가지 건의를 할까 합니다. 인터넷이나 방송에서 보면 낚시용어가 너무 이치에 맞지 않는 듯하고 혼란스럽습니다. 그리고 우리말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음에도 외래어를 쓰면 좀 더 유식해 보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듣기가 거북한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낚시정보나 내가 모르는 다른 지식이 있나 싶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글들을 여기저기 다니며 자주 보는 사람으로 참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래전부터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야겠다고 생각만 해오다 큰 맘 먹고 글을 올립니다.

예전에 선생님께서 낚시용어와 관련하여 쓰신 글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데, 지금은 아무리 찾아보아도 찾기가 어렵네요. 제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오래전에 낚시관련 용어를 통일한 것이 있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혹 그 자료를 간직하고 있다면 꼭 좀 해설을 포함해서 알려 주십시오.

힘이 드시더라도 우리말 사용에 앞장서주십사 하고 글을 올립니다. 우리말이 없는 것이 있다면 전내림낚시라는 용어처럼 선생님께서 적당한 용어로 만들기도 하시고요. 아름답고 좋은 낚시 문화를 위하여 부탁드립니다.

질문자 : 박경회 2012.02.24 http://cafe.daum.net/welikesong/2qDA/106

유사내용 질문 : 붕어친구 외 18명(질문 집계기간 2002~2025년, 팬카페+블로그+SNS



방송이나 인터넷 글에서 헷갈리는 정확한 낚시용어에 대한 답변입니다.


올바른 낚시용어(70년대와 80년대 그리고 오늘날의 용어)

1900년대 이전 우리나라 낚시 관련 용어는 지방마다 따로 표현해온 특색 있는 일부 용어가 있었고, 거기에다가 옛말에 따른 용어, 전래하여 온 용어 등을 혼합해 사용해 왔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일본식 용어를 많이 사용되게 되었고, 해방 이후로는 미국의 영향으로 영어권의 용어가 더해져서 작금에는 우리 말과 일본 말 그리고 영어로 된 말이 혼용(混用)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것도 제대로 된 외래어를 사용하는 것은 특정 분야 낚시의 특성상 그럴 수가 있다고 하겠으나, 국적 불명(일명 콩글리쉬) 낚시용어를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지양(止揚)되어야 할 사항이지요.

일부 인터넷을 비롯한 낚시 관련 글에서나 혹은 방송을 통해서 잘못된 용어가 사용되는 것을 보게 되면 답답하지요? 그런 때는 그 사람이 그것(글이나 방송)을 하기에는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습니다.

오래전에 우리의 선배 조사들도 낚시용어의 통일과 용어 순화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특히 1971년도에 우리나라 최초의 낚시전문 잡지인 낚시춘추가 발행되면서부터는 그러한 노력이 더욱 심화 되었었지요. 이때 비로소 낚시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낚시용어가 활자화되어 대중화는 물론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 이제 지금의 우리와 똑같이, 낚시 관련 용어에 고민했던 선배 낚시인들이 우리나라 낚시 관련 용어의 통일에 노력했던 내용에 관해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그 첫 번째 낚시용어 통일은 1972년이었고 두 번째 낚시용어 통일은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1983년이었습니다. 이제 제가 수집 정리하여 보유하고 있는 당시의 자료를 통해서 그것을 더듬어 보지요.



1972년에 낚시용어 통일을 선도했던 낚시춘추 안내 기사 지면.



예를 들어 우측 낚시춘추 기사에서 보듯 <포인트(낚시지점)>는 외래어지만 당시에도 통일 용어로 인정을 했었고, <물넘이>는 방언인데도 낚시용어로 선정을 했었는데, 사실 물넘이는 사전적 의미로는 무넘기가 맞는 용어입니다. 그리고 <웅덩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둠벙이라는 용어는 안 보이지요? 사실 둠벙이라는 용어는 지금도 우리말 사전에는 표준말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 단어입니다. 사전에는 특정 지방 방언이라고만 되어있지요, 그러나 둠벙이라는 용어는 우리 낚시인뿐만 아니라 공영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용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필자가 전국을 4회나 시, 군까지 순회하면서 낚시여행을 할 때 보면 우리나라 어느 지방을 가나 둠벙이라는 용어는 똑같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수년 전에 제가 한글학회에 ‘둠벙이라는 단어를 등록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었는데 아직도 국어사전에는 지방 방언이라고만 되어있습니다. 그것도 어느 사전은 경상도 방언이라고 하고, 어느 사전에는 전라도 혹은 충청도 방언이라고 수록이 되어 있지요. 그래서 저는 ‘저수(貯水)가 된 곳 중에서 수문이나 무넘기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둠벙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물웅덩이와 구분을 한 것이지요.

<띄워낚기>는 오늘날 중층낚시를 일컬은 것이고 <덕낚시>는 좌대낚시입니다. 실제로 70년대에도 좌대낚시터가 있었지요. 당시 좌대낚시(덕낚시)를 위한 물 가운데의 덕은 부유층의 사전 예약으로 주로 운영되었다는 기록이 당시 낚시춘추 기사에 있습니다.

그리고 <몽깃돌>은 오늘날의 봉돌을 그리 표현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봉돌은 일본식 용어 본(本)이니 추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있지요. 그리고 <모의어낚시>는 오늘날의 루어낚시를 그리 표현한 것으로, 70년대 초 당시에도 루어낚시가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의어(模擬魚)는 가짜물고기를 의미합니다.

또한 찌톱을 <찌머리>라고 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찌톱이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되었지요. 아마도 머리라는 단어는 사람이나 동물의 머리 같은 형상을 연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찌노름>이라는 용어는 입질 간에 ‘찌 스스로가 움직임(찌노름)을 보이는 모습’이 중심인데, 그것이 아니라 붕어가 입질을 함으로써 찌가 움직임을 나타내는 모습이라면 붕어의 행위를 중심으로 표현하여 찌놀림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표현하는 방식이지요.




왼쪽에서 보면 <헤라붕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의 떡붕어 표현을 그리한 것인데, 당시에는 주걱붕어라는 표현을 많이 썼었지요. 그런데 언제부터 떡붕어라는 용어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필자도 정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떡판처럼 체고가 높고 체구가 좋아서 그렇게 불리기 시작했었다는 설이 있지요.

수초 명에는 우리가 가장 흔하게 보고 공략하는 수초인 <뗏장수초>란 용어가 없습니다. 오늘날 방송이나 인터넷 글을 보면 그냥 뗏장이라고 표현을 많이 하지요. 그것은 대단히 잘못된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뗏장은 잔디를 네모로 떠 놓은 조경 자재를 말하는 것이거든요. 그것을 수초 명칭으로 한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것이지요.

그런데 식물도감을 찾아봐도 뗏장수초라는 풀은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뗏장수초라고 하는 식물이 사실은 겨풀, 물참새피, 물잔디 등인데 우리가 구분하지 않고 그렇게 용어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식물학자도 아닌 일반 낚시인이 지극히 유사한 이런 풀들을 일일이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그냥 뗏장수초라고 하는 것인데, 그렇더라도 뗏장이라고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수초 중에 <줄>이 없습니다. 줄은 우리나라 수계에서 흔한 식물이고 낚시 포인트와 관련이 많은 수초인데 언급이 되지 않은 것이 의아합니다. 우리 낚시인들은 흔히 이 줄을 줄풀이라고 표현하지요.



1983년의 낚시용어 통일

우리가 항상 쓰고 있는 ‘낚시용어’에 대하여 앞에서 언급한 1972년도에 통일한 낚시용어가 사용된 지 11년이 지난 1983년에, 낚시를 즐기는 학자들과 낚시전문가들이 뜻을 같이하여 낚시펜클럽(PEN Club)을 결성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또 한 번 새로 통일된 낚시용어를 정리하여 이를 낚시춘추를 통해 공지하였습니다. 이 내용은 방대한 양이라서 필자가 재정리하여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낚시용어 위주로 게재합니다.

<끝대>라는 용어는 1972년도에는 <초리>라는 용어로 통일을 했었는데, 이때 끝대라는 용어로 다시 통일한 것입니다. 오늘날 낚시인들이 초릿대라고 주로 표현을 하지요. 호사끼는 끝을 뜻하는 일본어 표현이지만 초리는 사투리나 비속어가 아니고 가느다란 끝부분을 표현하는 우리말이니 초릿대라고 하는 게 무방할 것입니다.

우측 표에서 보듯 <모노필라멘트>라는 용어는 나일론줄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홑낚싯줄 즉 한 가닥 줄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표현을 해야합니다. 나일론 줄이라도 홑낚싯줄이 아니면 모노필라멘트라는 표현이 잘못된 것입니다.

바늘 명칭 중에서는 오늘날 다나고바늘, 메지나바늘, 지누바늘 등을 많이 사용하지요. 모두가 일본말입니다. 유식하게 표현한다고 그렇게 쓰면 더 무식한 표현이 되는 것이지요. 아마도 낚시용어 주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일본어 표현이 이 낚싯바늘 부분일 것입니다.

이때부터는 1972년도와 달리 몽깃돌이라는 낚시 추 혹은 봉 표현을 <봉돌>이라는 용어로 통일했습니다. 왼쪽 하단 기사에서 보듯 그리고 종류도 다양하게 표현했고요. 또한 <구멍봉돌>이라는 용어는 오늘날에는 주로 유동봉돌이라고 하지요.

<찌날라리> 용어는 신조어입니다. 당시 낚시를 즐기는 학자와 사회 저명인사로 구성된 낚시펜클럽에서 논의 끝에 이 낱말을 선정한 후 정식으로 한글학회에 요청하여 국어사전에 표준 낱말로 등록이 된 용어입니다. 이후 2010년에 대물낚시라는 낱말이 국어사전에 등재된 것과 같이 낚시인에 의한 새로운 낱말의 탄생이었지요.

큰 고기를 <대어>라고 통일했는데, 이제는 대물낚시라는 용어가 사전에 있는 낱말이 되었으므로 대물이라는 용어로 흔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월척>은 30cm 이상의 큰 붕어라고 설명했는데, 사실 월척은 척관법의 한 자(尺)가 넘는다는 의미 즉 30.3cm가 정확한 것이나 30cm가 넘으면 넉넉한 마음으로 월척으로 인정을 했었고, 이러한 것이 여유있는 낚시 문화였습니다. 필자도 30cm가 넘으면 그냥 월척이라고 인정하자는 얘기를 방송에서 종종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낚시용어에 대해서 오래전에 선배 조사님들이 남겨주신 용어통일 자료를 찾아서 살펴보았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는 문명이 발전하고 언어가 진화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러는 중에서도 항상 그 발전은 이치에 맞고 타당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낚시용어도 지난 1972년도의 용어통일이나 1983년도의 용어통일에 비해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러는 중에도 우리는 아름다운 우리말 그리고 고운말을 사용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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