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포방파제 우측 연안에 지어진 능포바다낚시공원. 현재 임시로 개방하고 있으며, 공원 교각 주변에서 큰 볼락이 낚인다.
2인치 볼락웜을 물고 나온 작은 쏨뱅이. 거제 능포방파제에서 낚은 것이다.
거제 능포방파제에서 낚은 쏨뱅이를 보여주는 박상욱 씨.
15cm 내외의 쏨뱅이가 너무 많이 입질해 낚시를 방해했다.
경남 거제시가 다기능 어항으로 조성한 거제 능포방파제 일원이 최근 볼락 핫스팟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기능 어항의 기능 중 하나인 낚시터로 활용되면서 감성돔, 벵에돔, 무늬오징어 등 다양한 어종이 잘 낚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개장을 앞두고 있는 바다낚시공원 일대가 새로운 볼락 은신처 역할을 하면서 낚시인들이 몰리고 있다.
거제 능포방파제 일대에서 대물 볼락이 낚인다는 소식에 지난 1월 31일, 라팔라 필드스탭 박상욱 씨와 취재에 나섰다.
올해는 남해안 전역에서 볼락이 저조한 조황을 보이고 있는데, 가을~초겨울 해수온이 예년에 비해 높았던 탓에 제때 해조류가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겨울이 되어도 모자반과 같은 해초가 무성하게 자라지 않아 연안에 볼락 은신처가 형성되지 않았고 자연스레 볼락이 모이지 않아 조과도 나빠진 것이다. 그러나 능포방파제 일대처럼 연안에 다양한 구조물이 들어선 곳에서는 호황 소식이 전해져 찾게 되었다.
통영 미륵도 주변에는 해초군락 형성
부산에서 출발해 거제 능포방파제에 도착하기 전 먼저 들른 곳은 통영 미륵도 풍화리에 있는 연구방파제. 이 주변으로 모자반 군락이 형성되어 볼락이 잘 낚인다는 소식에 먼저 찾아간 것이다.
오후 4시에 도착한 연구방파제에는 의외로 낚시인이 한 명도 없었다. 연안을 둘러보니 소문대로 모자반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고 초들물에 맞춰 낚시를 시작했다. 볼락은 해가 진 후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해질녘부터 집중적으로 낚시했다.
방파제 주변 수심이 5m 내외라 2g 지그헤드에 2인치 볼락 웜을 사용해 모자반 주변과 바닥층을 공략했다. 입질이 금방 들어왔지만 올라온 것은 돌팍망둑. 겨울 저수온기에 해초군락 주변에서 흔히 낚이는 녀석으로 잡어 취급하는 귀찮은 녀석이다.
던질찌 채비를 사용해 더 먼 곳의 바닥을 노렸으나 낚이는 것은 쏨뱅이뿐. 최근 갑작스레 떨어진 수온 영향으로 볼락보다 쏨뱅이, 돌팍망둑이 더 설치는 것으로 보였다. 일단 방파제 주변으로 해초군락이 형성되어 있고 잡어 반응도 확인되어 연구방파제는 2월 말이나 3월에 다시 찾기로 하고 거제 능포방파제로 이동했다.
낚시공원 교각이 볼락 핫스팟
밤 9시. 통영에서 구 거제대교를 지나 능포방파제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많은 낚시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거제시가 방파제 일대를 친수공간으로 조성한 덕에 가로등과 조명이 밝아 따로 집어등이 필요 없을 정도로 주변이 밝았다.
우리가 노릴 곳은 능포방파제 옆에 조성된 능포바다낚시공원(유료) 주변 교각. 능포방파제를 기준으로 좌측은 현재 유료낚시터로 운영하고 있으며 야간에는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 우측은 곧 유료낚시터로 운영할 계획이지만 지금은 임시 무료개방을 하고 있다.
낚시터로 진입하면 주로 발밑을 공략한다. 던질찌를 이용해 먼 곳도 공략할 수 있지만 박상욱 씨는 낚시터로 진입하지 않고 연안 갯바위로 들어가 낚시터 교각 주변을 공략했다.
갯바위로 진입해 16g 던질찌로 볼락 루어채비를 마치고 최대한 교각 가까이 캐스팅해 주변 수중여를 공략했다.
박상욱 씨는 “교각 주변 스팟을 정확하게 공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일 좋은 포인트는 교각 주변이며 채비를 교각에 바짝 붙인 후 그대로 지그헤드를 바닥까지 가라앉혀 살살 끌어주어야 볼락이 입질 합니다. 교각 주변은 불빛이 밝아서 베이트피시가 잘 모입니다. 볼락의 활성이 높긴 하지만 강한 불빛으로 인해 경계심도 강해 중상층에서는 볼락이 입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교각 뒤쪽으로 캐스팅 후 채비를 완전히 가라앉혀 바닥을 노려야 큰 볼락이 입질합니다”라고 말했다.
박상욱 씨의 말대로 중상층에서는 전혀 입질이 없었다. 불빛 효과로 잡어라도 낚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과는 달리 중상층에서는 전혀 입질이 없었다.
멀리 떨어진 수중여에서 25cm 볼락 히트
만조를 지나 물이 조금씩 빠지는 상황이 되자 무언가 웜을 건드리는 입질이 왔다. 그때 박상욱 씨가 15cm 내외의 작은 볼락을 교각 주변에서 낚고는 실망한 표정으로 곧바로 방생했다. 그는 “이정도 볼락은 능포방파제가 아니더라도 거제 어디에서든 낚을 수 있습니다. 능포방파제의 매력이라면 한 마리를 낚더라도 씨알이 큰 것이 장점입니다”라고 말했다.
밤 10시가 지나니 본격적으로 썰물이 흐르며 채비도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자잘한 쏨뱅이가 계속 채비를 물고 나왔다. 이렇게나 쏨뱅이가 많았나 싶었지만 죄다 잔챙이라 낚자마자 모두 방생했다.
방법을 바꾸어 교각 주변을 포기하고 18g 던질찌 채비로 교체해 최대한 멀리 캐스팅 후 바닥을 노렸다. 그랬더니 25cm급 볼락이 입질하기 시작했다. 박상욱 씨는 “방금 입질 받은 자리는 주로 낚시공원으로 들어간 낚시인들이 노리는 자리입니다. 조류가 흐를 때는 발밑을 노리기 어렵기 때문에 낚시공원에서 채비를 수중여 방향으로 멀리 흘리는데, 오늘은 볼락이 교각 주변에 붙어 있지 않고 수중여 주변에 붙어 있는 모양입니다”라고 말했다.
볼락 스팟을 찾았지만 이미 늦은 시각이라 마릿수 조과를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볼락이 가뭄이라는데 25cm 크기의 씨알을 낚으니 위안이 되었다. 능포방파제 주변을 둘러보니 여전히 해초가 자라지 않은 것으로 보아 올해는 3월 이후 봄이 되어야 볼락이 호황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때가 되면 2월 내내 무성하게 자란 해초군락 주변으로 큰 씨알의 볼락이 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통영 연구방파제 연안에서 볼락을 노리는 박상욱 씨.
통영 풍화리에 있는 연구방파제. 올해 가을에 갈치가 큰 호황을 보인 곳이다.
거제 능포방파제에서 낚은 15cm 볼락.
박상욱 씨의 낚시자리. 낚시공원으로 진입하지 않고 연안 갯바위에서 낚시공원 주변 교각을 노렸다.
거제 능포방파제. 불빛이 밝아 집어등 없이도 밤에 낚시할 수 있다.
멀리 떨어진 수중여를 노려 25cm 볼락을 낚은 박상욱 씨.
조류가 흐르자 더욱 왕성하게 입질한 쏨뱅이.
거제 능포방파제.
아래쪽 바다낚시공원은 현재 유료로 운영하고 있으며 취재팀이 낚시한 곳은 가운데 능포방파제 위에 있는 작은 교각 주변 연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