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명방파제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운
부산 온정방파제 & 여수 돌산(군내리)방파제
| 박경식 객원기자 sinken@paran.com |
전국의 여러 방파제를 돌아다니다 보면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실감나는 그런 방파제들이 많다. 가깝다, 번잡하다, 규모가 작다 등의 이유로 쉽게 지나쳐버리지만 이런 곳들을 진지하게 파고들면 대부분 만족할만한 조과를 거둘 수 있다.
기장 온정마을방파제
위치 :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온정리
길이 : 30m
온정마을방파제는 일단 그 생김에서 포인트다운 면모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심심한’ 곳이다. 곶부리를 제외하면 밋밋한 석축형 방파제인데다 석축 사이가 조밀해 큼직한 락피시는 커녕 손가락만한 노래미도 찾아보기 힘들다. 방파제 진입로 부근에 있는 온정마을 횟집촌과 자연발생 유원지 간판만 보면 온정마을방파제는 그저 운치 있는 바닷가 모양새를 만들기 위해 지어놓은 구조물에 불과해 보인다.
그러나 온정마을방파제는 이렇듯 밋밋한 모습에도 놀랄 만한 조과를 보여준다. 여름, 가을의 벵에돔, 감성돔 시즌에는 항상 찌낚시꾼들이 드나든다. 루어에는 볼락, 농어가 잘 낚이고 가을에 에깅을 하면 무늬오징어도 낚이는 알찬 곳이다.
주요 포인트는 방파제 외항의 중간 지점이다. 전방 20~30m에 간출여가 보이고 더 가까운 곳에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물속에 길게 여가 뻗어 있다.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감성돔이 낚이는데 이 지역에 밑밥을 집중해서 뿌리고 수중여 주변을 노리면 낚을 수 있다.
볼락은 던질찌(볼락볼)를 이용한 루어낚시를 한다. 멀리 있는 간출여까지 캐스팅한 후 발 앞까지 천천히 감아 들이면 수중여 부근에서 입질을 한다. 6월 이후에는 농어를 노려도 좋다. 큰 농어가 잘 낚이는 것은 아니지만 40~50cm가 많고 여름에는 자잘한 까지매기(농어 새끼)도 많이 붙어 마릿수 재미를 볼 수 있다. 그 외에는 벵에돔, 망상어, 학공치 등이 있다.
방파제 조황이 시원찮다면 방파제 우측의 솔밭 아래의 갯바위로 들어가서 낚시를 한다. 갯바위 주변에도 수중여가 잘 발달해 있어 볼락과 감성돔이 잘 낚인다. 현지 원투낚시꾼이 제법 많은데 의외로 원투낚시의 조과가 탁월한 날이 있다. 큰 우럭이나 볼락, 노래미가 잘 낚인다.
방파제 왼쪽의 자연발생 유원지는 800원을 내고 입장해서 낚시할 수 있다. 꼭 지켜야 할 것은 쓰레기나 오물 투기 금지다.
▒가는 길 거의 직진만 하면 되므로 찾기 쉽다. 부산 해운대에서 송정터널을 지나 31번 국도를 타고 울산 방면으로 가다 보면 일광 이정표와 함께 일광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울산 방면으로 가다가 일광역에서 10분 정도 더 직진하면 온정마을 입구가 나온다.
▲기장 온정마을방파제
여수 돌산(군내리)방파제
위치 : 전남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
길이 : 동방파제 125m, 서방파제 30m
돌산방파제는 ‘군내리방파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동서에 두개의 방파제가 있는 이곳은 외항은 수심이 깊고 조류가 세어 어떤 어종이든 사철낚시가 이루어질 정도로 고기가 살 수 있는 여건이 좋다. 주요 어종은 볼락, 농어, 감성돔, 붕장어.
볼락은 4~10월에 잘 낚이며 겨울에도 호조황을 보인다. 최근에는 볼락낚시인들이 많이 드나드는데 민장대, 루어를 가리지 않고 쓴다. 민장대는 3~4칸을 쓰며 방파제 벽에 바짝 붙이는 패턴으로 낚시한다. 채비를 잘 다룬다면 맥낚시가 좋지만 익숙하지 않다면 작은 고추찌를 써서 채비를 중층에 띄워놓아도 시원하게 입질한다. 볼락루어는 원투할 필요 없이 중층을 노린다고 생각하고 캐스팅과 리트리브를 꾸준히 반복해주면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농어는 여름에 손바닥만한 잔 씨알의 까지매기(농어 새끼)가 낚이다 장마가 시작할 때가 되면 마릿수가 급증한다. 10월이 절정이며 그때가 되면 꽤 큰 농어도 낚인다. 루어보다는 농어찌를 이용한 릴찌낚시를 한다. 최대한 원투해서 먼 곳을 노리는 것이 요령이다.
감성돔은 25~30cm급이 주종이며 8~12월까지가 시즌이다. 현지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붕장어 원투낚시를 즐겨한다. 현지 낚시인의 말에 의하면 매일 낚아도 허탕 치지 않을 만큼 붕장어의 양이 많다고 한다. 붕장어는 밤낚시를 하며 원투대에 묶음추 바늘을 써서 생선살이나 지렁이를 꿰어 던진다. 보통 네다섯 마리씩 낚는데 큰 붕장어는 형광등만하다.
주요 포인트는 동방파제의 테트라포드가 있는 지점과 서방파제 전구간이다. 언뜻 보기에는 동방파제가 낚시가 잘 될 것 같지만 초입부터 중간 지점까지는 너무 얕고 외항은 조류가 너무 세게 밀려와서 낚시가 잘되지 않는다. 동방파제의 외항을 노리기 위해서는 조류가 약해지는 조금 전후에 낚시해야 한다.
서방파제는 물때에 상관없이 낚시를 할 수 있다. 크기가 작은 것이 흠이지만 진입하기도 좋고 발판도 좋으며 조류나 바닥여건도 더 낫다. 낚시는 초입을 지나 중간지점부터 하며 아무데서나 해도 조과는 비슷하다. 단 원투낚시의 경우 너무 멀리 던져서 지나가는 낚싯배에 줄이 걸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순천IC에서 여수시내로 진입해 17번 국도를 타면 돌산대교를 건널 수 있다. 돌산대교를 건너자마자 향일암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20분 정도 직진하면 군내리 마을 이정표가 나오며 군내리 마을 가장 안쪽까지 진입하면 돌산항과 방파제가 나온다.
▲여수 돌산(군내리)방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