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바다낚시 입문 Step by Step
낚싯대의 선택과 구입

ㅣ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ㅣ
낚싯대는 가장 기본적인 장비다. 바다낚시에는 수많은 종류의 낚싯대가 쓰이는데, 어떤 고기를 낚을 것인가에 따라, 또 어떤 패턴의 낚시를 구사하느냐에 따라 구입해야 할 낚싯대가 달라진다.
Step1 낚싯대의 기능
①완충 기능
낚싯대는 단순히 고기를 들어 올리는 도구가 아니다. 고기를 들어 올리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손으로 줄을 잡고 올리는 것이 낭창한 낚싯대를 붙잡고 고기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다. 방어잡이 어부들이 낚싯대 없이 손으로 줄을 당겨 방어를 잡듯이….
낚싯대의 주 기능은 낚싯줄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완충기능에 있다. 큰 고기가 물 경우 낚싯대가 휘어져서 물고기의 순간적인 힘을 상쇄해주지 않으면 힘을 견디지 못한 낚싯줄이 터지고 만다. 릴의 드랙을 느슨하게 해두어도 낚싯줄이 터지지 않게 할 수 있지만 일차적으로 챔질할 때 충격을 완화하는 것은 낚싯대의 역할이 더 크다.
가는 낚싯줄을 사용할수록 낚싯대의 완충기능이 더 필요한데, 줄이 가늘면 그만큼 낚싯대도 유연하게 휘어져야 줄을 보호할 수 있다. 그래서 2호 이하의 가는 목줄을 많이 쓰는 갯바위 찌낚시엔 비교적 연질의 릴낚싯대를 사용한다.
그러나 가는 줄로 낚아낼 수 있는 바닷고기의 크기는 제한적이다. 그래서 부시리, 다랑어와 같은 대형어를 낚아낼 때는 10호 이상의 줄을 사용하고, 줄이 굵은 만큼 더 경질의 낚싯대를 사용해 빠르게 끌어 올릴 수 있다.
※완충기능 강한 낚싯대-2호 이하의 구멍찌낚시용 릴대, 돌돔용 민낚싯대
②투척 기능
낚싯대를 사용하면 미끼를 훨씬 더 편하게 멀리 던질 수 있다. 그것은 낚싯대의 탄력 덕분이다. 만약 그 봉돌을 손으로 던진다면 그 절반도 못 던질 것이다. 그래서 원투가 요구되는 백사장 던질낚시, 루어 캐스팅낚시에선 대상어의 크기나 낚싯줄의 강도에 상관없이 강한 탄력으로 멀리 던질 수 있는 낚싯대가 사용된다.
한편 낚싯대는 원투뿐 아니라 같은 장소에 정확히 연속투척하는 기능도 있다. 특히 민낚싯대는 그 줄의 길이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매번 힘을 달리 해서 던져도 똑같은 자리에 미끼가 떨어지게 할 수 있다.
※투척기능 강한 낚싯대-돌돔원투낚싯대, 원투낚시 전용 대, 파핑용 캐스팅 로드
③조작기능
낚싯대의 기능 중 점점 더 비중이 높아가는 기능이 조작 기능이다. 찌나 루어를 1~2m 이동시키고 싶을 때, 낚싯대가 없으면 줄을 그 길이만큼 당겨야 하겠지만, 낚싯대를 사용할 경우 손목만 살짝 꺾으면 낚싯대 끝으로 충분히 그 거리만큼 채비를 이동시킬 수 있다. 이렇게 손목이나 팔목만 움직여서 낚싯대를 이용해 미끼를 크게 움직이는 조작은 루어낚시에서 특히 중요하다. 가령 오징어 에깅에서 낚싯대가 없다면 에기가 수중에서 단숨에 1m 이상 솟구치는 액션을 주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또 광어나 우럭을 유혹하는, 수중에서 톡톡 튀는 루어의 액션도 낚싯대가 없이는 구사할 수 없다. 그래서 조작기능이 중시되는 루어낚싯대는 대상어의 크기와 상관없이 빳빳한 경질 액션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조작기능 강한 낚싯대-에깅대, 지깅대 등 루어낚싯대
낚싯대 탄성을 이용해 물고기 힘 빼야
낚싯대의 완충기능은 낚싯대의 탄성에서 나온다. 낚싯대는 휘어졌다 다시 펴지려는 성질(탄성=복원력)을 가지고 있어서 물고기가 걸리면 마치 고무줄이 늘어났다 줄었다 하듯이 휘어졌다 펴짐을 반복하면서 저절로 물고기의 힘이 빠지게 만든다(그림1).

따라서 고기를 안전하게 낚아내는 요령은 낚싯대의 탄성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다. 방법은 특별한 것이 없다. 그냥 낚싯대를 세우고 가만히 버티는 것이다. 낚싯대는 90도로 세웠을 때 가장 탄력의 여유가 많고 일자로 뻗었을 때 탄력의 여유는 제로가 된다. 따라서 고기를 걸면 성급하게 릴줄을 감으려고 대를 앞으로 숙이지 말고 고기의 힘이 한풀 꺾일 때까지 일단 꼿꼿이 세워서 대의 탄력을 살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가 좌우로 움직일 때마다 대만 좌우로 눕혀서 각도를 유지해주면 된다. 그 상태로 몇 초 지나면 고기의 힘이 빠지면서 낚싯대가 서서히 일어서는데 그때가 릴링 타이밍이다. 낚싯대가 탄력의 여지가 있을 때, 즉 더 휘어질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땐 아무리 가는 줄에 아무리 큰 고기가 걸려도 터지지 않는다. 대가 완전히 꺾여서 탄성이 소멸된 상태라야, 그것도 릴의 드랙이 풀리지 않거나 줄이 버티지 못하면 터지는 것이다.
Step 2
①민낚싯대
민낚싯대는 릴을 달 수 없는 낚싯대다.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볼락이나 학공치, 호래기를 낚을 때는 4~5m 민낚싯대를 즐겨 쓰며, 먼 바다로 나가 감성돔이나 돌돔을 낚을 때는 6~12m의 긴 민낚싯대를 사용한다. 릴대만큼 멀리 노릴 순 없지만 낚싯대를 흔들어 간단하게 캐스팅할 수 있고, 줄엉킴이 없고 고기를 빨리 걷어 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②릴낚싯대
*배낚싯대(외줄낚싯대)_배에서 우럭, 갈치, 열기 등을 낚을 때 쓰는 낚싯대다. 주로 대형 스피닝릴이나 장구통릴, 전동릴을 장착한다. 배낚싯대는 갯바위낚싯대보다 짧고 더 강하다. 배낚싯대의 휨새는 대상어종의 크기보다 사용하는 봉돌 무게에 따라 결정된다. 즉 50m 이내의 얕은 수심에서는 연질대를 쓸 수도 있지만 수심 100m~200m의 심해를 노릴 땐 100호~200호 추를 감아올릴 수 있는 초경질대가 필요하다.
배낚싯대의 길이는 사용하는 채비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우럭용 낚싯대는 3m 내외로 짧고, 긴 카드채비를 쓰는 갈치나 열기용 낚싯대는 4~5m로 긴 편이다.
*찌낚싯대(갯바위낚싯대)_갯바위에서 감성돔, 벵에돔, 참돔 등을 낚을 때 쓰는 릴낚싯대다. 길이는 5.3~5.4m가 가장 많으며, 손잡잇대 부분을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줌낚싯대’도 있다. 4.5m나 6.3m 대도 있으나 거의 쓰이지 않는다.
찌낚싯대는 대상어종에 맞춰 호수를 선택한다. 1호 대는 감성돔·벵에돔용, 1.5호 대는 대형 벵에돔·참돔용, 2호 대는 대형 참돔·부시리용, 3~5호는 부시리 선상찌낚시용으로 즐겨 쓴다.
*루어낚싯대_거의 모든 어종별로 전용대가 출시되어 있다. 볼락, 에깅(무늬오징어), 농어, 지깅(부시리), 참돔지깅은 전용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럭, 광어, 쥐노래미 등은 범용 바다루어낚싯대로 낚을 수 있다.
※특수용도 낚싯대
*돌돔낚싯대_돌돔의 강력한 파이팅을 제압할 수 있고, 무거운 채비를 멀리 던질 수 있도록 허리힘을 강하게 만든 돌돔 원투낚시 전용 릴낚싯대다. 길이는 5~5.4m로서 무게는 600~700g으로 무거우며 뽑기식보다 힘이 좋은 꽂기식이 많이 쓰인다.
*트롤링낚싯대_배에 고정한 후 루어를 달고 빠른 속력으로 달려 참치나 돛새치 같은 대형어를 노릴 때 쓴다.
※생활낚시용 다용도 릴낚싯대
2.4~5.4m 길이의 값싼 릴대로 한 대에 5만원 미만의 대는 일명 ‘잡대’라고 하여 조잡해 보이고 무겁지만 방파제나 해안에서 근거리 원투낚시를 즐기거나 20호 이하의 가벼운 봉돌을 쓰는 근해 배낚시용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릴낚싯대의 각 부분 명칭

*가이드_릴에서 뽑혀 나온 낚싯줄이 낚싯대와 나란히 되도록 잡아주는 부품이다. 낚싯줄이 통과하는 곳으로 낚싯대의 길이에 따라 개수가 차이난다.
*톱가이드_초리에 달린 첫째 가이드를 톱가이드라고 한다. 그 뒤로 1번 가이드, 2번 가이드 식으로 번호가 붙는다.
*버트가이드_마지막 가이드로 손잡이대에 달린 큰 가이드를 말한다.
*블랭크_낚싯대의 몸통(마디)을 블랭크라고 한다. 속이 비어 있는 것을 튜블러, 속이 찬 것은 솔리드라고 부른다. 주로 초리가 솔리드 블랭크에 해당한다.
*릴시트_릴 다리를 걸어 릴을 장착하는 곳을 말한다. 릴시트는 손으로 돌려서 조이고 푸는 너트 형태와 원터치 식으로 열고 닫는 형태로 나뉜다. 릴찌낚싯대만 열고 닫는 원터치 형태며 대부분 너트 형태의 릴시트를 가지고 있다. 너트 형태의 릴시트가 릴이 더 견고하게 장착되어 움직이지 않는다.
*로드 팁_낚싯대의 끝 부분을 말한다. 루어낚시에서는 팁이라고 하며, 바다낚시에서는 주로 초리라고 부른다.
*로드 벨리_낚싯대의 허리를 말한다. 루어낚시에서는 로드 밸리, 바다낚시에서는 그냥 허리나 몸통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립_손잡이. 손잡이의 길이와 소재는 낚싯대마다 다르다.
*뒷마개_버트 캡이라고 하며 낚싯대 하단에는 대부분 붙어 있다. 뒷마개는 뽑기식 낚싯대에서는 말그대로 마개로 쓰지만, 꼭기식 루어낚싯대의 경우에는 낚싯대 그립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며, 적당한 무게가 실려 있어 낚싯대 전체의 밸런스를 맞추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강도에 따른 릴대의 분류
●갯바위낚싯대
0.8호_가는 목줄을 쓰기 위해 연질의 휨새로 만들었다. 소형 벵에돔, 감성돔용 낚싯대로 즐겨 쓴다. 낚싯대가 가벼워서 작은 고기를 걸어도 손맛을 즐길 수 있다.
1호_릴찌낚싯대의 표준이다. 벵에돔, 감성돔용 낚싯대로 가장 많이 쓰는 호수다.
1.2호_중경질대로서 벵에돔용 낚싯대인데 큰 감성돔을 노릴 때도 사용한다.
1.5호_대형 벵에돔을 노릴 때 사용한다. 1.5호대부터는 무거워지기 때문에 작은 고기를 노릴 때는 잘 쓰지 않는다.
1.7호_대형 긴꼬리벵에돔낚시와 참돔낚시용이다.
2호_대형 긴꼬리벵에돔, 대형 참돔, 중형 부시리를 상대할 수 있다.
3호_부시리를 노릴 때 쓴다. 무겁기 때문에 갯바위보다는 선상찌낚시용으로 즐겨 쓴다.
●루어낚싯대
XUL_엑스트라 울트라라이트로 5g 이하의 루어를 쓰기 적합하다. 바다루어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으며 민물의 송어루어낚시에 사용하고 있다.
U_울트라라이트로 7g 이하의 루어를 쓰기 적합하다. 소형 볼락을 낚을 때 사용한다.
L_라이트로 14g 이하의 루어를 쓴다. 전갱이, 큰 볼락, 호래기 등을 낚기 적합하다.
ML_21g 이하의 루어를 쓰며 광어, 우럭, 갈치, 고등어, 전갱이 등 중소형 어종을 노리기 적합하다. 작은 농어를 걸어 손맛을 즐기기에도 좋다.
M_28g 이하의 루어를 사용한다. 농어, 광어, 삼치용으로 적합하지만 큰 메탈지그는 쓰기 어렵다.
MH_미디엄헤비는 경질의 낚싯대로 대형 농어나 50g 내외의 메탈지그를 사용하는 라이트 지깅에 적합하다. 작은 부시리나 삼치도 상대할 수 있다.
H_초경질의 낚싯대로 대형 부시리나 GT, 민물에서는 가물치를 상대할 때 쓴다. H 이상의 액션으로 XH(엑스트라 헤비)나 HH도 있다.
로드 강도에 맞는 적정목줄 써라
낚싯대가 버틸 수 있는 이상의 줄을 쓰면 큰 고기를 걸었을 때 낚싯대가 부러질 수 있다. 릴찌낚싯대는 제원에 ‘적정목줄호수’가 적혀 있으므로 그 이내의 줄을 쓰는 것이 좋다. 가령 1호 릴대의 적정목줄은 ‘1~3호’로 표기돼 있다. 루어대 역시 낚싯대 표면에 사용가능한 라인의 호수를 따로 표기하고 있으므로 그 기준을 지켜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Step3 낚싯대 구입
낚싯대의 성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스펙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초보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이, 낚싯대 제조사마다 낚시장르마다 낚싯대의 스펙을 표기하는 방식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즉 모든 낚싯대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정해진 표준은 없다는 게 현실이다. 낚싯대의 스펙을 보면, 제품에 따라 사용 가능한 낚싯줄의 호수(강도)를 표기하기도 하고, 사용 가능한 봉돌의 최대무게를 표기하기도 한다. 국내와 일본에서 쓰는 기준을 몇 가지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 루어대 블랭크에 표기되어 있는 낚싯대의 제원. 제품번호와 낚싯대의 길이, 사용가능 낚싯줄의 호수와 봉돌의 무게가 적혀 있다.
①경도 : 민장대에 주로 표기. 연조(연질), 중경조(중경질), 경조(경질)로 표기하며, 낚싯대의 강도를 나타낸 말이다. 연조(연질)가 부드럽고 경조(경질)로 갈수록 빳빳한 낚싯대다.
②휨새(調子) : 릴찌낚싯대의 제원에 주로 표기. 선조자(先調子 끝흔들림), 본조자(本調子 중간흔들림), 동조자(動調子 허리흔들림)로 표기하며, 낚싯대의 휨새를 나타낸 말이다. 선조자가 가장 빳빳하지만 부러지기 쉽고 동조자가 가장 부드럽지만 질기다. 선조자는 벵에돔 경기낚시용으로 많이 쓰이고, 동조자는 대물 긴꼬리벵에돔 원정용으로 쓰인다.
③호수(號) : 갯바위낚싯대는 적정목줄을 기준으로 0호부터 5호까지 호수로 구분한다고 앞에 설명한 바 있다. 한편 배낚싯대는 추부하를 기준으로 20호~30호, 30호~50호, 50호~80호, 80호~100호, 100호~150호, 150호~200호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④액션 : 루어낚싯대에 주로 표기. XXUL(더블엑스 울트라라이트)부터 HH(더블헤비) 혹은 XH(엑스트라 헤비)까지 있다. 액션은 보통 사용할 수 있는 루어의 무게로 결정된다.
※플라이낚싯대는 1번부터 12번까지 12단계(최근에는 0번부터 15번까지 16단계로 나누기도 한다)의 번호로 나눈다. 1번이 가장 약하고 12번이 가장 강하다. 8번 이상은 바다에서도 사용하며 10번 이상은 트롤링용으로 제작된 것들도 있다.
휨새와 강도
낚싯대에는 <표>와 <그림_낚싯대의 휨새>에서 보듯 다양한 방법으로 휨새가 표기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1:9 휨새를 다르게 말하면 초리휨새 또는 패스트 액션 혹은 팁 액션이라고 한다.

휨새는 ‘낚싯대가 얼마만큼 휘어지는가’ 하는 것인데 낚시에선 아주 중요한 요소다. 같은 힘을 주었을 때 초리만 살짝 휘어진다는 것은 휨새가 그만큼 빳빳하다는 의미로, 탄성과 복원력이 좋고 대상어를 빨리 제압할 수 있으며 자동챔질이 잘 되고 원투가 용이하며 다양한 액션을 주기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는 줄은 터지기 쉽고 대가 부러질 위험도 크다는 뜻도 된다.
반면 낚싯대 전체가 많이 휘어진다는 것은 휨새가 부드럽다는 의미로, 탄성이 떨어지는 대신 고기의 저항에 부드럽고 질기게 대응하여 가는 줄도 잘 터지지 않고 강하게 당겨도 대가 잘 부러지지 않는다. 또 초리의 부드러움으로 대상어의 입질을 보다 수월하게 받아낼 수 있다. 그러나 고기를 제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캐스팅 등 조작력이 떨어지며 휘청휘청하여 손맛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혼동하기 쉬운 것이 ‘강도’와 ‘경도’의 차이다. 강도(强度)는 질긴 정도, 경도(硬度)는 빳빳한 정도를 말하므로 반대되는 의미다. 즉 부드럽고 질긴 대는 강도가 높은 것이고, 빳빳한 대는 경도가 높은 것이다. 그런데 많은 낚시인들이 빳빳한 경질의 대를 강도가 높다고 오해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경질대는 경도는 높지만 강도는 낮다.
낚싯대의 스펙은 이렇게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으므로 조금 복잡하더라도 낚싯대를 구입하기 전에 스펙을 꼼꼼하게 분석하면 낚싯대를 어떤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지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릴낚싯대의 핵심 ‘가이드’
릴낚싯대에는 낚싯줄이 통과하는 가이드가 달려 있다. 원줄이 낚싯대 속으로 들어가는 인터라인 낚싯대도 보이지는 않지만 대 안에 가이드가 있다. 가이드는 릴낚싯대의 기능을 좌우하는 존재다. 어떤 가이드를 어떻게 배치했느냐에 따라 낚싯대의 성능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가이드의 종류부터 알아보자.

*하드링 가이드_초창기 가이드다. 낚싯줄과 마찰을 일으켜 낚싯줄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최근에는 저가의 제품에만 사용하고 있다. 금속 프레임은 스테인리스라도 녹이 스는 경우가 많다.
*SIC 가이드_세라믹의 일종인 탄화규소(SIC)로 링을 제작한 고강도 가이드다. 링 표면의 마찰이 거의 없어 낚싯줄이 상하지 않는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낚싯대에 장착되어 있다. 마찰에 쉽게 손상되는 합사원줄을 사용하는 바다루어낚싯대에는 SIC 가이드가 필수 조건에 해당한다.
*티탄프레임 가이드_SIC 가이드에서 링은 SIC를 그대로 쓰되 프레임을 티탄 소재로 업그레이드한 가이드다. 바닷물에 부식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며, 일반 금속보다 가벼워 낚싯대의 총중량을 줄일 수 있다. 고급 제품은 가이드링 자체를 티타늄으로 코팅한 것도 있다.
*IM 가이드_기존의 둥근 가이드링을 타원형으로 길쭉하게 만든 것을 말한다. 갯바위 찌낚싯대에서 간혹 볼 수 있다. IM 가이드를 쓰면 원줄이 쉽게 방출되어 라인트러블이 생기지 않고 길고 좁은 가이드 구멍으로 인해 라인이 느슨해지지 않아 낚싯줄이 낚싯대에 달라붙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경사가이드_루어낚싯대 중 에깅낚싯대와 릴찌낚싯대 중 초리 부분에 사용되는 가이드다. 초리 방향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어 방출되는 라인이 가이드에 꼬이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합사나 가는 원줄을 쓸 때 엉킴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후지가이드’는 가이드의 종류가 아니에요!
초보자들 중 후지가이드가 가이드의 한 종류인 줄 착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일본의 ‘후지공업(FUJI TACKLE)’에서 제작한 가이드를 후지가이드라고 한다. 후지공업은 낚싯대 가이드 부문 세계 1위 회사여서 국내외 고급 낚싯대들은 거의 후지가이드를 쓰고 있다.
가이드의 적정 개수는?
갯바위낚싯대의 가이드 수는 총 12개다. 낚싯대를 보면 그 12개의 가이드가 듬성하게 달려 있다. 왜 가이드를 촘촘하게 달지 않았을까?
가이드는 블랭크의 휘어짐을 보고 부착할 적절한 위치를 찾아서 장착하는데, 낚싯줄에 걸려 낚싯대가 전체적으로 고르게 휘어지게 하고 어느 한쪽으로 힘이 쏠리지 않게 붙이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함부로 아무 곳에나 많이 달지 않는 것이다. 가이드가 많으면 원줄이 가이드에 걸리는 부분이 많아 캐스팅이 잘 안되고 낚싯대도 무거워진다.
그런데 최근엔 소구경의 가이드를 많이 장착한 ‘마이크로가이드 낚싯대’가 출시되고 있다. 마이크로가이드 낚싯대는 구멍이 작은 소형 가이드를 여러 개 부착함으로써 캐스팅하는 순간 이탈하는 원줄을 사전에 잡아 원줄이 더 잘 빠지게 해주고, 고기를 걸었을 때는 여러 개의 가이드가 고르게 힘을 받아 낚싯대 전체로 힘을 분산해주는 역할을 한다. 마이크로가이드 낚싯대는 배스낚싯대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바다루어와 릴찌낚싯대에도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므로 가이드의 적정 개수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Q&A 낚싯대 이것이 궁금해요
Q 낚싯대 소재 중 고탄성 카본과 저탄성 카본은 어떻게 다르나?
A 낚싯대를 만드는 소재에는 크게 글라스파이버(유리섬유)와 카본 그라파이트(탄소섬유) 그리고 그 두 가지의 장점을 섞은 하이브리드가 있다. 유연하고 질긴 성질을 가진 글라스파이버는 최근엔 단독소재로 쓰이지는 않고 카본섬유에 섞어 카본낚싯대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쓰고 있다.
카본섬유는 압축강도에 따라 탄성률이 달라지며 고탄성, 중탄성, 저탄성으로 나뉜다. 고탄성일수록 가볍고 빳빳하여 고기 제압력(복원력)은 좋으나 충격에 잘 부러진다. 그래서 가벼운 조작성이 필요한 릴찌낚싯대엔 고탄성 카본이, 질긴 강도가 필요한 지깅대나 돌돔대엔 저탄성 카본이 많이 쓰인다. 고탄성 카본은 가늘고 가볍고 긴 낚싯대에 적합하다. 그러나 루어낚싯대엔 40톤 이하의 저탄성 카본을 쓰며 지깅대나 부시리용 낚싯대는 16톤이나 24톤의 초저탄성 카본을 쓴다.
Q 카본섬유의 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A 톤이란 카본재료를 원단으로 제작, 압축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압력과 열을 가했는지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쉽게 설명하면 40톤 카본원단이라면 일정 면적의 카본원단이 40톤의 힘을 견딜 만큼 강하게 압축했다고 말할 수 있다. 카본 원단은 최저 16톤으로 시작해 24톤은 저탄성, 30톤 내외는 중탄성, 35톤 이상을 고탄성이라고 하며 65톤까지 생산된다고 한다. 참고로 톤수는 일본의 카본원단에만 쓰는 단위며 미국의 카본원단 회사인 스카치(scoch)는 IM으로 그 단위를 표기한다.
Q 고탄성 낚싯대의 단점은 없는가?
A 고탄성 낚싯대는 가볍고 빳빳하지만 충격에 아주 약하다. 그래서 딱딱한 바위나 구조물에 부딪히면 의외로 쉽게 부러진다. 이런 단점 때문에 루어낚싯대에는 초고탄성의 카본섬유를 쓰지 않고 탄성이 낮은 원단을 쓰거나, 고탄성 카본섬유에 다른 성분을 첨가해서 낚싯대를 만든다.
Q 저탄성 낚싯대는 어떤 게 있나?
A 외줄낚싯대나 지깅낚싯대가 저탄성 카본으로 제작한 낚싯대다. 이 낚싯대들을 저탄성 카본으로 제작하는 이유는 낚싯대가 짧고 두껍기 때문인데, 고탄성 카본으로 두꺼운 낚싯대를 만들어버리면 낚싯대가 전혀 휘지 않고 막대기와 같이 딱딱하게 된다. 전혀 휘지 않는 낚싯대로는 액션을 주기도 어렵고 캐스팅도 할 수 없다.
지깅낚싯대는 초리는 저탄성으로, 허리는 고탄성으로 소재를 달리 만들어서 합치는 식이다. 그래서 막대기 같은 낚싯대로 캐스팅과 액션이 가능하고 큰 고기가 물었을 때 낚싯대의 탄성을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Q 저탄성 카본은 싸다던데, 왜 저탄성 낚싯대 중 비싼 것이 있는가?
A 저탄성으로 만들어진 지깅낚싯대나 외줄낚싯대도 상당히 고가인 것들이 있다. 낚싯대를 두껍게 만들기 때문에 원단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값이 비싼 이유지만, 짧은 낚싯대에 탄성을 주기 위해 각 부분별로 탄성을 다르게 제작하기 때문에 값이 더 비싸진다. 탄성을 다르게 제작하기 위해 카본 원단에 다른 재료를 첨가할 경우 블랭크 제작에 실패할 수도 있고, 원하는 탄성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제작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따른다. 제작에 성공하게 되면 비싼 값에 팔 수 있지만 그만큼 실패도 따르는 것이다.
Q 루어낚싯대엔 왜 초고탄성 낚싯대가 없나?
A 루어낚싯대 제작에 쓸 수 있는 카본원단은 40톤이 한계라고 한다. 그 이유는 너무 빳빳하면 루어의 섬세한 액션을 연출하기 어렵고 낚싯대가 잘 부러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루어낚시 자체가 고기를 힘껏 챔질하고 거칠게 다루는 만큼 빳빳한 고탄성의 낚싯대는 그 힘을 견디지 못한다. 조금 더 많이 휘어지고 덜 부러지는 저탄성 카본이 알맞다. 배스낚싯대는 거의 저탄성 카본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바다루어낚싯대의 경우 초고탄성 낚싯대가 있지만 지깅대와 마찬가지로 다른 재료를 섞어 만든 것이므로 값이 비싸다.
Q 고탄성의 값비싼 바다루어낚싯대가 잘 부러진다던데…
A 사실이다. 가격이 비싼 고탄성 바다루어낚싯대를 잘못된 방법으로 다루면 의외로 쉽게 부러뜨린다. 흔한 예로 고탄성의 농어루어낚싯대는 45도 이상 세워서 파이팅하는 것은 낚싯대에 무리를 줄 수 있고 60도 이상 세우는 것은 금물이라고 한다. 2~3m에 불과한 짧은 고탄성 낚싯대를 무리하게 휘어지게 만들면 낚싯대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져버리는 것이다. 고탄성 루어낚싯대로 파이팅할 때는 낚싯대를 낮추고 대상어를 제압하는 것이 기본이다. 한편 초고탄성이라도 갯바위릴찌낚싯대나 민물낚싯대는 길이가 충분히 길기 때문에 많이 휘어져도 부러지지 않는 것이다.
Q 튜블러와 솔리드의 차이는?
A 낚싯대의 초리에 주로 쓰는 말로 ‘튜블러(Tubular)’는 속이 비어 있는 것을 말하며 ‘솔리드(Solid)’는 속이 차 있는 것을 말한다. 튜블러는 가볍고 빳빳한 것이 특징이며 솔리드는 잘 휘어지고 유연한 것이 특징이다. 튜블러 타입의 초리는 자동챔질을 원하거나 강한 액션, 대상어를 빠르게 제압하는 데 좋고, 대상어의 입질이 예민해서 이물감을 줄여야 하거나 가벼운 채비를 멀리 던지길 원한다면 부드러운 솔리드 타입이 알맞다.
Q 낚싯대의 수명은?
A 낚싯대를 만드는 재료가 카본이기 때문에 휘어졌다 펴졌다를 계속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균열이 생기거나 복원력이 떨어져 낚싯대가 부러지거나 힘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매일 낚시를 나가는 직업낚시인에게나 해당하는 말이고 일반 낚시인이라면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낚싯대다.
오래 쓰기 위해서는 충격에 조심해야 하고 부품이나 도장이 부식되지 않게 철수 후엔 물티슈나 염분 중화제로 낚싯대의 염분을 제거해주면 좋다.
Q 낚싯대를 구입할 때 꼭 따져야 할 것들이 있다면?
A 낚싯대를 구입할 때는 기본적으로 가이드, 릴시트, 카본함유량, 강도, 길이, 무게, 추부하 등을 알아봐야 하는데, 제품 설명서에 모두 쓰여 있으므로 한번 읽어보면 체크리스트를 놓칠 일은 없다. 좀 더 꼼꼼히 봐야 할 것이 있다면 가이드가 신형인지, 낚싯대가 불량은 아닌지 살펴보고 A/S 조건을 잘 따져보는 것이 좋다. 특히 수입품을 구입할 경우 국내에서 A/S가 되는지, 기간은 얼마인지 확실하게 알아두어야 한다.
최근에는 낚싯대의 가격이 10만원만 넘어가도 외관이 깨끗하고 성능이 좋은 것들이 많다. 일본에서도 성능 좋은 저가형 낚싯대를 속속 출시할 정도로 10~30만원짜리 중저가 낚싯대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어 이제는 값이 싸다고 해서 제품에 흠이 있을 거라는 의심은 줄여도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