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의 파시, 배낚시 오딧세이
6 고등어낚시
동해에선 내가 제일 잘 나가~
고등어낚시는 낚시가 주는 재미의 99%를 가지고 있는 낚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마릿수에 손맛은 감성돔 부럽지 않으며 가족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겨울 고등어의 기름진 회 맛은 그 어떤 회와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ㅣ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ㅣ

▲ “한 번에 이만큼씩 물고 나옵니다.” 카드채비에 주렁주렁 고등어가 걸려 나오고 있다.
포항~울산 지역의 동해남부 낚싯배들이 5~6년 전 고등어낚시를 상품으로 내놓았을 때 낚시인들은 코웃음을 쳤다. 시장에 가면 널리고 널린 값싼 고등어를 왜 돈 주고 낚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고등어낚시는 동해남부 최고의 겨울철 배낚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고등어낚시가 부산을 비롯한 포항, 울산, 경주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지역적인 낚시임에도 불구하고 서울경기에서 그 먼 길을 마다않고 출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꽝이 없다. 다른 배낚시는 날씨가 나쁘거나 물때가 맞지 않으면 조과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고등어는 하루에 한 번은 떼로 몰려들어 낚시인들에게 어김없는 마릿수 조과를 선물한다. 둘째 짧은 시간에 마음껏 손맛을 만끽할 수 있다. 고등어낚시는 다른 배낚시와는 달리 크릴 밑밥을 뿌리는데, 밑밥을 뿌리는 순간 어디에선가 고등어 떼가 나타나 순식간에 채비에 달려들므로 전혀 지루하지 않게 낚시를 할 수 있고 쿨러도 금방 채울 수 있다. 셋째 신선한 고등어회를 먹을 수 있다. 낚시로 갓 낚은 고등어회를 먹어본 낚시인들은 수족관에 넣어둔 고등어와는 그 맛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안다. 또 집에 가져간 고등어로 만들 수 있는 음식들도 다양하고 푸짐하니 한번 고등어낚시를 접해본 낚시인들은 반드시 다시 찾게 된다.

선비 3만원에 4~6시간 낚시
고등어낚시 시즌은 10월부터 이듬해 2~3월까지다. 이맘때는 씨알이 굵어져 손맛도 좋고 활성이 최고조에 달해 쉽게 마릿수 조황을 거둘 수 있다. 낚시로 낚는 고등어라고 해서 씨알이 작은 것은 아니다. 평균 사이즈는 25~30cm, 1~2월에는 흔히 ‘시장고등어’ ‘슈퍼고등어’라고 부르는 40cm 내외의 고등어가 마릿수로 낚이기도 한다. 봄에도 고등어가 낚이기는 하지만 한꺼번에 많이 낚이지는 않으며 여름에는 거의 낚이지 않는다.
주요 포인트는 동해남부의 경주와 포항 앞바다에 밀집해 있다. 작은 선외기나 낚싯배를 이용해 3~4명의 낚시인이 함께 출조하며, 큰 배의 경우 10명 내외의 낚시인을 태우고 나간다. 고등어가 있으면 쿨러를 금방 채울 수 있기 때문에 낚시 시간은 4~6시간으로 다소 짧지만 대부분 그 시간을 다 채우기도 전에 고등어를 낚고 고등어회를 즐길 수가 있다. 낚싯배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에 두 번 출조한다. 뱃삯은 1인 3만원선이며, 낚싯배를 전세 내는 데는 배의 크기에 따라 15~20만원이 든다.

▲ 고등어를 유인하기 위해 밑밥을 뿌리고 있다. 밑밥을 잘못 뿌리면 오히려 고등어를 내쫓을 수 있으므로 조류의 세기와 방향을 고려해서 뿌려야 한다.
초리가 빳빳한 낚싯대는 피한다
낚싯대는 다양한 것을 사용한다. 감성돔용 릴찌낚싯대도 좋고 고등어의 활성이 좋다면 민장대에 카드채비를 달아서 낚아 올리기도 한다. 고등어 떼가 배에서 멀리 떨어져 움직일 때는 찌낚싯대에 큰 찌를 달고 그 아래에 카드채비를 연결해 흘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우럭낚싯대처럼 초리가 너무 빳빳한 것은 고등어낚시용으로 좋지 않다. 초리가 빳빳해서 휘어지지 않으면 올라오던 고등어가 쉽게 떨어지며 입질할 때 자동챔질도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등어낚시용 낚싯대는 초리가 적당히 낭창거리며 탄력이 있어야 좋은데, 초리가 부드러워 자동챔질이 잘 되는 낚싯대가 좋다. 현지 낚시인들은 릴찌낚시용 1~2호 낚싯대를 선호하는 편이며 루어낚시대나 열기낚싯대도 즐겨 쓰고 있다. 카드채비가 길기 때문에 낚싯대의 길이는 3m는 넘어야 카드채비를 다루기가 편리하다.
릴은 3000번 안팎의 스피닝릴이면 충분하다. 고등어는 밑밥을 뿌리면 수심 3~5m에서 입질하므로 전동릴은 필요없다. 라인은 3~5호 나일론사나 2~3호 합사를 주로 쓰는데 더 굵거나 가는 줄을 써도 상관없다.

모인 고등어는 카드채비로 일망타진
채비는 두 가지로 꾸릴 수 있다. 구멍찌나 막대찌를 이용해 흘려주는 방식과 찌 없이 수직으로 채비를 내리는 외줄낚시 방식이 있다. 어떤 방식을 쓰든 바닥을 노릴 필요는 없으며 채비를 흘린다면 수심 4~5m, 외줄낚시를 한다면 수심 10m 지점을 먼저 공략한다. 채비를 흘릴 경우 바늘을 하나만 달기도 하지만 카드채비를 반으로 잘라 4~5개의 바늘을 달아 흘리기도 한다. 외줄낚시는 수심 10m 지점을 노리다가 집어가 되면 점점 더 얕게 노려 고등어를 피워 올리면 더 빨리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
고등어가 잘 모여들지 않고 멀리 떨어져있다면 채비를 흘려주고 집어가 된 후에는 카드채비로 일망타진하는 것이 좋다. 카드채비는 바늘, 목줄, 기둥줄이 결합된 제품으로서 원줄에 연결하여 사용하게 되어있는데, 고등어용, 전어용, 열기·볼락용 중에서 아무 것이나 사용하면 된다. 낱마리로 낚일 때는 바늘이 다섯 개 달린 것이 미끼를 꿰고 던지기 편하며 입질이 쏟아질 때는 바늘이 10개 이상 달린 것을 써서 빨리 낚아내도록 한다. 카드채비는 스냅도래를 이용해 원줄에 쉽게 걸고 뗄 수 있으므로 금방 교체할 수 있다.
고등어가 많을 때는 어피바늘에 미끼를 달지 않아도 바로 입질하지만 활성이 낮거나 고등어의 수가 적을 때는 크릴을 달아준다. 밑밥을 뿌린 후에 몰려든 고등어는 빈 바늘에 거의 입질하지 않으므로 밑밥을 뿌리며 낚을 때는 꼭 크릴을 달아야 한다.
고등어 밑밥술
처음에는 뿌리지 말고, 집어된 후에도 조금씩
낚시를 쉽게 하기 위해 뿌린 밑밥으로 인해 오히려 고등어낚시가 까다로워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한번 모인 고등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밑밥을 마구 뿌리면 고등어가 완전히 상층으로 피어올라 미끼에는 전혀 입질을 하지 않는 것이다. 수면까지 올라온 고등어를 낚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므로 처음부터 이런 현상이 생기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포인트에 도착했을 때는 어피가 달린 빈 바늘만 먼저 내려 본다. 고등어가 많다면 밑밥을 뿌리지 않아도 고등어가 입질할 것이다. 이때는 다소 깊은 곳에서 입질한다. 고등어의 활성이 약하거나 낚이는 양이 적다면 그때부터 소량의 밑밥을 뿌린다. 고등어는 밑밥에 아주 빠르고 강하게 반응하므로 주변에 고등어가 있다면 조금만 뿌려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밑밥은 조류의 방향을 보고 뿌린다. 조류가 배 쪽으로 흘러든다면 조금 멀리 뿌리고 조류가 배에서 멀어진다면 배 밑에 뿌려야 한다. 고등어가 밑밥을 잘 쫓는 만큼 흘러가는 밑밥을 따라 빠져버릴 수도 있다. 고등어가 들어온 것이 확인되면 고등어가 빠져 나가지 않을 정도로 한두 주걱씩 밑밥을 주어야 하며 많이 뿌리는 것은 금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