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전갱이 하드베이트 게임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4월 24일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 있는 다대항에서 브리덴 한국총판 한기석 부장과 김완석 실장 그리고 브리덴 필드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태호 씨를 만났다. 전갱이 루어낚시는 이미 ‘아징’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퍼진 장르다. 아징은 주로 웜을 사용해 전갱이의 간드러진 입질을 캐치하는 재미가 있는 반면, 하드베이트 게임은 웜보다 큰 소형 미노우나 메탈지그를 사용해 박진감 넘치는 입질을 잡아내는 것이 매력이다. 간혹 큰 씨알의 전갱이가 하드베이트에 입질하면 통쾌한 손맛을 만끽할 수 있는데, 웜을 이용한 낚시와는 달리 곧바로 시원한 파이팅으로 이어지는 점이 전갱이 하드베이트 게임의 인기가 올라가는 비결이다.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 있는 해안도로에서 브리덴 스탭들이 전갱이를 노리고 있다.
다대항에는 낫개방파제를 비롯해 다대포방파제, 솔섬 갯바위 등 볼락과 전갱이가 잘 낚이는 포인트가 있지만 취재당일에는 다대항 내 조선소와 이어지는 해안도로 테트라포드 주변을 노렸다. 그 이유는 다른 포인트의 경우 볼락과 전갱이 조황 기복이 심했지만 해안도로 일대는 해초가 잘 형성되어 꾸준한 조황을 보였기 때문이다.
물속 지형이 복잡한 해초밭 공략
오후 4시가 너머 현장에 도착해 포인트 주변을 둘러보니 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은 지형이었다. 안태호 씨는 “물속 지형이 복잡하고 해초가 많아 볼락뿐 아니라 농어와 전갱이도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겨울에는 20cm 내외의 볼락이 잘 낚였고 최근에는 전갱이까지 붙어서 종종 마릿수 조과도 보여준다고 했다. 방파제로 진입한 한기석 부장은 브리덴의 록피시 전용대 ‘트레발리즘 카빈 506 TS-tip’에 합사 0.3호, 쇼크리더 1.5호를 세팅, 새우 모양의 미노우 ‘에비노산포’를 사용했다. 에비노산포는 볼락 전용으로 개발된 하드베이트로 전갱이에게도 효과적인 미노우다. 노멀 타입과 딥 타입이 있으며 모두 가라앉으며 입질을 유도한다. 현장에서는 주로 노멀 타입을 사용했으며 장애물이 많은 곳이나 대상어가 상층에서 입질할 때 효과
적이었다.
김완석 실장은 브리덴의 메탈지그인 바이슬라이더를 사용했으며 안태호 씨는 빨리 전갱이의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웜 채비를 사용했다. 전갱이 전용 웜에 1g 지그헤드를 사용했으며
먼 곳보다는 가까운 해초 군락 주변을 노렸다.
“가라지와 전갱이는 달라요”
해안도로 아래에는 테트라포드가 500m 정도 길게 놓여 있어 여러 명이 낚시하기 좋았다. 낚시자리가 테트라포드인 만큼 자리를 고를 때는 안전에 유의해 발판이 좋은 곳을 선택하
는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은 인적이 드물고 해초가 많은 곳을 찾으면 된다. 우리는 인적이 드문 테트라포드가 끝나는 맨안쪽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전갱이의 입질을 받은 사람은 안태호 씨. 전갱이의 활성을 점검하기 위해 웜 채비를 사용한 것이 적중해 바로 입질을 받았다. 그런데 안태호 씨는 전갱이를 낚자마자 “이놈은 가라지입니다”라고 했다. 가라지는 전갱이와 매우 비슷하게(박스 참조) 생겼지만 맛이 조금 떨어져 부산에서는 인기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전갱이와 너무 흡사하게 생겨서 보통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큰 차별은 받지 않는다고.
안태호 씨가 첫 전갱이를 올리자 한기석 부장은 소형 미노우 비너츠와 에기노산포로 중상층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입질을 수차례 받고 챔질했으나 바늘에 설 걸려서 떨어지는 전갱이가 많았다. 아마 전갱이의 씨알이 잘아서 입질도 약한 듯했으며 해가 진 후 본격적으로 큰 씨알이 덤비기를 기다렸다. 김완석 실장은 미노우로 볼락의 입질을 받아냈는데 방파제 콧부리 앞 수중여 부근에서 17cm 씨알을 낚을 수 있었다.
해가 진 후에는 입질 빈도가 점점 올라갔고 피딩타임에 기대를 걸었다. 해가 지니 가로등이 켜졌고 방파제 콧부리 주변은 가로등으로 환해졌다. 해가 진 이후에는 이곳저곳에서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갱이의 활성이 좋았지만 씨알이 작아 숏바이트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가끔 큰 씨알이 입질하면 초리까지 가져가는 우악스런 입질이 들어왔다. 실제로 하드베이트로 전갱이의 입질을 받아보니 마치 부시리가 펜슬베이트를 때리는 것처럼 ‘퍽’하는 느낌이 로드를 타고 전해 왔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드랙이 역회전하기 시작했다. 간드러진 입질
을 상대할 때와는 완전 반대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메탈지그 원투의 위력
문제는 하드베이트에 항상 큰 씨알의 전갱이가 입질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2~15cm 잔챙이는 하드베이트를 연신 쪼아댔지만 정작 잘 걸려들지 않았다. 한기석 부장은 “곧 다가올 전갱이 산란 시즌에는 큰 씨알이 퍽퍽 달려듭니다. 지금은 4월 말이라 전갱이 시즌이 조금 이르지만 곧 수온이 올라가서 큰 씨알이 연안으로 붙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좀 더 큰 씨알을 노리기 위해 메탈지그로 가까이 있는 해초를 넘겨서 캐스팅하니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랜딩 중 전갱이가 해초에 걸려 빠지기도 했고 메탈지그의 트레블훅에 전갱이의 주둥이가 찢어져서 랜딩에 실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이어지는 입질과 시원한 파이팅에 게임 피싱을 즐기는 낚시인이라면 한 번 쯤 즐겨볼 만한 것이 확실했다.
하드베이트를 사용한 낚시는 전갱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볼락, 쏨뱅이와 같은 록피시를 대상으로 할 수 있으며 고등어와 같은 회유성 어종에게도 잘 먹히기 때문에 곧 다가올 여름 시즌에 화끈한 손맛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다.
한기석(좌) 부장과 김완석 실장이 해가 진 후 낚은 전갱이를 보여주고 있다.
취재팀이 낚시한 다대동 해안도로 포인트.
첫 입질에 웜 채비로 가라지를 올린 안태호 씨.
볼락용으로 출시해 전갱이낚시에도 즐겨 사용하고 있는 브리덴의 에비노산포.
볼락용 소형 미노우 비너츠.
안태호 씨가 씨알이 큰 전갱이를 걸어 랜딩하고 있다.
물에 잠긴 테트라포드 주변에 붙은 볼락을 노리는 김완석 실장.
취재에 동행한 낚시인들. 좌측부터 김완석 실장, 한기석 부장, 안태호 스탭.
한기석 부장이 아징용으로 사용한 브리덴 ‘트레발리즘 카빈 506 TS-tip’.
아징용 지그헤드 채비.
아징과 볼락용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브리덴 네지네지 웜.
안태호 씨가 휴대용으로 즐겨 사용하는 트레발리즘 카빈 4절 로드.
한기석(좌) 부장과 김완석 실장이 해가 진 후 낚은 전갱이를 보여주고 있다.
전갱이를 낚은 안태호 스탭.
시스템 박스에 거치한 로드. 미리 채비를 해두고 포인트로 진입하면 낚시하기 편하다.
길이 500m 구간의 다대동 해안도로. 테트라포드가 조밀하게 놓여 있어 낚시할 곳이 많다.
알쏭달쏭 닮은 물고기
가라지 VS 전갱이
가라지와 전갱이는 두 어종 모두 전갱이과에 속한 어류로 외형이 거의 비슷해서 언뜻 보면 전문가도 구분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연안에서 전갱이와 가라지를 모두 쉽게 낚을 수 있는 덕분에 구분하지 않고 낚는 일이 많지만 전갱이가 가라지보다 조금 더 맛있다고 하니 전갱이회를 좋아하는 낚시인이라면 두어종을 구분할 필요가 있겠다.
가장 쉬운 구별법은 가슴지느러미 길이 차이다. 가라지는 가슴지느러미가 짧아서 모비늘이 휘어진 곳까지 닿지 않지만 전갱이는 가슴지느러미가 길어서 모비늘까지 닿는다. 배지느러미 역시 가라지가 조금 짧으며 전갱이가 더 길다.
모비늘의 길이도 차이난다. 전갱이는 딱딱한 모비늘이 꼬리끝에서 머리까지 이어지만 가라지는 휘어지는 부분에서 끝난다. 모비늘을 만져보면 전갱이는 등 전체에 딱딱하게 나 있지만 가라지는 꼬리쪽에만 딱딱하게 나 있고 등에는 없다. 마지막으로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가라지 꼬리에는 항문비늘이라고 해서 작은 비늘이 돋아나 있지만 전갱이는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가라지
전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