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만수위 80%에 육박하는 안동호
2023년 여름엔 유난히 비가 많이 왔다. 장마 전 갈수기에 안동댐 수위는 40% 정도를 유지했는데 6월부터 8월까지 길게 이어진 장마 때문에 한때 만수위의 9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수위를 나타내기도 했다. 장마가 끝난 후 지속적인 배수로 제법 수위가 내려왔다. 그러나 12월 중순에 다시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바람에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80% 정도로 높은 저수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에 필자가 찾은 곳은 안동시 예안면 기사리에 있는 기사교회 포인트로 본류로부터 이어지는 골자리가 깊어 붕어들이 한 번 들어오면 잘 빠지지 않는 특징이 있는 곳이다. 포인트에 도착해보니 높은 수위로 낚시 자리가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그 바람에 비포장도로에 주차하고 바로 낚시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름수위 때 잠긴 육초와 수몰나무가 좋은 낚시 여건을 나타내고 있었다.
계절적 특성상 물색은 매우 맑았지만 수심으로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정면의 수몰나무를 바라보고 대편성을 시작했다. 정면과 좌측은 바닥이 지저분했지만 계단식 지형이라 2m 정도로 일정한 수심을 나타내었다. 우측 둔덕 아래 찌를 세우니 3m 정도의 수심이 나왔다. 겉으로 보았을 때는 수몰나무 쪽이 좋아보였지만 바닥 상태를 보았을 때 우측에서 더 많은 입질을 받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밤낚시 첫 입질에 올라온 4짜 붕어
오후 5시쯤 대편성을 모두 마치니 벌써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서쪽으로 산을 끼고 있어 다른 곳보다 더 빨리 밤이 찾아왔다. 해가 넘어가니 한기가 돌아 두툼한 옷으로 갈아입고 찌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마지막 전자케미를 끼우고 지저분한 바닥 때문에 반복적으로 채비 투척을 하던 중 우측 4.8칸 대에서 어신이 포착되었다. 수심을 제대로 찾지 못해 나중에 다시 던질 요량으로 글루텐 미끼를 달았고 찌톱은 7마디 정도 내놓았는데 어느 순간 전자 케미만 수면에 떠서 깜빡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서둘러 손에 든 낚싯대를 내려놓고 입질이 온 낚싯대를 한손으로 챔질했다. 안동호 낚시에서 느껴보지 못한 묵직한 저항감이 느껴졌다. 잉어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 간신히 녀석을 수면 위로 띄우는 데 성공! 잠시 황금빛 어체를 보여준 녀석은 다시 수면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나는 자세를 고쳐 잡고 양손으로 신중히 힘겨루기를 했다. 낚싯대 두 대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준 녀석은 40cm에 육박하는 대물 붕어였다.
이제껏 여러 차례 안동호를 찾았지만 4짜 붕어를 낚은 것은 처음이었다. 계측자에 올려보니 약 40cm 정도 나왔다. 바로 입질이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서둘러 살림망에 넣고 낚시를 이어갔다. 밖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물속 사정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밤이 찾아오고 옥수수와 글루텐 미끼에 계속해서 입질이 이어졌다. 자정까지 약 8수의 붕어를 낚았는데 모두 7~9치의 크기였다. 크진 않았지만 댐붕어답게 엄청난 힘을 자랑하며 얼굴을 보여주었다. 대물에 이어 마릿수 붕어라니! 지금이 1월 중순이라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며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날씨에도 히
죽거리며 낚시를 이어갔다. 자정 이후에는 입질이 뜸해져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새벽부터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몇 마리의 붕어를 더 낚으니 동이 터 오기 시작했다. 오전 7시쯤 좌측 수몰나무 근처에 세워둔 찌가 천천히 상승했다. 또 작은 붕어일 것이라 생각하고 챔질을 했는데 제법 강한 저항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잠시 묵직한 무게감을 전해진 후 바늘이 빠져버리고 말았다. 채비가 하늘로 허무하게 날아오르는 순간 나의 탄식이 골자리 전체에 메아리쳤다.
높은 수위 덕분에 봄낚시 호황 예상돼
완전히 밝고 난 이후엔 전혀 입질이 없었다. 나는 기분 좋게 철수를 시작했다. 전날 낚은 대물 붕어를 다시 계측자에 올려보니 지느러미 끝이 정확히 41cm 가리켰다. 나의 생애 첫 안동호 4짜 붕어였다. 넓디넓은 안동호에 또 5짜 붕어는 얼마나 많을까? 다음에 5짜가 되어 만나기로 약속하고 녀석을 살던 곳으로 보내주었다.
현재 안동호는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어 골자리마다 육초대와 수몰나무로 멋진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다. 매일 발전 방류로 1~3cm 수위가 내려가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봄까지 좋은 수위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산란철에는 안동호 초대박 소식이 자주 들려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내비 입력 경북 안동시 예안면 기사길 477(기사교회)

포인트 도착 직후 동일레저의 접이식 전투좌대를 설치하고 있는 필자.

드론으로 촬영한 기사교회 포인트. 골자리가 긴 것이 특징이다.

전방의 수몰나무 주변으로 대편성한 장면. 계단식 지형이라 둔덕 위와 아래를 고루 공략했다.

영하 6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에 물그릇의 물이 꽁꽁 얼었다.

초저녁에 41cm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필자.

상류에 펼쳐진 갈대 군락은 산란철에 기대되는 포인트였다.

아침에 일어나 계측해보니 41cm가 나왔다.

필자가 낚은 붕어를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