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만 갈치 씨알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0일에 여수 돌산도 성외방파제로 갈치 루어낚시 취재에 동행 한 고남석(좌), 최광석 씨가 야광웜으로 낚은 갈치를 보여주고 있다.
가을 방파제 밤낚시의 백미는 갈치다. 시원한 손맛에 반하고 눈부시게 번쩍이는 은빛 어체에 놀란다. 게다가 맛은 어떠한가? 방파제에서 낚이는 2~3지 씨알이야말로 횟감으로 으뜸이다.
남해안 방파제는 가을밤만 되면 케미컬라이트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룬다. 갈치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방파제낚시보다 배낚시가 훨씬 인기가 높고 조과 경쟁에도 불이 붙는다. 그래서 모처럼 조용한 방파제에서의 갈치 손맛이 그리워 장소를 물색했다.
지난 8월 초, 광주에서 릴수리점 케이릴샵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태(테일워크 필드스탭) 씨에게 전화를 걸어 여수~고흥권 연안 갈치 조황을 물으니 “지난 8월 5일에 여수 돌산도로 출조해 40마리 넘게 낚았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그렇다면 대박 아니냐”고 물으니 “씨알이 2지급으로 너무 잘았다. 그래서 보름 정도 후에 출조하려 했는데 지금 물때가 좋으니 함께 가보자”며 동행출조를 권했다.

▲ 지난 8월 5일 김경태 씨 일행이 돌산도 성외방파제에서 낚은 갈치 조과. 40마리 정도 낚았지만 이때는 씨알이 크지 않았다.
목포, 영암, 여수 내만 전역에 갈치 붙어
지난 8월 20일 오후 2시, 광주 북구 문흥동에 있는 케이릴샵에서 김경태, 고남석, 최광석 씨를 만나 여수 돌산도로 향했다. 가까운 목포, 영암에도 갈치가 붙었으나 아직 씨알이 잘다는 얘기에 조금 먼 여수까지 달렸다.
나는 돌산도 최남단에 있는 항일암이나 임포방파제 주변을 포인트로 예상했다. 그러나 의외로 내만권에 가까운 돌산도 서쪽 성외방파제를 포인트로 잡았다. 김경태 씨에게 상황을 물으니 갈치 중 일부는 벌써 여수만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돌산도엔 거의 전역에 갈치가 붙어 있어 발판이 편하고 한적한 곳이 좋다고 했다.
여수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 서쪽으로 15분쯤 달리니 서외방파제가 나왔다. 주말이라 낚시인이 여럿 있을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단 한 명도 없었다. 덕분에 방파제 안쪽까지 차로 진입해 낚시자리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
입질 약을 때는 바늘에 꿴 갈치 특효
3명 모두 갈치 루어낚시를 했다. 5~8g 지그헤드에 4~5인치 야광 웜을 꿰었고 목줄에 전자 케미컬라이트를 달았다. 원줄은 합사 0.5호, 목줄은 2호를 썼는데 갈치에게 채비를 뜯기기 싫다면 와이어 목줄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김경태 씨 일행의 갈치 루어낚시 팁이 있다면 갈치의 입질이 약할 것에 대비해 꽁치살을 잘게 썰어 바늘에 달아주는 것이다. 갈치살을 작게 잘라 꿰어도 의외로 효과가 좋다고 한다.
각자 가로등 아래에 자리를 잡고 최대한 멀리 캐스팅했다. 채비를 바닥으로 가라앉힌 뒤 전층을 탐색하듯 채비를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입질이 들어오면 채비로 중상층을 천천히 훑으며 입질을 유도하는 동시에 갈치를 모아가며 채비를 운용했다.
입질이 금방 들어왔으나 갈치는 아니었다. 알고 보니 작은 전갱이가 웜을 사정없이 쪼아대는 것이었다. 갈치는 시간이 흘러 만조가 지난 직후부터 물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초록색 야광웜을 쓴 고남석 씨가 한 마리 올렸다. 수면에서 마치 뱀처럼 움직이며 물을 튀기고 올라온 갈치는 언뜻 봐도 3지가 넘어 보였다. 고남석 씨는 “보름 전보다 씨알이 훨씬 커졌습니다. 이정도면 횟감이 아니라 구이로 먹어도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 갈치 루어낚시에 사용한 지그헤드+웜 채비. 10g 내외 메탈지그도 즐겨 쓴다.
▲ 꽁치살을 잘게 잘라 지그헤드 바늘에 꿴다. 갈치의 입질이 약할 때 효과적이다.
▲ 김경태 씨의 갈치 루어낚시 장비. 로드는 테일워크 에기스트TZ 86ML이며 2500번 스피닝릴에 합사는 0.6호를 사용한다. 목줄은 갈치 ▲ 루어낚시 전용 와이어를 쓰며 8g 지그헤드에 5인치 초록색 야광웜을 달았다.
▲ 취재팀이 사용한 갈치 루어낚시 채비. 합사 원줄에 와이어 목줄을 연결하고 목줄에 케미컬라이트를 달았다. 지그헤드는 5~8g, 웜은 4~5인치 야광 사용.
전반적 입질 뜸할 때는 ‘말뚝’이 나을 수도
한 번 입질을 시작한 갈치는 연이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입질 빈도가 떨어지더니 결국 입질이 끊기고 말았다. 김경태 씨는 “조류가 반대로 흐르고 있습니다. 조류가 방파제 쪽으로 흘러들거나 돌산대교 방향으로 흐를 때가 좋은데 지금은 먼바다로 조류가 흘러나가 입질이 끊긴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끝썰물까지 자리를 지키는 ‘말뚝’ 작전을 쓸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돌산도의 다른 포인트로 옮길 것인지를 고민했다. 결론은 포인트를 옮기자였고 얼른 채비를 정리해 돌산도 남쪽에 있는 작금항으로 이동했다.
작금항에 도착하니 낚시인이 여럿 있었다. 그런데 모두 전갱이를 낚고 있었고 갈치는 보이지 않았다. 낚시인 한 명에게 갈치 조황을 물으니 한 마리도 낚이지 않는다고. 대신 전갱이는 아주 많다고 말했다.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신기방파제, 성두방파제도 둘러보았으나 취재 당일은 전체적으로 갈치 조황이 좋지 않았다. 알고 보니 처음 들어간 서외방파제를 우리가 제대로 점지한 것이었다.
▲ 돌산도 성두방파제. 갈치 대신 전갱이를 낚기 위해 모여든 낚시인들이 많았다.
상황을 파악하고 얼른 서외방파제로 갔으나 우리가 낚시하던 자리에는 이미 부부 낚시인 두 팀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조금 떨어진 곳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채비를 다시 하고 집어등을 켜고 갈치의 입질을 기다리니 다행히 한 시간쯤 지나 다시 갈치 입질이 들어왔다. 확실히 보름 전보다 큰 씨알이 입질했지만 마릿수는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 최광석, 김경태, 고남석(좌측부터) 씨가 성외방파제 외항에서 갈치의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 해가 지기 전에 집어등을 미리 켜두었다.
김경태 씨는 “돌산도 갈치낚시는 이제 시작입니다. 보통 9월부터 10월까지 돌산도 전역에서 호황을 보입니다. 작년에는 12월에 4지급 갈치가 낚을 정도로 호황을 보였습니다. 가을 태풍이 한두 차례 지나쳐 연안의 해초가 사라지면 갈치가 먹잇감을 사냥하기 더욱 쉬워집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마릿수 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 돌산도 작금방파제에서 갈치를 노리고 있는 취재팀. 물색이 맑고 바람이 불어 갈치의 입질을 받지 못했다.
▲ “이건 3지가 넘겠는 걸요?” 5인치 초록색 야광웜 채비로 씨알 좋은 갈치를 낚은 고남석 씨.
▲ 김경태 씨가 사용한 테일워크 에깅 로드와 낚은 갈치.
▲ 찬란한 은빛 갈치를 보여주는 김경태, 최광석 씨. 마릿 수는 떨어졌어도 낚이는 씨알은 굵은 편이다.
▲ “우리는 테일워크 팬클럽입니다.” 갈치 루어낚시에 모두 테일워크 에깅 로드를 사용해 인증샷을 남겼다.
내비 입력 돌산읍 군내리 107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