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세상 쉬운 바다루어 8]
연안에서도 잘 낚여요
갑오징어 에깅
박경식 프리라이터·솔트루어린 회원
여름이 되면 본격적으로 갑오징어 시즌이 시작한다. 서해에서는 갑오징어 배낚시로 낚시인이 몰리고 남해와 동해에서는 방파제나 해변으로 낚시인이 몰린다. 예전에는 갑오징어 에깅을 단순한 낚시라고 생각했지만 나날이 테크닉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무늬오징어와는 다른 완전히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지금 소개하는 갑오징어 에깅은 연안낚시다. 여름부터는 배를 타지 않아도 동서남해 구분할 것 없이 연안에서도 잘 낚이고 연안낚시 채비와 선상낚시 채비가 별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연안낚시 테크닉만 잘 익혀도 선상낚시에 많은 도움이 된다. 갑오징어 선상낚시 또한 연안 갑오징어 에깅과는 다른 하나의 장르이므로 갑오징어 선상낚시는 피크 시즌인 11월 경에 다시 한 번 소개하기로 한다.

▲여름부터 본격적인 호황을 보이는 갑오징어. 선상에서는 물론 연안에서도 잘 낚여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시즌
1년 내내 낚이지만 9~11월이 피크
갑오징어 낚시 시즌은 거의 연중이다. 남해에서는 겨울에도 큰 씨알의 갑오징어가 낚이며 보통 4월부터 본격 시즌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5~6월 산란 시즌에는 대물이 낚이며 7~8월에는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씨알들이 낚인다. 서해 역시 연안에서 낚시가 잘 안될 뿐이지 비슷한 시즌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동해의 경우 갑오징어가 잘 낚이는 포항의 양포 일대도 시즌은 같다.
피크 시즌이라면 단연 8월 이후다. 5~6월에 산란한 갑오징어의 치어가 금방 자라서 담뱃갑 만하게 커지는데, 그때부터 루어에 본격적으로 입질을 한다. 8월이면 거의 전국적으로 갑오징어 시즌이 시작되며 9~10월에 피크를 맞는다. 그러다가 11~12월에는 마릿수가 줄지만 큰 씨알이 낚이는데, 갑오징어 에깅 마니아들은 11~12월을 진짜 갑오징어 피크 시즌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많다. 마릿수냐 씨알이냐의 차이며 갑오징어가 잘 낚이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1월과 2월에는 갑오징어 시즌이 막을 내린다고 생각하겠지만 출조를 잘 하지 않을 뿐이지 남해안의 섬이나 동해 일부 지역 그리고 서남해안의 선상낚시에서는 갑오징어를 만날 수 있다. 이때는 마릿수나 씨알을 종잡을 수 없는 것이 단점(의외로 굉장히 작은 씨알도 낚인다)이지만 갑오징어가 1년 내내 연안 주변을 맴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로드와 릴
초리가 부드러운 에깅대 강추
예전 갑오징어낚시와 현재의 갑오징어 에깅에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바로 로드의 인식 변화다. 특히 연안낚시에 있어서는 갑오징어를 낚느냐 못 낚느냐를 로드가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 갑오징어 에깅을 할 때는 다양한 로드를 사용했다. 민물원투대, 에깅대, 바다릴대, 배스대 등 릴만 결합할 수 있는 낚싯대라면 무엇이라도 갑오징어 에깅에 사용했고 일부 방파제에서는 민장대로 갑오징어를 낚기도 했다. 그렇게 해도 갑오징어는 에기에 걸렸고 낚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과 예전의 차이가 있다면 당시에는 갑오징어의 입질을 거의 파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흔히 갑오징어는 입질이 없고 로드를 들었을 때 무게감으로 잡는다거나 초리를 들어보면 비닐봉투가 달린 듯 묵직한 느낌이 난다는 식으로 낚아 올렸다. 즉 입질은 느끼지 못하고 갑오징어가 붙었을 만한 타이밍을 예측해서 채비를 끌어주는 방식으로 낚았는데 지금은 입질하는 순간을 포착해서 챔질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에깅대 중에서도 초리가 부드럽고 가벼운 것(UL이나 L 액션)을 사용하면 갑오징어가 촉수로 에기를 건드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로드만 좋아서 되는 것은 아니며 합사를 0.6호 이하로 가늘게 쓰고 성능이 좋은 수평에기를 달았을 때 가능한 테크닉이다. 그래서 로드를 준비할 때는 우선 초리가 부드럽고 가는 것이 좋으며 허리도 부드러운 것이 좋다.
볼락용 로드 중에서는 M 액션, 에깅용 로드 중에서는 L이나 UL을 추천한다.
릴은 0.6호 내외의 가는 합사가 감기는 2000번 내외의 소형 스피닝릴이면 어떤 것이든 써도 좋다. 무늬오징어 에깅 처럼 빠르고 강한 액션을 하지 않기 때문에 큰 릴은 필요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1500번 릴을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채비
고급 수평에기 선호
최근 갑오징어낚시에 가장 즐겨 쓰는 채비가 바로 수평에기다. 20g 내외의 싱커를 사용해 1단 다운샷리그를 만들어 쓰는 것이 갑오징어 에깅
채비의 스탠더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연안낚시나 선상낚시 할 것 없이 모두 동일하다.
수평에기는 말 그대로 물속에서 수평을 유지하기 때문에 밑걸림이 덜 생기며, 다운샷리그로 만들었을 경우 라인의 텐션을 유지하고 있으면 입질을 빨리 전달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예전에는 저렴한 왕눈이 에기를 사용했지만 요즘은 모양은 비슷하지만 물속에서의 액션이 좀 더 정확하게 나오는 비싼 에기를 주로 사용한다. 가격은 1개가 5천원이 넘으며 고급 제품은 1만원이 넘는 것도 많다.
일부 갑오징어 에깅 마니아들은 수평에기 대신 1.5호, 2호 호래기, 갑오징어용 스테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갑오징어의 경우 완전히 바닥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물에 뜨는 수평에기는 입질 빈도가 떨어지고 바닥까지 완전히 가라앉는 스테나 에기가 입질을 받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바닥을 긁으면 밑걸림을 걱정하기도 하지만 스테나 에기 자체가 물속에서는 바늘이 거꾸로 들리도록 설계를 했기 때문에 채비 운용을 천천히 하면 밑걸림도 생각처럼 많지 않지 않다.
입문자라면 우선 수평에기로 바닥을 읽는 감을 익힌 후에 적응을 하면 호래기, 갑오징어용 스테로 교체해 적극적으로 바닥을 노리는 방식을 추천한다.

▲갑오징어 에깅에 사용하는 싱커.


▲갑오징어용 수평에기(좌)와 1.5호~2호 소형 에기. 갑오징어 에깅에 가장 즐겨 쓰는 루어다.

▲연안에서 낚은 씨알 좋은 갑오징어를 보여주는 낚시인.

▲갑오징어 에깅용 로드는 초리가 사진처럼 부드럽게 휘어지는 것이 좋다.

▲야마시타에서 출시한 수평에기 ‘토토스테’. 개당 8천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지만 성능이 좋아 인기가 높다.

▲다운샷리그. 위쪽 스냅에 에기를 달아 채비를 완성한다.

▲갑오징어가 많이 서식하는 자갈로 이루어진 연안.

▲로드 파지법. 갑오징어의 미약한 입질을 잘 감지하려면 로드 릴시트의 앞 부분을 쥐고 낚시하는 것이 좋다.
필수 테크닉1
베이트피시와 비슷한 내추럴 컬러 선택
갑오징어 에깅은 얕은 연안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서해에서 배낚시를 하더라도 갑오징어를 노릴 때는 수심 6~7m의 얕은 여밭으로 들어간다. 이런 얕은 곳에서 조류가 흐르면 으레 물색이 탁해지기 마련인데, 그로 인해 에기의 컬러 선택에 어려움을 격는 경우가 많다.
‘물색이 탁하면 짙은 색을 쓰고, 맑으면 내추럴 컬러를 쓰라’는 교과서적인 말이 항상 먹힌다면 컬러의 선택을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낚시를 해보면 엉뚱한 컬러가 잘 먹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는 갑오징어의 경우 탁한 물색에서도 시야가 잘 보이기 때문에 물의 탁도를 보고 에기의 컬러를 결정하기 보다는 갑오징어의 먹이가 되는 컬러를 빨리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갑오징어는 바닥층에 머물면서 전갱이, 보리멸, 쥐노래미 같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기 때문에 먹잇감과 비슷한 내추럴컬러를 먼저 쓰는 것이 우선이다. 주로 초록색, 고등어색, 갈색 등이 인기 있으며 이런 컬러들로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한다면 그때 빨강, 검정 등의 짙은 색을 쓰는 것이 좋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컬러는 머리는 빨갛고 몸통은 흰색인 컬러다. 일명 ‘빨간대가리’라고 부르는 이 컬러는 농어, 지깅, 에깅을 막론하고 인기를 끄는타입인데 갑오징어 에깅에서는 효자 컬러로 불리고 있다.
필수 테크닉2
채비는 최대한 천천히 끌어준다
채비는 앞서 말했듯 수평에기를 쓰든 호래기용 소형 에기를 쓰든 다운샷리그를 만들어 사용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채비운용은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갑오징어낚시를 할 때는 채비를 오남용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갑오징어의 입질을 빨리 받고 싶은 욕심에 스테를 두세 개씩 달아주는 낚시인들이 있는데 갑오징어를 노릴 때는 무조건 한 개만 달 것을 추천한다. 문어를 낚을 때는 에기와 스테가 많은 것이 좋고, 주꾸미를 낚을 때는 채비를 2단~3단으로 만드는 것이 정석처럼 되어 있지만 갑오징어는 대부분 바닥에서 입질하고 느린 액션에 반응하기 때문에 채비는 단순할수록 좋다.
둘째는 채비를 운영할 때 너무 빨리 끌지 말라는 것이다. 넓은 구간을 탐색하다보면 지루해서 채비를 멀리 던진 후에 빨리 감아 들이는 낚시인들이 있는데, 그것과는 반대로 최대한 천천히 끌어주는 것이 좋다. 캐스팅을 40m 했다면 라인을 팽팽하게 유지한 후 릴을 한두 바퀴 감고 10초 이상 기다린다. 그런 동작을 계속 반복하면 캐스팅 한 번에 수십 분씩 채비를 끌어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천천히 액션을 줘야 갑오징어가 더 잘 붙는다.
갑오징어는 먹이를 사냥하는 습성 자체가 다른 두족류와는 다르다. 조류가 약하게 흐르는 암초지대에서 매복한 후 몸의 체색을 바꾸며 마치 먹잇감에게 최면을 걸듯 접근해서 짧은 팔로 먹이를 잡는데, 이 과정에서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먹이를 발견하면 몸의 색깔을 바꾸며 먹이 주변을 빙빙 도는데, 이때 채비를 빨리 끌면 입질을 놓치게 되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소형 에기에 걸려나오는 갑오징어.
필수 테크닉3
조류 흐르는 얕은 암초밭이 포인트
연안에서 갑오징어 포인트를 찾는 방법이라면 우선 자갈이나 암초가 있는 곳을 탐색하라는 것이다. 모래만 있는 곳에는 갑오징어가 드물며 뻘밭에도 갑오징어가 적다. 뻘이 있더라도 주변에 돌이 있는 곳이 포인트가 되며, 자갈이나 자잘한 돌이 넓게 펼쳐져 있는 곳이 좋다. 낚시를 했는데 밑걸림이 전혀 없는 곳이라면 포인트를 옮기는 것이 좋고 모래사장이나 뻘밭이라 하더라도 바닥을 노렸을 때 자잘한 밑걸림이 생긴다면 갑오징어가 있을 확률이 높다.
갑오징어는 물때를 잘 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끝썰물에도 먼 곳을 노리면 입질을 받을 수 있으며, 만조 전후라면 가까운 곳에서도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단, 조류가 흐르지 않는 정조타임에는 입질이 뚝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만조와 간조 정조타임에는 낚시를 쉬고 조류가 흐르는 초들물, 초썰물 타임을 노리고 출조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갑오징어는 어류를 좋아하지만 바지락과 같은 작은 조개류도 잘 먹기 때문에 남해나 서해의 양식장, 굴밭 같은 곳도 좋은 포인트가 된다. 제주도에서는 얕은 모래밭에서 갑오징어가 많이 낚여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주변에 갑오징어 개체가 있고 서식 여건만 맞다면 어디서든 갑오징어를 낚을 수 있으니 부지런히 포인트를 탐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오징어는 원래 조개였다?
갑오징어의 등에는 방패같이 생긴 하얀 뼈가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뼈가 하는 역할에는 부력 조절, 체형 유지 등 다양한 기능이 있는데, 이 뼈가 조개와 같은 석회질이 진화해서 생긴 것이라는 설이 있다.
대표적으로 암모나이트 화석을 보면 고동의 껍질에 오징어와 같은 연체동물이 들어가 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생물학계에서는 오징어류는 조개에서 진화한 것을 정설로 보고 있으며 진화 과정에서 무엇을 먹느냐가 형태를 결정한다고 한다.
갑오징어를 보면 마치 조개처럼 일생을 바닥에 붙어 다니며 생활하는데 그런 것도 조개(고둥)의 습성과 비슷하다. 따라서 갑오징어 낚시를 할 때는 고기를 낚는 기분이라기보다 조개를 캐듯 바닥을 열심히 천천히 노리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