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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마다 주렁주렁 _안경섬, 홍도, 구을비도 열기낚시
200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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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마다 주렁주렁

 

꽁꽁 언 바다?  열기로 녹여버려!

 

안경섬, 홍도, 구을비도가 조황 주도

 

박경식 객원기자 sinken@paran.com

 

 

 ▲ “이 맛에 열기외줄 합니다.” 부산 송도애경낚시 정규동회원이 막 건져낸 열기를 바라보며 흐뭇해하고 있다.

 

 

“보소. 기자 아저씨, 당신 삐꾸통 좀 줘보소.”
거제 안경섬 앞바다, 카드채비를 드리운 외줄꾼들의 손이 한창 바쁠 즈음인 정오, 노조사가 50리터 대장쿨러를 열더니 수북한 열기를 건져서 내 밑밥통에 담아준다.
“씨알은 벨로라도 마릿수는 넘치네 그랴.”
겨울을 맞은 남해동부의 외줄낚시 현장에는 아이스박스에 넘쳐나는 열기들로 꾼들의 인심 또한 넉넉하게 넘쳐난다.

 

 

▲ 가끔 고등어 떼의 습격을 받기도 했다.

 

 

“올해 열기 떼가 제대로 붙었다”

 

 

며칠 폭풍주의보가 발효된 까닭으로 바다에는 아직 너울의 끝자락이 남아 있었다. 간만의 출조인 데다가 대목을 앞둔 한창 때 제대로 한 방을 보여주겠다는 부산 은파호 이근우 선장은 아예 목적지를 안경섬으로 잡았다.
대개 형제섬이나 외섬, 홍외여 부근에서 채비를 내리고, 멀게는 거제 홍도까지도 나서는 것이 부산 다대포, 송도, 충무동에서 출항하는 외줄낚싯배들의 특징이다. 요즘은 배마다 GPS가 달려 있어 옛날처럼 포인트를 숨기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졌지만 그래도 선장들마다 ‘비장의 한 방’은 가지고 있다. 어쨌든 외줄낚시는 선장 노름이고, 선장이 포인트 바닥을 얼마나 잘 알고, 배를 어떻게 대느냐에 따라 그날 조과 차이는 엄청나기 때문이다.  
취재당일 부산 송도에서 출항한 애경낚시 은파호를 탄 외줄꾼은 12명. 정원 19명의 배였지만 아이스박스 하나씩을 꿰차고 자릴 잡으니 큰 배가 꽉 찼다. 여느 곳의 외줄낚시 배들은 화투로 자리뽑기도 하고, 시간 순으로 로테이션을 했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배 뒤쪽이 좋다는 인식이 있는데 선장이 돌아가면서 배를 대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어요. 고기 안 날 때야 재미삼아서라도 뽑기를 하는데 요즘은 마릿수 채우는 게 예사라 굳이 자리다툼 안 해도 쿨러는 채워요. 광에서 인심난다잖아요. 고기가 많으니 분위기 좋아요.”
이근우 선장은 올해 열기가 참 많다고 했다. 첫 출조를 나선 한 달 전만 해도 이런 호황은 기대 못했는데 날씨만 심술을 안 부렸다면 기록적인 조과를 올렸을 거라고 자랑이다.

 

 

 

▲ “열기가 풍년이구나.” 애경낚시 이치수 회원이 카드채비에 주렁주렁 매달린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 어탐기에 찍힌 열기 어군. 이근우 선장은 “물속에 엄청난 양의 열기가 피어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세는 전동릴로 속도전

 

 

그렇다면 누구나 외줄낚싯배에 오르면 쉽게 고기를 낚을 수 있는 것일까? 대답은 노! 낚을 수는 있지만 많이 낚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일단 초보와 선수는 장비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전동릴과 장구통릴의 차이는 힘이 드느냐 안 드느냐의 차이보다는 속도다. 남들 한 번 올릴 때 두 번은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것이 전동릴이다. 일단 채비를 내리면 허탕이 거의 없는 낚시다보니 이러한 속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마릿수 차이는 대단하다.
그렇다고 빠른 속도만으로는 결과를 내지 못한다. 외줄낚시도 입질을 느끼는 감각과 그것에 대처하는 미세한 테크닉이 있다. 섬세한 꾼들은 내 채비에 몇 마리가 붙었는지도 안다. 그것에 따라 낚싯대를 들어주었다가 줄을 늘어뜨렸다가 고패질을 하면서 열기의 약을 올린다. 뻔질나게 줄을 풀었다가 감아도 한두 마리씩 올린다면 아이스박스는커녕 두레박도 못 채운다. 외줄낚시는 큰 것 한두 방, 열 바늘, 혹은 열다섯 바늘 몽땅걸이 서너 번이면 끝을 낼 수 있다.
취재당일 이러한 몽땅걸이, 혹은 몽땅걸이에 준하는 상황은 거의 1시간 간격으로 서너 번의 연타가 이어졌다. 결과는 12인 전원이 거의 아이스박스를 채웠으며 50리터 대장쿨러를 가져온 전문꾼 3명은 아이스박스는 물론 기자가 카메라 보호용으로 가져온 밑밥통까지도 채워 주었다.

 

 

 ▲ 안경섬에서 낚인 20cm 내외의 열기. 대체로 씨알이 비슷했다. 하지만 왕열기가 물 때는 30cm가 넘는 것도 낚인다.

 


현재 안경섬 일대에서 낚이고 있는 열기의 평균 씨알은 18~20cm. 예년에 비해 왕열기라고 할 수 있는 놈들의 출현이 적은 것이 아쉽지만 마릿수만은 월등하다. 선장의 지시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리드미컬하게 고패질을 할 수 있다면 걱정 없다. 고기 가뭄이 들었을 때야 크릴이니, 민물새우니 미끼에도 정성을 들이겠지만 지금은 몇 번을 써도 미끼 갈 필요가 없는 오징어 살이면 충분하다. 현지 출조점에서 준비해주는 봉돌 대여섯 개와 카드채비 서너 개, 아이스박스와 간식 조금이면 몇 달 반찬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뜨겁게 겨울을 달궈줄 열기가 있으니까.
취재협조  부산 송도 애경낚시 051-253-7189

 

 

▲ 열기로 쿨러를 가득 채웠다. 열기는 회, 구이, 조림, 젓갈 등으로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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