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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낚시] 대마도 넙치농어, 에깅 원정기 도저히 넘지 못한 쯔쯔자키의 격류
2024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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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낚시]

대마도 넙치농어, 에깅 원정기
도저히 넘지 못한 쯔쯔자키의 격류

김진현 기자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굳게 닫혀 있던 부산-대마도간 뱃길이 문을 활짝 열었다.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일반 관광객과 벵에돔, 돌돔 낚시인들이 대마도를 즐겨 찾고 있으며 루어 낚시인들 역시 삼삼오오 팀을 구성해 출조를 시작했다. 나는 지난 1월 14일, 최훈식, 박승기, 김우현 씨와 2박3일 일정으로 무늬오징어와 넙치농어를 노리고 대마도 원정길에 올랐다.



박승기 씨가 대마도 서쪽 니시우라만 갯바위에서 파도를 넘겨 캐스팅하고 있다.


구태한 질문이지만 ‘굳이 대마도까지 가서 낚시할 이유가 있냐?’고 묻는 낚시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 대답은 간단명료하게 할 수 있다. 기존 낚시터가 다소 지겹고 더 큰 대물을 노리려고 가는 것이다. 최훈식, 박승기, 김우현 씨는 각자 포항, 제주, 서해를 돌며 농어와 무늬오징어낚시를 수차례 경험했고 겨울마다 되풀이되는 제주도행에 무료함을 느껴 대마도 출조를 선택했다. 최훈식 씨는 “제주도 낚시터는 환상적이고 훌륭합니다. 어쩌면 대마도보다 넙치농어와 무늬오징어 조과가 더 좋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대마도를 찾는 이유는 어쩌면 그곳에서 맞닥뜨릴 수도 있는 대어를 꿈꾸는 것 자체가 즐겁기 때문입니다. 잘 아는 포인트에서 공식처럼 낚시하기보다는 미지의 포인트를 찾아 나선다는 것만으로 설레기에 대마도를 찾습니다”라고 말했다.


출국 전 숙소, 렌터카 예약은 필수

1월 13일 부산에서 만나 1박 한 후 다음날 오전 9시10분에 대마도 히타카츠항으로 출항하는 니나호에 승선했다. 대마도까지 낚시장비를 가지고 가기 위해서는 낚시인 전용 티켓을 발권 받아야하며 일반 할인권으로는 승선할 수 없다. 숙박도 대마도 현지에 미리 예약을 해야 입국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 해외로 나갈 때는 어디를 가든 입국신고서에 거주지(숙박지)를 필수로 기입해야 하기 때문에 낚시민숙을 예약하거나 여행사 사이트를 통해 현지 호텔이나 펜션 등을 예약해야 한다.

포인트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렌터카 이용이 필수이므로 이것 역시 출국 전에 예약한다. 이런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대마도 낚시민숙을 이용하는 낚시인들이 많지만, 일행 중 최훈식 씨가 다년간 대마도 출조 경험이 쌓인 덕분에 모든 예약을 출국 전에 끝낼 수 있었다.

렌터카 인수 후 이즈하라에 있는 숙소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웨이더로 갈아입고 장비를 세팅한 후 대마도 남쪽에 있는 쯔쯔자키로 이동했다. 쯔쯔자키는 일본 본토에서도 유명한 넙치농어 포인트로 급류 속에서 대형 넙치농어가 낚인다고 알려져있다. 쯔쯔자키공원에 주차 후 산길을 따라 연안으로 내려가니 소문대로 강한 조류가 흘렀다. 중썰물이 지나 갯바위가 넓게 드러난 시간에 쯔쯔자키 안쪽까지 진입해 캐스팅을 시작했다. 넙치농어 전용 장비에 합사 2호, 쇼크리더 5호를 체결하고 90~100mm 싱킹 펜슬베이트를 주력으로 사용했다.


입질은 하지만 씨알이 작아

박승기, 김우현 씨는 대마도가 초행이라 진입이 수월한 갯바위에서 캐스팅을 했으며 경험이 많은 최훈식 씨가 갯바위 안쪽으로 진입했다. 쯔쯔자키는 길이 1.2km의 수중암반 지대로 바다 암반 위에 조류를 비추는 등대가 하나 서 있다. 그리고 수중암반이 시작되기 전 본섬 곶부리에도 전망대 등대가 하나 있는데, 낚시인들은 수중암반 지대를 포함해 등대 혹은 쯔쯔등대 포인트라고 부르고 있다. 연안에서 바다에 있는 등대를 직접 공략하는 것은 어렵고 간조 때 암초가 드러나면 그 사이의 물골이나 암반 주변을 공략한다. 이 포인트의 가장 큰 특징은 현해탄의 거센 조류가 암반을 타고 올라 마치 급류처럼 흐른다는 것이다. 공략하기는 어렵지만 한 번 그 장면을 보면 다른 곳에서는 낚시하기 시시하다고 할 정도로 역동감이 넘친다. 오후 4시가 지나 간조 후 들물이 시작하자 최훈식 씨가 먼저 입질을 받았다. 넙치농어가 분명했지만 씨알이 너무 작아 털리고 말았다. 곧이어 다시 최훈식 씨가 입질을 받았지만 역시 털렸다. 최훈식 씨는 “넙치농어가 있지만 씨알이 너무 작습니다. 야간 갯바위낚시는 위험하니 숙소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은 후 에깅을 하는 게 낫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마트에서 도시락과 회를 사서 숙소에서 먹은 후 대마도 이즈하라에 있는 나인 일대로 에깅을 나갔다. 그런데 포인트에 도착하니 일기예보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박승기 씨는 “이정도 비는 맞아도 괜찮겠다”며 예보를 확인했다. 실제로 시간당 0.5mm 내외의 부슬비가 예보되어 개의치 않고 낚시를 시작했다. 하지만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고 밤 9시가 지나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센 비가 내렸다. 숙소로 철수한 후에도 비가 계속 내려 다음날 낚시가 매우 걱정이 되었다.


아차! 현지인들보다 한발 늦었다니…

다음날 오전에는 우리가 대마도에서 ‘올인’하기로 한 이즈하라 서쪽 연안으로 출조했다. 도보로 진입 가능한 유명한 포인트라 대마도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인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소형 트럭 6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포인트에 도착해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있으니 한 무리(12명)의 낚시인들이 포인트에서 철수하고 있었다. 우리도 새벽에 출조하려 했지만 어제 많은 비가 내려서 물색이 탁할 것을 예상해 해가 뜨고 한두 시간 늦게 나온 것이 실수였다.

현지인들의 백팩에는 넙치농어로 추정되는 큰 물고기가 한 마리 들어있었고 나머지 낚시인들은 빈손이었다. 현지인에게 대충 자초지종을 들으니 ‘야마구치현에서 지인이 대마도로 낚시를 왔고 대마도 현지인들과 이곳으로 출조했다. 넙치농어는 한 마리가 전부이고 낚이는 씨알이 전부 작다’고 했다.

우리는 서둘러 포인트로 진입했지만 기대감보단 상실감이 더 컸다. 물색이 온통 뻘물인데다 파도도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마도 현지인 중 한 명이 “한국인은 좌측 연안(쯔쯔자키 등대 쪽)으로 출입금지입니다. 이즈하라 어촌계에서 관리하고 있어서 외지인들이 동식물을 채취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단, 위쪽은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괜한 트집 같이 들렸지만 실제로 포인트 진입로에는 한국인들을 위해 만든 경고문이 있었고 동식물 채취가 불법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현지인들이 알려준 대로 쯔쯔자키 북쪽으로 이동하며 넙치농어를 노렸다.


3~4월 2차전을 기약하며

간조에 맞춰 출조했기에 수위가 내려가며 진입로가 드러났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며 넓은 구간을 노렸다. 포인트를 이동하는 사이 멸치 떼를 만나 큰 기대를 했으나 끝내 입질은 받을 수 없었다. 아무리 멀리 이동해도 물색은 황토색에 가까워 넙치농어가 들어올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 점심도 거른 채 네다섯 시간을 걸었지만 입질은 무. 무척 허탈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최훈식 씨는 덤덤하게 말했다.

“쯔쯔자키에서 할 수 있는 건 다해봤으니 미련은 없습니다. 아직 시즌이 남았으니 또 도전하면 되겠죠.”.

야간에는 에깅을 시도했지만 비가 내린 후 수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탓에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대마도는 겨울에도 평균 수온이 15도 내외로 따뜻한 편이지만 비가 내리면 수온이 떨어져 조황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게 단점이다. 제주도의 경우 비가 내리면 현무암으로 스며들어 연안에서 다시 솟아오르기 때문에 겨울에 많은 비와 눈이 내려도 수온이 일정한 반면, 대마도는 겨울 강수량이 60~100mm 내외로 적은데다 적은 양이지만 비가 수온을 급격하게 떨어트리기 때문에 큰 악재로 작용한다. 나 역시 대마도로 수십 번째 취재를 다니고 있지만 겨울에 비를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운이 정말 없었던 것이다.

박승기, 최훈식, 김우현 씨는 대마도 2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곧 대마도 전역에서 대형 무늬오징가 낚이고 넙치농어 시즌도 서너 달은 더 남았기 때문이다.


대마도 최남단 대물 포인트로 꼽히는 쯔쯔자키 일대. 콧부리 끝에 등대가 있으며 멀리 보이는 바다 위 암초에 등대가 하나 더 있다.


대마도로 출국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즈하라 시내에 진입 후 신호위반으로 경찰에게 검문을 당했다. 일본은 차량이 좌측통행이며 신호체계가 우리와는 반대라 실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국제면허증도 필수.


이즈하라에 예약한 편백 펜션.


팬션 내부.


쯔쯔자키의 격류.


최훈식 씨가 해가 지고 있는 쯔쯔자키 대해를 배경으로 캐스팅을 하고 있다.


이즈하라 서쪽 니시우라만 갯바위를 걸어서 이동하며 넙치농어를 노리고 있는 취재팀.


지난 12월에 대마도로 출조해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은 최훈식 씨. 이번 출조에서는 기대한 조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훈식 씨가 야엔으로 낚은 무늬오징어.


분홍색 에기로 올린 킬로급 무늬오징어.


포인트 진입로에 주차되어 있는 현지인들의 트럭.


대마도 현지인들이 넙치농어낚시를 마치고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포인트에 진입하기 전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이즈하라 주택가에서 본 축사 농가.


야간에 에깅을 하기 위해 찾아간 네오마을 방파제.


포인트를 이동하다가 만난 멸치떼.


낚은 무늬오징어를 계측하니 1kg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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